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Hyewon-Miindo.jpg
By 혜원 신윤복 (申潤福: 1758-19세기 초반) – http://www.koreaedunet.com/technote/read.cgi?board=picture&y_number=5,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800359

며칠 전인 4월 20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간송미술전을 열고 있다.. 이번 미술전의 백미는 역시 신윤복의 미인도다. 조명이 어두운 감이 있어 그 화려함을 감상하기엔 좀 미흡한 감이 있었지만 명불허전 미인도에서의 인물은 금세라도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옅게 웃음이라도 지어줄 것처럼 생생한, 그러나 새초롬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어떤 평론가의 해석에 따르면 그림 속 여인은 옷을 벗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것은 여인의 한복 고름이 풀어진 채로 밑을 향하고 있고, 여인은 고름에 달려 있는 노리개가 떨어지지 않게 손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여인은 필시 막 옷고름을 푸는,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순간이었다는 것이 평론가의 분석이다.

이러한 해석이 아니더라도 미인도는 관능미가 압축된 작품이다. 일단 여인은 요즘 기준으로 보더라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미모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보았을 때 가장 관능미를 자극하는 부분은 의외로 버선을 신은 여인의 발 한쪽이다. 짐작컨대 화가는 일부러 한쪽 버선발만 삐쭉 드러냄으로써 은근한 관능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여인의 발은 특히 동양에서 관능미를 느끼게 하는 신체 부위로 여겨졌다. 이런 문화가 중국에서는 전족(纏足)이라는 비극적인 풍습을 낳기도 하였지만, 신체 노출이 심하지 않은 동양의 복식 문화에서 발의 노출은 그만큼 남성의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체 부위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신윤복은 미인도에서 이런 문화와 관념을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여담으로 이런 발의 관능미를 잘 활용한 영화가 최근에 본 ‘지온바야시(祗園囃子)’라는 일본영화였다. 내키지 않는 남성과 억지로 잠자리를 해야 하는 게이샤에 관한 일화를 담은 이 작품에서, 감독은 여주인공이 남자와 잠자리를 하는 상황을 버선을 벗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개인적으로는 여인의 발과 버선이 의미하는 바를 잘 활용한 장면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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