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어(Al Gore)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유럽의 내정간섭?

해외의 한 정치 웹사이트 World Socialist Web Site(이하 WSWS)는 최근 기사를 통해 알고어의 노벨상 수상은 유럽의 정치권 엘리트들이 미국의 부시 행정부에 가하는 일종의 견제라는 설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설이 제기되기까지의 미국과 유럽간의 정치적 최근 갈등을 순차적으로 살펴보면 부시 행정부의 등장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에 대해 유럽은 은근히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불쾌감과 긴장은 이라크전을 반대한 프랑스와 독일에 대해 럼스펠드가 “늙은 유럽(old Europe)”이라고 빈정대면서 고조되었다.

특히 부시가 쿄토 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것에 대해서 유럽은 심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 사건을 비롯하여 이른바 환경이슈에 대해 유럽은 이라크 전에서의 약한 균열과 좌우 정치인들의 이념적 갈등을 봉합하고 반미의 전선으로 하나로 나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알고어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WSWS가 우선 제기하고 있는 논거는 첫째, 엄격히 말해 알고어는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수상위원회 의장인 Ole Danbolt Mjoes가 정치적 의도는 절대 없노라 며 “평화상은 어떠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절대 아닙니다. 평화상은 긍정적 메시지이자 이 땅에 평화의 챔피온들에 대한 지원일 뿐입니다.(A peace prize is never a criticism of anything. A peace prize is a positive message and support to all those champions of peace in the world)”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어는 이라크 침공에 찬성표를 던진 10인의 민주당 의원 중 한명이며 수많은 제3세계를 폭력으로 억압한 클린턴 시대의 2인자였다는 점에서 “평화”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 WSWS의 주장이다. 그리고 노벨상은 다른 상과 달리 통상 한 인물의 전 생애에 걸친 업적에 수상한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은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좌익의 지나친 순결주의라고 치부할 수도 있는 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보다 근본적인 논거는 바로 선정위원회의 구성과 선정방법이다.

여타 부문의 노벨상은 스웨덴 과학아카데미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위원회로 구성되는데 비해 평화상은 입법부의 정당 역학에 의해 노르웨이 의회가 선정하는 다섯 명의 위원회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위원회는 네 명의 전직 의원과 전직 대학 학장이었다. 그들은 극우에서 극좌까지 다양한 노르웨이의 정당에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한 논지이다.

즉 WSWS는 만약 노벨상 선정위원회가 진정으로 기후변화에 경고를 하고 싶었다면 공동수상자인 ‘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 (IPCC: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로 충분했을 것인데 굳이 알고어를 공동수상자로 선택한 것에는 2008년 미대선에 대한 그들의 의지를 알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WSWS는 기후변화가 이러한 정치역학이나 근본적으로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알고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근본적이고 새로운 경제체제로만이 해결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기사를 끝맺고 있다.

알고어의 수상이 유럽권의 무언의 시위라는 것은 사실 지난 9월 29일 유엔 주재로 열린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특별회의에서 유럽 각국의 외교관들이 부시를 노골적으로 혐오하였다는 사실에서 분명하다. 또한 미국언론이 고어 수상은 부시의 실패라고 비판하는 것도 분명한 기대효과다(관련기사 보기). 그것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문제는 미국의 유권자들이 그러한 신호를 감지하든가 스스로 깨우치든가 현재 잘못 운행하고 있는 미국호를 바로잡을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은 국민주권의 나라가 아닌가.

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정권을 잡는다 하여도 심지어 알고어가 정권을 잡는다 하여도 미국이 안고 있는 시스템적인 모순을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인구의 3%를 차지하면서도 전 세계 에너지의 25%이상을 소비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현재 서브프라임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지 않을까 대미 수출국들이 걱정하였는데 최근 BBC 웹사이트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지 않다고 한다(관련기사 보기). 이러한 소비가 세계무역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몰라도 환경에는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어느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소비자들에게 환경보호를 위해 소비를 줄이라고 말하고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근본적인 변혁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는 외과적 수술이 있지 않고서는 기후변화와 온난화라는 이 사상초유의 환경재앙은 쉽게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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