Evernote, “모든 것을 기억하십시오”

스마트폰 노트를 어떤 것을 사용할까 고민하다 처음에 선택한 것은 스프링패드(springpad)였다. 영화, 음악, 레스토랑 등 카테고리별로 지정하여 저장할 수 있는 점이 처음에는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처음에 나름 부지런하게 쓰다가 이내 지지부진해져버리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영화감상은 무비컬렉션이라는 다른 앱을 쓰고 있었고 – 국산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기에 – 음악, 레스토랑도 사실 그다지 효용성이 없었고 결정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는 점도 한 몫한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 선택한 것이 에버노트(evernote)다. 에버노트의 첫 화면은 텅 비어있다. 그래서 처음 보면 좀 썰렁하다. 하지만 그 점이 장점이다. 영화 카테고리건 음악 카테고리건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가다 보면 영화 이야기가 음악 이야기가 되고, 음악 이야기가 정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니까. 그리고 결국 특정 카테고리를 함께 엮고 싶으면 태그를 잘 활용하면 될 일이다. 백지 상태에서 어떠한 글이든지 자유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 그 점이 에버노트와 스프링패드를 구분 짓는 차이점이다.

그렇다면 왜 노트를 사용할까? 일단 폰 내장 메모와 다른 점은 이미지, 동영상 등 웹상의 다양한 미디어를 담을 수 있고, 이것을 폰과 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으로 블로그와 다른 점은 블로그에 담기는 어려운 정보들, 예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초안, 기초 데이터, 저작권 문제 등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콘텐츠 등을 함께 담아놓고 꺼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짧은 아이디어를 트위터에 적어 올리듯이 적어놓을 수도 있다. 이것들이 함께 섞여 더 나은 정보가 된다.

에버노트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용으로 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그리고 웹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자기계정으로 로긴해서 글을 올리고 저장한다. 브라우저의 부가기능도 있다. 이 기능을 통해 에버노트를 북마크처럼 사용할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접근법은 Mac이나 Windows 등 데스크탑 용 소프트웨어다. 웹에서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하나 사용하다보면 더 편리한 장점들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정보를 넣은 후 ‘동기화’ 버튼을 누르면 서버와 연동되며 자료가 저장된다.

에버노트 홈페이지에 가면 이들의 슬로건이 적혀져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하십시오.” 하지만 사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그렇지만 기억해야 할 것, 기억할 가치가 있는 것, 특히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나 영감을 기록하고 그것이 모아져 결국 하나의 완성된 사고체계 혹은 창작품이 된다면, 충분히 기억해둘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다. “모든 것을 기록하고, 어디서나 엑세스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노트를 옆에 두는 일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건 분명 도움이 된다. 서버만 다운 안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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