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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파생상품, 유로스타트, 그리고 골드만삭스

그리스의 경우에 미국의 은행가들은 가상의 환율을 통한 특수한 종류의 스왑을 고안해냈다. 이를 통해 그리스는 100억 달로 또는 엔에 해당하는 실질적인 유로의 시장가치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수취할 수 있었다. [중략] 일종의 스왑을 가장한 이러한 신용은 그리스의 부채 통계에 나타나지 않았다. [중략] 때가 되면 그리스는 그들의 스왑 계약들을 상환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재정적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권의 만기는 10년에서 15년까지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계약들에 대해 천문학적인 커미션을 받았고 2005년 한 그리스 은행에 이 스왑 들을 팔았다.[How Goldman Sachs Helped Greece to Mask its True Debt]

일반인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러한 파생상품 거래가 오늘날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그리스의 경제위기의 한 국면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교묘한 스왑 조건이 담긴 이 거래 등을 통해 그리스는 부채를 기술적으로 감출 수 있었고, 이에 따라 그리스는 엄격한 재정요건을 요구하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조건을 충족시켜 유로존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그후 그리스의 신용도는 비정상적으로 상승하였고 종국에는 갚지 못할 엄청난 돈을 서구 은행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었다.

Loudiadis의 지시를 통해 골드만은 그리스가 발행한 채권이 실제의 금액보다 적어보이도록 역사적인 환율로 책정된 달러나 옌과 스왑을 행하였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 스왑들을 통해 그리스는 국민 계정에서 약 2%의 부채를 사라지게 했다. [중략] Christoforos Sardelis는 블룸버그 뉴스 에이전시에게 Loudiadis가 소위 “맛보기 이자율(teaser rate)”이라 알려진 스왑 또는 3년의 거치기간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관리는 3개월 후에 이 거래가 그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Greek debt crisis: Goldman Sachs could be sued for helping hide debts when it joined euro]

이 기사를 통해 거래의 대강을 짐작할 수 있다. 즉, 그리스는 국채를 역사적으로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달러 등과 스왑 또는 3년 동안 비용 없이 발행한다. 그렇게 되면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로 계산되는 재정상황에서 부채는 과소평가된다. 그러면 거래상대방은 이 기간에 발생한 손실을 언제 보충할까? 아마 남은 기간에 할증된 거래조건으로 되받게 될 것이다. 필시 더 좋은 환율에 기간 동안 발생한 이자까지 포함해서 받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리스는 유로존에 가입하게 되었고, 채권자는 좋은 조건에 채권을 인수했고, 골드만삭스는 거래를 성사시켜 주면서 막대한 수수료를 받았다. 모두 다 행복한 시기였다.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유럽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는 오프마켓스왑(off-market swaps)을 통해 부채의 표면상의 크기를 줄이려 했던 그리스 재정부의 시도를 알지 못했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러나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리스의 골드만과의 거래는 유로스타트의 2002 회계 기준의 청사진과 유사하다. [중략] 2002년 전에는 이러한 거래는 유럽의 회계원칙에서 회색지대에 속했다. [중략] 2002년 5월 ESA95 회계원칙의 발표는 피가의 우려에 대한 명백한 답변이었는데, 그러한 거래를 허용하는 한편 국가채무의 표면상으로 어떻게 줄여서 산정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용례를 제공하였다.[Eurostat rules described ‘Greek-type’ swap]

한편 이러한 거래의 합당성 여부를 감독해야 할 유로존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인용기사에 의하면 유로스타트는 2002년 회계원칙 발표를 통해 회색지대에 속했던 해당 거래의 모호함을 제거하는데 기여했다. 한편 앞서 인용한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유로스타트는 이러한 거래를 2008년에야 금지시킨다. 하지만 유로스타트에 주장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때에도 해당 거래 사실을 유로스타트에 보고하지 않았다. 결국 적어도 2008년까지는 부채를 축소산정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는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거나 정당하였고 2008년 이후 그리스의 보고의무 해태가 문제시될 수 있다는 잠정적 결론에 이르게 된다.

2009년 Ethos는 포르투갈의 국유 철도/지하철 기업인 Metro do Porto와 협업하기 위한 계약을 따낸다. 계약들과 관련한 의회 조사국에서 발간한 문서에 따르면 Jabbour 씨의 임무는 1억2천6백만 유로에 대한 이자율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그 대신 다른 포인트에서 당초의 대출 자체보다도 훨씬 더 큰 손해를 초래한, 골드만삭스 및 노무라와 맺은 한 쌍의 상쇄 파생상품 계약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당시 골드만과 노무라는 Metro do Porto에게 계약의 동일한 요소를 취소하려면 2천6백만 유로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Jobbour 씨는 이들을 재구조화하여 골드만과 노무라에 그 돈을 지불하는 대신 거래의 상쇄 부문을 최소하는 대가로 Metro do Porto가 거의 2천만 유로를 벌어들이게 하는데 도움을 줬다. [Banker in Middle of Fight Between Goldman Sachs and Libya]

Jaber George Jabbour는 Ethos 캐피털 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8년에 골드만삭스에서 잘렸다.(또는 자발적으로 사퇴했던지) 이후 그는 “은행들이 스왑 같은 복잡하고 구조화된 거래에서 공공기관을 우롱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공공기관에 도움을 주는 자문사를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인용기사처럼 포르투갈의 국유기업이 투자은행에 돈을 무는 대신 오히려 돈을 벌며 계약을 해소하게끔 해주었다. 그런데 인디펜던트의 기사에 따르면 바로 이 사람이 그리스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모두가 행복했지만 파국을 몰고 왔던 이 거래에서 과연 골드만은 어떤 비용을 치를지 자못 궁금하다.


골드만삭스가 유럽 금융계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출처)

골드만삭스의 투자 실패 사례에 대한 단상

협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콜롬비아에 있는 석탄 광산들을 손해를 보고 팔아치우는 협상 중에 있다고 Ianthe Jeanne Dugan이 보도했다. 골드만은 저항, 하락하는 석탄 가격, 환경법, 상업은행이 원재료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Fed의 고려 등에 직면하고 있어, 그들의 투자에 대해 성과를 올리지 못할 위험에 처해있다. 골드만이 발전소와 알루미늄 저장 비즈니스를 매입하던 즈음에 했던 거래 중 하나가 원자재의 생산자로서의 은행의 미숙한 경험의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은행은 원자재 거래와 관련한 금융도구, 그리고 그들의 고객을 위한 상품에서의 시장 조성은 계속할 것이다. 그들의 상품운용은 2013년 매출 중 15억 달러로 이는 2009년의 34억 달러에서 감소한 수치다.[Goldman Sachs May Sell Coal Mines -Energy Journal]

투자은행이 1, 2차 산업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투자은행의 역사로 보건데 이들은 주식 또는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성하고자 하는 산업계나 국가를 상대로 주식 및 채권을 언더라이트하고 이를 시장에 내다팔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를 위주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선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금융업이 커지면서 고유계정으로 직접 투자를 실행하는 비즈니스까지 확대되었지만 이 역시도 주로 금융상품을 – 실물투자를 자산으로 깔고 있다 할지라도 – 위주로 투자하였다.

투자은행이 인용문에서처럼 직접 실물자산의 주인이 되어 투자를 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인용문에 그 이유가 잘 나와 있다. 골드만이 투자하고 있는 석탄 광산들은 평판 리스크, 가격 리스크, 법률/규제 리스크 등 열거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가 전부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인 조건으로 설계된 금융상품이라면 이러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헤지되어 있었겠지만 골드만이 실질적 주주로 실물투자를 하고 있다면 그는 기업경영자처럼 모든 리스크를 다 감내하며 사업을 경영하여야 한다.

업계/업종을 뛰어넘는 투자는 사실 증권화 추세와 맞물려 이미 상당 정도 진행 중이다. 투자행태에 있어 좀 더 자유로운 PEF는 이런 종류의 투자를 자주 실행한다. 다행히 투자자가 업태를 잘 이해하고 흐름을 잘 타면 성공적으로 수익을 실현하겠지만 때로는 인용기사처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투자자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수익률을 쥐어짜는 방법을 택한다. 인력감축을 대표로 하는 구조조정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확실히 손바꿈이 잦은 금융투자자의 투자라면 더 만만한 수단일 것이다.

보다 자세한 소식은 여기로

체제가 체제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 월스트리트의 경우

최근 뉴욕의 연방지방법원 판사인 Jed S. Rakoff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 시티그룹 간의 2억8,500만 달러에 달하는 법원外 합의를 거부하였다. 그 대신 이 판사는 당사자들이 내년 7월 있을 재판을 준비하도록 명령하였다. Rakoff 판사는 해당 명령을 내리며 당사자 간의 합의가 “(공정하지도, 이성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으며, 공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is neither fair, nor reasonable, nor adequate, nor in the public interest)” 말했다.

SEC는 시티그룹이 지난 2007년 몰락해가는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10억 달러 어치 팔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 시장의 반대매매를 활용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었다. 이 사건은 여러모로 5억5천만 달러의 법원外 합의에 도달한 골드만삭스의 케이스를 연상시킨다.(당시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John Paulson 의 기이한 행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여기를 클릭) 어쨌든 시티그룹은 혐의에 대해서 긍정도 부정도 안한 채 이 엄청난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

한편 Tim Fernholz라는 칼럼리스트는 The New Republic이라는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Rakoff 판사의 행동이 어떤 “상징적인 승리(a symbolic victory)”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회의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 그가 이런 의견을 내놓는 근거로는 1) 화이트칼라의 범죄는 성공적으로 죄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은 문제이며 2) SEC가 그 많은 금융권의 범죄를 법정에서 증명해낼 수 있을만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는 등이 있다. 대의는 동의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논지다.

SEC 의장 Mary Shapiro는 의회에 위기 이후 이어지는 새로운 의무와 케이스를 다룰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해주도록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이후, 그들은 규제자에게 더 많은 돈을 주기를 거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기관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SEC의 비판자는 이 기관이 케이스들을 법정에서 다루지 않으려는 것은 순전히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에서의 시각은 이 기관이 순전히 주요은행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자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대부분의 케이스는 두 명의 변호사와 한 명의 준법률가가 다루고 있어요.” 이 규제자에 친숙한 한 월스트리트 변호사의 이야기다. “그들이 케이스를 가지고 한 판 붙으려고 하면 돈질을 하는 누군가에 의해 파묻혀버릴 겁니다.”[Why the SEC Will Soon Be Prosecuting More Cases Against Big Banks—And Losing]

그의 이야기는 판사의 행동은 이상주의적 행동일 뿐, SEC가 하는 대로 여론을 등에 업고 협상력을 키워나가 법정 밖에서 합의를 하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이야기다. 비록 그 합의금이 은행들이 벌어들인 돈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그의 말에 일부 공감하는 바이지만, 바로 이러한 현실은 역으로 현재의 사법체계와 감독체계의 근본적 한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한 돌파구로 대중이 찾은 것이 거리에서의 행동이다.

2011年10月11日(火) ~ 2011年10月16日(日)

2011年10月16日(日)

US passes trade pact with South Korea http://www.bbc.co.uk/news/business-15285067 BBC의 한미FTA 관련 보도

2011年10月14日(金)

금융노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핵심라인에 있었다”며 현재 론스타의 적격성 심사를 일부러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 http://bit.ly/nfD1rr

미국에서의 금융계와 여타 산업계의 임금 변화 추이 비교 http://nyti.ms/rtAPJJ

Photo: Dang, that poster looks familiar. Oh, yeah: http://tumblr.com/ZiMQByAec5d3 #occupywallstreet

2011年10月13日(木)

경제학에서 회자되는 7가지 거짓말 Robert Reich http://bit.ly/nI5J9S

다음 주에 골드만삭스가 1999년 상장된 이래로 처음으로 2/4분기에 영업손실이 났음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군요. 투자은행의 전성기는 저물어 가는 듯. http://bloom.bg/pTFMy1

이정희 “이 대통령의 이 부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서울시장 당시 그린벨트를 스스로 판단해서 해제하셨던 데에 있다. 어떤 개발이익이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알고계신 상황이고 더구나 나랏돈을 이미 썼다는 것” http://bit.ly/nq1XaA

미의회가 한미FTA를 이제야 일사천리로 진행한 사정. 무역조정지원, 일자리 창출이라는 프로파간다, 노조의 반대, 오바마의 재선 전략, 공화당의 복안 등의 복합적인 함수의 상관관계에 대한 시사인의 분석. http://bit.ly/qm3CKZ

월가 분노 부른 양극화, 한국도 이미 위험수위 | 동아일보가 월가 시위를 보도하는 태도가 경향 등 “진보”언론의 수위를 넘을 정도로 급진적이다. 이 참에 좌파언론 커밍아웃하려는 것일까? http://bit.ly/nm9PV8

Photo: 세계지식포럼에 관한 매경기사. “한마디로 놓치지 않으려는 듯”에서 왼쪽 분은 빼셔야 할 듯~ http://tumblr.com/ZiMQByAbhyb5

2011年10月12日(水)

미국과 달러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유로존. 리만의 위기에 버금가는 그리스 디폴트 위기에 대응하는 그들의 자세. 위기 해소를 위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일정을 잡기 위한 컨센서스를 이루기 위한 각국의 이해를 구하기로 합의.

2011年10月11日(火)

이창우 한국FTA연구원장 “평가는 최소 10년후에… 협정 약점은 끝없이 보완해야” http://bit.ly/pIAzv8 일단 폭주기관차에 올라탄 후 브레이크도 고치고 지붕도 갈고…

@your_rights 동구 자본주의화의 기수 제프리삭스가 이번엔 미국 자본주의의 수호자로 나서려나 보군요. 세상이 많이 변했네요.

남유럽 위기가 어떻게 서유럽 은행들에 전파되는지에 대한 경로를 설명해주는 슈피겔 기사 http://fwd4.me/0DTn 금융시스템은 각 단계별로 위험을 분류하고 어떤 노치에 이르면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규정때문에 위험이 증폭된다

나경원 “외환은행은 당시 부실금융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실금융기관으로 간주한 것은 문제.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 취득 후 미국 법인과 지점을 폐쇄했기 때문에 미국내에서도 금융회사나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다” 나경원 의원의 론스타 비리에 관한 지적은 정치적 공세의 개연성이 있었겠지만, 바른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런 지적은 지지한다. http://qr.net/fb9q

한나라당, 소득과 관계없이 무상급식 확대실시한다는 복지당론 추인. 나경원 측도 수용. 오세훈의 보수아이콘쇼는 세금을 낭비한 생쇼가 되었고 이를 지지한 나경원 씨는 무소신의 권력추구자일뿐. 아무도 사과하지도 않고~ http://qr.net/fb9i

그린비출판사 블로그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 취재기 http://bit.ly/nXhcUr

감사원은 국가재정법 개정으로 2011 회계연도부터 발생주의·복식부기 회계제도를 새로 도입함에 따라 인력 부족 타개 위해 회계법인을 보조적으로 참여시켜 각 부처 재무제표를 감사키로 http://bit.ly/oRbuwi 감사원은 해당 조처 철회하라~

“우월함의 문화(culture of excellence)”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집트 나일강(江)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다는 이 표현은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Darrell Issa 는 악명 높은 John Paulson 이 취한 어떠한 행위에 대해 ‘악어의 눈물’로 간주한 모양이다. 아니 더 나아가 그보다 더 악질적일만큼 교묘한 투자행위로 간주한 모양이다.

Issa 의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제소한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 설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John Paulson이 지난 2007년 저소득층 대출과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 ‘책임감 있는 대출 센터(the Center for Responsible Lending)’에 1천5백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러한 행위는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쇼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Paulson은 CRL에 기부하여 이 단체가 “은행들로 하여금 자격 없는 대출자에게 더 많은 악성대출을 실행하는데” 일조하려는 의도를 가졌고, 이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몰락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것이 Issa 의원의 생각이다. 즉, 은행이 악성대출을 하면 할수록 CDO의 하락에 베팅한 Paulson의 몫이 커지는 것이다. 그는 현재 Paulson에게 편지를 보내 보다 자세한 기부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한다.

이에 대해 반론을 펴는 이들의 의견에 따르면, Paulson이 CRL에 기부한 시점인 2007년에 ABS에 투자한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들이 파산하는 등 이미 시장이 망가지는 상황이었으므로 그러한 행위가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집값도 이미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던 시점이기도 하였다. 또한 CRL의 대변인은 Paulson이 기부한 돈을 유실처분에 직면한 가족들을 돕는 법률비용으로 썼다고 밝혔다.

Issa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 별로 그런 생각은 안 들지만 – 매우 흥미로운 투자행위라는 생각이 우선 들고(예를 들자면 노조가 파업중인 어떤 회사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파업투쟁기금을 내면 비슷한 행위일까?), 이미 정치권의 “큰 손” 후원자로 알려진 John Paulson의 전방위적인 기부 스타일도 흥미롭다. 자신의 학교에도 거액의 발전기금을 냈다지만 CRL에로의 기부는 확실히 다른 기부와는 다른 느낌이다.

즉,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일조한 CDO의 설계에 관여하고, 그 시장의 붕괴에 돈을 걸고, 동시에 그 시장의 붕괴로 고통 받을 이들을 위해 자신의 돈을 기부한 것이니, 이는 어떻게 보자면 약간은 정신분열적(?)이고 전지전능한 창조주적 마인드가 아니고서는 쉽게 이해가 안가는 – 이기적이고 일면적인 나로서는 –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얼마 안 될지 몰라도 180억원에 달하는 씀씀이가 놀랍기도 하다.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등에 몸담았다가 이들을 비판하는 좌익 컬럼니스트로 전향한 Nomi Prins는 그의 저서 “It Takes A Pillage”에서 골드만에는 확실히 남들은 느낄 수 없는 “우월함의 문화(culture of excellence)”가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골드만과 함께 일했던 John Paulson도 일종의 선민의식에 가까운 이 우월감을 공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류의 순방향, 역방향, 그리고 그 치유에 기꺼이 돈을 쓸 수 있는 그 우월감.

그 우월감이 부러우면 진건가? 🙂

CDS 라는 희한한 상품

In wide-ranging testimony, Lord Turner also said that regulators should seriously consider preventing investors from buying credit default swaps on both corporate and sovereign debt unless they are using it to hedge an existing investment.
While downplaying the role played by so-called “naked CDS” purchases in the Greek debt crisis, Lord Turner said that a ban on speculative purchases “is something that should be discussed”.[FSA eyes role in approval of new products]

영국의 금융당국이 헤지의 목적이 아닌 소위 ‘네이키드 CDS’의 구입은 금지할 것을 심각히 고려중이라는 소식이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배경에는 그리스의 경우처럼 재정악화 상황에 놓여있는 국가들에 대한 투기성 CDS 구입이 해당 국가의 위험지수를 온전히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투기자들이 특정단위의 CDS 구입에만 몰두할 경우 CDS 가격이 올라가면, 다른 시장참여자들은 그 단위는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CDS 가격은 더 오르는 자기 충족적 악순환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 이 현상은 실제로 지난해부터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국가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 과정을 좀더 고급스럽게(?) 진행시키는 사례는 뭐가 있을까? 단순히 CDS에만 베팅하지 않고 아예 국가의 부채상황을 조작하여 시장의 눈을 속인 후 자신은 그 반대편, 즉 CDS에 베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의 그리스 관련 파생상품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골드만이 그리스 정부와의 통화 스왑을 통해 그리스 정부의 부외부채를 조성해주면서 날선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사실은 이미 전달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그리스의 외화 표시 부채는 27억 달러 줄고 국가부채비율은 105.3%에서 103.7%로 줄었다 한다. 한데 골드만은 이 와중에 그리스 국채 CDS에 투자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골드만삭스 등의 대형 은행들이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대해 부채를 숨기는 방법으로 EU에 합류시키고는 그리스의 위기가 터지기 직전이었던 지난 해 9월에 바로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이 출자한 영국의 <마켓>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이들 유럽지역의 나라들에 대한 CDS 프리미엄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었고 이들을 통해 그리스의 CDS를 잔뜩 사들였다는 것이었다.[미국, 과연 위안화 평가절상 원하고 있을까?]

물론 골드만이라는 회사는 초대형 기업으로 부서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부서는 그들 부서의 논리로 상반된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골드만이라는 한 기업이 그리스라는 국가의 부채축소를 도우면서 반대편에서 그 국가의 파산에 베팅하는 것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더 나아가 그 정보를 조작하면서 자신의 이해를 도모한 꼴이다.

어쨌든 버냉키가 금융위원회에서 해당 거래에 대해 각별히 조사하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은 단 하루에 33BP나 하락했다고 한다. 그리스의 사정이 하루아침에 좋아졌을 리는 만무하고 그동안 붙어있던 투기적 거래자들 중 일부가 포지션을 청산하고 나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런 해프닝을 바라보면서 과연 시장가격이란 것이 시장상황을 온전히 반영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 전통적인 이론은 시장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적정가격에 수렴한다고 말하지만, 시장참여자들이 현재와 같이 거대화, 소수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가격은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사건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도가 발생하여 채권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여 만든 CDS의 경우 부작용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최대의 보험사 AIG는 과도한 CDS의 판매로 망했다. 나아가 CDS 시장은 점점 더 헤지 거래자보다는 거래상대자를 실제로 망하게 할 수 있는 거대 투기거래자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시장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CDS의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채비율, 국채수익률, 회사채 등급 등 전통적인 신용평가기준은 시장의 미시적인 상황에 대해 늦게 반응한다. 게다가 이미 이번 금융위기에서 보았듯이 몇몇 지표들은 참여자들에 의해 조작이 가능하다. 결국 다수의 참여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CDS는 해당행위자에 대한 확실한 경고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다시 순환하여 돌아가서 때로 그 경고가 지나치게 약하거나 – CDS역시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과소평가되어 있는 경향이 있으니 – 지나치게 높거나, 심지어 이번 사건처럼 조작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금융의 세계화, 패거리 행동(herding behavior), 소수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의 비도덕적 행위 등은 이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결국 우리가 더 객관적이고 공평한 평가지수를 개발하지 못하는 한에는 CDS 자체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 대안은 첫 인용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네이키드 CDS’를 금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별 실효성 없는 대안이긴 하다. 여태 절대 다수의 CDS가 장외에서 거래가 되었는데 금융당국이 뭘 금한다는 것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참 희한한 상품이다.

회색지대를 배회하는 투자은행

The Luxembourg-based European statistics agency Eurostat reiterated today that it was unaware of the Greek Treasury’s attempts to reduce the apparent size of its debt by using off-market swaps. But the controversial Greek deal with Goldman Sachs was similar to a blueprint in Eurostat’s 2002 accounting guide. [중략] Before 2002, deals of this kind occupied a grey area in European accounting rules. [중략] In May 2002, the publication of ESA95 accounting rules answered Piga’s concern by explicitly permitting the transactions and providing a worked example of how to calculate the apparent reduction in national debt — not, perhaps, the reaction Piga had expected.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유럽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는 오프마켓스왑(off-market swaps)을 통해 부채의 표면상의 크기를 줄이려 했던 그리스 재정부의 시도를 알지 못했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러나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리스의 골드만과의 거래는 유로스타트의 2002 회계 기준의 청사진과 유사하다. [중략] 2002년 전에는 이러한 거래는 유럽의 회계원칙에서 회색지대에 속했다. [중략] 2002년 5월 ESA95 회계원칙의 발표는 피가의 우려에 대한 명백한 답변이었는데, 그러한 거래를 허용하는 한편 국가채무의 표면상으로 어떻게 줄여서 산정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용례를 제공하였다. — 아마도 피가가 원하던 그런 대응은 아니었다.[Eurostat rules described ‘Greek-type’ swap]

지난번 ‘골드만삭스가 돈 버는 법, 최신버전’이라는 글에서 소개한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정부와의 통화스왑에 관한 이야기의 최근소식이다. Risk에 따르면 유로스타트는 해당 스왑이 국가채무를 속이려는 일종의 ‘분식회계(window dressing)’ 시도였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Risk는 그들이 오히려 2002년에 회계원칙을 개정해 이러한 개구멍을 터주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뒤늦게 유로스타트가 2001년과 2008년 사이 이루어진 다양한 스왑계약을 조사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통화스왑은 일정기간 동안 한 나라의 통화로 표시된 현금흐름을 다른 나라의 통화로 표시된 현금흐름과 서로 교환하기로 한 계약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거래에 쓰였다는 오프마켓스왑(off-market swaps)에 대해서는 알파헌터님의 글이나 관련 용어해설을 참고하라. 여러 복잡한 설명이 헷갈릴 수도 있으나 무식하게 말해 결국 스왑을 하는 과정에서 골드만이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간주하면 무리가 없다. 그리고 그 돈은 그리스의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었고, 유로스타트는 자기들 말로는 그런 줄 몰랐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런 상황을 접하고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드는 생각은 ‘은행 본연의 임무, 존재의의, 그 수행역할, 그리고 윤리적 문제’ 등에 관한 의문이다.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면서 어느 정도 정립된 은행(또는 금융회사)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해 크게 분류하자면 세 개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의 감독 하에 수신과 대출만을 영위하는 유틸리티 은행(Utility bank), 그리고 일부 영리성 사업을 병행하는 상업은행, 자본시장 조성 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투자은행이 그것이다.

앞서의 두 은행을 찾아오는 이들은 대개 큰 문제없이 정상적인 대(對)은행 업무만으로도 충분히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정상기업 내지 정상국가다. 하지만 투자은행을 찾는 이들은 경영의 위기를 겪지 않더라도 이를테면 M&A, IPO, PF등 자금의 대규모 조달을 통한 전환기를 모색하는 이들이다. 그러다보니 투자은행은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교묘한 방안을 도출하여 제시하여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된다. 즉 투자은행의 고객은 사실상 위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회색지대(grey area)’에 위치한 이들이 앞서 두 은행보다 통상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업무의 어디까지가 도덕적이고 어디서부터 비도덕적이냐 하는 윤리의 문제는 금융업이 생긴 이래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아직 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중세시대만 하더라도 이자를 받는 행위 자체가 비도덕적으로 간주되고 금지되기도 했다. 대공황 이전에는 자본조성을 둘러싼 월스트리트의 이전투구가 비난의 대상이었다. 국가는 글래스-스티걸 법으로 이들을 단죄했다. 그리고 유사 공황기를 거치면서 이제 다시 이번 거래와 같은 투자은행의 현대적(?) 역할이 비난의 대상에 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놓고 보자. 알파헌터님도 그런 뉘앙스고 로이터의 한 논객의 글도 골드만의 스왑 주선은 정상적인 투자은행의 업무 일뿐 비난받을 행위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이 A기업에의 B기업에 대한 M&A를 주선하였는데, A기업이 LBO 차입금을 갚기 위해 B기업 자산을 매각하는 몰인정한 짓을 했다고 해서 투자은행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상황과 유사할 것이다. 일상업무인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러한 상황을 유추하여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방의 어느 개발공사가 대규모 콘도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콘도가 팔리지 않았다. 그리고 부채비율에 걸려 공사채권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었다. 투자은행은 이 공사에게 이런 제의를 할 수 있다. 신설법인을 하나 설립하여 그 법인이 자금을 차입하고, 그 돈으로 콘도를 일시에 분양받으면 채권도 다시 발행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돈을 조달해 개발 사업을 마무리 짓는 안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산유동화 기법이다. 불법도 아니고 남은 것은 윤리의 영역일 뿐이다.

이제 당신이 담당자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어차피 콘도 회원권의 분양이라는 것도 유동화의 다른 말일 뿐이므로 신설법인이 분양을 받는 것이 하자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콘도 미분양분이 공사의 목을 죄고 있으므로 이를 풀어주어 사업을 마무리 짓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여태 콘도가 분양되지 않았다면 이 사업은 문제가 있는 것이고, 결정적으로 회원권 유동화를 통해 추가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편법이므로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쉽지 않은 대답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거의 모든 경제 주체가 경기변동, 자금흐름의 경색, 제도 및 정책상의 변경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예측하지 못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그러한 리스크는 대부분 돈과 결부된 문제다. 그리고 내부유보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그들은 은행, 증권사, 투자은행 등 금융시장을 찾는다. 투자은행은 그 중 가장 해결방안이 오묘한 곳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현행 제도 안에서 가장 교묘한 방안을 도출해내어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할 위치에 놓여있다. 그래서 리스크가 존재하는 한 투자 은행업은 존속할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골드만삭스는 그런 문제가 발생한 주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일 것이다. 여태까지 그들은 안 되면 되게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