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의 황당한 법정관리 신청

그동안 시장에서는 동양시멘트가 타계열사대비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하지만 현재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들이 기존 경영주에게 경영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관리인유지(DIP)’제도를 악용해 일부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양시멘트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양이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한 157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투자자들의 손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양증권이 리테일 창구를 통해 이를 대부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동양증권 영업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동양 법정관리 점입가경..당국 업무마비·동양證 노조 철회 탄원서 제출]

하지만 동양시멘트의 사업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법원이 동양시멘트의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자산 매각과 부채 청산 등 구조조정을 통해 동양시멘트가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통해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대규모 부채를 털어내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은 영업실적을 올릴 수 있다”며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행이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업계엔 호재?]

이미 위험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동양그룹의 일부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 그 중에서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를 두고 비난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양심불량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다. 기사에서도 잘 설명돼 있듯이 업계 2위의 동양시멘트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재무상황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기존 경영주에게 경영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현행 법정관리인 제도를 악용하여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ABCP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오히려 “대규모 부채를 털어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ABCP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Asset-Backed Commercial Paper의 약자로, 자산이 담보가 되는 기업어음이다. 기사에서 보면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1570억원의 ABCP를 발행했는데, 이 어음을 동양증권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했다. 당시 불완전판매의 개연성도 있겠으나 어쨌든 동양증권 직원들은 동양시멘트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함을 내세워 어음을 팔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업이 무리하게 법정관리에 가버리니 그들로서도 황당할 노릇이다. 이런 부도덕한 법정관리가 횡행하는 이유는 기사에 나왔듯이 현재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악용하려는 의도가 가장 유력하다.

결국 경영의 책임을 져야할 이는 경영권을 유지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채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기업경영 개선을 위한 협의도 하지 못하고, ABCP를 산 투자자들은 돈을 날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동양증권 직원들은 그런 악성 투자 상품을 판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승자는 오직 현 경영진이 되는 희한한 상황이다. 이와 유사하게 법정관리 신청은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이 오히려 채권은행과 투자자를 협박하는 수단으로 써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웃지 못 할 상황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 조건을 강화하고 관리인 유지 제도를 재검토하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

3 thoughts on “동양시멘트의 황당한 법정관리 신청

  1. sticky Post author

    유서에는 “고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K씨는 투자상품을 판매하던 직원”이라며 “지난달 23일부터 동양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자 일부 투자자들에게서 압박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10029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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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ticky Post author

    동양증권 임원급 인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며, 100% 사실이니 걱정하지 말고 어음을 팔아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본부장급 임원의 메시지는 한 술 더 뜹니다.

    오너 일가에서 해결하라는 금융감독원장의 말은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사전에 합의됐으니 한숨 돌리게 됐다고도 말합니다.

    http://media.daum.net/issue/533/newsview?issueId=533&newsid=2013100309020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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