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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체제”는 언제나 극복될 것인가?

일부 학자들은 또한 일본의 “생산자 경제”와 서양의 “소비자 경제”를 대조하면서 레스터 서로가 말한 일본 주식회사 고유의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규칙들을 성공 요인으로 제시했다. 서로의 칭송은 대부분 과장되었지만 도쿄의 강력한 개입주의가 거시 정책을 차별화한 핵심 요소였다는 지적은 정확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에 도움이 되도록 환율을 조작하고 특정 부문의 생산을 지원하고 인도함으로써 공급 측면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했다.[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스/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 민음사, 2014년, pp206~207]

보수주의적 경제학자인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조국인,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어떻게 계속 강대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풀어내고 있다. 방법론적으로는 로마, 오스만트루크, 스페인, 일본 등과 같은 이전의 강대국들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톺아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중 일본은 근대에 들어 메이지유신 등을 통해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사례로 인용하고 있다.

인용하는 부문에서 보는 것처럼 일본의 경제는 “동아시아의 기적”을 특징짓는 고유의 발전모델을 채택하였다. “자유 시장” 혹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을 채택하였다고는 하여도 그 안에는 다분히 관에 의한 경제관리, 요소투입을 통한 생산효율 극대화, 수출주도형 경제 등을 지향하였다. 그리고 이런 모델은 일본의 잔혹한 점령이 원한으로 남아 있는 남한 땅에도 그대로 이식되었다.

그 체제를 개인적으로는 “박정희 체제”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이 체제는 상대적으로 대의민주주의가 발달한 일본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통치자가 직접 나서서 노동자들에게 임금인상 요구를 억제하라고 말하는 등, 보다 가부장적인 국가자본주의의 모습을 띄었다. 어떤 면에서는 체제경쟁세력인 스탈린주의적 북한 체제와 흡사한 면마저 있었지만 그런 점에서 더욱 둘은 앙숙으로 지냈다.

박정희 체제의 흔적은 오늘날까지도 남한의 경제체제에 온존하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순환출자로 연명하는 “재벌”, 경제수치에 있어서 수출의 과도한 비중, 그런 상황에서 악화되고 있는 내수를 떠받치고 있는 부채 경제 등. 이런 상황에서 최경환 경제팀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임금소득을 올려 내수를 살리자고 잠깐 립서비스를 하더니 이내 부동산 규제를 확 풀어버렸다.

박정희 체제를 극복하는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