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간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이어져 왔던 투자은행 등 자본에 대한 부당한 구제금융에 관한 분노가 엉뚱하게도 국가의 존재의의에 대한 리버타리안적 분노로 이어져 티파티 등 우익운동의 동력이 되어 왔었다. 하지만 이제 한 운동이 그런 흐름을 돌려 실업자, 학생, 노동자, 시민단체들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모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On September 17, we want to see 20,000 people flood into lower Manhattan, set up tents, kitchens, peaceful barricades and occupy Wall Street for a few months. Once there, we shall incessantly repeat our one simple demand until Barack Obama capitulates.[출처]

디자인이 자본주의의 첨단도구로서 현실에서 맡고 있는 이런 ‘악역’을 고발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디자인을 통해 혁명을 꿈꾸는 문화운동 네트워크인 ‘애드버스터스’(www.adbusters.org)에 의해 처음 제안된 것으로 알려진 #OCCUPYWALLSTREET 운동의 요구사항이다. 일단 모여서 텐트를 치고 거리를 점령하여 구호를 외치자는 이 “번개 제안”에 많은 이들이 호응하였고, 어느새 이 제안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 듯 하다.

 

미국의 주류 미디어들은 벌써부터 이들을 “맑시스트”, “게릴라” 등으로 규정하고 있고, 뉴욕경찰은 월스트리트의 주요통로를 차단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주요한 슬로건을 정하지도 않은 무작위적인 모임이고 정치적 축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또한 그러한 만큼 다양한 주장과 요구조건 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 이미 SNS는 거리에서의 행동의 주요한 축이 되었다 –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심정적인 다수의 정서는 거대자본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다. 한 참가자는 “기업이 이 나라에서는 너무 힘이 세다. 이것은 우리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다.” 라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기업가 정치가 아닌 민주주의(Democracy Not Coporatocracy)”라는 슬로건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어쨌든 이들이 내세울 구호에 대한 고민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테이블 위에 “자본주의 타도”나 진부한 유토피아의 슬로건과 같은 카드를 던지고 랠리를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중략] 그러나 우리가 영리하게도 현혹시킬 수 있는 깔끔한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요구를 해나간다면 … 심오한 그 무엇, 그러나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무시할 수 없는 … 미국 정치 시스템의 월스트리트 금융 포획을 조명할 수 있고 실질적 해법으로 마주할 수 있는 그 무엇 … 글래스-스티걸 법의 재제정과 같은 것. [중략] 광범위한 미국인들이 우리를 응원하기 시작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응답하지 않을 수 없고 … 그러면 우리는 우리 모두가 꿈꾸고 있지만 현존하는 힘의 구조의 헌신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급진적 변화를 달성할 수 있는 첫 번째 구체적 단계로 나아가는 미국의 진실에 대한 결정적 순간을 창조할 수 있는 분열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Strategically speaking, there is a very real danger that if we naively put our cards on the table and rally around the “overthrow of capitalism” or some equally outworn utopian slogan. [중략] But if we have the cunning to come up with a deceptively simple Trojan Horse demand … something profound, yet so specific and doable that it is impossible for President Obama to ignore … something that spotlights Wall Street’s financial capture of the US political system and confronts it with a pragmatic solution … like the reinstatement of the Glass-Steagall Act … [중략] until a large swath of Americans start rooting for us and President Obama is forced to respond … then we just might have a crack at creating a decisive moment of truth for America, a first concrete step towards achieving the radical changes we all dream about unencumbered by commitments to existing power structures.[Can we on the left learn some new tricks?]

현존하는 힘의 구조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허위의식의 한 예를 들자면, 재정위기의 극복방법으로 제시되는 복지축소 및 재정긴축을 들 수 있다. 엄연히 재정위기는 심각하기에 재정건전성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수긍한다. 하지만 그 해법이 인민의 일방적 피해로 귀결되는 해법이 당연스럽게 현존하는 힘의 구조를 통한 프로파간다에 의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이 문제다. 그 와중에 부자들의 세금감면은 계속 된다.

SNS와 결합된 21세기 새로운 사회운동이 – SNS가 이슈메이킹을 하기에 좋긴 하지만 여전히 주요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제3세계의, 소위 “약한 고리”를 넘어 서서히 제1세계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 이번 운동의 주요한 특색이다. 이전 세기 국제적인 사회운동이 제1세계, 제3세계 공히 민족주의적, 인권주의적 성격을 보였다면, 이번 운동은 공히 경제위기로 인한 시스템의 혐오라는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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