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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크레이머가 대답하길 “아마도 그럴 겁니다. 아마도요.”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에 대해 여러 유명인들이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팀 로빈스, 수전 서랜든, 마이클 무어와 같은 익히 알려진 진보적 연예인들이 이미 지지의사를 밝혔고, 마크 러팔로와 같은 배우 겸 감독은 광장에서 직접 토론에 참석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다.

이러한 유명인들의 지지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순환 논리적이긴 하지만 유명인들이 지지하기 때문에 유명해지는 이유가 클 것이다. 비슷한 근거이긴 하지만 유명인들은 대개 물질적으로 기득권자이기 때문에, 자기의 계급기반이 아닌 물질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파급효과가 크다.

연예인들보다 더 흥미로운 경우는 비난받고 있는 계급 자체에서의 지지일 것이다. 유명 투자자면서도 월스트리트의 이단아 분위기를 풍겨온 조지 소르소의 심정적지지 발언은 그리 놀랍진 않았지만 어쨌든 이색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유명한 투자자 짐 크레이머가 CNBC에서 한 돌출발언은 더더욱 이채롭다.

“Well I was at one point I’d say further to the left than most, and was part of a series of protests…” Cramer said. He was presumably referring to a time before he embarked on his career as a high-flying hedge fund manager and financier.

“You sound like you have to apologize for that, I don’t think you do,” Faber responded.

“No, just that I think…it’s a different time, and when you thought about that time, the Soviet Union for instance was still a power, so you were really trying to always skirt the notion that you were working for foreign interests when you were against certain issues and Vietnam,” Cramer said.

Melissa Lee then asked Cramer if he were “a twenty year old today, would you be out in Zuccotti Park?”

After a short pause Cramer answered, “probably yes, probably yes.”[Jim Cramer: Occupy Wall Street Would Have Appealed To Me In My Youth]

지난번에도 소개했다시피 투자 전문방송 CNBC는 시위자들을 개차반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CNBC의 “Squawk On The Street”라는 프로의 금요일 방송에서 사회자가 시위에 대한 짐 크레이머에의 의견을 묻자 대뜸 이렇게 대답한 것이다. 영화 월스트리트의 모델인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에서 나온 대답치고는 당황스러울 정도다.

개인적으로 좀 놀란 대목은 “I think…it’s a different time.”이란 대목이다. 예전엔 소련이 엄존하는 냉전의 시대였기에 (그렇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그러므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는 자기고백인 셈이다. 그리고 ‘그럼 넌 오늘 스무 살이었다면 데모에 나갈래?’란 질문에 ‘아마도 그럴 거다.’라고 대답한다.

흥미로운 언급이다. 짐 크레이머는 아마도 냉전의 시대엔 국익논리 때문에 인민의 요구가 억눌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한계를 전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시대’라는 그의 언급은, 사회주의가 망했으므로 자본주의의 승리라며 ‘역사의 종말’을 선언한 후쿠야마의 논리를 역으로 뒤집은 것처럼 여겨진다.

그의 이력을 보면 대학 졸업 후 비교적 성공적인 기자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비교적 정확한 사회인식은 이러한 기자로써의 훈육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지각이 있는 자들이라면 기득권자든 아니든 간에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것이다. 또 하나의 역사가 끝나는 시점일지도 모른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시위를 소재로 한 The Daily Show

진보성향의 토크쇼 The Daily Show with Jon Stewart에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시위에 대해 다룬 에피소드다. 이번 시위에 대한 주류 미디어의 보도태도, 특히 우익 성향의 티파티와 대비되는 그들의 이중성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시위자들을 옹호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뚜렷한 메시지를 모으지 못하고 있는 이 운동의 약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어서 이런 쇼가 생겼으면 좋겠다.

The Daily Show With Jon Stewart Mon – Thurs 11p / 10c
Parks and Demonstration
www.thedailysh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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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upy Wall Street 시위에 대한 미국 주류 언론의 시각

미국의 주류언론에서는 Occupy Wall Street 시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 곱지 않으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 시장의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전문방송 CNBC의 보도태도는 거의 멸시와 조롱에 가깝다. 이들이 시위자를 향해 내뱉는 단어는 “bizarre”, “freaks”, “law-breaking”, “anti-American”, “anarchists”, “more aligned with Lenin.”처럼 한결같이 편견에 가득 찬 단어들이다. 소위 이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은 정당하다고 옹호한 반면, 희생자들인 채무자들을 “suckers”라고 조롱한바 있다.

그들이 비록 주식시장의 기술적 분석이랄지, 더 나아가 경제 사이클의 이론들에 있어서는 시위자들보다 더 잘 알지 모른다(아마 대부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간에 대한 예의는 그러한 기술적 우월함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그렇게 겸손함이랄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고찰과 같은 진지한 고민이 채워져 있지 않은 우월한 지적능력(?)으로 생산되는 금융상품이나 시스템, 메시지는 결국 극소수만을 위한 것들(또다시 그들이 무시하고 있는 이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이거나 현실세계와는 괴리된 이론적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공허한 것들에 불과할 것이다.

작은 교훈 하나 : 조중동이 ㅈㄹ한다고 선진(?)언론 부러워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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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라온 #OccupyWallStreet 시위 사진들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OccupyWallStreet 시위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주요도시로 번지는가 하면, 각계 직능단체 노조원 들이 가세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판 노학연대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있는 시위 관련 사진들을 공유한다.


시위에 참여한 퇴역군인. 우리의 고엽제전우회나 어버이연합과 어찌 이리 비교되는지?(출처)


Steve Jobs의 사망소식을 막 들은 터라 구호가 왠지 묘한 중첩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출처)


이번 시위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구호다. 1%만을 위한 구제금융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구호(출처)


99%를 재밌게 표현한 피켓(출처)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이란 표현을 재치 있게 풍자한 구호(출처)


“계급전쟁이 코 앞에 닥쳤다”는 심각한 구호. 시위자가 쓰고 있는 가면은 이번 시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면으로, 유명한 그래픽노블 V for Vendetta의 주인공이 썼던 가면.(출처)


The Occupied Wall Street Journal! 시위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주류언론을 풍자한 자체제작 신문. 우리도 “점령당한 조선일보”란 호외를 내면 재밌을 듯.(출처)


게이커뮤니티를 상징하는 무지개기. 동성애자들도 참여하고 있다.(출처)


시위 현장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콘 체게바라. 한 사회주의 정당의 피켓(출처)


“또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란 유명한 구호. ‘사회주의 노동자’라는 단체에서 제작한 플래카드(출처)


진보적 연예인으로 유명한 Tim Robbins도 참여했다. 이미 그의 전 부인 수전 서랜든이나 알렉 볼드윈도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 모두 MBC 출연금지 확정!(출처)

#OccupyWallStreet 운동의 시위 동영상 하나

#OccupyWallStreet 운동의 시위 동영상 하나. 조지와싱턴대학교의 법학도라고 밝힌 이 학생은 월스트리트가 부모의 집을 빼앗아갔다며 절규하고 있다. 결국 경찰은 이 학생을 체포한다. 이 학생에 따르면 아버지는 박사학위 등을, 어머니는 석사학위 등을 가지고 있다 한다. 매우 높은 지적수준을 지니고 있는 가족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유색인종으로서 그 정도의 학위를 취득하려면 더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임은 익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더욱 중산층으로 편입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가족인데, 이제 집을 뺏기고 법학도인 스스로도 자기를 체포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만큼 미국 중산층의 위기감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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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간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이어져 왔던 투자은행 등 자본에 대한 부당한 구제금융에 관한 분노가 엉뚱하게도 국가의 존재의의에 대한 리버타리안적 분노로 이어져 티파티 등 우익운동의 동력이 되어 왔었다. 하지만 이제 한 운동이 그런 흐름을 돌려 실업자, 학생, 노동자, 시민단체들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모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On September 17, we want to see 20,000 people flood into lower Manhattan, set up tents, kitchens, peaceful barricades and occupy Wall Street for a few months. Once there, we shall incessantly repeat our one simple demand until Barack Obama capitulates.[출처]

디자인이 자본주의의 첨단도구로서 현실에서 맡고 있는 이런 ‘악역’을 고발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디자인을 통해 혁명을 꿈꾸는 문화운동 네트워크인 ‘애드버스터스’(www.adbusters.org)에 의해 처음 제안된 것으로 알려진 #OCCUPYWALLSTREET 운동의 요구사항이다. 일단 모여서 텐트를 치고 거리를 점령하여 구호를 외치자는 이 “번개 제안”에 많은 이들이 호응하였고, 어느새 이 제안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 듯 하다.

 

미국의 주류 미디어들은 벌써부터 이들을 “맑시스트”, “게릴라” 등으로 규정하고 있고, 뉴욕경찰은 월스트리트의 주요통로를 차단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주요한 슬로건을 정하지도 않은 무작위적인 모임이고 정치적 축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또한 그러한 만큼 다양한 주장과 요구조건 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 이미 SNS는 거리에서의 행동의 주요한 축이 되었다 –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심정적인 다수의 정서는 거대자본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다. 한 참가자는 “기업이 이 나라에서는 너무 힘이 세다. 이것은 우리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다.” 라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기업가 정치가 아닌 민주주의(Democracy Not Coporatocracy)”라는 슬로건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어쨌든 이들이 내세울 구호에 대한 고민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테이블 위에 “자본주의 타도”나 진부한 유토피아의 슬로건과 같은 카드를 던지고 랠리를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중략] 그러나 우리가 영리하게도 현혹시킬 수 있는 깔끔한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요구를 해나간다면 … 심오한 그 무엇, 그러나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무시할 수 없는 … 미국 정치 시스템의 월스트리트 금융 포획을 조명할 수 있고 실질적 해법으로 마주할 수 있는 그 무엇 … 글래스-스티걸 법의 재제정과 같은 것. [중략] 광범위한 미국인들이 우리를 응원하기 시작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응답하지 않을 수 없고 … 그러면 우리는 우리 모두가 꿈꾸고 있지만 현존하는 힘의 구조의 헌신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급진적 변화를 달성할 수 있는 첫 번째 구체적 단계로 나아가는 미국의 진실에 대한 결정적 순간을 창조할 수 있는 분열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Strategically speaking, there is a very real danger that if we naively put our cards on the table and rally around the “overthrow of capitalism” or some equally outworn utopian slogan. [중략] But if we have the cunning to come up with a deceptively simple Trojan Horse demand … something profound, yet so specific and doable that it is impossible for President Obama to ignore … something that spotlights Wall Street’s financial capture of the US political system and confronts it with a pragmatic solution … like the reinstatement of the Glass-Steagall Act … [중략] until a large swath of Americans start rooting for us and President Obama is forced to respond … then we just might have a crack at creating a decisive moment of truth for America, a first concrete step towards achieving the radical changes we all dream about unencumbered by commitments to existing power structures.[Can we on the left learn some new tricks?]

현존하는 힘의 구조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허위의식의 한 예를 들자면, 재정위기의 극복방법으로 제시되는 복지축소 및 재정긴축을 들 수 있다. 엄연히 재정위기는 심각하기에 재정건전성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수긍한다. 하지만 그 해법이 인민의 일방적 피해로 귀결되는 해법이 당연스럽게 현존하는 힘의 구조를 통한 프로파간다에 의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이 문제다. 그 와중에 부자들의 세금감면은 계속 된다.

SNS와 결합된 21세기 새로운 사회운동이 – SNS가 이슈메이킹을 하기에 좋긴 하지만 여전히 주요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제3세계의, 소위 “약한 고리”를 넘어 서서히 제1세계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 이번 운동의 주요한 특색이다. 이전 세기 국제적인 사회운동이 제1세계, 제3세계 공히 민족주의적, 인권주의적 성격을 보였다면, 이번 운동은 공히 경제위기로 인한 시스템의 혐오라는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