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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페이스북의 비콘

구글의 거침없는 기세를 잠재울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소셜네트워킹 웹사이트 페이스푹(facebook.com)이 새로운 광고 프로그램 “비콘(beacon)”을 시행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Travelocity.com처럼 사용자들이 구입한 상품에 관한 정보를 사용자의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 때문에 이 사용자들의 거친 항의에 직면하였다. 열흘도 안 되어 5만 명 이상의 회원들이 이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하였다. 사용자들은 한 번의 클릭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옵션을 원하였다. 마침내 회사는 사용자의 명백한 승인 없이는 메시지가 보내지지 않도록 정책을 바꾸었다. 이전까지는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이 경고를 무시하는 행위가 바로 승인행위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해프닝은 5천만 이상의 사용자가 활동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가 어떻게 이 방대한 사용자들을 활용하여 수익을 올릴 것이냐 하는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비콘은 구글이나 AOL도 시행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에 대한 온라인에서의 행동을 탐지하는 온라인트랙킹이자 광고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를 보다 사용자의 친구에게 그들이 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뉴스를 보내면서 더 공개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행하였던 것이다.

Charlene Li라는 사용자는 Overstock.com에서의 구입상품목록이 뉴스피드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제외시킬 수 있는 옵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콘은 빅브라더로 향한 선을 넘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온라인에서 제공업체와 사용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과 온라인 프라이버시의 보호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명백히 합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업체의 특정행위는 때로 사용자들에게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네이버의 정치게시판 통합이 그런 예일 것이다. 또한 업체가 노골적으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 드러날 경우에도 사용자들은 거칠게 반항하곤 한다. 남들 다 하는 짓을 페이스북이 약간 드러내놓고 했는데 한 순간에 페이스북이 빅브라더가 된 것이다.

어쨌든 페이스북은 중대한 도전의 기로에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보유한 거대한 정보의 자원을 수익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그것은 그들에게는 그저 먼지 쌓인 동창회 명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아이러브스쿨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수익과의 연결에 실패하여 사라져 간 케이스가 있다.

도덕성, 프라이버시, 수익성, 공동체, 사회적인 교감 등 상호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단어들이 페이스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따라다니며 공존하여야 할 단어들이다. 그리고 비단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웹2.0을 표방하는 많은 사이트들도 똑같은 고민에 직면하여 있을 것이다.

관련 포스팅
http://www.smartplace.kr/blog_post_255.aspx
http://skywingman.egloos.com/1613372
http://www.bloter.net/_news/8df43fd2c7e4a167

문외한이 상상해보는 웹3.0

TV채널을 돌리다 아리랑TV의 세계지식포럼의 한 세미나 중계방송을 보게 되었다. 검색해보니 지난 10월 17일 있었던 ‘IT CEO 원탁회의: 웹 2.0에서 웹3.0으로’라는 토론의 재방송이었다. zoodango.com 의 한국계 CEO인 제임스 선의 사회로 진행된 이 회의에는 secondlife.com 의 필립 로즈데일을 비롯하여 RealNetworks, last.fm, baidu.com 등 내로라하는 웹관련 기업들의 거물들이 참여한 토론장이었다.

방송의 중후반부터 보기 시작하였거니와 아직도 웹2.0조차 개념이 확실치 않은 문외한이라 – 거기에다 자막도 안 깔리는 영어방송이다! – 토론내용을 상세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토론자들의 열의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주된 키워드는 소셜네트웍, 웹의 세계화, 사이버스페이스의 새로운 자아 등이었다.

토론자들의 발언 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아직 웹의 주변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프랑스 토론자의 발언이었다. baidu.com의 회장 로빈 리는 향후 기술발전은 “어떻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기술발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오랑제 모바일의 장놀 트롱크는 보다 직설적인 발언을 하였는데 아직도 이 지구의 절대다수가 웹으로 소외되고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세계화(globalization)’만큼 ‘지역화(localization)’도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접하게 된 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도움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들은 어떤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스스럼없이 정보를 공유했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 정신적 심지어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보들이었다. 그 도움은 가깝게는 서울에서부터 멀리는 시카고,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었다. 이들이 네티즌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의사소통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어쩌면 인터넷은 가장 이타주의적인 공간으로 커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터전인 셈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해코지하는 이들은 사실 극소수이다. 오히려 익명성을 개의치 않고 돕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로빈 리의 발언은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이들이 우투로 사람들과 소말리아의 인질들, 그리고 이랜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온라인 시위를 벌이지 않는가 말이다.

장놀 트롱크는 더 나아가 웹 또는 인터넷으로부터 아예 소외된 이들을 이야기한다. 인터넷 이용자들이야 당연히 웹이 세계 어디든 접근이 가능하다고 당연시하지만 이 지구상에는 전기를 쓸 수 없는 곳도 아직도 많음을 기억해야 한다. 웹이 접근할 수 있는 한계는 하드웨어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선(線)적인 공간뿐이다. 그리고 또한 그는 영어의 인터넷 언어독점 현상을 언급하였다. 영어화가 세계화가 아님을 지적한 것이다.(역시 반미적인 프랑스인이다) 이 역시 매우 타당한 발언이다. 사실 아직도 인터넷은 차별적이다.

요컨대 첫째, 현재 물질적인 이유와 정보접근능력 때문에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한 이들이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기술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마련되고, 둘째,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도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그때부터 어떻게 보면 그날 회의의 주제인 웹3.0에 한걸음 다가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