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국제정치

美-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등에 관한 트위터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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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ional Park Service – https://www.nps.gov/aboutus/foia/foia-frd.htm, Public Domain, Link

# 미-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새삼 일깨워주는 진실은 AI니 코인이니 신기술이 세상을 바꿔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바탕에 아직 땅속에서 나오는 기름/가스가 문명의 원천이라는 점, 경제 시스템은 자원과 지리적 요소에 따라 요동치고 붕괴할 수 있다는 점, 미친놈 하나가 세상을 말아먹을 수 있다는 점

# 트럼피즘의 패착은 그 기반이 형식상 대의민주제를 기반으로 하여 오히려 중국과 이란 같은 권위주의 체제와의 치킨게임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점. 역설적으로 대의민주제 맹점으로 싸패가 통치자가 됐는데 그는 자기가 무소불위라 착각하고 참주정과 맞짱 뜨다 민주정의 한계로 허덕거리고 있는 상황.

# 결과론일 수도 있으나 대의민주제 성지 미국에서 자본가 사이에 이 체제로 이해를 도모할 수 없다는 의식이 팽배한 것이 트럼피즘의 발흥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현재 그 대표주자가 피터 틸 등을 위시한 테크자이언트. 그들은 단순 후원을 넘어 AI로 권력 형성에 개입하고 전쟁의 지형을 바꾸는 중

# 다시 돌아가 민주정에서 테크자이언트가 참주정 중국의 전력 공급 등에서 밀리거나 이란의 가성비 드론에게 밀리는 등의 한계를 보이고, 나아가 테크기업 간 갈등 및 직원의 저항 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이를 바라보는 통치자나 자본가는 그래서 더 권위적 체제를 선호하게 되는 역설

# 즉, 미국이 민주정이 아니라면 트럼프는 중간선거 신경 쓰지 않고 지상전이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고 자본가는 주민의 반대 관계없이 지역의 자원을 갉아먹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가 계속 궁지에 몰리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가 올해 섬뜩한 주요 관전 포인트다.

# 물론 미국 민주정은 이미 상당 부분 손상되어 있다. 앵커 출신 극우가 전쟁부 장관이고 대통령 사위가 권력의 지휘자 노릇을 하고 있는 개판 오분전. 그럼에도 정권의 견제와 교체 장치로 전횡을 통제하는 것이 민주정인데 누군가 이 과정마저 무효화시킨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퇴보가 될 것이다

데이터센터 및 AI 의 에너지 소모에 관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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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emens – Siemens website, CC BY-SA 3.0, Link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는 상당한 전력 소비량으로 악명 높다. 서버, 저장 장치, 네트워킹 하드웨어 등 다양한 장비를 작동시키기 위해 전기에 의존한다. 전력 소비량은 일반적으로 킬로와트시(kWh) 또는 메가와트(MW)로 측정된다. 이러한 지표는 데이터 센터가 일, 월 또는 연간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정량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How Much Power Does a Data Center Use?]

IEA 추산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는 2024년에 183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다. 이는 작년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가 넘는 수치이며, 파키스탄 전체의 연간 전력 수요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 2030년까지 이 수치는 133% 증가하여 426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What we know about energy use at U.S. data centers amid the AI boom]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총 전력은 4387TWh로 25년 전인 1999년(3936TWh)에 비해 11.4% 증가.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전력 생산량은 ‘제로 성장’했고 추가 설비를 건설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의 총 생산 전력은 같은 기간 1239TWh에서 1만72테라와트시(TWh)로 9배 가량 늘었다.[중국에선 무조건 ‘공짜’…”이대로 가면 미국이 100% 진다”]

데이터센터는 첫 번째 인용문에서 쓰여있다시피 전력 소비가 엄청나다. 데이터센터는 주로 서버와 IT 장비 운용에 전력을 사용하며, 이 장비들이 뿜어내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두 번째로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그래서 물 사용도 엄청나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1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입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해당 지역에서 가용 전력과 용수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 인용문에서 보듯이 현재도 미국의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소비는 엄청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특히 AI 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어서, 업계는 전력 갈증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전력망2이라는 초거대 인프라스트럭처는 설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어떤 경우 아예 전력 확충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현실이다.3

그런데 세 번째 인용문에서 보듯이 지난 25년 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총 전력은 불과 1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의 총 전력 생산은 9배 늘었다. 높은 성장률이 개발도상국의 특징이라고도 간주한다고 하더라도 증가 속도랄지 절대적 규모가 비교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집단주의적 경제 시스템인 중국의 상황이 미국의 그것에 비해 우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AI 산업 에너지 소비의 문제점 점검

우선 데이터센터 및 AI 산업의 근본 문제에 대해 살펴보자. 현재처럼 비약적인 속도로 전력과 물을 소비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전체 자연 및 특정 지역을 – 대부분 사적(私的) 자본이 – 재생 불가능할 정도로 착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4 현재 이 산업이 정확히 자연을 얼마나 착취하는지 분석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례가 없는 버블인데다 기업의 비밀주의 탓에 분석 자료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하튼 최근 MS가 지역사회 반발로 인해 위스콘신주 라신 카운티에서의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을 철회하였다고 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에서 640억 달러(88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반대하는 것은 산업 유치, 고용 증대 등의 유익함보다 자원 착취, 환경오염, 전기료 폭등,5 기후 변화 등의 악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미국식 체제와 중국식 체제에 대해 살펴보자. 데이터센터/AI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전력망이라는 초거대 인프라스트럭처의 개발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한 사회적 합의6 와 절차적 규제를 지키기에는 현재 AI의 자원 소비 속도 및 인프라 수요가 너무 빠르다. 중국은 이러한 지난한 개발 절차를 명령경제(command economy)의 특성으로 이 한계를 극복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래서 미국 또는 한국과 같이 절차적 합의가 중요한 체제의 국가에서는 지금 우선 새로운 에너지 공급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옆에 설치하는 소형모듈원전, 기존/신규 발전원 근처에 수요자를 자리 잡게 하는 “분산 에너지 특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다.  자연 착취라는 근본적 한계에서는 명확한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송전망(送電網) 등에 대한 수요는 줄일 수 있다.

AI 산업은 미중 간의 체제 전쟁

중국식 방식의 문제는 중국 역시 AI 산업 육성 과정에서의 자연 착취적 성격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저전력 소비 칩 개발이나 앞서의 소형모듈원전 활용 등의 전략을 택할 수 있으나, 단기 속도전에서 중국은 오히려 더욱 많은 자연을 착취할 개연성이 크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는 화력발전소도 계속 짓고 있다. 다만, 이에 맞서 미국조차도 화력발전소 발전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알다시피 양국 정부나 미국의 기술 자이언트는 현 상황을 체제 전쟁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미래 먹거리 차원이 아니다. 냉전(冷戰)뿐만이 아니라 열전(熱戰)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구체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AI 기업 팔란티어가 참전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다. 전시 동원 체제에서는 자연 착취에 대한 경고는 사치스러운 푸념 정도로 여기게 마련이다.

AI 거품론“이 논쟁 중인 와중에도 산업은 전진 중이다. 챗지피티가 주춤하는 순간 구글 제미나이3가 보다 향상된 기능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다시 한번 흥분시키고 있다. 기술 자이언트는 더욱 경쟁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설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사유화된 설비는 자기 돈으로 짓겠지만,7 회복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자원 소비를 위한 인프라 대부분은 정부의 – 그리고 지역사회 및 국민 – 책임과 부담으로 떠넘길 것이다.

  1. AI용 GPU가 장착된 랙(rack·서버 묶음) 1개의 소비전력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10배 이상인 60~100kW에 달한다. AI 학습용 GPU 한 대가 내뿜는 열은 일반 서버의 10배 수준이다.(출처) 다만, 업계의 비밀주의 탓에 이 기기들의 탄소발자국을 정밀하게 수치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생산된 전기를 운반하는 송전·변전·배전 설비, 그리고 전기를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까지 이르는 대규모 전기 설비와 이를 관리하는 체계 전체
  3.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업계는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4. 물론 이러한 이슈는 전력망이라는 인프라스트럭처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던 것이 전력망이 데이터센터와 결합하며 이 이슈는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5.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테크래시’(기술 역풍·technology+backlash)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6. 미국과 체제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사회적 합의에 많은 갈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밀양 송전탑 투쟁이 있고, 최근에는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 사건이 있다.
  7. 물론 이마저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달라고 뻔뻔스럽게 챗지피티의 재무책임자가 주장한 적도 있다.

트위터에 올린 韓中日 현재 상황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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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icial U.S. Navy Photograph – Navsource.org (dead link) Black & white version: https://www.history.navy.mil/our-collections/photography/numerical-list-of-images/nhhc-series/nh-series/Other/K-20068.html, Public Domain, Link

# 최근 한중일 사이에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 한국은 미국의 허락을 받아 핵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중국을 진정 자극할 상황인데 중국은 오히려 대만 해협 문제를 거론다카이치의 일본에 긁혀서 중일간 갈등이 심각한 상황. 실리는 한국이 챙기고 일본이 얻어맞는 비스무리한 상황

# 그런데 국내적으로는 한국이 핵잠으로 지지율 플러스 요인임에도 미디어가 검찰의 항소 포기로 현 정부를 때리면서 그다지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고 일본은 안보 위기, 관광객 감소 등 우려할 사안임에도 미디어의 응원으로 정권 지지율이 폭등 중. 진정한 안보 포퓰리즘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일화

# 갤럽 지지율 조사를 눈여겨보는데 이 조사는 찬반 이유를 항목별로 정리하기 때문. 지난번 조사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4% 감소했는데 전부 ‘항소 포기’가 이유고 한미 합의는 지지 이유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보면 찬반 세력은 그저 미디어의 장난질에 찬반의 이유를 강화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 갤럽의 11월 1주 지지 이유를 보면 ‘핵잠추진’이 1%였는데 2주 차에도 팩트 시트도 나온 상황에서 역시 1%다.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찬반이 변할 법한데 미동도 없는 것은 미디어의 의도적인 무시가 원인이라 생각함. 앞서 말한 다카이치의 경우 일본 우익 언론의 집중 지원을 받는 상황이고.

# 요컨대 가장 재밌는 지점은 핵잠추진은 한국의 “진보”정권이 쟁취했는데 이는 일본의 “극우”정권이 가장 원하는 옵션 중 하나라는 점. 그런데 정작 극우 다카이치는 트럼프도 시큰둥한 대만 문제를 건드려서 중국의 “한일령“을 자극했고, 한국은 등거리 외교를 하면서 핵잠이나 만드는 상황이 되어버림

# 다카이치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비핵 3원칙’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는 한국처럼 일본도 핵잠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예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일본의 우경화와 한국의 핵잠이 동북아 안보지형을 흔들고 있다.

# 더욱 넓게 보자면 서방 각국에 국방비 증대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식 방위 전략 재편이 글로벌 군사 케인스주의를 촉발하고 있는 것이랄 수 있다. 다른 분야로 여겨지는 AI 경쟁도 넓게 봐서는 이런 서방의 군사전략 재편의 일환이고 이는 기술 자이언트의 행보를 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젊은 세대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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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gjiefu HeOwn work, CC BY-SA 4.0, Link

저는 문화 전쟁의 80%를 자유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자처럼 경제 문제로 축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의 80%를 부동산 문제로 축소할 수도 있습니다. [중략] 맘다니에게는 칭찬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그는 적어도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답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더라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중도좌익과 중도우익 기득권층은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자본주의에 덜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본주의를 어떤 식으로든 부당한 행위로 여기면,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가 훨씬 낮아질 것입니다.[Peter Thiel: Capitalism Isn’t Working for Young People]

전 세계의 젊은 세대들은 구세대가 과점하고 있는 자산, 특히 부동산 자산에 관한 접근권이 어려워지면서 고통받고 있다. 부동산을 소유하기도 어렵고 빌리기도 어렵다. 특히 각 나라의 대도시들 임대료는 너무 높아져서 웬만한 급여로는 적정한 주거를 찾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피터 틸이 비교적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듯이,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젊은 세대들은 부동산 사적(私的)소유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고착화시킨 주거 문제 등에 대한 좌절감 때문에 조란 맘다니라는 “민주사회주의자“를 선택하는 새로운 정치적 실험에 동참하였다.

피터 틸의 지적에 또 하나 공감하는 지적은 각국의 기득권 중도 좌익이 날이 갈수록 진보의 핵심인 경제 문제를 그들의 어젠다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미국의 민주당은 문화적 다양성 등을 내세우며 당의 진보적 입지를 다지려 하는 동안 미국 중서부 노동계급의 경제적 현실은 외면했다. 아니, 오히려 자본가 중심의 “자유무역” 정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그들이 좌절감 속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게 만드는 잘못을 초래했다. 경제 진보 없는 문화적 다양성 주창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문화적 우익의 성장을 부추기기도 했다.

다만, 나는 피터 틸의 주장처럼 (중도) 우익이 경제 문제에 관심 두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중도 좌익의 경제적 무능력을 즐겨왔다. 그들의 핵심 지지층인 자본가들은 자본가 중심의 “자유무역” 시스템하에서 부를 축적하였고, “자유무역”으로 피해당하는 노동계급이 외국인 배척 등 문화적으로 우익화되며 우익의 표밭이 되는 현실을 즐기고 있다. 중도 좌익의 “자유무역” 정책, 이민자 수용 정책 등은 모두 우익을 이롭게 했다. 그리고 우익이 집권하면 이러한 기존 시스템에 부자 위주의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을 뿐이다.

인터뷰의 후반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피터 틸은 대뜸 이런 갈등의 대안으로 “투표자가 적은 선거가 된다면 건강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팔란티어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자율주행 정부를 지향한다는 주장을 어디선가 접한 적이 있는데, 그는 유권자는 그저 앞으로 AI가 운영할 자율정부에 운명을 맡기라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대의민주제가 아니라면 계급이든 세대든 어떻게 위정자 – 또는 자율정부 – 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인가? 그저 시장에서 “영끌”로 주택을 사는 모험을 하든가 자율정부의 노예로 지내란 이야기인가?

한편, 팔란티어의 창업자들이 연이어 자신들의 주장을, 저서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상황도 흥미롭다. 그간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를 돕는 등 활발하게 정치적으로 활동하였는데, 머스크와 관계가 깊다고 알려진 팔란티어 동지들도 드디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피터 틸은 톨킨주의자(Tolkienist)로 알려져 있고, 알렉스 카프 역시 하버마스에게 수업받는 등 다양한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들이 꿈꾸는 AI 자율 정부를 통한 기술산업복합체의 로드맵을 가동하기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봐야 하는 것일까?

“런던의 거리에 공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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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rien Tournachon – Image from page 321 of “The expression of the emotions in man and animals” (1872), No restrictions, Link

며칠 전 런던에서 수만 명의 분노한 영국인들이 – 대부분 백인 남성 – 거리로 뛰쳐나온 반(反)이민 시위를 보면서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The Smiths의 Panic. “인생이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묻는 이 노래 가사처럼 요즘 드는 생각은 ‘세상이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원래 세상은 미친 곳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예전에는 지금보다는 조금 덜 복잡했던 것 같다.

런던을 1997년과 2007년 두 번 갔다 왔었다. 그때 당시에 느꼈던 것은 그 10년 사이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늘었다는 사실이었다. 백인 남성이 근무하던 카페에서는 유색인종 여성이 근무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체감 적으로도 느껴졌었던 10년간의 세월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또 얼마나 많은 이민자가 런던에 머무르고 있을까? 그 십년 사이의 기간보다 훨씬 높은 속도로 증가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원주민은 왜 이민자에게 분노하는가? 논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사는 것은 더 팍팍해지는데 주위에는 이민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들이 내 일자리를 차지하고, 내 딸과 사귈 것이고, 내가 아끼는 문화를 파괴하려 들것이다.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이것이 이민자들에게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는 제1세계 원주민이 선택하고 자본가가 좋아하는 단선적인 해결 절차다.1

다시 Panic을 보자. 노래 가사 중 “디스코를 불태워 버려. 축복받은 DJ를 매달아 버려. 그들이 끊임없이 틀어대는 음악은 내 삶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으니까.” 라는 가사. “축복받은 DJ”를 삶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환상만 부추기는 거대 미디어, 즉 문화자본으로 간주한다면 얼추 현실과 매치된다. 미디어는 날이 갈수록 우리의 삶과는 무관한 것들을 이야기하거나 현실을 왜곡하기에 바쁘다.

찰리 커크(Charlie Kirk)의 죽음이용하는 세력을 비판한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Jimmy Kimmel)이 방송국에서 쫓겨났다. 찰리 커크는 극우적 사고를 지닌 선동가인데 지금 일종의 이 세력의 순교자로 추앙받고 있다. 문화자본의 입장에서는 키멜이 삶에 당의정 역할을 하는 상품 가치가 높은 DJ였는데 이제 이 살벌한 분위기에 그도 숙청 대상이다.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DJ는 목 매달지는 않지만, 직업을 잃는다.2

우중(愚衆)과 선동가,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DJ’에 둘러싸인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많은 이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파시스트, 전쟁광, 선동가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등 삶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DJ들은 공연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쇠퇴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만연하고 있는 공포(panic)를 저항으로 승화시키는 것 이외에는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1. 유료라서 본문은 볼 수 없었지만, 파이낸셜타임스의 최근 기사의 제목은 ‘The UK’s problems aren’t caused by immigration‘이다.
  2.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이들에 관한 뉴스

펜타닐 중독보다 더 심각한 미국의 중국 중독

Amazon 2024.svg
By Amazon.com, Inc. and NaN (typeface creator) – https://logos.fandom.com/wiki/File:Amazon2024.svg, Public Domain, Link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가장 큰 단일 기업인 아마존은 전 세계 온라인 매출의 10%에서 15%를 차지합니다. 미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아마존은 미국 시장에서 전체 전자상거래 매출의 최대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4대 주요 제품 카테고리 중 3개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큰 폭으로 앞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이 미국 전자상거래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반면, 중국산 제품은 아마존 시장의 핵심입니다. AltIndex.com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Amazon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More than 70% of Products Sold on Amazon are Made in China]

미국이 펜타닐 중독을 끊는 편이 빠를까 중국 중독을 끊는 편이 빠를까? 이미 자국의 애플, 테슬라, 월마트와 같은 기업들은 이미 제조 기능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용문은 이러한 상황은 아마존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마존의 아마존은 남미가 아니라 중국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풀 수 있는 복잡한 다차방정식도 아니고 단순한 산수에 불과한 국제무역의 덧셈과 뺄셈을 인공지능의 최첨단 국가 미국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웃프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쇼’의 또 하나의 문제

Elizabeth Warren, official portrait, 114th Congress.jpg
By United States Senate – http://www.warren.senate.gov/?p=biography / https://www.warren.senate.gov/imo/media/image/Official_Portrait.jpg, Public Domain, Link

트럼프 대통령은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the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따른 권한을 행사하여 무역 관계에서 상호주의가 부족하고 다른 국가가 저지른 통화 조작 및 과도한 부가가치세(VAT)와 같은 해로운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의 지속적인 무역 적자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IEEPA 권한을 사용해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Fact Sheet: President Donald J. Trump Declares National Emergency to Increase our Competitive Edge, Protect our Sovereignty, and Strengthen our National and Economic Security]

트럼프의 전 세계를 겨냥한 관세폭탄 쇼가 황당한 이유 또 하나로는 의회권력과의 협의 없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이라는, 행정부의 사실상의 ‘초법적’ 조치로 강행된다는 점이다. 평균적으로도 다른 미국 대통령에 비해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던 1기의 트럼프는, 올해 1월 20일 취임한 2기 이후 약 3주 만에 10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기 때 4년 동안 서명한 220건의 거의 절반이다.1 그가 취임 이래로 발동하는 허다한 행정명령이 그러하듯이 트럼프는 절대 다수 미국시민은 물론이고 입법자들도 잘 모르던 케케묵은 법률을 끄집어내어 이를 근거로 행정 독재를 감행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지금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여도 민주당이 열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 등은 의회의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트럼프의 능력을 억제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양당 의원의 공조 하에 만들어졌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2 이러한 상황은 결국 민주당이 굳은 결기를 다지고, 공화당도 트럼프의 전횡이 전 세계 경제를 파멸적인 공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개연성에 대해 공감하고 그를 끊어내어야 국내적으로 타개가 가능할 것 같다.

현대의 대의민주주의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권력을 분점 한다는 삼권분립의 원칙이 자리 잡으면서 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부여받았다. 그럼에도 행정부의 수반은 나머지 두 권력보다는 더 많은 권력을 누릴 수밖에 없다. 그에게는 경찰, 군대와 같은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법부와 사법부가 법률제정과 사법적 심판 등을 통해 이를 견제한다. 그런데 그가 노골적으로 법률을 어기거나 이를 우회하는 꼼수를 들고 나오면 그 부작용을 치유하는데 적잖은 정치적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난 3년간의 한국 정치의 모습이었고 지금 현재의 미국 정치의 모습이다.

  1. 내용도 논란이 많다. 미국에서 출생한 아이의 시민권 부여 금지, 연방 지출 동결, 연방 기관 폐쇄 등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내용이 많다.
  2. 이러한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치열한 전투는 기시감이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결국 이 전투가 행정부 수반의 파면으로 귀결되었다.

트럼프의 관세는 진심이다

The poster caption reads "British Workman: It's no use trying to hide it, guv'ner. We are going to vote for Tariff Re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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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임기를 맞이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거칠게 두 가지 정도가 관찰된다. 1) 관세1로 중국을 때리겠다 2) 관세로 나머지 나라를 때리겠다. 언뜻 생각해봐도 둘을 각자 추진하기도 벅차거니와 동시에 추진하기에 만만치 않은 목표인데,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야심차게 둘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처음에 각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는 협상의 달인인데 그는 관세 카드는 하나의 블러핑으로 이를 발판삼아 미국에 유리한 무역조건을 협상할 것이다’라는 의견이 적잖았는데, 이제는 ‘트럼프는 관세에 진심이다’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서 계산법이 엉터리든 아니든아름답고” 폭력적인 관세 탓에 전 세계 자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그의 관세 폭탄이 즉흥적이라거나, 일시적이거나, 전술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전략으로 간주할 수 있는 이유는 제법 이론적 배경이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트럼프가 대(對)중국 전략을 세우는데 기여한 이론가로는 피터 나바로(Peter Kent Navarro)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2011년 『중국이 부른 죽음(Death by China)』라는 책을 – 제목이 내용을 말해주는 책 – 그렉 오트리(Greg Autry)와 함께 썼고,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한2 이 책은 트럼프가 ‘좋아하는 책 10권’ 중 한권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더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동안 근무한 후 2기에도 발탁된 경제 관료다. 1기가 숙적 중국을 향한 폭탄을 장전한 시기라면 2기는 그걸 발사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 2기는 1기에 비해 훨씬 악화된 문제가 하나 있다. 정부부채. 기축통화의 발권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당겨쓴 빚이 이미 엄청난데 거기에다 조 바이든 시기 코로나19 대응과 집권연장을 위한 재정 퍼주기 등으로 빚을 내면서 정부부채는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이미 이자 지출로만 국방비를 초과하는 지탱 어려운 상황임에 트럼프는 또 하나의 이론가로 스티브 미란(Stephen Ira Mira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지론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 미국의 빚, 즉 국채를 100년 무이자/저리 채권으로 리볼빙 ▲ 이 채권은 동맹국이 사준다 ▲ 채권매수의 대가는 안보 보장과 달러 스왑라인 제공 등의 내용이다. 경제이론이 아니라 동네 건달이 길가는 중고생 삥뜯는 방법 같은 가이드라인을 세웠다.3 4

사실 트럼프가 불평하는 전후 국제경제 질서를 만든 장본인은 미국이다. 전후 양극체제에서 자본주의 맏형이 된 미국은 비용적 측면과 안보적 측면을 고려하여 아시아 등 저비용 국가에게 제조업을 하청하는 국제적 분업체계를 확립하였다.5 이러한 분업체계는 소련의 붕괴와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의 “자유무역협정”으로 한층 강화되었다. 하지만 자유무역은 자연스레 미국 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하였다. 그들의 일자리는 “중국 촌놈(peasants)”이 차지했다. 미국은 각국의 촌놈(peasants) 덕에 견실한 성장세와 낮은 물가상승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불리던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를 향유하였다. 미국의 금융자본과 빅테크는 천문학적인 부를 쌓았지만,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정부는 일극체제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빚이 늘어갔다.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고서야 미국은 다시 골디락스 경제의 근본적인 모순인 트리핀의 딜레마에 직면하였다. 이 용어는 1944년 출범한 브레튼 우즈 체제하에서의 미국 달러의 모순을 말한다. 즉, 준비 통화가 국제 경제에 쓰이기 위해선 준비 통화 발행국의 적자가 늘어나고, 반대로 준비 통화 발행국이 무역 흑자를 보면 준비 통화가 덜 풀려 국제 경제가 원활해지지 못하는 역설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야심은 준비 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는 유지한 채6 무역 흑자는 달성하겠다는 모순된 목표다. 그의 세계관에서 중국과 중국의 우회로인 나머지 나라를 조지면 제조업 유치로 미국의 무역 흑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전 세계 왕따화’의 총력전은 오히려 중국의 입지를 넓혀주는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7

트럼프가 자신이 지향하는 이러 경제적 정체성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표방한 것은 없지만, 히틀러가 독점자본주의에 대응한 자신들의 정체성을 생뚱맞게 “국가사회주의”라고 칭한 것처럼 다소는 그간의 기득권층을 공격하는 듯 한 노동계급 친화적인 포퓰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뺏긴” 일자리는 제조업이기에 노조를 비롯한 노동자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주가 하락에는 주식 보유자는 상층부이기에8 서민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는 식의 주장도 펼친다. 외국인 노동자 추방 시도 또한 하층백인의 외국인 혐오증에 편승한 시도다. 모든 것들이 2008년 이후 돌이킬 수 없는 금융자본주의의 파탄을 제조업 부흥으로 되살리겠다는 ‘자본주의 블록화’9 네오파시즘10의 징후다.

  1. 분명히 해두거니와 트럼프의 관세는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가 아니라 일방적인 관세다. 펭귄의 섬을 포함한 전 세계에 10% 일괄적으로 부과한 “보편관세(global tariff)”와 달리 일부 국가에 적용하는 징벌적인 추가 세율을 적용한 관세를 부르기 위해서 차별적인 호칭이 필요해서 일지라도 뭔가 주석을 달고 그 호칭을 쓰든지 다른 적당한 표현을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비판의식 없는 국내 미디어는 트럼프의 호칭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 이 다큐멘터리의 나래이션은 흥미롭게도 진보적 성향이라는 헐리웃에서도 진보적인 배우로 알려진 마틴쉰이 맡고 있다. 그가 왜 이런 국수주의적인 다큐에 나래이션을 맡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바로 이런 국수주의가 한편으로 노동자 친화적이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레토릭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 파시즘이 그러하듯 – 오히려 진보적 성향의 인사에게 어필하는 구석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3.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영상 참조
  4. 한편, 이 트윗에서는 애초 스티브 미란의 전략은 점진적인 관세(최대 세율 20%) 책정이었으나 트럼프의 조급증과 즉흥적인 성향 때문에 미란의 의도와 다르게 관세가 시행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5. “대만을 방어하는 데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은 Texas Instruments를 방어할 의향이 있을 수 있었다. 섬(대만 : 역자주)에 반도체 공장이 많을수록,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많을수록 대만은 더 안전해질 것이다. 1968년 7월, 대만 정부와의 관계를 완화한 TI 이사회는 대만에 새로운 시설 건설을 승인했다.”(출처)
  6. 나중에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의 보완재 내지는 대체재를 마련할 계획도 있는 듯 하다. 재정적자 문제 해결 방안을 위한 비트코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7. “대규모 국내 경제를 가진 중국은 관세 충격을 견뎌낼 수 있다. 중국은 이미 국내 총 수요를 끌어올려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대학의 기초 과학 및 기술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것을 횡재로 여길 것이다.”(출처)
  8.  스콧 베센트(Scott Kenneth Homer Bessent) 재무부 장관 “가계 전체 주식 보유량을 보면, 상위 10%의 미국인이 주식(equities)의 88%, 주식 시장(the stock market)의 88%를 소유하고 있습니다.”(출처)
  9. 때마침 중국도 경제권 블록화의 시동을 걸었다
  10. 트럼프의 파시즘적 성향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참조

Americexit


The Economist의 최신호 커버 이미지(출처)

내용은 아마도 미국의 어느 도시 – 아마도 뉴욕? – 인 것 같다. 막 출발한 지하철에서 승객이 아마 미처 내릴 역임을 모르고 있다가 차량이 출발한 후에 내리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문을 억지로 열고 얼마간 속도를 낸 차량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바로 승차장에 머리를 꼴아 박는 것으로 끝나는 동영상이다. 섬찟한 동영상이었다. 그 동영상을 올린 이의 의도는 십중팔구 브렉시트를 선택한 이들이 현재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비판하는 – 솔직히 조롱하는 – 의도였다. 원인과 결과를 알지도 못한 어리석은 유권자가 브렉시트라는 문을 억지로 열고 열차에서 뛰어내리자마자 머리를 땅에 찢고 후회한다는 그런 의도로 동영상을 올렸을 것이다.[Brexit 단상, 혹은 술주정]

9년 전에 썼던 글이다.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했던 당시의 상황에 대한 잡념을 적은 글이다. 누가 이런 표현을 지금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이번 미국의 대선에서 미국 유권자가 트럼프를 선택하고 이후로 트럼프가 보이는 갖가지 기이한 행태까지 쭉 이어서의 일련의 과정도 어떤 의미에서는 ‘영국의 유럽으로부터의 탈출’, 즉 브렉시트의 미국 버전이라고 불릴만한 상황같다. 즉, ‘미국의 전 세계로부터의 탈출’, 즉 ‘아메리카 엑시트’ 혹은 ‘아메리켁시트(Americexit)’ 뭐 이런 표현을 만들어줘야 하는 국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분명 내릴 역이 맞긴 한데 뒤늦게 이를 알아차렸지만, 이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억지로 상황을 모면하려다 참상이 빚어지는 그런 국면 말이다.

많은 “경제전문가”가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단순한 블러핑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지 시각 4월 2일 그는 화려한 리얼리티 TV쇼 풍으로 연출된 행사에서 무식한 셈법으로 산출된 관세율을 발표하는 쇼의 주연배우가 되었고, 이날을 ‘해방일(Liberation Day)’라고 명명했다. 여러 가지 웃음 포인트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는 일화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 거주하는 동물은 주로 펭귄 –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는 사실이다. 이 섬들에 사는 펭귄들은 이제 난제에 봉착했다. 하지만, 단순히 웃고 지나갈 수 없는 문제인 것이 위에 언급했다시피 이는 미국판 브렉시트고 그 지구적 영향력은 영국의 뻘짓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장이 클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인용한 구절로 돌아가서 취객 트럼프는 내릴 역을 지나치려는 순간 억지로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가 마빡이 깨졌다. 혼자 다치면 상관이 없는데 그 때문에 역장이 성급히 열차를 세웠고 트럼프라는 취객의 꼬붕들이 열차에서 자해쇼를 하는 그런 상황쯤으로 4월 2일의 해방일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소위 “민주주의” 사회라는 현대 정치체제의 열차에서조차 피치 못하게 민의를 대변하는 “지도자”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데 그 지도자가 트럼프나 윤석열과 같은 자일 경우, 더군다나 사실 그가 단순한 취객이 아닌 열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술취한 기관사일 경우 승객들은 기관사의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는데 너무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 심지어 다른 열차 승객조차 – 난제가 있다.

트럼프의 네오파시즘적 특성은 “해방일” 이름 짓기에서도 다시 찾아볼 수 있다. 파시스트들은 스스로를 선민(選民)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다른 이에게 핍박받았다는 소수자 레토릭을 구사하곤 한다. 해방은 핍박받는 대중이 억압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대체 누가 억압하였는가? 트럼프는 미국을 무역적자에 시달리게 했던 국가들, 미국에게 방위비를 뜯어먹으며 경제를 성장시킨 국가들이라고 말한다. 이는 미국이 군사력을 유지하는 비용이 일종의 미국 패권의 유지관리비용이었음을 부인하는 단선적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네오콘의 우생학적 우월주의조차 뛰어넘는 반지성의 신고립주의 노선이 어떤 피해자 코스프레로 나타나는지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야수에게 쇠사슬이 채워졌으니 조금쯤 사슬을 늦추어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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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10주년을 맞는 1928년, 국가사회주의당의 당원은 10만 8천이었다. 비록 그 숫자는 적었으나 점점 증가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1924년 말 형무소를 나온 지 2주일만에 히틀러는 당시 바이에른 수상이며 바이에른 카톨릭인민당의 당수인 하인리히 헬트 박사를 만나러 갔다. 헬트는 히틀러로부터 행동을 삼가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받은 후 (그는 아직 보석 중이었으므로) 나치스당과 그 기관지의 발행금지를 풀어주었다. ‘야수에게 쇠사슬이 채워졌으니 조금쯤 사슬을 늦추어주어도 지장은 없을 것이다’고 헬트는 법무상인 귀르트너에게 말했다. 이로써 바이에른의 수상은 그릇된 판단을 내린 독일 정치가 중의 최초의 한 사람이 된 것이다.[제3제국의 흥망 1, 윌리엄 L. 샤이러 지음, 유승근 옮김, 에디터, 1993년, 185쪽]

요즘 전 세계적으로 파시즘 혹은 유사 파시즘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파시즘과 나치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읽고 있는 책의 일부를 인용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국면에서 나치와 히틀러를 저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바이에른 공화국 권력자들의 순진한 오판 또는 지나친 의협심 탓에 이러한 기회를 놓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어차피 나는 이미 그 비극적인 결말을 알고 있고, 어쩌면 그들이 순진했다기보다는 이미 파시즘 혹은 나치즘은 유럽 열강 권력층의 뇌리에 이미 자리 잡고 있던 뿌리 깊은 제국주의자 마인드와 선민(選民)의식의 현재화였을 뿐이라는 생각도 들기에 그런 오판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유럽은 문명의 대륙이자 반(反)문명의 대륙이기도 하다.

어찌 됐든 비극은 비극이다. 피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내부가 썩어 곪아 터질 지경일지라도 그걸 봉합하여 더 나쁜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양식 있는 자들의 책무다. 굳이 파시즘의 폭력성이 임계점을 넘게 만들어 인류사의 비극이 된 세계대전으로 몰고 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교훈은 21세기인 지금도 남한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유효하다. 근본적인 모순을 외면하는 정치세력이라는 점에서 초록이 동색일지라도 대의민주제가 임계점을 넘어서는 폭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2025년 4월 한국이 지금 그런 실험실 안에 놓여 있다. 누군가 “조금쯤 사슬을 늦추어주어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는 순간 국가는 나락으로 가는 상황인 것이다. 부디 4월 4일 11시에 결정문을 읽을 이들이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