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유리한 FTA라면 체결해도 되지 않을까

국내 언론이 거의 주목하지 않는 가운데 또 하나의 자유무역협정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캐나다의 FTA가 바로 그것이다. 양국 간의 협의는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었다. 현재는 협상의 최종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아려져 있다. 양 협상단은 최근 오타와에서 협상을 진행했고 11월 말에 12차 협상을 위해 서울에서 모일 예정이다.

캐나다는 아시아에서 미국에 대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자국에 유리한 협정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년 말 협정체결을 목표로 했던 캐나다 정부는 ‘몇몇 돌파구(some breakthroughs)’를 돌파하지 않으면 굳이 시한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노조(CAW : Canadian Auto Workers union)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의회에 FTA가 상정되더라도 야당으로 하여금 비준을 거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조는 FTA가 체결될 경우 캐나다 전역에서 3만3천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일자리 손실은 캐나다 전역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는 현재 캐나다의 대(對)아시아 주요수출 품목이 노동집약적인 상품이 아닌 원자재인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은 거의 고용효과가 높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자동차, 컴퓨터, TV와 같은 공산품일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CAW의 저항이 거센 이유는 양국 간 자동차 수출입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는 자동차 및 관련부품을 수입하는 양의 153배를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는 8%의 관세 면제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없거니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현 상황을 캐나다의 노동자들이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판단할 때 한미FTA나 한-EU FTA와 달리 한국(정확히 말해서 한국의 기업)이 한-캐나다 FTA에서 더 많은 이득을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은 각국이 처해 있는 산업구조, 수출입 정책, 문화 그리고 각종 비관세 장벽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미FTA는 반대하고 한캐나다FTA는 찬성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그렇지 않다고 본다. 진정한 자유무역협정이라면 자유무역의 이론을 닦으신 아담 스미스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바대로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도가 되어야 함에도 현재의 FTA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 심지어는 네가티브섬 게임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A와 B의 특정 국가 간의 FTA에서는 A국가의 산업부문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일자리를 앗아간다. 그렇다고 그것이 B국가의 신규 고용창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유치산업이 아니고서야 인당 생산성이 산술평균에 맞춰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고정자본이 어느 정도 축적된 상태에서는 노동력은 그에 비례해 늘지 않는다. 특히 B국가의 기업들은 모자란 부분을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노동자를 고용하는 식으로 노동의 유연성을 높일 확률이 크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인 것이다.(EU에서 농업보조금을 받고 있는 농민층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요컨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계속 추진되고 있는 FTA의 최대 피해자는 당사국의 근로계층일 확률이 크다. FTA는 기업에게 전 세계를 활보하고 다닐 수 있는 가속기를 붙여주지만 노동의 활동성은 그보다 훨씬 떨어지고 지역의 산업구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공장을 옮겨버리지만 노동자와 농민은 터전을 떠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아니면 외국으로라도 가서 설움 받아가며 일할 도리밖에 없다.

 일단 현재의 FTA가 ‘자유’무역협정이 아님은 분명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생의 FTA가 맺어지려면 그 FTA는 그것의 발효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입는 이들에 대한 분명한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수혜의 차원이 아닌 ‘잃어버린’ 생계수단에 대한 정당한 보상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7 thoughts on “한국에 유리한 FTA라면 체결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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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epay's

    국가의 논리는 쌀을 내주고 헨드폰을 팔겠다는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찬찬히 읽어보니 참 좋은 포스팅 입니다. 묻히기엔 아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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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빨강머리앤

    제가 알기로는 대한민국 아니 한반도 전체가 살길은 자유무역협정이라고 생각하는데 ..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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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한미FTA에서 가장 큰 수혜종목으로 여겨지는 자동차의 현재 관세가 2.5%랍니다. 가격으로 치면 200~500달러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그게 과연 그렇게 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갑다 하는데 문제는 자동차 회사의 그런 이익이 국부의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언론에서 귀족노조라 불리는 현자노조 소속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겠죠. 쥐꼬리만큼이라도요. 하지만 그외 현자의 파견노동자들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그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가..

      나아가 FTA의 직접 피해자인 농민에게 현자가 쌀 한톨이라도 팔아줄 것이냐라고 물으면 회의적이겠죠. 또 다시 시장경제원리에서 그런 망발이 어디 있냐고 떠들어댈겁니다. 한마디로 약자에 대한 보호가 없는 자유무역협정이라는거죠.

      물론 정부차원에서 보조해주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농정은 대체로 농민망하게 하는 이상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고 보조금마저 엉뚱한데로 새버리는 한마디로 있으나 마나 사람 열받게 하는 보조금이었더랬습니다. 그리고 막말로 현자나 삼성반도체가 이익이 되고 농민이 피해가 가는데 그 피해구제는 또 왜 국민의 세금으로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음.. 말하자면 끝이 없겠는데 다소 흥분했네요. 🙂

      이런 부분이 사실 답답합니다. FTA는 체결되었는데 아직도 정부는 FTA찬양일색이지 팩트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니까 말이죠.

      암튼 좋은 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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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oONFLOWer

    의외로…대한민국 정부는 FTA에 제대로 실패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반면 호주정부는 미국과의 FTA에서 꽤나 이득을 본 축에 속하구요. 뭐 전문분야는 아니라서 말할바 못되지만…세금 낭비한다는 느낌이 매번 듭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주말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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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국민들이 FTA에 대해 무지한 것은 언론 책임이라고 봅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전하지 않고 온갖 왜곡이나 일삼으니 생업에 바쁜 국민들이 그 어려운 계약서의 정체를 파악이나 하겠습니까?

      지금과 같이 한심한 국회가 FTA까지 개념없이 비준해버린다면 참 미래가 우울해집니다.

      그래도 주말은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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