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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광고가 내게 말을 걸어 올 것 같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보면 미래사회의 재미있는 옥외광고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는 주인공이 거리를 배회하는데 한 옥외광고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가 좋아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장면이 나온다. 첨단기술에 의해 개인 정보가 기업에 의해서까지 습득되고 상업적 목적에 활용되는 미래를 그린 셈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컴퓨터에 쿠키를 설치해 웹브라우징 데이터도 수집한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하는지, 어떤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하는지 알 수 있다. [중략] 가령 볼링 관련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하지만 페이스북에서 볼링 관련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사용자도 이제 곧 볼링 광고를 보게 될 것이란 뜻이다.[페이스북 “사용자 웹브라우징 정보, 광고에 활용하겠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단순히 자사의 사이트에서의 활동이 아닌 웹브라우저의 활동 내역까지도 파악하여 타깃 마케팅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미 ‘좋아요’ 버튼 등을 통해 사용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특화된 광고를 제공해오던 페이스북인지라 타깃 마케팅 자체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웹브라우저 활동 추적은 좀 다른 이야기 같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의 “가두리 양식장”인 자사 사이트에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기 위해 액시콤과 데이터로직스 등 서드파티 데이터 업체를 통해 입수한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술에 문외한이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미 있는 정보의 수집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절차에 따라 관계당국에 보고도 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는 페이스북의 계획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느낌은 크게 두 가지다. 어쨌든 이런 경향이 가속화되면 언젠가는 거리의 광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어올 것 같다. 또 하나 NSA의 정보수집활동과 페이스북의 그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본의 세계화, 공공서비스, 납세

재무위원회 소속의 노동당 하원의원 존 맨(John Mann)은 영국의 세금을 회피하려는 웹 기반의 회사들의 의지를 비판하였다. “이 엄청난 수익을 내는 회사가 그들이 기반하고 있고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나라들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솔직하지 못하고 부도덕적인 일입니다.” 그의 말이다. “그들은 이 나라의 인터넷 사회기반시설에 큰 혜택을 입고 있지만 그 자금조달에는 전혀 기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세금 없이 차를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도로에 대해 (세금을 걷는 것 : 역자 주) 찬성하는 입장이라면 왜 전산망에는 찬성하지 않습니까?” 존 맨 의원은 대부분 인터넷에 기반을 두어 영국의 사회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하는 이들 회사들로부터 “통행세”를 걷을 것을 제안했다.[Facebook: The antisocial network branded ‘disingenuous and immoral’]

지난번에 구글이 유럽의 다양한 세제를 활용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거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는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는 초국적 기업들의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다.(할 수 있다면 왜 안 하겠는가?)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모두 영국에서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세금은 거의 내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는 명백하게 합법적이다.

자본의 세계화로 말미암아 국가 단위의 세제는 점점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위에 언급한 기업들이 즐겨 이용하는 아일랜드인데, 유럽의 변방인 아일랜드가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은 미끼가 낮은 세율이었고 한때 아일랜드가 이를 통해 혜택을 얻기도 했지만 더 큰 혜택은 이러한 세금회피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개별 초국적 기업들이다.

현행 제도 하에서 합법적인 한에는 나름의 절세(節稅)가 도덕적 비난거리는 되어도 처벌의 대상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존 맨 의원이 지적하듯이 이들이 영국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정(正)의 외부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주의적 입장에서 보더라도 타당하지 않다. 사회기반시설이 가진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의 가장 큰 수혜자가 배제의 주창자인 자본이란 사실은 모순되기 때문이다.

세금 사용처는 다양하지만 시장에 의해 공급할 수 없는 공공서비스의 공급도 주요 사용처다. 이 서비스를 국민들도 쓰지만 자본 또한 쓰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이윤을 창출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또한 성실한 납세자여야 한다. 소비자는 납세와 강화된 저작권, 유료화 콘텐츠 등에 대한 이용료를 점점 더 성실하게 내고 있다. 그럼 자본은 공공서비스의 공급자에 대해 그렇게 하고 있는가?

사용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페이스북의 비콘

구글의 거침없는 기세를 잠재울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소셜네트워킹 웹사이트 페이스푹(facebook.com)이 새로운 광고 프로그램 “비콘(beacon)”을 시행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Travelocity.com처럼 사용자들이 구입한 상품에 관한 정보를 사용자의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 때문에 이 사용자들의 거친 항의에 직면하였다. 열흘도 안 되어 5만 명 이상의 회원들이 이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하였다. 사용자들은 한 번의 클릭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옵션을 원하였다. 마침내 회사는 사용자의 명백한 승인 없이는 메시지가 보내지지 않도록 정책을 바꾸었다. 이전까지는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이 경고를 무시하는 행위가 바로 승인행위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해프닝은 5천만 이상의 사용자가 활동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가 어떻게 이 방대한 사용자들을 활용하여 수익을 올릴 것이냐 하는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비콘은 구글이나 AOL도 시행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에 대한 온라인에서의 행동을 탐지하는 온라인트랙킹이자 광고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를 보다 사용자의 친구에게 그들이 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뉴스를 보내면서 더 공개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행하였던 것이다.

Charlene Li라는 사용자는 Overstock.com에서의 구입상품목록이 뉴스피드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제외시킬 수 있는 옵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콘은 빅브라더로 향한 선을 넘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온라인에서 제공업체와 사용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과 온라인 프라이버시의 보호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명백히 합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업체의 특정행위는 때로 사용자들에게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네이버의 정치게시판 통합이 그런 예일 것이다. 또한 업체가 노골적으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 드러날 경우에도 사용자들은 거칠게 반항하곤 한다. 남들 다 하는 짓을 페이스북이 약간 드러내놓고 했는데 한 순간에 페이스북이 빅브라더가 된 것이다.

어쨌든 페이스북은 중대한 도전의 기로에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보유한 거대한 정보의 자원을 수익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그것은 그들에게는 그저 먼지 쌓인 동창회 명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아이러브스쿨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수익과의 연결에 실패하여 사라져 간 케이스가 있다.

도덕성, 프라이버시, 수익성, 공동체, 사회적인 교감 등 상호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단어들이 페이스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따라다니며 공존하여야 할 단어들이다. 그리고 비단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웹2.0을 표방하는 많은 사이트들도 똑같은 고민에 직면하여 있을 것이다.

관련 포스팅
http://www.smartplace.kr/blog_post_255.aspx
http://skywingman.egloos.com/1613372
http://www.bloter.net/_news/8df43fd2c7e4a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