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철도법인 설립을 통한 “경쟁체제 구축” 주장에 대하여

세번째로 ‘모양만 경쟁체제’이며 경쟁체제가 ‘무의미’하게 되었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이번에 발표된 수서발 KTX 결정(안)은 ‘영업흑자 달성시 지분을 매년 10%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코레일이 ‘철도 경쟁력 제고’ 및 ‘경영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코레일은 영업흑자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노력을 펼칠 것이며, 동시에 서비스 질 제고를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발적 노력은 결국 국가재정 부담 완화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수서발 KTX 결정(안)은 경쟁체제로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확보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철도경쟁체제 도입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코레일은 말했다.

네번째로 수서발 KTX 개통시 수요전이로 코레일 영업흑자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따라서 지분 확대는 사실상 실현불가능한 목표라는 주장에 대하여 코레일은 현재 ‘2015년 부채비율 50% 절감 및 영업흑자 달성’ 목표로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2008년 이후 매년 1,000~1,500억원 영업적자를 줄여왔고, 특히 올해는 강력한 경영개선 노력으로 전년 대비 1,800억원의 적자를 줄이는 성과를 달성하여(△3,600억원 ⇒ △1,800억원) 이런 추세라면 당초 목표보다 1년 앞당긴 2014년에는 수지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코레일은 말했다. 또한 사업타당성 분석 용역이 완료되면 정확한 발표가 있겠지만, 수서발 KTX 개통에 따른 수요전이로 코레일 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이므로 공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수서발 KTX에 대하여]

코레일은 일단 ‘수서발 KTX 개통시 수요전이는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첫 번째 문단에서는 KTX가 영업흑자 달성시 지분을 – 아마도 새로 설립될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지분 – 매년 10% 확대할 수 있는데 동기부여에 대한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고 있다. 현재 41%로 예정되어 있는 수서고속철도에 대한 코레일의 지분을 10% 올리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 효과가 그토록 크다면 수서고속철도의 기대수익은 매우 높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한데 두 번째 문장에서는 ‘수요전이의 효과’에 대한 조금 뉘앙스가 달라진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수서발 KTX 개통에 따른 수요전이로 .. 공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혀 있다. 물론 공사는 거대조직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앞서 수서고속철도의 지분 10%를 더 확보하는 것의 효과가 매우 크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에 비해서는 톤이 매우 차분해졌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효과가 크다는 것인지 아니라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좀 복잡하긴 한데 정리를 해보자. 자타가 공인하듯이 영업 흑자가 예상되는 수서발 KTX 노선이 있다. 정부는 애초 이 노선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여 KTX와 경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여론의 반발 등에 직면하여 코레일과 기타 정부부문이 참여하는 별도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달성하면 이 법인의 코레일 지분을 늘려주는, 효과는 매우 크지만 공사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희한한 당근을 제시하여 영업효율을 달성하게 하는, 즉 80% 노선이 겹치는 사업장을 가진 계열사와 경쟁하는 “경쟁체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과문해서 그런지 이런 “경쟁체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경쟁이라 하면 소비자가 경쟁하는 두 공급자의 상품의 우월함을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일 텐데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정부가 통제할 가격에 의해 제공되는 상품을 – 그것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제공하는 – 가지고 “경쟁”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용산역에서 출발할지 수서역에서 출발할지가 가장 주된 차이일 뿐인 노선을 가지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국토부가 닭 모가지를 자르기 위해 뽑은 칼로 당근이나 자르자는 심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 thought on “별도의 철도법인 설립을 통한 “경쟁체제 구축” 주장에 대하여

  1. 윤짬뽕

    그러니까요.. 그 경쟁체제라는게…………. 너무 안와닫는 단어죠…
    애쵸에 민영화 할려는 술수에서 부터 시작한 단어를 정부에서 바꾸지 못하고 밀어붙이면서 경쟁체제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로는 현재상황에 대한 납득이 너무나도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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