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돈버는 법, 최신버전

그러나 그리스의 경우에 미국의 은행가들은 가상의 환율을 통한 특수한 종류의 스왑을 고안해냈다. 이를 통해 그리스는 100억 달로 또는 엔에 해당하는 실질적인 유로의 시장가치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수취할 수 있었다. 그러한 방식으로 골드만 삭스는 비밀스럽게 그리스를 위해 10억 달러의 추가신용을 조성해주었다.

일종의 스왑을 가장한 이러한 신용은 그리스의 부채 통계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로스타트의 보고 규정은 금융 파생상품과 관련한 거래들을 통합적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마스트리흐트의 규정들은 스왑을 통해 법적으로 완벽하게 회피할 수 있습니다.” 한 독일인 파생상품 딜러의 말이다.

몇 년 전에 이탈리아는 또 다른 미국 은행의 도움을 받아 진짜 빚을 감추는 유사한 트릭을 썼다. 2002년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GDP의 1.2%에 달했다. 유로스타트가 2004년 9월 자료들을 검토한 후, 이 비율은 3.7%로 조정되었다. 현재 자료에 따르면 5.2%다.

때가 되면 그리스는 그들의 스왑 계약들을 상환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재정적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권의 만기는 10년에서 15년까지이다. 골드만 삭스는 이 계약들에 대해 천문학적인 커미션을 받았고 2005년 한 그리스 은행에 이 스왑 들을 팔았다.[How Goldman Sachs Helped Greece to Mask its True Debt]

국가가 자신의 부채를 꼬불치는데 투자은행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한 슈피겔의 기사다. 골드만 삭스는 전형적인 통화 스왑에 특수한 조건을 끼워 넣어 거래당사자 중 어느 일방의 – 이 경우엔 그리스 정부 – 채무가 적게 보이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슈피겔의 설명이다. 그 정확한 구조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하튼 그리스가 이러한 꼼수를 부린 배경은 마스트리흐트 조약에서 EU 가입국에 요구하고 있는 조건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가입국들의 재정적자는 GDP의 3%를 넘을 수 없고, 이를 초과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 유럽이 경제공동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이겠지만 사실상 경제의 여건이 현격히 다른 국가들이 일률적으로 지키기에는 벅찬 조건이었다.

골드만 삭스는 고객의 그런 고충을 간파하고 적정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켜주었다. 진정 뛰어난 투자은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그 서비스가 당장의 수요는 충족시키지만 궁극적인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기기묘묘한 스왑 계약을 맺어도 갚아야 할 돈이 사라지는 법은 없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의 부채는 금융위기를 지나오면서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IMF는 선진경제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07년의 75%에서 2014년에는 115%까지 늘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나라는 사실 그리스를 포함한 PIGS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이다. 엄한 돼지만 탓할 상황은 아니다.

4 thoughts on “골드만삭스가 돈버는 법, 최신버전

  1. foog

    그리스가 유로존에 편입된 직후인 2001년 골드만삭스는 그리스 정부가 통화 스왑의 방식으로 EU의 규제를 피해 수십억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했다. 그리스 신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 ’아이올로스’로 명명된 이 계약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빌린 자금은 부채로 계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는 재정적자를 감시하는 EU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의 눈을 피해 과도한 지출을 계속할 수 있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14/20100214002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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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ngback: foog.com » 유럽 상황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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