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이라크 전쟁의 대차대조표

■ 들어가는 말

10월 11일 부시는 라디오 연설에서 ‘미국은 이라크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테러리스트의 저항을 막아내고 있다’ 고 말하면서 현재 이라크에는 미국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 활기가 되살아난 시장, 그리고 상품으로 가득 찬 진열대 등 경제부흥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혜택은 곧바로 이라크 국민에게 갈 것(“the benefits of which are flowing directly to the Iraqi people”) 이라고 말했다. 더 들어볼 것도 없이 Bullshit 이다.

■ 이라크는 정말 살아나고 있는가?

UN과 월드뱅크는 금년에 이라크 경기는 22% 위축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1980년에 이라크의 연평균 소득은 3,000달러를 넘어섰다. 2001년 지난 10여 년 간 지속된 유엔의 경제제재 등으로 인해 소득은 1,020달러로 줄었다. 금년은 어떨까? UN은 미국의 침공으로 말미암아 450달러에서 610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무도 2004년에 사태가 호전되리라고 예측하고 있지 않다. 일을 할 수 있는 이라크 성인 중 70%가 실업 상태이다.

Bechtel 회사의 엔지니어 말에 따르면 전전(戰前)에 비해 바그다드의 전기공급은 반으로 줄었고 물은 25%이상 더 오염되었다고 한다. 처리되지 않은 오염된 물이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으로 곧바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통신체계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도시의 많은 지역들이 아직도 전쟁의 폐허와 약탈에 방치되어 있다. 연료의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풍토병으로 사망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영양실조는 심각한 지경이다.

한편 10월 11일 인디펜던트지의 Patrick Cockbur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중 게릴라에 대한 정보 수집에 비협조적이었던 농부들에 대한 징계조치의 일환으로 이라크 중부에 위치한 그들의 오렌지, 레몬 농장들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한다. 이 사건은 지난 달 바그다드로부터 약 50마일 떨어져 있는 Dhuluaya는 마을에서 벌어졌는데 이로 인해 32명의 농부와 그들 가족의 생활터전이 처참히 파괴되었다.

이것이 부시가 말하는 ‘미국으로 도움을 통해 이라크 국민들에게 돌아갈 혜택’ 인가? 다음은 그 미국의 도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 누가 계산을 잘못했는가?

부시는 최근 예산위원회로부터 186억 달러의 전쟁재건비용의 집행을 승인 받았다. 그런데 예산승인이 있던 같은 날 발표된 UN과 월드뱅크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필요한 전쟁재건비용은 90억 달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되어 있다. 미국의 도움이 다른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기대해도 좋은가? 부시가 어디에 얼마만큼 더 은혜를 베풀려는지 따져보기로 하자.

부시는 이라크의 전력시스템의 재건을 위해 57억 달러를 요구했다. UN과 월드뱅크의 보고서에는 24억 달러면 충분하다고 한다. 상하수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해서 부시는 38억 달러를 요구했다. 보고서는 19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계산법을 사용했기에 이렇게 양측의 추정치가 천지차이가 나는 것일까?

미국은 UN의 이 보고서에 대해 코피 아난 과 유럽의 의도된 반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금액 차이에 대해 미국 관리는 자신들의 예산은 18개월 간의 집행비용이고 UN의 추산은 12개월이라며 단순비교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한다. 하지만 그들이 승인 받은 예산은 2003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의 예산이다.  

■ 전쟁의 진정한 수혜자는?

그렇다면 어쨌든 이렇게 여유 있게 승인 받은 예산이 과연 부시의 말대로 이라크 국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인가?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이 미국에 의해 지명된 25명으로 구성된 이라크 통치회의조차 현재 각종 인프라스트럭처의 계약이 가격이 비싼 외국업자 – 거의 미국 – 들과 체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이라크 경제인이 그 계약을 수행할 경우 훨씬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 회의의 쿠르드족 대표인 Mahmoud Othman 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명성이 없다. 이에 관해 무슨 조치가 있어야 한다. … 많은 미국의 돈들이 낭비되고 있다. 나는 우리가 희생자이며 미국의 납세자 역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이쯤 되면 부시의 라디오 연설이 새까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전쟁의 재건으로 인한 진정한 수혜자는 공화당 매파와 끈끈한 스와핑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Bechtel이나 Halliburton 과 같은 기업들이다. 부시를 비롯하여 딕 체니, 도널드 럼스펠드 등 현재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미국의 유수 기업들의 임원으로 활동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전력(前歷)과 현재의 행보에서 부시 행정부와 자본의 추악한 스와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단순히 ‘재건’ 비용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부시는 그가 승인 받은 총 870억 달러의 예산 중에 660억 달러를 군비로 쓸 계획이다. 그런데 이 돈은 참전군인이나 그들의 가족에게 돌아갈 돈이 아니다. 그들의 월급은 국방부의 정기예산에 이미 다 반영되어 있다. 이 돈들 중 상당부분은 아마도 식량, 연료, 군수품을 공급하는 민간군사기업의 저금통으로 들어갈 것이다.

■ 맺는 말

개전비용 790억 달러를 포함해 현재까지 미행정부가 사용한 혹은 사용하도록 승인 받은 돈은 총 1,6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시의 말대로 이 돈이 정말 이라크 국민들에게 지출되었다면 – 혹은 그 10분의 1만이라도 – 이라크에서의 강력한 저항은 상당수 줄어들었을 것이다. 오히려 많은 순진한 이라크 인들은 비록 그들이 자신들의 가족을 죽였다 할지라도 미군을 자유수호자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그 대부분의 돈이 이라크 인도 아닌, 미국의 납세자들도 아닌, 공화당 매파와 더러운 유착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손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라크 내에서의 강력한 저항이 결코 일부 극렬분자 혹은 사담 후세인 추종자의 광기가 아니라는 사실과 이 전쟁이 이라크의 독재자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 삼아 미국의 납세자와 이라크 민중을 등쳐먹는 극우파와 자본가의 사기극 임을 말해주고 있다.

** 이 글은 World Socialist Web Site( http://wsws.org )의 이라크 관련 기사들을 참조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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