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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요즘 들어와 현 경제위기에 관한 글을 별로 올리지 않았다. ‘나름 경제관련 블로그’인데 말이다. 사실 쓸 말이 별로 없다. 특별히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 주 주식시세를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재주는 없기 때문에 거시적인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미국에서 상황이 그리 나아졌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패니매가 190억 달러를 추가지원해달라고 했다는 모양인데(기사보기) 뭐 이제 천문학적인 그런 금액을 아무렇지도 않게들 요구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해서 자본을 확충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상적인(?) 시장에서라면 이미 망해야할 기업들이 존속하고 있는 꼴이다.

생각해보면 조금 우스운 면도 있다. 우리는 자본금이 잠식된 회사는 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자본금은 주주가 납입하는 것이고,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고, 그 회사의 주인의 돈을 다 까먹었으면 회사는 망해야 한다… 대충 이런 논리다. 이것은 결국 기업의 주인을 주주로 보는 관점이다.

사실 기업은 자본금이 줄어들었든 잠식되었든 자산이 남아있으면 존속이 가능하다. 거기에다 종업원도 나갈 생각이 없고 근로의욕이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더군다나 점점 자본(equity)와 대출(loan)의 차별성은 – 예를 들면 메자닌(mezzanine)성격의 자금투입 등 –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데 여전히 자본이 가지는 의미(혹은 신화)는 크다.

현재 상황은 앞서 말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점검하고 이것이 BIS 비율 – 이건 사실 진작 무시되고 있지만(그리고 소위 기준을 강화했다고 주장하던 바젤II가 오히려 위기를 더 조장했다는 주장도 유력하다) – 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부합될 정도로 정상화시키겠다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양적완화’라고 용어 세탁이 된 돈장난이 그 실체임에도 자본비율을 채우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차주들은 은행의 자본비율을 안정성의 지표로 인정하는 것인가?

BIS 비율을 8% 지키라는 것은 80년대 멕시코 대부위기 때 그 정도 자본비율 이상의 은행들이 대체로 안전해서 경험적으로 정해진 수치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여하튼 그때의 금융환경과 지금의 금융환경은 상전벽해다. 딱총 쏘던 시절의 군장을 핵무기 날아가는 시절에 갖추라는 이야기인 셈이다. 뭐 다들 별 이야기 없이 동의한다. 결국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전쟁이 없을 때는 군장이 어떻든 무슨 상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