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현재가치법

경인운하 B/C 분석이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추정하는 근거

이 글은 일부 오류가 있으므로 “경인운하 관련 글에 대한 정정 및 사과, 그리고”라는 글과 함께 읽으시기 바랍니다.

아래 경인운하 관련 글에 몇몇 분들이 B/C Ratio 역시 금융비용등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현재가치를 감안하여 계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시고 어느 분은 나에게 ‘확인까지’ 부탁하셨다. 물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니 만큼 아무리 블로그에 올리는 글일지라도 사실관계에 부합하여야 한다.

다만 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음을 미리 말해둔다. 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음이 내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괴로운(?) 일임은 이 블로그의 다른 글들을 접했던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도 괴로운 것이 KDI 홈페이지에 가도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에 가도 문제의 그 보고서 ‘원문’을 찾을 수 없었다.

누구 가지고 있으신 분 있으면 보내주시길…

여하튼 보고서 원문도 못 본 내가 B/C Ratio가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민간투자사업의 수익률을 맞춰줄 수 없어 재정 전환하였다고 하는 주장

KDI는 또 경인운하 사업은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사업수익률 6.06%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가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원문보기]

경인운하 사업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여러 가지 복잡한 수익률이 제시되기는 하지만 결국 정부, 혹은 발주처에서 부담하는 금융기회비용은 상기 글에서 나와 있는 6.06%의 추가비용을 의미한다. 위 말에서 6.06%의 수익률을 확보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재정으로 전환한다는 소리는 결국 재정사업에서 시간가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2)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15%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주장

KDI 민자적격성 조사결과 민자사업 시행시 건설·운영비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15%이상의 적자 발생[원문보기]

여기서 말하는 15%가 어느 15%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나 통상관례로 판단하건데 위에서 말한 6.06%의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절대금액 대비 건설비와 운영비에 각각 15%의 절감요인이 발생한다고 추정하였을 확률이 높다. 즉 민간투자사업으로 해서 15%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으로 했을 경우 15%의 금융기회비용을 무시하겠다는 소리다.

덧) 해당페이지 경향신문 보도에 대한 해명보도 파일이 첨부로 붙어있는 것을 클릭해보면 해당파일이 없다고 나온다. 보고서 다운 못 받는 것도 한심한데 이 지경이다.

3) B/C Ratio라는 용어

어느 분의 말처럼 비용(Cost)과 효용 또는 편익(Benefit)을 각각 현재가치화하여 그것의 비율을 계산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그것을 B/C Ratio 라고 부를 이유가 없다. 당연히 그냥 NPV(Net Present Value)라고 하면 된다. 경제성 분석에 관한 교과서에 그렇게 분류되어 나온다. 아쉬운 점은 능력 부족으로 보고서 원문을 입수하지 못하여 그것을 확인 못해준다는 것이다. 가지고 계신 분 있으면 공유 부탁드린다.

경인운하 논란에 대한 KDI원장의 발언에 관해

이 글은 일부 오류가 있으므로 “경인운하 관련 글에 대한 정정 및 사과, 그리고”라는 글과 함께 읽으시기 바랍니다.

현 원장은 “이미 진행된 굴포천 방수로 공사 비용과 그에 따른 편익은 제외하고 보는 것이 경제성 분석의 기초”라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감안했을 때 경제성이 1.07로 나왔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게 KDI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현 원장은 특히 “물론 1.07은 경제성이 낭비가 있다거나 비효율적인 게 아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이같은 사업은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KDI 원장 “경인운하 논란 자존심 무지 상한다”]

현정택 한국개발원(KDI) 원장이 KDI의 경인운하 경제성 분석 논란에 대해 “무지하게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라며 털어놓은 이야기다. 참 무지하게 무모한 이야기다. 그의 주장을 한번 살펴보자.

위 발언 중 1.07은 흔히 B/C Ratio라는 수치인데 각종 비용을 C는 비용(Cost)을 의미하고, B는 효용(Benefit)를 의미한다. 그리고 “효용/비용”으로 계산하여 1.0이 넘으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이 분석의 결정적인 단점은 비용에 금융비용, 즉 시간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100억원을 들여서 5년 후에 107억원의 효용을 얻는 사업이 있으면 그 B/C Ratio가 1.07이라는 이야기다. 또 100억원을 들여 10년 후에 107억원의 효용을 얻어도 역시 B/C Ratio가 1.07이다. 상식적으로 이따위로 투자를 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거의 모든 사업에서는 시간가치를 고려한 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법이나 내부수익률(Internal Ratio of Return)법을 이용하여 경제성을 분석한다. B/C분석은 이제 하래도 하지 않는다. 100억원 투입하여 금리기회비용이 20억원 발생했는데 107억원 효용을 얻었다고 사업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13억원 손해다.

여하한의 계산과정에서 비용이 과소 추정되었거나 효용이 과대 추정되었다는 비판을 제켜두고라도 B/C가 1.07나왔으니 경제성이 있고 막말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어쨌든 사업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KDI원장이 지껄이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연구기관의 비극이다.

경제위기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소리가 지금 씨알이 먹히는 것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계속 이야기해왔듯이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산거품을 또 다른 거품으로 대체하는, 즉 위기를 지연시키겠다는 소리에 불과하며, 여태 우리 사회는 그런 과잉투자로 큰 홍역을 겪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망증 증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