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1천억원 과세 판결 소식을 읽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론스타라는 존재는 우리나라 경제에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안겨줬다. 긍정적인 시사점이라면 우선 그들의 투자 마인드라 할 것이다. 이제는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름을 바꾼 스타타워에 대한 그들의 투자는 부동산 투자의 한 모범사례라 할 것이다. 애초 호텔로 개발되고 있던 이 빌딩을 매입한 그들은 오피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재빨리 리노베이션을 해서 가치를 높였다. 남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을 즈음 동북아 시장의 저평가 물건을 노린 것도 높이 살만한 투자마인드다. 외환은행 인수도 그러한 맥락에서는 과감한 투자다.

부정적인 시사점을 살펴보자면 그러한 과감한 투자에 과감성을 배가시켜준 각종 불법, 탈법, 그리고 기망행위다. 외환은행 인수시의 관계기관에의 각종 로비설은 지금도 미해결된 숙제다. 은행 인수 후 그들은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밝히게 되어 있는 미국의 금융제도를 피하기 위해 외환은행 미국지점들을 폐쇄해버렸다. 또 하나는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인 스타타워 투자에 관한 것인데 세금포탈을 위해 그 당시 우리 경제 시스템에서는 생소했던 국제협약과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나 그 이전의 기업의 위기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이 바로 명목회사(paper company)다. 정식직원이 없는 서류상의 회사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이 회사 형태는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과정에서의 부도덕한 의도 때문에 문제가 된다. 즉 론스타의 경우처럼 그 실체는 엄연히 다른 곳에 있음에도 우리나라와 이중과세 회피협약이 체결된 벨기에에 명목회사를 둠으로써 국내의 과세를 피한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사실 일회성에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엄밀히 불법성을 따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서의 로비 등 불법행위보다 더 위험이 크다. 즉 초국적 자본이 명목회사 설립 등을 통해 얼마든지 얼굴을 바꾸면서 전 세계의 법체제와 경제 시스템을 뛰어넘어 활동할 수 있는 반면 한 나라의 조세당국과 법률망은 각종 국제협약 및 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해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일국의 무장해제 조치가 바로 FTA다. FTA에 기본적으로 담겨있는 양국간 자유무역, 세금우대 등 선의(?)의 조항들은 론스타와 같은 초국적 자본이 가장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된다. 

이번에는 다행히 법원이 국세청의 손을 들어주어 그들의 시세차익에 대한 정당한 과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FTA가 발효되게 되면 이러한 사건은 일종의 추억담으로나 남게 될지도 모른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이전에 입 아프게 떠들었으므로 그러한 글들을 참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하튼 잘된 일이다. 나는 그들이 큰 돈을 번 것이 배 아픈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응당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꼼수가 화날 뿐이다. 한미FTA가 발동이 걸리면 배 아플 일이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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