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독일, 2008년 서울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외 출장 일정에 동반한 부인 송현옥 씨의 체류 일정에 소비된 시 예산이 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가 행정정보 공개청구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송 씨는 2006년 7월 오 시장 취임 이후 4차례에 걸쳐 40일을 해외에서 체류했으며 항공료와 체재비 등으로 2993만 원을 시예산에서 사용했다.[오세훈 시장 부인 해외출장에 시예산 ‘3000만 원’, 프레시안, 2008년 9월 11일]

설문지가 배포된 지 채 1주일이 지나지 않은 지난 7월26일, 녹색당의 차세대 주자인 30대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8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공무로 얻는 보너스 마일리지를 개인적 용도에 사용한 ‘치명적 실수’가 사퇴의 이유였다. 그의 고백을 통해 설문지는 순식간에 정치적 뇌관으로 변해버렸다. 주말을 쉬고 7월28일 월요일자 <빌트>는 베를린 주정부 경제장관이며 전직 민사당 대표인 그레고르 기지도 사적으로 마일리지를 한 차례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기지 의원은 이를 곧 시인했고, 7월31일 장관직 사퇴와 정치 은퇴를 선언했다.[[움직이는 세계] 우익 황색지의 좌파 정권 폭격, 한겨레21, 2002년 8월 14일]

비록 우익황색저널 빌트의 떡밥에 걸려들어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독일의 좌파들은 “공무로 얻은 보너스 마일리지”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우리나라는 위와 같은 시장 부인의 유흥비 사용이 불법이나 편법사항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뜻은 없고 그냥 그렇다는.

25 thoughts on “2002년 독일, 2008년 서울

  1. 책공

    예산 쓴것도 아니고 마일리지 좀 쓴거가지고 장관사퇴 정치은퇴 하는 나라와, 시예산을 3000천만원 쓰고 쪽팔리지 않는 특별시 시장이 있는 나라

    비교하기도 좀 그렇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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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람들의 의식속에도 범인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저런것이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것도, 입으로는 저런 행태를 비난하면서
    자신은 그런류의 전용을 기대하는 심리가 개개인에게 있기 때문이 아닐지..

    마치 부동산이 망국병임을 공감하면서도 당장에는 폭탄돌리기라도 해서 집값이 오르길
    바라는 심리처럼 말이죠… 혹은 비록 종부세를 내지 않지만 미래의 채무(?)로 간주하고
    반대하는 심리같은 걸지도 모르겠고요.

    위에서 채무라고 말한것은 반대론자들이 종부세를 바라보는 눈길을 딱히 표현할
    적당한 말이 안떠올라서 입니다.

    가면 갈수록 누가 죄인인지 궁금하다면 거울을 보라는 말이 입안에 맴돕니다.
    foog님이 올린 이 게시물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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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상당 부분 공감가는 의견입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몸안에 내재해 있는 탐욕은 애써 정당화시키는 개개인의 모순도 무시할 수 없죠. 저 역시 그러한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요.

      결국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편으로 그러한 행동을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사회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할텐데 말이죠.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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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허허… 글쎄요… 독일까지 구태여 가실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싶은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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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딴소리라도 무쟈게 반갑습니다. 다른 무던한 양반들은 로고가 바뀌어도 ‘그런감’하며 무심하게 지나가시는데 말이죠.. 저거 바꾸려고 이 블로거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몰라들 주시다니.. 흑흑흑… T_T 암튼 우리 foog cat 많이 예뻐해주세요~~ 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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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행인

    독일 정치에서의 윤리기준이 그렇게 엄격한지 몰랐군요.

    근데… 저도 출장다니면서 얻는 몇 안되는 낙 중에 하나가 마일리지 쌓는 것인데… -_-;;
    얼마전에도 미국을 2박 5일로 다녀오면서도 마일리지가 만삼천정도 늘었어!라고 위안을 삼았다는…

    역시 제 자신에게부터 엄격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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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물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여야 하겠죠. 하지만 더불어 세계관에서도 엄격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 활빈당 뭐시긴가 하는 단체를 조직한 공무원의 청렴결백한 삶을 담은 다큐를 본적이 있는데 그 분은 회사전화를 개인용도로 이용하지 않기 위해 개인전화를 따로 사무실에 달 정도로 청렴하시더군요. 그런데 정작 나중에 어디선가 보니 그 양반이 부패한 보수우익을 사수하려는 시위를 주도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때 드는 생각이 ‘자신이 청렴하면 뭐하나 정치적 시각이 삐뚤어져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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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xarm

    역시 우리 나라는 참 살기 좋은거 같아요. 몇명만이라는게 문제지만 말이죠.ㅎㅎㅎ;
    紅님의 의견에 조용히 동의 한 표 놓고 갑니다~ㅎㅎ

    2002년 독일, 2008년 서울…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워낙 차이가 크니…
    비교 대상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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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아하~ 그 시차를 생각못했네요. 비교하기엔 너무 시간 차이가 나는군요… 사실. 비교한 것도 아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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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w0rm9

    정치은퇴라니…..ㄷㄷㄷㄷ

    우리나라도 그랬다면, 지금 있는 양반들 거진 다 사라져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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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게 딜레마죠. 정치인들 마일리지 사적용도로 쓴 것 설문조사해서 날려버린다면… 전 세계 정계가 아노미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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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다시

    앗 스님, 전화하셨어요?? 제 번호가 바뀌지는 않았는데… 전화를 안받았거나 못받았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제 번호는 011-760-7026 입니다.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요 ^^ 조만간 함 뵙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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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소금

    독일은 시민의식도 의식이자만 법이 확실하니까요.
    인종차별에 관한 것도 법이 확실하여~ 어디가서 차별 당해도
    서러워하지 말고 신고만 해주면 된다고.
    그리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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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어떤 면에서는 체계적이고 좋아보이는 한편으로 좀 살풍경스러운 인상도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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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Raylene

    위에 소금님 댓글 보고 생각난 건데 inuit님이 독일 출장 가서 동양인이라고 서러움 받았던 포스팅이 생각나네요. 읽으면서도 얼마나 화딱지가 나던지..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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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화딱지”! 너무나도 생생한 표현이라 Ray님의 육성이 바다 건너 제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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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겸군

    변명이 궁금해서 “서울시장 부인” 으로 검색을 해봤는데(서울시는 “서울시장의 해외출장은 세계도시들과의 외교 차원에서 대부분 부부동반 초청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결례’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부부동반 의전은 필요하다”며 “오 시장 부인의 해외출장은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의전 수행이 주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랍니다.
    그런데 또 궁금해 지는게 부부동반 의전이라는 것의 비용이 정규직 노동자 한해 연봉씩이나 주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다른 나라에 쪽팔리지 않게 이것저것 사서 꾸며야 한다는 건가…
    제가 해외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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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조순 시장 시절에는 그 결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사비로 부인을 대동했다는군요. 뭐.. 너무 큰 것을 바라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 얍삽하게 정치인 은퇴라는 쇼로 시장이 된 이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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