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얼마 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토리노’를 봤다. 합리적인 보수주의의 모범을 보여준 영화라는 호평들도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찌되었든 나는 그의 작위적인 상황설정이 맘에 들지 않는다. 감동을 쥐어짜려는 느낌이랄까? 오스카가 좋아할 영화인데 희한하게 이번엔 오스카가 그를 천대했다. 암튼 난 슬럼독밀리어네어를 보길 원했고 아내는 그랜토리노를 보길 원했다. 당연히 나는 아내의 편을 들었다. 아내의 선택을 보고 후회하는 편이 내 선택을 보고 후회하는 편보다 훨씬 덜 후회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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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Rock에 이은 새로 즐기는 미드는 The Office. 무개념 상사(boss)의 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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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前)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한 변론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고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오바마가 만약 퇴임 후 비슷한 혐의를 받게 된다면 그는 무엇을 통해 변론을 할까? Twitter? 그나저나 나는 스티브 부세미의 follower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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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RSS 구독자수가 조중동을 모두 제켰다. 그래서 우쭐거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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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집값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주가가 오른다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다. 암튼 무엇을 하든 참 싸이클이 빠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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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은 ‘사막의 반란(T. E. 로렌스)’, ‘황금의 샘(다니엘 예르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 ‘노동가치론의 역사(로날드 L 미크)’ 등이다. 역시 진도가 제일 빠른 것은 ‘은하수~’다. ‘사막의 반란’은 예상 밖으로 지루한 편이다. 하지만 T. E. 로렌스의 생생한 증언으로 듣는 사막의 역사와 꼼꼼하고 사실적인 인물화들이 즐길 만하다.

10 thoughts on “잡담

  1. ginu

    슬럼독과 그랜토리노 둘 다 보았습니다. 슬럼독의 아카데미 8관왕도, 그랜토리노가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한 것도 모두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안내서는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책을 읽고 계신가요? (페이퍼백이 읽기엔 편하지만 그것도 왠지 갖고 싶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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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아뇨 페이퍼백으로 샀습니다. 이런 소설은 지하철에서 쓱쓱 읽어내려가야 제 맛이지 두꺼운 하드커버로 서재에서 심각하게 읽을 책은 아닌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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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두리

    “아내의 선택을 보고 후회하는 편이…”에서 푸하하 웃어버렸습니다. foog님의 블로그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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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류동협

    드디어 조중동을 모두 제치셨네요. 푸그닷컴의 활약이 돋보인 하루네요. 저는 어제 슬럼독을 봤는데 영화가 괜찮긴 하지만 아카데미 8개 부문은 조금 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렌토리노도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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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조갑제닷컴은 RSS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관계로 일단 그 종목에선 겨룰 수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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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조중동이 RSS 구독자 늘리기 캠페인에 돌입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히치하이커는 예전에 첫 3권쯤 사서 읽다가 재미있어서 전권을 샀는데, 끝까지 읽고 느낀 것은… “이렇게 무책임하게 써도 팔리는구나”
    그래도 재미는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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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역시 저랑 느끼신 바가 똑같군요. 8D

      “때마침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구입했다. 그리고 어제의 취기도 채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깨달은 게 있다. 이 소설로부터의 교훈은 바로 ‘무책임함’이다.”
      http://foog.com/1024

      그래서 저도 제 ‘싸구려 행성’ 시리즈를 한번 무책임하게 써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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