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켜서 돈 버는 스웨덴

많은 영국인들이 고용창출과 환경보호 사이에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으로 믿는 반면에, 이 나라(스웨덴:역자주)의 9백2십만 국민들은 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5년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들은 이를 성장과 고용에 대한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아요.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죠.” Linkoping 대학 환경기술의 교수인 Mats Eklund 의 말이다.

While in the UK many believe that you must choose between creating jobs and saving the environment, this country of 9.2 million inhabitants is convinced it can do both. “Five years ago, when most people heard the word environment, they did not think of it as an opportunity for growth and employment. Now they do,” says Mats Eklund, a professor of environmental technology at the University of Linkoping.

가디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스웨덴은 1990년과 2006년 사이에 탄소배출을 9%가량 줄였다고 한다. 이는 쿄토 의정서의 달성목표를 초과한 수치인데 놀라운 것은 이 기간 동안 실질 경제성장률은 44%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결과에는 위에 인용하였듯이 환경보호와 성장을 자웅동체로 받아들이는 발상의 전환에 힘입은 바 크다. 그리하여 오늘 날 스웨덴에는 이른바 녹색회사(green company)들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의 산업분야는 폐기물처리, 재생에너지 생산(주1), 재활용 등의 분야 등을 망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업체계의 전환에는 어떠한 동기가 있었을까? 가디언에 따르면 정치적 의지가 한몫했다고 한다. 15년 전 “지방의 정치인들이 녹색 이슈에 대해 솔선수범하게 되고 이후에 그들의 마인드를 바꾸지 않았다(local politicians took the lead in green issues and have not changed their minds since then)”고 한다. 또한 이러한 의지는 그들의 정치적 성향에 상관없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고 한다. 녹색 회사의 대부분의 소유방식이 ‘민관파트너쉽(public-private partnerships)’인 상태에서 정치인에 대한 믿음은 매우 중요하고 Eklund 교수에 따르면 “그들은 당국을 신뢰하고 있다(We also have confidence in authority)”고 한다.

물론 상황이 이 기사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마냥 목가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녹색산업이 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과장되어 있을 수도 있고, 그들 산업의 채산성이 일시적일 수도 있고, 결정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그들의 신뢰가 오도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적어도 한 가지 시사점이 있다면 그것은 ‘상호신뢰’와 ‘발상의 전환’이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초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현재 원내정치는 거리의 정치가 별도로 힘을 얻을 만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고, 서울시의회는 부정부패로 찌들어 있는가 하면, 경제신문을 비롯한 언론들은 경제위기의 주범이 촛불시위와 과도한 임금인상요구라는 국론분열적인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상호신뢰는 약으로 쓸래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경제라는 것이 책임 있고 신뢰할만한 정치세력의 존재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받는 것인가를 잘 알 수 있다. 비단 강소국 스웨덴의 사례에서만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에서도 그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부시의 패권주의와 감세를 통한, 발상의 전환도 없고 계급적 화해도 없는 사익추구 형의 경제운용이 미국을 오늘 날 이런 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 시점은 이 나라, 또 이 세계에서 실질적이고 진정한 노사정 대화합이 언제 가능할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산업체계를 어떻게 선순환적인 체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추.

그러나 또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위에 언급한 녹색회사가 엄밀한 의미에서는 지금 우리나라 반정부 세력 중 다수에게 비난받고 있는 바로 ‘민영화’방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노무현 정부, 아니 그 훨씬 이전부터 추진되어오던 민영화 사업이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로 발명된 창작품인양 포장되어 정권의 수구성 또는 독재성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 사업방식이 현실 사회에서는 잘만 구현된다면 – 아주 잘 구현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 예산부족이나 관료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각박하고 메마른 한국의 정치지형에서는 양쪽 모두에게 욕먹을 소리이긴 하다.

(주1) 예를 들자면 죽은 가축들의 내장에서의 메탄올의 추출 등

4 thoughts on “환경을 지켜서 돈 버는 스웨덴

  1. polarnara

    부러운 나라네요 정말.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꼭 우리나라는 나쁜 결과가 나올 것 같고 외국은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 같다면, 단지 남의 떡의 더 커보이는 현상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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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우리나라도 여태 이렇게라도 버텨온 것을 보면 완전 가망없는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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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히치하이커

    저쪽 동네에서 태어난 놈들은 무슨 복을 그리 받아 거기서 태어났나 싶습니다. 에잉.
    (참 무의미한 말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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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렇게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도 이만큼 되기까지의 지난한 갈등과 반목이 있었을터이니 노력의 대가라고 봐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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