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투자 국민의 부담 맞다

청와대는 10월 5일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경협에 필요한 재원과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경협에 소요되는 예상 비용을 다 합해서 그것이 마치 다 국민의 부담이 되는 것처럼 보도한 곳도 일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는 경협투자를 ‘퍼주기’로 매도하는 일부 극우언론들의 날조에 대한 강한 반발로 해석되며 상당부분 청와대의 변명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엄연히 사적자본이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자본주의 국가이다. 그러한 경제체제에서 그 나라의 지도자가 인접국(이 표현 싫어하실 분도 있겠으나 다른 표현 생각 안 나므로 통과)에 대한 대(對)국가 투자를 반대급부 없이 온전히 국가예산을 투입해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체제전복세력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국가가 자원배분을 계획하고 국가가 자원을 투입하는 ‘국가 사회주의’ 체제일 것이다.

물론 어떠한 공론화 과정 없이 특정사업을 거론하여 경협을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는 섣부른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의 세부계획은 이후 여론수렴이나 특히 중립적인 연구기관의 연구를 통하여 사업선정 및 실시계획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는 사회간접자본에의 투자가 현 시점에서 올바른 투자라고 여겨진다. 그것이 남한자본의 자본축적의 일종의 부의 효과(일종의 무임승차)가 있을 개연성이 높긴 하나 이 부분은 사회간접자본 투자시 그러한 후방효과를 감안한 엄밀한 사업자 선정과 실시협약 체결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지적하고픈 문제는 천 대변인이 “참여정부 들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임대형 민자사업(BTL)이 활발해졌는데 (도로와 철도 투자에 있어) BTL 투자방식도 재정경제부에서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BTL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국민의 부담이 맞다.

이 부분을 세밀히 살펴보기 위해 BTL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BTL 이란 Build-Transfer-Lease 의 준말이다. 즉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짓고, 시설의 소유권을 국가에게 넘기고(이 부분이 매우 미묘한 부분이다. 남북한 중 누가 신설 시설의 소유권을 갖는가? 결국 BTL방식이라면 남한 정부가 소유권을 가져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 무상사용권을 민간사업자가 다시 정부에게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그리고 임대료는 민간이 정부와 협약한 수익률의 미래가치로 환산하여 받는다.

왜 참여정부 들어 BTL 방식이 활발해졌는가? 그것은 일종의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이 목적이었다. 또한 하수관거, 학교 기숙사, 군인막사 등 개선이 시급한 사회기반시설을 투입할 재원마련이 어렵게 되자 미래 세수를 담보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앞서의 시설들이 BTL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고 이에 많은 건설사와 금융권이 자금을 투입하였다. 정부는 향후 몇 십년간 이들이 투입한 자금을 수익률(이자의 개념으로 보면 됨)을 더한 값으로 임대료를 지불한다. 일종의 우발채무인 것이다. 임대료 지불의 재원은? 앞서 말했듯이 세금수입, 결국 국민의 돈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도로와 철도를 BTL로 짓는다면? 그것은 남한 땅에 하수관거를 짓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하수관거는 내가 사는 지역에 건설되어 나의 효용을 증대시킨다. 민영화로 추진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나의 효용증대를 나의 세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은 원인자부담원칙에 부응한다.

그런데 북한에 도로를 건설하면 내가 혜택을 볼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거의 대부분의 효용은 북한에 사업을 하는 기업에게 돌아간다. 잘하면 일부 북한 주민도 혜택을 입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업을 BTL로 하자니 그럼 기업이 사회간접자본의 혜택을 누리는데 임대료는 내가 내는 꼴이 된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직접적으로는 BTL의 임대료 지불주체가 북한정부가 되면 될 것이다. 그들의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정부의 채무부담 능력이나 의지를 봐서는 실현가능성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만들어진 도로나 철도를 이용하는 이용자들(대부분이 대북 투자기업들)에게 사용료를 걷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정부가 수요위험을 떠안는 위험이 있다. 만일 향후 도로나 철도 수요가 당초 예상에 못미칠 경우 그 위험은 남한 정부가 질 확률이 높다. 또한 도로 건설의 주체와 이용의 주체가 비슷할 개연성이 높으니 아예 총괄적인 개발과 이용을 염두에 두는 편이 좋다.

요컨데 결국 북한의 도로와 철도 건설산업은 BTL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선의 방식은 바로 환경오염에 관한 논의에서 많이 등장하는 ‘오염자부담원칙(polluter pay principle)’이다. 시설을 이용할 이들이 짓게 하는 것이다. 즉  북한에 자본을 투입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활용하여 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총량적인 건설계획 및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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