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이넘들의 대화

나는 휴이넘(주1) 들의 대화를 듣게 된 것이 매우 기뻤다. 그들의 대화에는 유용한 것들만이 거론되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최대한의 예절을 지켰다. 말을 하는 휴이넘은, 그 말을 듣는 휴이넘이 즐거워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말을 가로막는 휴이넘도, 지루하게 이야기를 하는 휴이넘도, 화를 내면서 이야기를 하는 휴이넘도, 감정을 상하는 휴이넘도 없었다. 그들은 짧은 침묵이 대화를 대욱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걸리버 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 신현철 옮김, 1992년, 문학수첩, pp343~344]

평범하지만 진리가 담긴 대화의 자세다. 요즘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잡음 역시 위의 사실들만 명심하면 훨씬 잦아들었을만한 사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1) 휴이넘(Houyhnhnm)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말이 지배하는 나라이다. 휴이넘 나라에 사는 말도 휴이넘이라고 한다. 걸리버여행기에서는 휴이넘들이 걸리버를 야후와 다른 대접을 하면 안 된다는 토론을 하여 걸리버는 영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말들의 노예는 사람인 ‘야후’인데, 검색엔진 야후도 그 ‘야후’에서 따온 이름이다.[출처 : 위키백과]

7 thoughts on “휴이넘들의 대화

  1. 요요

    걸리버여행기 정말 별다섯개중에 별다섯개+@ 주고싶어요
    마지막에 영국으로 돌아와서 인간(야후)들을 보며 걸리버가 혐오감느끼는 장면에서 완전 감정이입되서–;;;
    휴이넘처럼 살고 싶은데…곰곰이 되돌아보니 별수없이 저도 야후에 가깝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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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저는 게을러서 이제사 읽었네요. 참 재밌게… 한편으로 요요님 말씀대로 감정이입되면서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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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준

    그래서 전 무척이나 사교적입니다. ^^
    (이 말은 달리 이야기하면 위선적이란 말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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