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모기지 시장의 두 거인, 법정관리 임박?

미행정부와 Fed가 마침내 프레디맥과 페니매라는 미국 모기지 시장의 두 거인을 법정관리하기로 결정내린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신문들은 버냉키와 폴슨 등 주요관련자들이 모임을 가지고 이러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하였다. 언론은 집값 폭락이후 “정부가 행하는 가장 중대한 개입(the most significant intervention by the government)”이라 할 수 있는 이 조처로 주택 및 금융시장의 악화를 경감시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향후 전망과 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를 참고하시길

기사 중 나의 흥미를 끄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민주당의 대권후보 오바마 의원은 그 회사들이 “기묘하게 섞여 있다”고 말하면서 “만약 그들이 공기업이라면 이윤을 내는 사업을 하면 안 되었고, 만약 그들이 사기업이라면 우리는 그들을 구제해주지 않아야 한다.”

Sen. Barack Obama, the Democratic nominee, has said the companies are a “weird blend” and that “if these are public entities, then they’ve got to get out of the profit-making business, and if they’re private entities, then we don’t bail them out.”

언뜻 명쾌한 논리인 것처럼 보이나 실은 수익성 사업을 영위하는 공기업은 꽤 많으며, 아무리 자유방임을 표방하는 정부일지라도  시장을 크게 교란시킬 정도 파괴력을 가진 대마(大馬)를 어떤 식으로든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교조적(?)이거나 단순하거나 또는 순진한 발언으로 느껴진다.(물론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기존 주주나 대주의 이해관계를 그대로 지켜주는, 또는 더욱 확대시키는 것이 다반사인 자본주의적 국가개입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은 또한 늘 있어왔다)더군다나 미국 모기지 시장 아니 미국 자본주의의 뿌리를 흔들지도 모르는 이런 거인들을 내버려둔다? 그들을 국유화해서 쪼개 팔자는 그린스펀이나 매케인의 안이 차라리 현실적으로 들린다. 오바마씨 진심은 아니겠지요?

7 thoughts on “美모기지 시장의 두 거인, 법정관리 임박?

  1. Inigo

    그 두 녀석은 공적 자산(정부가 손을 뗄 수 없을 거라는 근거 있는 믿음)으로 창출된 대부분의 이윤을 지들(주주들)끼리 나눠 가진 좀 못 된 애들(중 덩치가 큰 애들)인 것 같더군요.
    http://www.economics.harvard.edu/faculty/mankiw/files/fanfred_ft.pdf

    금융 기관은 (크면 클수록) 경제시스템 내에서의 중요성 때문에 완전히 사적이긴 참 힘든 것 같네요. 아래 URL은 중앙은행의 본질을 아주 명쾌하게 규명하는 동영상입니다(뭐, 물론 중앙은행 역할의 일부에 대한 얘기겠지만요). 금융기관들이란 납세자들이 만들어준 놀이터에서 그 놀이기구는 다 내꺼라고 우기는 욕심꾸러기 애들인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가끔씩은 좀 호되게 혼내 줘야…
    http://www.cnbc.com/id/15840232?video=834802685

    두 모기지 회사의 처리방법은 1) 시스템 내에서의 중요성과 2) 그 moral hazard의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냐를 따져보면 사실 너무 뻔한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싼 값에) 정부 소유로 기존 주주들 혼내준 담에 비싸게 되팔아!’ 라는 이코노미스트(정관사 붙은!) 지의 의견은 공적자금이 황당하게 참 많이 쓰인 한국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놀랍게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 경제적으로는 너무 합리적이라 뻔하기까지 한 견해인 것 같아요.

    아…뒤늦게 그리고 쌩뚱 맞게 공기업 다 민영화 한다고 난리 법석인 한국정부는..ㅜ.ㅜ 그 공기업 ‘합리화’ 라는 프레임의 황당함이란…
    전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공기업은 ‘경제적’ 이익을 거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회계적’ 손실을 보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구요(KBS).

    뭐, 아뭏든 이번 사태로 보이지 않는 손이 다 알아서 한다고 우기던 시장근본주의자들의 꼴은 좀 우습게 된 듯 합니다. 오바마 아저씨의 말은(사실 그닥 고민 많이한 것 같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원칙적으론 옳은 말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하나가 항상 어려운 문제일 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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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미국은 베트남전 등으로 인하여 좀 희한한 형태로 민영화시켜버린 거인들이 대형 사고를 치자 이제 일본빚을 땡겨서라도 – 이 부분 사실관계 확인해봐야겠으나 심증상으로 – 재국유화시켜야 하는 긴박한 입장이라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허둥지둥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기업들이 재수좋게도 자산가치를 늘려놓았고 이 정부 이전 정부가 이미 상수도니 의료니 민영화의 초석을 닦아놓은 상태여서 소위 합리화라는 미명 하에 민영화 드라이브를 걸기 딱 좋은 상태였긴 하죠. 그런데 그게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 시위 등 여러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마냥 쉬운 상태만은 아닌 상황이라 할 수 있겠네요. KBS에서 하는 짓을 보면 개꼴통 짓을 해서라도 진행시킬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시장근본주의자들은 주주의 이익 관철에 있어서만큼은 언제라도 그들의 이데올로기 – 국가의 개입 배제라는 – 를 벗어던질 각오가 되어 있는 자들이기도 하죠.

      좋은 자료 공유와 영양가 가득한 멘트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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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g

      권해주신 비디오 방금 봤는데 참 대단하군요.. ㅋㅋㅋ 페드의 직무는 도덕적 해이의 창출이라… 딴에는 일리가 있군요. 돈있는 부모의 존재가 자식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그런… 🙂

      여하튼 Fed의 패니메나 프레디맥 만큼이나 독특한 그 어정쩡한 정체성과 이런 멘트가 결합하면 더더욱 통화주의자들이나 음모론자들이 좋아할만한 재료가 만들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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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덧붙여

    도움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 두서 없이 주절거리긴 했지만…링크시킨 글이나 동영상은 훌륭했을 거에요. (언급 안하셨지만 맨큐 아저씨 글도 재밌지 않던가요? ^^ 그 글의 뽀인뜨는 그 두 업체가 사설 모기지 업체 대비 얼마나 싸게 자금을 조달했는데, 그렇게 싸게 조달한 자금을 누구를 위해 썼나를 숫자로 보여 주는 부분인 것 같아요. 쪽집게 아저씨도 아니고 숫자를 콕콕 찍어 주시니 참 편하죠)

    오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프레디랑 페니 때문에 아주 뜨겁게 타오르더군요. 그 동안 ‘우리 다 망했어’ 에 베팅한 사람들이 포지션 정리한다고 허둥지둥 한 덕에 시장은 더 강하게 반응한 것 같더군요. 금요일 발표된 우울하기 짝이 없는 미국 고용시장 지표는 완전 무시당하는 느낌이었어요.

    동영상 재밌죠? 그 아저씨 말투는..’원래 그런거야. 몰랐어?’ 거의 그런 식 아니던가요? 똑똑한 아저씨 같아요. 탁월한 통찰은 항상 적당한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거기 얘기들은 그 동안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하던 것에서 뭐, 새로운 것을 추가하거나 다르게 말한 건 없으나, 듣는 사람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 같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야 그저 어~ 하면서 끄덕거리는 수 밖에요(침 닦고…)

    오늘 각종 언론들은 모기지 회사들 구제책 얘기로 완전히 도배가 돼 있더군요. 덕분에 이 것 저 것 읽어 봤는데, 눈에 띄는 건….’taxpayer’라는 단어더군요. –a 이 단어 은근히 매력적인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언론이나 정치인들 입에서 ‘납세자’란 단어가 자주 쓰였나요?

    경제문제를 얘기할 때 국민 같은 말보다 납세자(taxpayer)라는 말을 쓰면(국민의 기술적 명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마도 1) 이게 다 니들 문제야 라는 걸 환기시키고(세금은 대부분 내는 거니까..간접세라도), 2) 기여자를 명확히 함으로써 정부지출의 용처가 아주 포괄적이나마 제한이 되는(내가 낸 돈을 왜 쟤한테 주는 거야!)…그런 효과는 있는 것 같아요. 무엇 보다 3) ‘네~ 우리가(정치인, 관료) 쓰는 돈이 다 여러분이 내신 세금입니다’ 라는 걸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잘 안다는(최소한 아는 척은 한다는) 뜻도 내비칠 수 있을 테구요.

    (제가 귀를 막고 살아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을 텐데…) 이상하게 우리 나라에서 세금에 대한 논의는 이상할 정도로 부족한 것 같아요(뭐 논의할 거리가 너무 많기도 하겠지만..ㅜ.ㅜ). 그냥 ‘아이씨~ 세금 싫어요!’ 정도…공감대는 있는 것 같지만. 세금의 경제적 효과나 납세의 당위성 같은 얘기들이 없으니 정부지출이나 공기업에 대한 바람직한 담론도 잘 안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들더군요.

    논란이 된 두 모기지 업체의 운영이나 이번 구제책의 윤리를 얘기할 때, 그 기준 중 하나는 (일관되게) 누구의 기여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하는 점이었던 것 같아요. 아주 포괄적으로 걷은 세금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뭐 그런 거요. 이번 구제책이 그나마 (모럴 해저드 논란에도 불구하고) 면죄부를 받은 이유는 모기지라는 것이 ‘내 집 마련’ 이라는 아주 폭넓게 인정 받는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이기도 하고(걔들이 그거 도와주던 애들이니까), 따라서 업체 운영의 수혜를 (주주 뿐 아니라) 상당히 폭넓은 미국 국민들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물론, 너무 큰 덩어리라 망하게 냅두기 힘들었다는 게 제일 큰 이유일 진 모르겠지만…

    (헙…댓글이 너무 길어진다…–a)
    아뭏든, 우리나라 공기업 민영화 라는 문제도 저런 식으로 좀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기여자-수혜자 matching의 원칙으로…너무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나…..ㅜ.ㅜ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업들인데…아니 도대체 인천공항이 이익을 내면 누가 좋다는 건지…쩝쩝

    하여간, 울나라 관료나 정치인들이 예산사용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으면(가끔 대 놓고 ‘자꾸 그러면 돈 안 줘~’ 이런 말도 노골적으로 하데요..), 이건 세금이 아니라 ‘상납금’ 이라 부르는 게 맞단 생각이 들어요. 하긴 공권폭력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니…그게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taxpayer..가 기술적 명명이라면…사실 그 full name은 ‘세금내고 노려봐’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

    (너무 기네요. 이제 다시 읽고 튀는 종족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블로그 오염시킬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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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위에 글 적으신 Inigo님이신 모양이군요.. 🙂

      말씀하신대로 오늘 아주 주식시장이 활활 타오르더군요. 사이드카를 너무 광폭하게 몰아서 사고나겠더라고요. ^^; 고용지표고 뭐고 2천억을 몰빵한다니 신난거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또는 관심없고).. 저야 직접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관계된 일을 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동네는 거의 지르는 분위기인 것 같네요. 암튼 장의 활기는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삘받았으면 열심히 놀아야겠죠.

      여하튼 좋은 댓글 감사하고요. 블로그를 오염시키는 커녕 정화시키고 계십니다. 써주신 댓글에 힌트를 얻어 글 하나 또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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