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료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의 고갈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른바 바이오 연료의 생산과 소비의 비중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른바 친환경적인 바이오 연료가 오히려 더 환경을 파괴하고, 기회비용도 더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 녹색당 의원이자 바이오 연료의 해악에 대한 최근 연구의 저자이기도 한 Andrew Boswell 박사는 “그것들은 환경에 큰 손상을 미치고 (많은 작물들이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경작되어지는 열대지방 국가들에서) 극적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것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왜 바이오 연료가 환경을 파괴하는가.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환경을 오염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가 아닌가 말이다. 환경파괴는 바로 생산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실례를 들자면 아르헨티나의 거대한 숲은 콩 재배를 위해 파괴되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숲은 야자 오일 경작을 위해 파괴되고 있다.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인데 이 숲이 파괴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CO2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또 한편으로 바이오 연료 생산작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옥수수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옥수수가 이산화질소 비료의 폭식가이고 이산화질소는 CO2보다 300배나 더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아보겠다고 쓰고 있는 바이오 연료의 생산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촉진하고 있는 모순에 빠져 있다.

한편 바이오 연료 생산용 작물이 인기를 끌면서 이는 또한 전 세계 곡물 가격의 앙등에 일조하고 있다. 즉 기업과 농민들은 좀 더 수익성이 높은 이들 작물을 키우기 위해 전통적으로 재배하던 식용 작물을 포기하거나 식용으로 팔 작물들을 바이오 연료 생산업자에게 넘기고 있다. 가뜩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경작면적이 줄어든 이들 작물의 공급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고 소비자 가격은 자연히 급등하고 있다. 이제 한동안은 급등한 식용작물이 바이오 연료용 작물보다 가격이 높아져 채산성을 위해 농민들이 다시 식용작물을 재배하는 수요-공급 곡선의 자연스러운(?) 조절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러한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EU는 자국의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연료의 소비를 더욱 늘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자국의 CO2만 줄이는 의무를 다하면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고 그것이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또 하나의 이윤동기로 이어지는 현재의 환경 상품화 현상의 코미디라 할 수 있다. CO2나 온실효과가 일국의 차원으로 그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일종의 정치적 제스처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들이 바이오 연료를 많이 쓰겠다고 하면 유권자들은 그 연료의 생산과정이 어떻건 간에 정치인을 환경 친화적인 인물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나라들도 천연보호구역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의 사용을 불법화시키겠다고는 말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의심된다. Boswell 박사는 “현재 상태에서 그런 확인 시스템은 완비되어 있지 않고 그것이 작동할지 조차 의심스럽다. 바이오 연료의 공급망은 극도로 복잡하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표명했다.

결국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자본주의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에너지 문제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석유라는 화석연료에 기초한 이 시스템은 석유고갈과 석유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에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만 했다. 그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이오 연료다. 하지만 이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시장에 맡겨지면서 오히려 환경파괴를 가속화하고 곡물가격을 상승시키는 시장의 모순을 초래하였다.

따라서 문제해결법은 이 두 가지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즉 화석연료 의존형 경제체제에 – 보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고소비형 경제체제를 – 대한 근본적인 손질, 대체에너지의 생산 시스템에 대한 재고 등이 될 것 같다. 둘 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사실 지금 현상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17 thoughts on “바이오 연료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1. foog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죠. 여하튼 큰일입니다. 연료는 바닥나고 있고 환경은 오염되고 있고… 좋은 세상 언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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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larnara

    남아도는 곡물로 바이오연료를 만들자고 처음에 시작했던 거 같은데, 이게 시장의 손에 맡겨지면서 이런 부작용을 초래하는군요. 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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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파생금융상품이 변동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활성화되었다가 투기로 전락한 꼴과 비슷하죠. 시장은 필요하나 통제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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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들쿠달스

    같은 양의 돌기름과 에탄올을 연소 시켰을때 배출되는 CO2의 양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 마냥 에탄올이 적습니다. 하지만 열효율이 떨어지는 에탄올의 특성상, 같은 동력을 얻기 위해 발생하는 전체 이산화탄소의 양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연적이란 것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피부암을 유발하는 선탠이 집구석에서 테레비를 보는 것 보다 몸에 좋은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죠. 바이오 연료에 관해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지구를 위해서는 불편한 진실부터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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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아~ 그런거였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결국 에탄올의 환경개선효과조차 말장난일 가능성이 크네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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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빨간여우

    앞으로 제가 포스팅 해보려고 자료를 모으는 중에 반가운 글을 읽게되었네요…foog님의 해박한 지식에 언제나 놀라는 일만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이외에 자료를 모으다 보니 저도 알게 되었는데, 모든 친환경 연료가 반환경적이란걸 알게되었습니다. 그것도 어느 부분에선 화석연료를 능가하게 되더군요. 요즘 모으다 보니 끝이 없어 어떻게 할까 하던중에 저에게 바른 길을 알려 주시는 것 같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행복한 주말을 맞이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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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오~ 빨간여우님의 포스팅이 기대됩니다. 꼭 써주세요. 읽으러 맨발로 뛰어가겠습니다.

      빨간여우님도 행복한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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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무지

    약간은 좀 억지 스러운 이론이내요,. 현재 바이오 연료가 아니여도 숲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곳의 보호는 온실가스협정으로 탄소배출권을 사고 파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숲을 보호하는 국가에 돈을 지급함으로써 숲의 보호에 더 나서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의 화석연료 체계에 도전하고 있는 신 재생에너지그룹을 현자본이 어떤식으로든 제제하려고 할것이며 악의적인 공격은 계속 될것이라 봅니다. 저는 바이오오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연과 함께 할수 있는 에너지의 개발은 필수적이라 봅니다. 그 한부분으로 숲이 파괴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의 식량공급을 보면 인구증가에 의한 새로운 식량자원이 필요하다는것도 우리가 안고 가야할 문제입니다. 기존 자본은 자신들의 설비투자에 의해 돈을 벌어야하기에 악의적인 바이오 공격이 심하다고 봅니다.
    차라리 저는 소의 대량 사육으로 인해서 소가 먹는 곡물식량자원과 배설되는 메탄가스를 생각한다면 바이오오일보다는 소가 공격의 대상이 될듯하내요.
    우리 인류는 에너지 문제로 언젠가는 크게 충돌할것 이라고 저는 봅니다. 기존의 화석연료를 획득하고 기득권을 가진 자본으로부터의 공격은 그들의 독점적인 에너지 무기화로 촉발될 미래의 불안한 환경은 심히 우려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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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말씀하신대로 바이오연료가 아니더라도 숲은 파괴되겠지요. 글의 취지는 바이오연료가 숲을 비롯한 환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환경을 더욱 파괴할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입니다. 숲이 회복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지 않는 선상에서 소위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 개발이 되어야 겠죠.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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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무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며 좀더 오른 판단을 여러 네티즌들이 하기를 바라며 여러분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도 지구와 인류의 미래도 바뀐다는 것을 잘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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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HappyGeo

    결국 대안은… 에너지 소비의 근본적인 감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아는 것을 너머 불편한 생활을 받아드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네요.
    미국에서 만든 옥수수 에탄올 덕에… 옥수수 수출량이 줄어 곡물가가 폭등하고, 심지어 아이티에서 진흙 쿠키를 먹어야 하는 모습에는 화가 납니다.
    어떤 이의 자동차를 굴리기 위한 옥수수와 어떤이의 삶을 위한 옥수수.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이는 위에서 어떤 댓글에서 언급된 소 사육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또한… 단일 경작의 피해는 종 다양성의 감소와 거대 자본 유입을 필요로 합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이 너무 많은 신재생에너지입니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나… 저 조차 쉽지가 않네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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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개개인의 노력도 물론 굉장히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의지가 충분히 에너지 절감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장려 내지는 심지어 강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필요하겠죠. 이를테면 미국의 교통정책이 개인이동수단 위주에서 대중교통 위주로 바뀐달지 하는 등의 정책적인 결정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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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련

    물론 다른 부분에서 석유를 대체하고 있는 LNG든 원자력이든 임시방편이긴 합니다만(석탄이야 탄소배출계수가 LNG의 두 배-_-).. 특히 바이오연료는 수송부분의 문제이니, 교통을 어떻게 바꿔야 할 지에 대한 탐구가 바이오연료로 인한 모순을 해결하는데 있어 핵씸일 듯 합니다. 다만 대중교통 이용율 상승을 정책목표로 삼는 것이 수송부분 온실가스 저감에 얼마나 유효할지가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의심스럽긴 합니다. 승용차보다 느리고 불편한 버스따위로는 승용차를 택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고, 지하철을 짓자니 이제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지역들에 철도가 없는지라 수송분담률 1%(서울 기준으로는 30만 통행이고, 부산을 기준으로 하면 7만 정도..) 올리는데 필요한 예산만도 후덜덜한 수준이고.. 심시티처럼 애초에 승용차로는 장거리를 이동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없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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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자동차라는 것은 하나의 문화적 기호상품이기도 하니까 단순히 이동수단의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겠죠. 현실적으로는 전기자동차가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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