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바라본 세상

정부가 수출주도형 경제시스템의 취약성이 심각하다는 인식 하에 내수활성화 대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금리인하와 은행채 매입. 모두 시중금리를 떨어뜨려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도 내리겠다는 정책목표를 두고 시행되는 것이다. 원화유동성비율과 대출 건전성 감독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은행의 유동성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의 기준을 완화하여 위의 금리인하와 함께 시중에 유동성을 보다 활발히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컨대 더 많은 자금을 더 싼 금리에 풀어내라는 것이다.

정책효과는 시행 후에나 판가름 나겠지만 한 유명 블로거는 효과에 회의적이다. 은행의 대출요건을 완화 해줘봤자 은행들 역시 리스크관리에 비상이 걸린지라 돈을 풀고 있지 않는 것이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이른바 ‘유동성 함정’ 이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는 이미 구제금융의 수혜를 받은 미국 금융기관의 예를 보아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파이프라인의 역할을 해야 할 은행에서 이렇게 돈이 막혀 있다면 미국처럼 중앙은행이 직접 기업어음을 매입하겠다고 나설 개연성도 배제하지 못할 듯.

한편 한나라당에서 그나마 개념이 어느 정도 탑재된 것으로 여겨지는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내수경기 활성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일단 세금을 내는 계층에는 감세를 통해서 민간 부분의 수요를 올리고 내수 경기를 어느 정도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고 세금을 내지 않는 계층에 대해서는 지출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맘에 쏙 드는 대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안전망’이라도 거론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식품집단소송제 도입, 유류제품 판매가격 공개, 출산휴가 일수 연장,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확대 등 기업 부담을 늘리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법안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내겠다는 심산이다. 이렇게 뻔뻔한 자본가들도 전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임태희씨가 립서비스로 한 말을 몽땅 뒤집어엎고 있다. 아직도 지들이 부려먹는 노동자는 노비일 뿐 소비자가 아니라는 단세포적인 경제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종자들이다.

6 thoughts on “월요일 아침에 바라본 세상

  1. Crete

    이번 글에는 한마디 보태지 않을 수가 없군요.

    외국 나가서 사업할 주제비도 안되는 것들이 국내에서는 왠 국제 기준은 그렇게 찾는지… 이 난국에서 사회보장망 확충을 통해서라도 서민들 불만을 잠재우고 그럭저럭 위기를 넘길까 말까 한데.. 한가하게 이미 쥐어짜 봐야 한방울 나올가 할까한 서민들에게서 한방울 남은 물기 마져 짜내고 말겠다는 저 인간들의 발상이 정말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어찌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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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xarm

    경제 5단체의 요구… 짱이군요.-_-
    저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다니.. 참 좋은 나라에 살고 있는것 같아 월요일 아침부터 기분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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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눈팅족

    우리나라는 반기업 정서가 많다고 하죠..
    저런 주장이 당당히 메이저신문(?)에 등장하고도 ‘도둑놈’ 소리를 안듣는 것을 바라는 게 도둑놈 심보 같네요. 대체 누가 반기업 정서를 키우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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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요시토시

    경제 5 단체…노골적이내요. =_=)…(…)
    땅과 뿌리가 말라죽어도 난 살수 있으리라 믿는 탐욕스런 잡초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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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oog

    경제5적에 관한 댓글 주신 분들께/내용이 같아서 집단 댓글 날립니다. 분노가 치미시겠지만 하루 이틀 일도 아니므로 http://foog.com/740 여기서 음악 감상하시면서 화를 삭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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