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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회에 검은 물을 튀기고 있는 민간군사기업

미국은 지금 ‘검은 물’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폐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민간인의 신분으로 군인 행세, 나아가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리고 만 민간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 Blackwater 직원의 총기 난사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 9월 16일 바그다드의 니수르 광장에서는 민간인 신분인 Blackwater 직원들이 차량이 폭탄공격을 받자 무차별적인 총기 난사로 대응하여 17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이라크에서 미국 외교관들의 경호업무를 맡고 있는 Blackwater USA는 고용인들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적절히’ 대응한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현재 이 사건을 계속 조사 중에 있다. Blackwater의 대표 Erik Prince는 화요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분쟁지역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총기사고로 치부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겉으로는 전쟁이 끝났다고는 하나 수시로 폭탄이 터지는 곳이기 때문에 민간인 신분이라 할지라도 경호원들은 중화기로 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유사시에는 총격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Blackwater 의 직원이 ‘적절히’ 대응했을 개연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바로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가속화되고 있는 ‘군대의 민영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미국의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한 Frontline : Private Warriors 에서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현재 미군의 많은 기능들은 민영화되어 있다. 즉 부시 행정부는 군수물자의 보잉,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통한 민간조달뿐 아니라 군인들의 식사, 우편, 청소 등 비전투적인 기능을 이미 몇몇 군사기업들에게 양도하였다.

지난 92년의 걸프전과 비교하면 군대 내 군인과 민간인의 비율이 역전될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덕분에 Blackwater를 비롯하여 DynCorp과 같은 회사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오늘 날 PMC는 가장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큰 문제는 군사기업들의 과다청구 문제가 있으며, 보다 큰 문제점으로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민간인들이 전투요원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의 다큐멘터리에서도 생생히 보여주는바 Blackwater 를 비롯한 많은 군사기업들은 퇴역군인들이 이른바 교관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신참군인들은 교육시키고 있으며, 마침내는 그들과 함께 옆에 서서 총을 쏘기까지 한다. 결국 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경호요원들은 ‘적절히’ 행동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바그다드라는 ‘부적절한’ 교전지역에 있었던 것 만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번 아브그레이브 교도소에서의 끔찍한 성적 학대 사건도 그 뒤에는 군사기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심증이 강했으나 결국 졸병 몇 명 영창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아브그레이브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사건도 역시 군대기능의 마비와 이유 없는 학살의 원흉일지도 모르는 ‘군대의 민영화’는 처벌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미 그들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고, 또 한편으로 군사기업으로 가장 큰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바로 부통령 딕 체니가 CEO로 재직했었던 Halliburton이기 때문이다.

참고페이지
http://edition.cnn.com/2007/WORLD/meast/10/02/blackwater.witness/index.html
http://www.forbes.com/home/investingideas/2007/10/01/dyncorp-blackwater-iraq-pf-ii-in_jl1001companies_inl.html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10030057
http://www.pbs.org/wgbh/pages/frontline/shows/warriors/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미군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미군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그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길이 없으므로 정확한 숫자는 알 길이 없지만 군인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반전의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무단이탈 병사의 숫자는 대략 8천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United For Peace & Justice 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약 8천명의 무단이탈 병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GI Rights Hotline 이라는 곳에서는 (관련 문의를 위한) 전화가 매달 3천통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이들 병사들 중 몇몇은 대중 앞에서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기도 한데 Ehren Watada 중위의 경우 대중연설에서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죄목(?)으로 7년 형을 선고받을 뻔했다. 여전히 그는 6년간의 수형생활과 불명예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United For Peace & Justice 는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 저항하는 이들의 경험을 미디어에 알려라.(Keep war resisters’ cases in the media)
  • 당신이 사는 곳의 저항하는 이들을 위한 연대 이벤트를 조직해라.(Organize a war resister solidarity event in your area)
  • 군당국에 저항하는 이들을 공정히 대우해주도록 압력을 행사하라.(Keep pressure on the military to treat war resisters fairly)
  • 개인적 도움을 위해 편지를 써라.(Write letters of personal support)

관련링크
http://www.unitedforpeace.org/article.php?id=3732

또다시 드러난 핼리버튼의 추악한 거래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미국의 한 유력 언론이 미국의 현부통령 딕 체니 Dick Cheney 와 그가 CEO로 있었던 헬리버튼 Halliburton 과의 더러운 유착관계를 다시 한번 폭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Time 지는 6월 1일자 인터넷 판에 “The Master Builder”라는 기사를 올렸는데 이 기사에서는 자본주의 기업이 어떻게 전쟁과 정치를 그들의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는지에 대해 상술하고 있다.

핼리버튼이 이라크의 재건에 관련되어 현재까지 미국정부와 맺은 계약금액은 미국 기업 중에서도 최고금액으로 약 170억 달러에 달한다(이라크 과도정부의 2004년 예산은 130억 달러이다). 그리고 그러한 막대한 금액의 계약은 어떠한 경쟁입찰도 없는 수의계약으로 체결되었다. 이에 민주당의 거센 반대가 있었고 경쟁이 도입되었지만 또 핼리버튼이 계약당사자가 되었다.

한편 그들이 이라크에서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군인들을 위한 식사공급에서부터 석유수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과다청구와 빈약한 운영관리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미육군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위해 식당을 운영하던 핼리버튼의 계열사 Kellogg Brown & Root(KBR)에 지급하여야 할 1억6천만 달러의 지불을 유보했는데 그 이유는 계산에 착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외에도 핼리버튼은 이라크 현지 기업으로의 하도 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요구, 각종 불공정 계약 등으로 내부인의 양심선언, 쿠웨이트 정부의 조사 등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헨리 왁스맨 Henry Waxman 은 이러한 상황을 “낭비, 사기, 오용의 조리법(a recipe for waste, fraud and abuse)” 이라고 칭하고 미국의 납세자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끔찍한 상황이라고 규정지었다. 결국 단순히 생각해봐도 수의계약을 비롯한 정경유착의 의혹은 과다청구 혹은 계산착오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과다청구분의 상당 부분은 그들의 뒤를 돌봐주는 정치 마피아들의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심증은 상당한데 딕 체니와의 유착관계에 대한 물증이 없다고? 물증도 있다. 일단 공식적으로 딕 체니는 핼리버튼 으로부터 지난해 미지급 보수라는 명목으로 약 17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Time 지는 딕 체니와 헬리버튼의 관계를 증명하는 이메일을 최근 입수했다. 이 이메일은 2003년 3월5일 미 육군 공병대 간부가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에게 보낸 것으로 당시 이라크 공사계약 감독 책임을 맡은 페이스 차관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내일 백악관에 보고하기로 하고 승인했으며, 부통령실이 계약을 주선한 이래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적고 있다. 사흘 뒤 핼리버튼이 계약을 따냈다. 물론 부통령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부인과 딴청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너무나 뻔한 이러한 구역질나는 비리와 유착을 단순히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버그 정도로 봐야 할까? 우리가 닮고 싶어하는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의 실수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언뜻 일탈행위로 보이는 정경유착과 전쟁을 통한 매출창출의 결합은 실은 제국주의적 속성에 근거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의 본성이다.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강제하는 합법적인(!) 국제적 수탈과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만약 올해 선거에서 존 케리가 부시를 누른다면 이라크 재건의 주계약자가 다른 회사로 바뀔 뿐 이라크의 진정한 독립에는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도 없을 것이다.

전쟁은 어떤 이들에게는 악몽이자 지옥이다. 많은 이라크 민중들은 끔찍한 죽음과 미군의 가혹행위를 경험해야 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또한 그 전쟁터의 환경파괴는 해당지역의 자연과 인간에게 씻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준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전쟁은 비즈니스이자 전쟁터는 사업장이다. 이 모든 것이 죽음과 고통이 돈으로 환전 가능한 21세기 형 자본주의적 전쟁의 최신버전이다. 전쟁은 진작에 단순한 영토분쟁이나 자원수탈의 수단을 넘어섰다. 전쟁은 침략국의 총체적인 산업정책의 정책수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