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늘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개념으로서의 사회에서는 화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회적 삶의 수단」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사회 형태, 특히 가장 발달한 사회 형태는 화폐 없이는 그 구조와 작동을 상상할 수 없거나 적어도 화폐 없이는 매우 불완전할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사회교류화」(Vergesellung) 과정 내에서의 경제 영역에 포함되는 것들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것」을 훨씬 뛰어넘는, 인간들 사이의 권력 및 […]

“기술봉건제가 득세하고 있다” 번역

야니스 바루파키스(Γιάνης Βαρουφάκης, 1961년 3월 24일 ~ )는 그리스 태생의 경제학자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시리자 내각에서 의원과 재무장관을 역임할 정도로 현실 정치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주창하는 기술봉건제가 AI 시대에 즈음하여 더욱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그의 4년전 칼럼을 참고삼아 번역하고 각주를 달아 올려둔다. By anonymous (Queen Mary Master) – this […]

“누구나 시간을 남아 돌 만큼 가지고 있었다”

By Sailko – Own work, CC BY 3.0, Link 현대의 감각으로 보면 시가 전차가 있는 피렌체는 여전히 참아 줄만한 도시였을 것이다. 그러나 거리를 가로막는 양철 뱀(시가 전차/옮긴이)이나, 버스, 총알처럼 거리를 내달리는 그런 것은 안 되었다. 이졸데 쿠르츠만 해도 새로운 교통수단을 통해 초래될 변화를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여겼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1880년대만 해도 거리의 교통수단은 낡은 궁전의 […]

아메리카 대륙은 발견되자마자 잊혀졌다. 유럽은 아직 그것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증기기관은 산업혁명을 일으키기 아주 오래전에 이미 발명된 상태였다(어쩌면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가져왔다기보다는/역주]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의 보급을 가져온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발명의 사건사는 그 자체로만 보면 요술 거울의 방과 같은 것이다. 앙리 피렌이 말한 다음과 같은 멋진 말이 이 논의를 잘 요약해준다. : “[바이킹들이 발견했던] 아메리카 대륙은 발견되자마자 곧 잊혀졌다. 유럽은 아직 그것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물질문명과 자본주의 […]

‘붉은깃발법’은 어리석은 법인가?

이미지 출처 영국은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과시했지만 자동차산업은 개발이 더딘 편이었다. 자동차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철도산업 관계자들이 의회를 압박하여 ‘붉은깃발법(Red Flag Act)’을 통과시킨 탓이었다. ‘붉은깃발법’에 의하면 ‘길 위의 기관차’ 자동차는 시내에서 시속 2마일(약 3.2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수 없었다. 따라서 보행자가 시속 3마일(약 4.8킬로미터)으로 걸으면 자동차보다 빨리 갈 수 있었다. 시골에서는 시속 4마일(6.4킬로미터)까지 가속페달을 밟을 […]

『소유권』을 사회화하는 ‘화폐’라는 대상

영혼 깊숙이 뿌리내린 원초적 힘에서 비롯된 『가득 추구』(Erwerbssuch)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경제합리적 인간에게만 내재하는 독특하고 고유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토란이나 돗자리, 조개껍질 고리(디와라 Diwara)나 상아, 쇠괭이나 마닐라(Manillas), 동판이나 모직 담요 등을 축적하고자 하였던 원시인이 이미 탐닉하고 그에 지배되었던 것과 동일한 『열정』이다. 인간의 『인정에의 욕구』는 스스로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구하는 마음』(貪求心)에 불을 지피며 자신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수단을 […]

테크노크라시에 대한 단상

By http://www.postcarbon.org/a-personal-appreciation-of-m-king-hubbert/, Fair use, Link 매리언 킹 허버트는 당대를 대표하는 지구과학자였지만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문제의 인물이었다. [중략] 1930년대에는 뉴욕 시의 컬럼비아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라는 운동을 주도했다. 대공황이라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정치가와 경제학자에게 묻는 테크노크라시는 민주주의를 속임수라고 공격하며, 과학자와 기술자가 정부로부터 권력을 인수받아 경제에 합리성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략] 테크노크라시는 가격 체계를 없애고 성장 없는 […]

사회주의에 있어서 개량경제학의 유용성

때때로 정치경제학에서 정식화된 어떤 법칙을 이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경제 과정의 규칙성과 실천적으로 동정하는 것이 곤란할 때가 있다. 상품가격과 판매량을 시계열 형태로 파악한 통계자료에 기초하여 가격과 수요 또는 공급 사이의 함수적 상관관계를 결정하려고 할 때, 얻어진 경험적 관련이 수요함수를 표시하고 있는지 공급함수를 표시하고 있는지, 혹은 그 어느 것도 아닌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잘 알려진 예이다. […]

한국수출입은행의 의사결정 과정에 관한 글

가나정부가 주산품인 코코넛을 운반하기 위해 1만6천톤급 다목적 화물선 4척을 구입하고 싶다고 요청해왔다. 借主는 블랙스타라인이라는 기선회사였다. 現代重工業이 체결한 계약서를 고문변호사인 金永茂, 申雄植 씨에게 보였더니 “계약의 절대요건조차 충족되지 못하고 있어 융자가 어렵겠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외무부는 가나가 미수교국이므로 대 UN관계를 고려해서라도 융자해주어야만 공관설치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적극 협조를 요청해왔다. 북한은 대사관을 설치했다가 철수한 상태였다. [중략] 이 융자계약의 미비점을 보완키 […]

레드룰렛 讀後感

By Desmond Shum – , Fair use, Link 나는 문화혁명이 한창이던 때에 태어났다. 공산당은 중국의 농민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부모님을 시골로 보냈다. [중략] 상하이 주민 수십만 명이 중국판 시베리아로 추방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것과 달리, 우리 가족은 상하이에 그대로 살 수 있는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행운이었다. 부모님 학교에서 우리 가족을 중국 농민들의 집에 돌아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