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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人경제”가 일상화될지도 모를 우리의 미래

마음에 가장 들었던 앱은 GPS를 활용한 대리 주차 서비스 럭스(Luxe)인데 한마디로 마법같다. 우선 차에 탄 후 럭스 앱을 열고 행선지를 말한다. 그리고 나서 차를 출발시키면 럭스가 내 휴대폰을 추적해 딱 제 시간에 주차 요원을 행선지로 보내준다. [중략] 가장 놀라운 건 이런 마법같은 서비스가 단돈 15달러(3달러 팁 별도)란 점이다. 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주차하려면 35달러는 내야 하는데. 이런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커티스 리 럭스 CEO는 이용률이 미달인 주차장들을 유리한 가격에 협상한다고 한다. [중략] 고객이 요청하면 출동하는 여느 주문형 앱들처럼, 럭스도 서비스 건수에 따라 돈을 받는 임시 근로자들에게 의존한다. 근로자들은 일이 많은 날에는 시간당 20~30달러도 벌지만 일이 없는 날에는 저녁을 컵라면으로 때워야 한다.[모든 것이 ‘우버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좋은 기사가 게재되어 공유한다. “모든 것이 ‘우버화’되고 있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 붙은 이 기사는 ‘우버’라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기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이른바 “공유경제”라는 딱지가 붙여진 채 흥하고 있는 바, 그러한 공유경제 모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관한 기사일까? 기자는 “공유경제”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그 대신 그 비즈니스 모델을 “컨시어지 경제(concierge economy)”라고 표현했고, 나는 이 표현이 그 비즈니스 형태를 더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수위, 관리인, 안내인” 쯤으로 해석될 컨시어지라는 단어를 이 표현의 맥락상 해석하자면 나는 좀 과격하게 “비서” 또는 “하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용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서비스는 대리 주차 서비스로 우버나 우리나라의 대리 운전이 채택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거의 유사하다. 즉, 개인화되어 소비되는 사적재(private goods)가 가지는 비용 부담을, 모바일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집합재(collective goods)가 가지는 ‘규모의 경제’로 절감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 과정에서 “이용률이 미달인 주차장”을 공유하는 공유경제적 특성도 있지만 결국 관건은 사적재의 – 컨시어지의 – 집합재化다.


Luxe홈페이지 캡처 화면

이 표현은 특히 “우버化”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착취적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즉, 엄밀히 말해 “공유경제”적 성격을 갖는 유휴 주차장의 활용은 시장조성자가 흔히 사용하는 차익거래(arbitrage)랄 수 있다. 차익거래는 다시 개별서비스를 집합서비스로 전환시켜서 그 비용절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더불어 보다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우버 서비스에서도 지적되었듯이 노동력의 비정규화다. 이전의 집합서비스 업체에서 고용인으로 간주되었던 노동력은 사적재인양 행세하는 “컨시어지 경제”에서 개인사업자가 되어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일이 없으면 컵라면을 먹는 사장님인 셈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흥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인용문에서 소개한 럭스만 해도 그 모델이 통하려면 주차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고 유휴 주차장을 찾을 수 있는 대도시에서나 통할법한 모델이다. 기타 인용한 기사가 소개하고 있는 모델들도 에어비앤비나 우버처럼 글로벌化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만 추세적으로 이러한 서비스업의 파편화, 컨시어지化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있다. 문질문명이 비슷한 양상으로 발전하여 수요가 비슷해지고, 글로벌 경제위기로 산업예비군이 곳곳에 존재하고, 모바일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창업자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매력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 관련 트윗 모음

# Uber의 경쟁업체 Lyft는 지난 10월 이후 우버 직원들이 약 5천 건의 예약을 취소하는 방해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함. 공유양아치짓? 기사 보기.

# “Lyft가 뉴욕 시장에 진입한 후, Uber는 운전자들에게 양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은 뉴욕시 규정상 금지돼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규제 싫어하시는 분들이 이런 규제를 운전자에게 강요하시다니?

# 나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의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은 규제에서 교묘하게 벗어남으로 인한 아비트리지의 규모 경제에서 시현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거나 경쟁자가 생길 경우 비용은 증가하고 이것이 모델의 몰락을 초래할 거라 생각한다.

# 특히 그들이 스스로 호텔 업체나 운수 업체가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강조하는 방식은 대기업이 파견업체 노동자를 활용하며 실질적 고용주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방식과 유사하다. 결국, 그런 모습은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질 저하를 불러올 개연성도 크다.

# 내 트윗에 동의 못한다는 트윗을 봤는데 멘션하지 않았으니 직접 답할 필요는 없고, 그는 내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과 “공유경제 모델”과 다른 차원에서 말한 점을 간과하고 있음. 우버는 “공유경제”를 사칭하며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사례라고 생각함.

# 공유경제는 이미 인프라와 같은 공공재나 버스와 같은 집합소비재에서 일상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사적재에 적용하여 비즈니스모델로 만들겠다는 것이 우버 등의 생각인데 그것이 집합소비재의 진입 장벽을 탈법적으로 뛰어넘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요컨대 공유경제 자체는 자원절약형 집합소비 시스템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공유경제”라 칭하는 비즈니스모델은 수익원이 공공재에 무임승차하는 규제 아비트리지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그것이 “비즈니스”라면 제도 안에 들어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