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환율감시개혁법에 대한 美양당의 묘한 입장차이

Bernard Gwertzman : 또 하나 질문을 제가 한다면. 상원에서 그것(한미FTA 이행법안을 포함한 FTA이행법안들 : 역자주)의 지지를 얻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Edward Alden: 알잖아요. 일반적으로 말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민주당 온건파 상원의원들은, 공화당도 그렇고, 충분히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 NAFTA와 같은 매우 논쟁적이었던 조약에서조차 — 상원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하원이었었죠.

그리고 또, 알잖아요. 이 조약들을 진행시키는 것을 가능케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 선거에서 공화당원들이 완전히 하원을 장악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리고 새로운 뉴파티 멤버들이 무역 이슈에 대해 어떻게 할지 불확실성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견고한 자유무역 지지자임이 밝혀졌죠. 사실 상원이 오늘 표결할 예정인 법안이 하나 있었는데, 이는 미국이 저평가된 중국화폐의 결과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었죠. 그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겁니다. 하원에서는 전망이 매우 불확실합니다.

그로버 노퀴스트(Grover Norquist)라는 보수 행동주의자는 티파티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데, 관세 인상은 세금 인상에 상응해야 한다고 말해왔었죠. 그래서 공화당의 지배 하에 있는 하원은 매우 확실하게 자유무역을 지지합니다. 이것이 조약들이 최소한의 민주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쉽게 나아갈 수 있는 이유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Media Conference Call: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s State Visit]

美외교협회의 선임연구원 에드워드 알덴(Edward Alden)이 언급한 법안은 이른바 환율감시개혁법안이다. 이 법안은 “저평가된 무역 상대국의 환율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으로 찬성 63, 반대 35로 상원을 통과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제품에 개별적으로 무역제재를 해왔지만,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사상 처음으로 모든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보복 상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법안을 좀 더 들여다보면, 미국이 저평가된 환율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美기업과 노동조합이 상무부를 상대로 외국 정부의 환율조작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하원의 통과는 에드워드 알덴 연구원의 전망처럼 그리 녹록치 않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미FTA 이행법안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상하원 양당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협조한 사실에 비추어보면 약간 의아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FTA의 기본 틀에 대해서는 보수양당체제인 美정치권이 이의가 있을 수 없었고, 그동안은 자동차 등의 이슈에 있어 한국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주장한 민주당이, 스스로 이명박 정부와의 재협상을 통해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켰다는 점을 보면, 어차피 찬성했을 공화당의 반대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환율보복에 대해서는 묘한 입장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노동자들의 비위를 맞춰줘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보호무역적 제스처를, 자기나라 세금도 없애자는 극단적 시장자유주의 세력인 티파티에 휘둘리고 있는 공화당으로서는 자유무역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본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은 상하원 역할을 분담을 통한 중국 위협용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초당적 협력인 셈이다.(굿캅 배드캅)

미국은 지금 초유의 실업률, 회복되지 않는 부동산 등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침체기 한복판에 있다. 결국 美정치권이 한미FTA를 초당적으로 통과시키고 환율전쟁을 불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경제회복을 꾀하려는 냉정한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계산식이 맞아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한미FTA의 수혜층이 계층차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환율전쟁은 미국의 발등을 찍을 뿐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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