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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관련 글에 대한 정정 및 사과, 그리고

먼저 사과의 말씀

일단 제가 용어정의를 제 입맛대로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사실 B/C분석이 각각의 비용과 편익에 있어 단순계산이 아닌 현재가치화한 비용과 편익을 반영하는 것이 보다 일반적임을 이번에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전자의 방법도 통상 쓰고 있는 방법으로는 알고 있습니다만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글을 써서 글을 읽는 분들에게 혼란을 끼쳐드리게 되었네요.

또한 KDI의 보고서를 입수하지 못하여 그것들이 할인율로 할인한 현재가치를 고려한 것인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음 기사를 보면 할인율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보고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부분도 사실관계가 틀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환경정의 박용신 협동사무처장은 “KDI는 사회적 할인율을 기존의 6.5∼7%에서 5.5%로 낮춰 잡아 투입 비용을 줄였다”며 “분양 여부가 불투명한 터미널 용지를 분양하는 데 따른 수익을 편익으로 넣는가 하면, 인천항만은 경인운하를 통하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한데 항만 확장에 따른 수익을 모두 경인운하 건설에 따른 편익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뚫리는 경인운하… 봇물터진 논란]

결국 잘못된 지식으로 읽지도 못한 보고서를 예단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점 다시 사과드립니다.

여전히 남는 의문

앞서 글에서도 말했듯이 당초 KDI의 보고서가 할인율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다음과 같은 아시아경제의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KDI는 또 경인운하 사업은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사업수익률 6.06%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가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원문보기]

그런데 역시 첫 번째 인용기사의 KDI의 발언에 따르면 자신들의 타당성 분석은 5.5%로 할인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간사업자의 할인율과 재정사업의 할인율의 차이는 불과 0.56%에 불과하다는 것이겠죠. 두 개의 사실을 꿰어 맞추면 0.56%에 해당하는 정부의 추가지원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되는 것일까요? 또한 앞서 글에 지적하였듯이 그것이 건설 및 운영비의 15%나 적자발생요인이 되는 것일까요? 산수가 안 되네요. 🙂

숫자의 장난

첫 번째 기사에서 환경정의의 관계자 분께서도 지적하였지만 소위 할인율이라는 것도 장난질에 가깝지요. 할인율을 기존의 6.5∼7%에서 5.5%에서 낮추는 것이 어떠한 함의를 가지는지는 간단히 살펴보죠. 할인율을 설명하면 제가 건방지게 B/C분석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시간가치를 적용시켜주는 매개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할인율이 10%인데 1년 후의 110원을 현재가치화할 경우 110/(1+10%) 하여 100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환경정의 관계자는 할인율을 낮춰 투입비용을 줄였다고 하였을까요? 할인율을 낮춘다고 투입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투입비용과 함께 편익도 줄어들죠. 같이 할인을 하니까요. 다만 비용은 가까운 시점에 발생하고 편익은 그 이후 보다 장래의 시점에서 발생하므로 더 낮은 할인율로 할인할 경우 B/C분석에서 비용, 즉 분모보다는 편익, 즉 분자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듭니다. 즉 5.5%의 할인율을 적용하여 1.07이라는 결과가 나온 KDI의 분석에서 할인율을 조금만 높여도 얼마든지 B/C Ratio 는 1.0이하로 떨어질 개연성이 있다는 이야기죠.

이 밖에도 KDI는 “사회적 할인율(social discount rate)은 모든 예비타당성조사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금리인하 추세 등을 감안해 지난 2007년도 조사부터 일관되게 5.5%의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KDI는 이번 경인운하사업에 대한 조사 수행시 ‘예비타당성조사’ 및 ‘민간투자 적격성조사’ 방법론을 적용해 평가의 일관성 및 객관성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KDI “‘경인운하 보고서 경제성 오류 있다’는 보도 사실과 다르다”]

이에 대한 KDI의 해명입니다. “최근 금리인하 추세 등을 감안해” 5.5%를 적용하였다는 군요. 할인율을 낮춰 결과를 조작하였다는 비판을 “금리인하 추세”로 비켜갔습니다. 뭐 다 좋은데 여전히 남는 의문은 정황상으로 볼 때 민간이 6.06%의 할인율로 사업을 할 경우 건설 및 운영비에서 무려 15%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이 어떻게 할인율 0.56%내렸다고 갑자기 경제성 있는 사업으로 둔갑하는지 입니다. 보통 민간의 경제성 분석과 달리 정부의 타당성 분석은 ‘사회적 효용’이라는 약간은 추상적인 편익을 슬쩍 집어넣기도 하는데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함부로 예단하지 않고 의문부호로 남겨두겠습니다. 벌써 그 뻘짓을 한번 저질렀기에. 🙂 보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죠.

경인운하 B/C 분석이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추정하는 근거

이 글은 일부 오류가 있으므로 “경인운하 관련 글에 대한 정정 및 사과, 그리고”라는 글과 함께 읽으시기 바랍니다.

아래 경인운하 관련 글에 몇몇 분들이 B/C Ratio 역시 금융비용등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현재가치를 감안하여 계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시고 어느 분은 나에게 ‘확인까지’ 부탁하셨다. 물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니 만큼 아무리 블로그에 올리는 글일지라도 사실관계에 부합하여야 한다.

다만 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음을 미리 말해둔다. 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음이 내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괴로운(?) 일임은 이 블로그의 다른 글들을 접했던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도 괴로운 것이 KDI 홈페이지에 가도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에 가도 문제의 그 보고서 ‘원문’을 찾을 수 없었다.

누구 가지고 있으신 분 있으면 보내주시길…

여하튼 보고서 원문도 못 본 내가 B/C Ratio가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민간투자사업의 수익률을 맞춰줄 수 없어 재정 전환하였다고 하는 주장

KDI는 또 경인운하 사업은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사업수익률 6.06%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가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원문보기]

경인운하 사업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여러 가지 복잡한 수익률이 제시되기는 하지만 결국 정부, 혹은 발주처에서 부담하는 금융기회비용은 상기 글에서 나와 있는 6.06%의 추가비용을 의미한다. 위 말에서 6.06%의 수익률을 확보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재정으로 전환한다는 소리는 결국 재정사업에서 시간가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2)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15%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주장

KDI 민자적격성 조사결과 민자사업 시행시 건설·운영비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15%이상의 적자 발생[원문보기]

여기서 말하는 15%가 어느 15%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나 통상관례로 판단하건데 위에서 말한 6.06%의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절대금액 대비 건설비와 운영비에 각각 15%의 절감요인이 발생한다고 추정하였을 확률이 높다. 즉 민간투자사업으로 해서 15%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으로 했을 경우 15%의 금융기회비용을 무시하겠다는 소리다.

덧) 해당페이지 경향신문 보도에 대한 해명보도 파일이 첨부로 붙어있는 것을 클릭해보면 해당파일이 없다고 나온다. 보고서 다운 못 받는 것도 한심한데 이 지경이다.

3) B/C Ratio라는 용어

어느 분의 말처럼 비용(Cost)과 효용 또는 편익(Benefit)을 각각 현재가치화하여 그것의 비율을 계산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그것을 B/C Ratio 라고 부를 이유가 없다. 당연히 그냥 NPV(Net Present Value)라고 하면 된다. 경제성 분석에 관한 교과서에 그렇게 분류되어 나온다. 아쉬운 점은 능력 부족으로 보고서 원문을 입수하지 못하여 그것을 확인 못해준다는 것이다. 가지고 계신 분 있으면 공유 부탁드린다.

경인운하 논란에 대한 KDI원장의 발언에 관해

이 글은 일부 오류가 있으므로 “경인운하 관련 글에 대한 정정 및 사과, 그리고”라는 글과 함께 읽으시기 바랍니다.

현 원장은 “이미 진행된 굴포천 방수로 공사 비용과 그에 따른 편익은 제외하고 보는 것이 경제성 분석의 기초”라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감안했을 때 경제성이 1.07로 나왔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게 KDI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현 원장은 특히 “물론 1.07은 경제성이 낭비가 있다거나 비효율적인 게 아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이같은 사업은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KDI 원장 “경인운하 논란 자존심 무지 상한다”]

현정택 한국개발원(KDI) 원장이 KDI의 경인운하 경제성 분석 논란에 대해 “무지하게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라며 털어놓은 이야기다. 참 무지하게 무모한 이야기다. 그의 주장을 한번 살펴보자.

위 발언 중 1.07은 흔히 B/C Ratio라는 수치인데 각종 비용을 C는 비용(Cost)을 의미하고, B는 효용(Benefit)를 의미한다. 그리고 “효용/비용”으로 계산하여 1.0이 넘으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이 분석의 결정적인 단점은 비용에 금융비용, 즉 시간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100억원을 들여서 5년 후에 107억원의 효용을 얻는 사업이 있으면 그 B/C Ratio가 1.07이라는 이야기다. 또 100억원을 들여 10년 후에 107억원의 효용을 얻어도 역시 B/C Ratio가 1.07이다. 상식적으로 이따위로 투자를 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거의 모든 사업에서는 시간가치를 고려한 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법이나 내부수익률(Internal Ratio of Return)법을 이용하여 경제성을 분석한다. B/C분석은 이제 하래도 하지 않는다. 100억원 투입하여 금리기회비용이 20억원 발생했는데 107억원 효용을 얻었다고 사업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13억원 손해다.

여하한의 계산과정에서 비용이 과소 추정되었거나 효용이 과대 추정되었다는 비판을 제켜두고라도 B/C가 1.07나왔으니 경제성이 있고 막말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어쨌든 사업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KDI원장이 지껄이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연구기관의 비극이다.

경제위기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소리가 지금 씨알이 먹히는 것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계속 이야기해왔듯이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산거품을 또 다른 거품으로 대체하는, 즉 위기를 지연시키겠다는 소리에 불과하며, 여태 우리 사회는 그런 과잉투자로 큰 홍역을 겪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망증 증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