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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복구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 며칠 갑자기 블로그가 먹통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로딩이 되기는 되지만 거의 몇 분이 흘러서야 로딩되는 황당한 사태가! 호스팅 업체에서는 서버에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그 동안 뭐 쓸데없는 위젯 깔았는지 살펴보라 하는데 그런 일은 없고… 황당하더군요. 오늘 급기야 웹파일과 DB를 다시 초기화하고서야 로딩 속도가 제 속도를 냈는데, 문제는 다시 웹파일과 DB를 백업해야 한다는 사실. 의외로 컴맹이라 한참을 고생한 후에야 블로그를 정상화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끝내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광복절 하루를 꼬박 바쳐서라도 정상화되어 다행입니다. 잊지 못할 광복절의 추억이 되어버린 듯.

즐겨 찾는 사이트 몇 개 추천

경제

The Big Picture
유명한 투자자이자 경제전문가인 배리 리트홀츠가 운영하는 사이트. 전문 블로거라 할 수 없는 바쁜 양반일 텐데 엄청난 양의 포스팅을 뿜어 냄. 제목만 훑어봐도 미국경제의 현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좋은 사이트.

Naked Capitalism
투자은행 임원 출신으로 알려진 Yves Smith(필명)가 운영하는 경제 블로그. 금융위기 당시부터 영향력이 커져, 현재는 보다 진보적인 이슈를 주창하게 된 독특한 곳.

Harvard Business Review
사이트 제목만으로도 사이트의 성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곳. 양질의 칼럼이 많이 올라온다.

이정환닷컴
“본업은 블로거, 부업은 기자”라고 자부하는 블로거 이정환의 사이트. 각종 현안에 대한 열정적인 자세와 사실에 근거한 분석이 높이 살만함.

Bondstone
동부증권 채권전략 애널리스트 신동준 씨의 블로그. 본인의 분석 리포트를 올려두는데 단순히 채권투자를 위한 지침이라기보다는, 채권투자자의 시각에서 보는 전체적인 경제상황의 맥락을 짚어보는데 도움이 되는 곳.

Pine Ridge Report
경제현황, 특히 미국의 금융 및 부동산의 상황을 소개하는 사이트. 국문으로 글을 제공해서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

정치

venezuelanalysis.com
차베스의 중병설 등으로 점점 더 정국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 화제의 “볼리바리안 사회주의” 국가 베네수엘라의 정치상황에 대한 실시간 리포트. 사회주의 실험의 현장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곳.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미국외교협회의 블로그. 미국의 주류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자 하면 반드시 구독해야 할 사이트…라고 해두는 편이 좋은 설명일 듯.

박노자 글방
처음 남한 지성계에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갈색 눈의 한국인들이 들을 수 없었던 “불편한” 발언을 하고 있는 푸른 눈의 한국인 박노자. 사상적으로 동의하지 않을지라도 그의 지속적인 조반유리(造反有理)적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Occupy WallStreet News
어느 경제전문가가 ‘2013년 무시해야 할 리스트’에 “오큐파이로 시작하는 것들”이라고 폄훼한 바 있기도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이 독특한 형태의 시민운동의 궤적은 아직도 주목할 만하다.

ProPublica
대안언론의 전형으로 꼽을만한 언론 사이트. 월스트리트 출신의 거부로부터 종자돈을 받아 시작한 사이트라 알려졌지만 철저한 편집권 보장을 통해 순도 높은 탐사보도 기사를 생산해 내는 곳. 단점은 스크롤의 압박.

미술/패션

Brand New
전 세계 기업 및 각종 단체의 멋진 로고나 CI 작업들을 소개하는 사이트. 연말에는 ‘그 해의 베스트와 워스트’를 선정하기도 한다. 멋진 로고들만 봐도 눈이 호사를 누리는 사이트.

Boston.com : The Big Picture
앞서의 배리 리트홀츠의 사이트 이름도 빅픽쳐 였지만, 이 사이트야 말로 그 이름이 어울리는 사이트. 각종 현안이나 특정 소재를 중심으로 한 전문 사진사들의 멋진 작품을 제공해주는 곳.

Retronaut
멋진 레트로 이미지들을 양껏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 ‘19세기의 칼라사진’, ‘소련에 간 서방 연예인들’ 등 특이한 소재의 사진들이 많이 올라온다.\

거리가구 이야기
한겨레신문 “시험에 안나오는 것들에 관심 많은 기자”인 구본준 기자의 블로그. 건축에 관한, 특히 우리나라 건축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많은 자료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

The Satorialist
이미 한 개인의 블로그를 뛰어넘는 하나의 패션트렌드의 창이 된 곳. 패션 감각이 꽝인 나도 길거리에서의 멋진 선남선녀의 패션을 보며 눈호사를 누릴 수 있는 사이트.

English Russia
러시아와 관련된 각종 사진들을 보여주는 곳. 개인적으로는 특히 소비에트 시절의 빈티지 사진들이 맘에 든다.

음악

Everybody Taste
인디음악, 커버버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해주는 사이트. 놀랍게도 mp3 파일을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게 해준다. 저작권에 엄격한 미국에서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신기.(하지만 알고 싶지 않아.)

Vinyl Rock
펑크락, 개리지락, 파워팝, 포스트펑크, 뉴웨이브 장르에 관한 이야기, 뮤직비디오, LP 커버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입이 쩍 벌어지는 블로그. 주인장은 아주 예전에 한번 술 마신 적 있는데, 여전하신지?

Mikstipe‘s Music Blog
현직교사면서 팝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필명 mikstipe 님의 블로그. 80년대 팝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팝, 특히 J-Pop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멋진 음악을 소개해주는 블로그.

80s Net
1980년대 의 서구 팝음악을 중심으로 뉴웨이브/신쓰팝 등의 당시 주류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블로그. 당시의 뿅뿅 사운드의 추억에 젖고 싶은 분들에게 권함.

오덕

Dark Roasted Blend
레트로퓨처리즘, 황당한 디자인의 자동차 등 재미있는 소재들을 선정하여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미지들을 인터넷에서 긁어모아 보여주는 사이트.

Modern Mechanix
20세기 서구는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하는 인류문명의 전성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의 잡지를 통해 당시의 생활상 및 자본주의 발달사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특이한 곳. 해상도 높은 스캔 이미지가 매력.

Retro Thing
주로 1970~80년대의 빈티지 전자오락 게임기 같은 재미있는 전자제품의 이미지를 올리는 곳. 추억의 전자오락실에 들르는 느낌.

테크놀로지

Evernote in Korea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무언가를 저장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이들의 성지’ 에버노트의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사이트. 성실한 업데이트가 돋보이는 곳. 개인적으로는 Evernote와 함께 EverQuick과 Evernote Food를 애용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블로그를 시작한지 만5년이 되었군요

알고 보니까 지난달이 이 블로그를 시작한지 만 5년 되는 달이었군요. 그래도 십진법에 익숙한 인간인지라 10년의 반절이 된 때였으면 뭐라도 생색을 내고 지나갔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뭐 사은품으로 드릴 것도 없고…. 까맣게 모르고 지나갔네요. 여하튼 5년 동안 졸필을 봐주고 계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댓글도 잘 안써주시는 시크한(!) 반응이 없었다면 진작 블로그 문을 닫았을 겁니다. ㅋㅋㅋ 간단한 소회는 블로그 소개글에 업데이트한 아래글로 갈음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졌네요.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길.

“블로그를 왜 하는 걸까?”

라는 질문에 답한다고 이리저리 궁리를 해봐도 결국 할 수 있는 대답은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본능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경제에 관한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더 나은 경제 체제를 고민하고 그 고민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조회수를 높여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결국은 무언가를 끼적거리고 싶어서다. 그런데 그걸 일기장에 쓰지 않고 이런 공개된 자리에 적는 것은 어쨌든 그것도 내 글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는, 부정할 수 없는 탐심이다. 한편으로 다른 이들도 보는 것이니 만큼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수준의 글은 되어야 한다는 채찍질이기도 하다. 2007년 9월 29일, 얼렁뚱땅 foog.com 이라는 도메인이름으로 시작한 블로깅이 어느새,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는 만 5년이 되었다. 엊그제 2012년 10월 17일에는 도메인이름을 economicview.net으로 바꿨다. 경제에 관한 글을 자주 올리는 블로그라는 성격을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언제까지 블로깅을 더 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어깨에 너무 힘주지 않고 쉬엄쉬엄 할 생각이다. 기력(!)이 있는 한은?

문재인, 박근혜, 헌법 등등 잡담

블로그를 여기저기 조금씩 정리했다. 배경에 이미지도 넣고, 자유게시판도 만들고, 블로그 소개 글도 좀 바꾸고(소개라기보다는 그냥 푸념), 태그 구름도 새로운 플러그인을 적용하였다. 그렇게 하니 조금 집안 분위기가 화사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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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씨가 대선 슬로건을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대한민국 남자’로 정했다고 한다. 문재인 씨가 특전사 출신임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이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을 텐데, 그의 특전사 경력은 박정희의 학생운동 세력에 대한 강제징집 덕분에(?) 쌓은 경력이다. 이렇게 쌓은 경력으로 박정희의 시대정신을 그대로 물려받은, 그의 딸 박근혜 씨와 대항하려는 상황이니 무슨 ‘뫼비우스의 띠’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한 트위터러의 지적에 따르면 문재인 씨의 그런 슬로건들은 2012년 프랑스 대선의 좌우파의 슬로건을 모두 흉내 낸 것이라고 한다. 하나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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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씨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5ㆍ16 군사쿠데타에 대해 “선친으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만 반대 의견을 가진 분도 계시니 이 문제에 대해 옳으니 그르니 하기보다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도 했는데 이미 국민과 역사의 판단은 내려졌다. 군사쿠데타 범죄로. 헌법 전문에는 “우리 대한국민은 …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쓰여 있는 바, 4.19정신을 파괴한 5.16을 “최선의 선택”이라고 변호한 박근혜 씨는 헌법정신을 유린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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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시장경제 덕분에 더 잘 산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각국 국민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설문만 놓고 보자면 중국은 자본주의, 일본은 사회주의 국가에 가까울 것 같다. 한편 설문에 응한 국가들 중에서 경제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크게 약화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념의 공백상태를 어떤 정치세력이 파고들 것인지가 향후 남유럽 및 전체 유럽의 미래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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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조작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사안이 서구 금융권의 라이보 조작 사건과 유사해서인지 연합뉴스 웹사이트에서도 비중 있게 소식을 다루고 있다. 예전에 이 블로그에서 CD를 고의로 떨어트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번엔 오히려 CD를 고의로 떨어트리지 않고 있다고 보고 조사를 하는 것 같다. 어쨌든 라이보는 직접 이해당사자인 은행권이 제출하는 금리지만 CD는 이해당사자가 아닌 증권사가 제출하는 것인지라 좀 사안이 다른 것 같고, 만약 짬짜미가 이루어졌다면 어떤 식으로 짬짜미가 이루어졌는지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언론의 호들갑에 비해 그렇게 큰 스캔들이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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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The Ruling Class란 영국영화를 봤다. 피터오툴이 주연한 작품인데 명문가의 후계자가 된 피터오툴이 연기한 Jack이 스스로를 예수라 생각하고 있다는 설정의 풍자극이었다. 결국 가족과 친지들의 도움으로 Jack은 망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Jack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반전은 Jack이 새로 얻은 정체성은 명문가의 Jack이 아닌 Jack The Ripper의 Jack이란 사실. 좀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재밌는 작품이니 기회 되면 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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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이 어서 빨리 공휴일로 재지정되길….

인터넷 진화에 대한 단상

인터넷이 생긴 이래, 그중에서도 특히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 보편화된 이래 많은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 초기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거대기업이 된 각종 사이트들도 정말 단출하다 할 정도의 서비스들을 제공했었다. 당시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야후는 어찌 보면 검색엔진이라기보다는 디렉토리 서비스에 가까웠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최대 포탈이 되어버린 네이버도 초기 모습은 지극히 단순했다. 공짜 이메일과 공짜 홈페이지 제공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그 뒤 블로그라는 전달방식이 생기면서 이전의, html을 직접 짜는 등 기술적인 숙련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포털이 제공하는 레이아웃에 의존해야 했던 ‘홈페이지’에서 좀 더 사용이 용이하고 독립적인 개인 미디어가 생겨났다. 여전히 홈페이지에서 보던 신변잡기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미디어라는 자각 역시 보다 강화되면서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매체가 되었다. 한편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블로그마저도 귀찮게 여기던 수많은 개인들이 엮여서 거대한 무리를 이루게 되었다.

요컨대 지금은 기업형 포털이나 SNS, 그리고 그 서비스에 의존하거나 또는 독립된 개인 미디어들이 공존하면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단계로 여겨진다. 사실 포털에 대한 이슈 독점이나 SNS 거대화에 따른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특히 페이스북)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인터넷 초기, 서비스 공급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공급되어왔던 콘텐츠가 이제는 개인들의 활발한 참여(블로깅, 트윗 등)가 있고 그것들이 상호 링크되는 기능이 제공되면서, 어느 정도 대중의 목소리도 높아져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신용위기 이후 각국의 대중시위에 블로그, 유투브, 그리고 SNS가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인데, 비록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역시 개별 자본으로서 그들이 인민의 편에 서있달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없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인민에게 일종의 대자보와 같은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좀 더 활발한 대중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지배계급은 그러한 현상에 크게 당혹하며 SNS 친화적으로 거듭나겠다고 하고 선언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체의 특성을 모르는 코미디에 가깝다.

결국 과거에는 일종의 신변잡기와 같은 역할을 했던 홈페이지가 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블로그로 진화하고, 자유게시판과 같았던 댓글 기능이 댓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트위터 등으로 진화하고, 또 이것들이 공유 버튼 등을 통해 상호교류하면서 그 창시자들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거대한 지식이나 의식공유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정리되어야 할 주제에 대한 저장고 기능을 담당하는 블로그, 순간적이지만 놓쳐선 안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SNS의 조화로운 역할분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p.s. 어제 트위터에서 시청 앞 한미FTA 반대시위에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악랄한 탄압을 생중계하는 동안, MBC 9시 뉴스는 저 멀리 이집트 시위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한다. 이쯤 되면 미디어 전쟁이다.

WordPress.com을 탈출하다

실제 생활에서는 어딜 옮겨 다니기 싫어하는데, 온라인에서는 역마살이라도 낀 모양이다. 워드프레스닷컴을 박차고 나와서 설치형 워드프레스 시대에 돌입했다. 사실 텍스트큐브에서 워드프레스로 옮길 때 기대했던 몇몇 희망사항을 워드프레스닷컴에서 채울 수 없었던 부분이 가장 큰 이사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일단 워드프레스닷컴은 스킨이랄지 CSS 등에 거의 무한의 자유를 주던 티스토리닷컴과 달리 뭘 해도 돈을 내야 하는 철저한 상업적 시스템이었다. 자본주의에서 그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당연하기는 하지만, 도메인 세팅, CSS 변경 등 온갖 시시콜콜한 것에 과금을 해놓으니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것은 워드프레스에서 향유하리라 기대했던 다양한 블로그 디자인에 대한 기대와 달리, 워드프레스닷컴에선 믿어지지 않으리만치 적은 수의 디자인만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 수많은 워드프레스 테마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 대답을 찾으려면 불가피하게 워드프레스닷컴을 탈출해 독립 호스팅으로 옮겨야만 했다.

옮기는 문제도 만만한 것은 아니다. 호스팅업체 선정, 워드프레스 설치, 데이터 백업 및 복구 등이 번거로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워드프레스 설치를 가지고 한바탕 쇼를 했는데, 호스팅업체에서 제공하는 자동설치는 wp라는 하위 디렉토리에 설치되기 때문에 루트 디렉토리로 옮기기 위해 팔자에도 없는 SSH까지 써야 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워드프레스닷컴을 탈출하자마자 … 새 세상이 열렸다! 일단 감탄한 것은 수많은 테마의 바다를 마음껏 헤엄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처 의식하지 못 했던 혜택은 바로 또한 수많은 플러그인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건 블로그의 기능을 한차례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신천지였다.

옮긴지 불과 이틀째인데도 벌써 유용한 플러그인을 많이 찾을 수 있다. 게스트북을 만들어주는 Guestbook Generator, SNS에 글을 공유하는 Trackable Social Share Icons, 자료를 백업 및 복구 기능의 Updraft, 모빌폰에서만의 독특한 화면을 즐기게 해주는 WordPress Mobile Pack, 멋진 댓글 시스템 WordPress Thread Comment 등.

하나하나 세팅해가면서 나만의 블로그로 개성 있게 만들어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네티즌은 수다와 공유가 본능이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서웠어요.”

라는 위젯이 한때 블로그 한편에 익살스럽게 자리 잡았던 적이 있다. 사람들이 블로그에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천만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그 이유 중 빠지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유 본능’(이라 쓰고 ‘노출 본능’이라 읽는..?)일 것이다. 대체 온라인에 글을 쓰고 자기만 몰래 몰래 읽는 그런 소심한 분이 몇 분이나 계시겠는가?

결국 사람들은 블로그 포스팅에 대한 ‘반응(reaction)’을 즐기는 것이다. 그 쾌감이 얼마나 크면 “악플이라도 달아 달라”는 것이겠는가? 여하튼 그런 관계로 블로그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서로서로를 엮는다. 마치 싸이월드에서 1촌을 맺는 것처럼 네이버와 같은 블로그들은 친구사이가 되어 일종의 댓글 품앗이까지 하기도 한다. 우리가 소셜네트워크라는 단어에 익숙해지기 훨씬 이전에 이미 그런 식으로 서로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블로그의 댓글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이 블로그는 예외. 어차피 이 블로그는 댓글의 무덤이었어. OTL) 그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소셜네트워크의 대표주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예전에 메타블로그에 찾아가거나 RSS리더로 구독하며 흥미로운 글을 찾아 블로그를 읽고 댓글을 달아주던 댓글 자봉단이 트위터 수다로 기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블로그는 이제 날 샜다. 어차피 나도 요새 140자 이상은 쓰기 힘들어’라고 낙담할 때는 아니다. 아직도 내 생각들을 논리적으로 또는 감성적으로 정리하여 글을 쓰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도구로는 블로그만한 것이 없다. 따지고 보면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마이크로 블로그로 불릴 만큼 ‘타임라인에 따른 개념의 나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 블로그는 이제 듣보잡이 되었습니다.’라는 자괴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 대안 중 하나는 지난번에 소개한 DISQUS라는 소셜 댓글 시스템이다. 트위터같은 SNS로 로긴하여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블로그 댓글이 그 곳에 공유될 수 있기에 더 전파력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른바 ‘반응(reaction)’이라 하여 SNS에 거론된 반응들을 끌어모아주기도 한다.

문제는 이 ‘반응’ 시스템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이 블로그의 경우를 봐도 반응들이 잘 업데이트되지 않는다. 회사 측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여하튼 그런 상황에서 또 하나 써먹어볼만한 좋은 위젯이 최근 생겼는데 트윗믹스에서 제공하는 링크위젯으로 “연관된 트윗을 표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설치도 무척 간단하다. 옵션을 채우고 블로그에 코드를 삽입하면 끝이다.


깔끔하게 구현된 위젯

‘야~ 뭘 그렇게까지 남이 뭐라 하는지 알고 싶냐?’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알고 싶지 않으면 애초에 블로깅을 안하고 도를 닦을 일이었겠지. 법정스님이 사후에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셨다는데 블로거나 트위터러들은 아직 그런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므로 어떡하든 수다를 떠는 공간을 알아내어 그것을 공유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상황인 것이다. 네티즌은 수다와 공유가 본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