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이 상상해보는 웹3.0

TV채널을 돌리다 아리랑TV의 세계지식포럼의 한 세미나 중계방송을 보게 되었다. 검색해보니 지난 10월 17일 있었던 ‘IT CEO 원탁회의: 웹 2.0에서 웹3.0으로’라는 토론의 재방송이었다. zoodango.com 의 한국계 CEO인 제임스 선의 사회로 진행된 이 회의에는 secondlife.com 의 필립 로즈데일을 비롯하여 RealNetworks, last.fm, baidu.com 등 내로라하는 웹관련 기업들의 거물들이 참여한 토론장이었다.

방송의 중후반부터 보기 시작하였거니와 아직도 웹2.0조차 개념이 확실치 않은 문외한이라 – 거기에다 자막도 안 깔리는 영어방송이다! – 토론내용을 상세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토론자들의 열의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주된 키워드는 소셜네트웍, 웹의 세계화, 사이버스페이스의 새로운 자아 등이었다.

토론자들의 발언 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아직 웹의 주변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프랑스 토론자의 발언이었다. baidu.com의 회장 로빈 리는 향후 기술발전은 “어떻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기술발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오랑제 모바일의 장놀 트롱크는 보다 직설적인 발언을 하였는데 아직도 이 지구의 절대다수가 웹으로 소외되고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세계화(globalization)’만큼 ‘지역화(localization)’도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접하게 된 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도움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들은 어떤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스스럼없이 정보를 공유했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 정신적 심지어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보들이었다. 그 도움은 가깝게는 서울에서부터 멀리는 시카고,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었다. 이들이 네티즌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의사소통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어쩌면 인터넷은 가장 이타주의적인 공간으로 커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터전인 셈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해코지하는 이들은 사실 극소수이다. 오히려 익명성을 개의치 않고 돕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로빈 리의 발언은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이들이 우투로 사람들과 소말리아의 인질들, 그리고 이랜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온라인 시위를 벌이지 않는가 말이다.

장놀 트롱크는 더 나아가 웹 또는 인터넷으로부터 아예 소외된 이들을 이야기한다. 인터넷 이용자들이야 당연히 웹이 세계 어디든 접근이 가능하다고 당연시하지만 이 지구상에는 전기를 쓸 수 없는 곳도 아직도 많음을 기억해야 한다. 웹이 접근할 수 있는 한계는 하드웨어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선(線)적인 공간뿐이다. 그리고 또한 그는 영어의 인터넷 언어독점 현상을 언급하였다. 영어화가 세계화가 아님을 지적한 것이다.(역시 반미적인 프랑스인이다) 이 역시 매우 타당한 발언이다. 사실 아직도 인터넷은 차별적이다.

요컨대 첫째, 현재 물질적인 이유와 정보접근능력 때문에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한 이들이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기술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마련되고, 둘째,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도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그때부터 어떻게 보면 그날 회의의 주제인 웹3.0에 한걸음 다가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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