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니의 법정관리, 채권자들, 그리고 환율전쟁

Time지가 With Fannie and Freddie, The U.S. Is Bailout Nation라는 기사를 통해 美행정부의 프레디맥과 패니메에 대한 – Time지가 줄여서 프래니(Frannie)라고 하는데 맘에 들어 앞으로 그렇게 쓰기로 한다 – 법정관리 조치의 배경과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주었다.

이 기사 중에 가장 나의 흥미를 끈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번 딜로 누가 가장 이득인가? 거대 수익자들은 패니와 프레디 채권, 그리고 MBSS에서의 5조3천억 달러의 주인들이다. 거기에 환상적이고 어지러운 사연이 있다. 지난 세월동안 미국으로부터 큰 무역흑자를 기록한 각국 정부는 — 주로 일본, 중국, 그리고 석유수출국들 — 그들의 잉여 달러를 미국 재무부 채권들에 쌓아두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예산이 남아돌아 채권공급이 줄어들었을 때 외국정부들은 대안으로 패니와 프레디의 부채를 주시하였다. 2002년 미국이 다시 적자로 복귀하였을 적에 그들은 여전히 채권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불한다는 이유 때문에 프레니를 사들였다.
채권들은 명백하게 정부의 확실한 신뢰와 신용으로 보장된다. 반면 패니와 프레디의 증서는 디스클레이머에 오랫동안 “미연방이 보장하지 않는”다고 써있었다. 그러나 이 두 기업은 의회의 창작품이고 채권 신용한도에 근접했다. 결과적으로 폴슨은 인수를 선언할 때 “미국과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과 투자자들은 그들이 사실상 위험이 없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이러한 직관을 만들어냈기에 폴슨은 그 직관을 현실화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Who gained the most from this deal? The big beneficiaries were the owners of the $5.3 trillion in Fannie and Freddie bonds and MBSS. Therein lies a fascinating, and disturbing, story. For years, the governments of countries that have run big trade surpluses with the U.S.–mainly Japan, China and the oil exporters–put their excess dollars into Treasury securities. When budget surpluses from 1998 to 2001 began to shrink the supply of Treasuries, foreign governments looked to Fannie and Freddie debt as an alternative. When the U.S. returned to deficits in 2002, they kept buying Frannie debt because it paid higher rates than Treasuries did.
Treasuries are explicitly backed by the full faith and credit of the government. Fannie’s and Freddie’s paper, on the other hand, have long included the disclaimer that they are “not guaranteed by the United States.” But both firms were creations of Congress and had access to a Treasury line of credit. As a result, Paulson said when he announced the takeover, “central banks and investors throughout the United States and around the world … believe them to be virtually risk-free.” And because the U.S. government created this perception, Paulson felt he had little choice but to make perception a reality.

요컨대 이미 자신들의 외환보유고에 미재무부채권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쌓아놓은 대미수출 흑자국들이 외환운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로 국채와 견줄 수 있는 신용도가 있다고 여겨지는 프래니에 돈을 쌓아두었고, 미행정부는 이번에 프래니를 법정관리 조치를 통해 그들의 채권을 보장해주었다는 이야기다.(주1) 천문학적인 프래니의 부채 중 얼마만큼이 각국 중앙은행의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상당히 개연성 있는 속사정이다.

하버드대학 교수인 Dani Rodrik은 Is Export Led Growth Passe?라는 기고문에서 미국과 다른 수출국과의 상호관계를 쉽게 추론할 수 있는 자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신흥시장들과 개발도상국들은 2007년 6천3백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였는데 거칠게 아시아 국가들과 석유수출국들로 비슷하게 나눌 수 있다. 이는 그들의 총GDP의 4.2%에 해당한다. 미국은 단독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7천3백9십억 달러(GDP의 5.3%)에 달한다.
Emerging markets and developing countries ran a surplus of $631 billion in 2007, split roughly equally between Asian countries and the oil-exporting states. This amounts to 4.2% of their collective GDP. The US alone ran a current-account deficit of $739 billion (5.3% of its GDP).

전 세계 무역구도가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 간의 2차선 통행이라고만은 할 수 없으나 각국의 흑자금액보다 1천억 달러나 많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바로 미국이 빚잔치를 통해 경제를 지탱하고 있고 나머지 국가들이 그 대책 없는 채무자의 든든한 후원자임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마냥 저리의 이자놀이에만 만족할 수 없었던 이들 국가들이 약간이라도 이문이 더 남는 프래니 채권에 투자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 말은 또한 이제 흑자국들은 미국 정부의 채권자일 뿐만 아니라 개개 미국인들의 – 정확하게는 모기지 이용자들 – 채권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정부고 개인이고 간에 온통 빚잔치다.

이 희한한 순환 고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전에 내가 쓴 글을 다시 한 번 보기로 하자.

결국 이러한 채권-채무관계의 중심에는 환율을 둘러싼 치열한 싸움이 놓여있다. 미국은 현재 달러 약세를 통해 채무를 줄이는 잔재주를 부린다(원/달러 환율은 지난 6개월간 11.8% 하락했고 이는 미국 국채의 가치가 거의 그만큼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주요 채권국들은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이 달러로 다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을, 주요 채권국은 수출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꾀하고 있고 이것의 수단은 치열한 환율싸움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구들과 이코노미스트가 경고하는 것은 이러한 순환 고리에서 각국의 환율방어 효과가 점점 내성이 강해지다가 어느 순간 폭발해버릴 가능성이다.

요컨대 전 세계는 지금 자기파괴적인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프레니 채권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큰 테두리에서는 이러한 각국의 환율전쟁, 그리고 경제전쟁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Naked Capitalism 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이러한 환율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중국인데 성장을 보호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지속시키려 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게 혼란스러운 축복이라 할 수 있다. 더 강한 달러는 수출부문에게 피해를 준다. 그러나 경제에서 밝은 측면이라면 중국인들은 위안화를 약세로 유지하기 위해 계속 달러를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First on China, which seems inclined to weaken the yuan to defend growth. That’s a mixed blessing for the US. A stronger dollar hurts the export sector, the one sunny area of the economy, but means the Chinese will need to keep buying dollar assets to keep the yuan down.

(주1) 외교관계협의회의 경제학자 Brad Setser는 이런 상황에 대해 “이번이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정부로 하여금 그들의 이해관계를 방어하는 정책 결정을 내리게끔 압력을 행사하는 채권자로서 그들의 리버리지를 사용하는 첫 번째 사례”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