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폴슨의 모순된 삶

폴슨은 1999년부터 부시 대통령이 재무부를 맡아달라고 그를 지명한 2006년 5월 30일까지 투자은행의 타이탄 골드만삭스의 회장과 CEO를 역임하면서 월스트리트가 최고의 이익을 창출하던 순간의 주역이었다.
Paulson presided over one of the most profitable runs on Wall Street as chairman and chief executive officer of investment banking titan Goldman Sachs & Co. from 1999 until President Bush nominated him on May 30, 2006 to take over the Treasury Department.

그러나 폴슨이 이제 미국 금융 역사상 가장 큰 구제를 주관할 사실상 통제받지 않는 권위를 추구하면서 많은 이들은 폴슨이 또한 거대하고 잠재적인 이해관계의 갈등들에 초연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But with Paulson now seeking virtually unfettered authority to administer the largest bailout of the financial industry in U.S. history, many are wondering whether Paulson also doesn’t come with enormous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Can You Trust A Wall Street Veteran with A Wall Street Bailout?
중에서 발췌

실제로 그린스펀보다 더 뻔뻔한 친구를 꼽으라면 헨리 폴슨일 것이다. 위에 언급된 바와 같이 폴슨 또한 이번 대형화재의 방화범이다. 방화범 그린스펀이 화재의 심각성에 대해 떠들고 있다면 방화범 폴슨은 소방복을 입고 불을 끄겠다고 설레발을 치고 있다. 그 대신 자신에게 무한정 물을 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바로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현재 좌우가 한 목소리로 폴슨의 계획을 비판하고 있다. 우익은 현재의 사태를 ‘금융 사회주의’라면서 납세자의 돈으로 모럴해저드에 빠진 투자은행을 구해주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좌익은 비슷한 취지이긴 하나 결국 일시적인 구제 이후 예정되어 있는 광범위한 재민영화는 결국 금융자본의 배만 불릴 것이며 근본모순을 지연시키는 조치일 뿐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헨리 폴슨은 아마도 미국 금융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격동의 시대를 짊어진, 모순으로 점철된 재무장관으로 기록될 것 같다. 방화범 출신의 소방서장이랄까?

8 thoughts on “헨리 폴슨의 모순된 삶

  1. Crete

    oneidjack님과 같은 시각이시군요. 방화범 시리즈이네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NRP에서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더군요. conflict of interest에 대해서…

    흠… 국제 금융시장이 격동하고 있는 판을 차분히 조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네요. 더군다나 이걸 본인의 재태크에 연결하려니 골이 아픕니다.

    참 제 블로그를 방문하셨는데 제 댓글에 불쾌하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foog님의 견해가 제가 예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선한(?) 접근법이라 낯설었다는 표현이 좀 과한 듯 했습니다. 남겨 주신 의견에 대한 답글을 추가로 달았습니다. 그럼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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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린스펀이 방화범인 것은 진작부터 제 블로그에 썼는데 알파헌터(oneidjack)님이 쓰신 재밌는 표현을 폴슨에게 패러디해봤습니다. 다만 알파헌터님이야 시장을 긍정하는 분이시라 이번 조치를 적절한 조치라고 보실 듯 하고 저는 가해자가 피해를 막겠다고 나서는 꼴이라 그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입니다.

      그리고 기왕에 다시 제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꺼내시니 다시 한 번 제 입장을 말씀드리죠

      “다만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일단 ‘초국적 활동을 하는 자본’, ‘민중’ 이런 추상적인 단어들이 나오면 저는 더 이상 제 사고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라는 건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객관적인 자료나 검증으로 판단하기 힘든 영역으로 가 버리면 제가 급격히 흥미와 관심을 잃어 버린다는 말씀이죠.”

      저는 ‘초국적 활동을 하는 자본’, ‘민중’이라는 단어가 왜 추상적인 단어라고 해서 (crete님의) “사고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라고 하시는지, 그리고 왜 그것이 “객관적인 자료나 검증으로 판단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치부하시는지 아직도 의아합니다.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 추상화되지 않은 단어가 없고 crete님이 추상적이라고 굳이 표현한 뉘앙스대로 이해하자면 저 ‘민중’이라는 단어가 그나마 다른 개념보다 더 추상적일텐데 그렇다고 그것이 “검증이 어려운” (종교의?) 영역이라고 그 짧은 댓글에서 간주할 수 있는 것인지 저는 잘 이해가 안갑니다. 굳이 그러시다면 ‘민중’을 ‘납세자’로 바꿔도 무방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주 구체적인 단어가 되겠죠.

      crete님이 쓰신 중에

      “그러니까 ‘투자자-국가 직접 소송제’처럼 우리에게 불리해 보였던(?) 경우도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에게 적어도 일방적으로 불리하지는 않은”

      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저는 거기에서 바로 “우리”라는 표현에서 crete님의 제 글에 대한 인상비평과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란 누구일까요? 삼성반도체? 현대자동차? 이번에 망한 태산LCD?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강원도 농민?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저는 crete님이 미국이라는 국민국가와 한국이라는 국민국가를 나눠서 그 ‘한국’을 ‘우리’라고 표현하신 것에 대해 미국의 초국적자본과 한국의 초국적자본을 묶어 ‘초국적 자본’이라 하고 미국의 민중(또는 납세자)과 한국의 민중(또는 납세자)을 묶어 ‘민중’(또는 납세자)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범주를 다른 방향으로 한 것이죠. 그것을 추상적이라고 단정하시니 거기에다 “객관적인 자료나 검증으로 판단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치부하시니 더는 대화를 나눌 의미를 못 찾은 것입니다.

      제가 아는 바에는 저는 제 블로그에서 아무리 신앙에 가까운 주장을 하더라도 우선 사실관계(facts)의 제시를 요구했고 그것이 온당치 않을 때에 ‘검증이 어렵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에 그 사람이 쓰는 단어를 가지고 ‘추상적이어서 검증이 힘들어서’ “급격히 흥미와 관심을 잃어 버린”다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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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rete

    에공.. 제가 저 위에 달아 놓은 댓글 마지막 문장에도 나오지만,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미국이던 한국이던 초국적자본을 한팀으로 묶고, 미국이던 한국이던 민중을 다른 한편으로 묶어서 한미 FTA 평가를 하시는 것이 제게는 아주 신선한 그리고 제 표현으로는 낯선 접근법이라 제 표현이 좀(-.-;;) 아니.. 많이 과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 드리죠.

    그리고 지적해 주신 제가 쓴 ‘우리’라는 표현도 공허하긴 정말 공허한 표현인 건 맞군요. ‘우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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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잘 알겠습니다. 저도 개념상으로는 더 다듬어야 할 표현이 많긴 하지만 여하튼 적어도 제 블로그에서 한미FTA를 고찰했던 시각은 일관되게 계급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드랬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crete님 뿐만 아니라 어느 분과도 진지한 대화를 나눌 마음자세가 되어 있으니 추후에라도 이견이 있으시거나 의견 있으시면 의견개진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추. 따로 다신 댓글을 읽어보았는데 따로 시간되면 자세히 코멘트하겠습니다. 지금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잔인’이라고 표현한 것은 감정적인 언사이기도 하지만 초헌법적인 국제규약이라는 그 거대한 함의에 대한 저의 우려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아무리 단기적으로 또는 개별 기업에게 심지어 한 국가에게 이득이 되는 규약일지라도 국민국가의 마지막 보루인 헌법을 넘어서는 규약이라는 것은 존재하여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적어도 현재와 같은 약육강식의 국제사회에서는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잔인하다고 표현한 것입니다.(추..가 더 기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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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진정으로 치안 문제를 걱정하면 모르겠는데 치안을 지킨답시고 곳간을 털까봐 걱정이죠.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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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j4blog

    구제 금융과 무책임한 재무장관은 커플인가요?
    그러고보니 한국에도 10여년 전에 그런 양반이 있었던듯..-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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