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J.D. Salinger

잘 가세요. 샐린저

1951년 발표된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의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가 향년 91세의 일기로 미 뉴햄프셔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28일(현지시간) 그의 아들이 밝혔다.[출처]

대학교에 합격한 천둥벌거숭이에게 불문과에 다니던 동네의 여대생 누님이 읽어봐야 한다고 권해준 책이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 게다가 반드시 영어로 읽어야 한다고 했다. 당장 영어로 된 소설을 사긴 했지만 그나마 짧은 영어실력에 비속어로 가득 찬 그 소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책장에 갖혀 있기를 몇 년여… 한참이 지난 후에야 꺼내 읽었고 그 뒤로 겨울만 되면 습관처럼 읽어서 그동안 한 대여섯 번은 읽은 것 같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는데 가장 최근에 읽었을 때는 거의 엽기 유머소설의 느낌. 그런 소설을 쓴 이의 뇌구조가 궁금했다. 바로 J.D. Salinger. 혹자는 Salinger의 이름 중 J.D.라는 이니셜은 Juvenile Delinquent(소년범죄자)라는 의미라는 그럴듯한(?) 해석을 하기도…

잘 가세요. 샐린저~

“Boy, when you’re dead, they really fix you up… Anything except sticking me in a goddam cemetery. People coming and putting a bunch of flowers on your stomach on Sunday, and all that crap. Who wants flowers when you’re dead? Nobody.” – The Catcher in the Rye 中에서

출처 : Flickr

잡담

1. 오랜만에 No Way Out을 다시 감상했다. 이 영화는 섹스, 정치, 야망, 기만, 배신, 폐쇄공포증 등 이 장르의 작품이 지녀야 할 미덕들이 황금비율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케빈 코스트너를 좋아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만 되면 읽곤 하던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을 다시 읽고 있다. (잘난 체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소개해준 이가 영어로 읽어야 제 맛이라고 해서 영어로 된 책만 읽고 있다. 아무튼 영어로 된 골때리게 재밌는 표현이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The one ugly one, Laverne wasn’t too bad a dancer, but the other one, old Marty, was murder. Old Marty was like dragging the Statue of Liberty around the floor. ㅎㅎㅎㅎㅎ

3. ‘호밀밭의 파수꾼’과 함께 겨울만 되면 즐겨 읽곤 하던 일본만화책들이 있다. 하나는 사사키 노리코의 ‘닥터 스크루’, 또 하나는 하라 히데노리의 ‘겨울이야기’. 둘 다 겨울이 오면 생각나고 들쳐보곤 하던 만화들이다.

4. 겨울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비교할 수 있는 구도인데 개인적으로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이 뛰어나냐고 묻는다면 “거의 동급”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5. ‘호밀밭의 파수꾼’을 쓰신 J.D. Salinger는 아직도 살아계신 것으로 추정(?)된다. 1919년생이신데 한참 전에 은둔생활에 들어가신 후 여태껏 별 소식이 없으시다. 몸 건강하시길.

6. 물론 겨울에 어울리는 소설로는 ‘설국’도 빼놓을 수 없다.

7. 갈수록 눈이 적게 오는 것 같다. 겨울가뭄.

8. 왜 ‘호밀밭의 파수꾼’이 암살자의 코드인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