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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 관하여

#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은 .. 노동자들이 고용불안, 임금착취 문제를 대화로 풀자고 공항공사에 요청하면 줄만큼 주고 있고 고용불안도 없고 비정규직 노조와는 대화 안한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출처)

# 인천공항 파업에서 보듯 공기업내 “경쟁력 제고 논리”의 내재화는 오히려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MB의 공항 민영화 음모론자들은 “세계 최고의 공항을 왜 민영화하냐”며 이 경쟁력을 칭송했는데, 자본이 아닌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된 노동탄압을 칭송한 셈이다.

# “경쟁력”은 흔히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과 예산 낭비를 질타하는 무기가 되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발견되어 정당성을 강화한다. 하지만 사회적 기여도의 측정 없는 경쟁력은 자본의 이윤 추구 와 다를 바 없는 시각으로 공공성을 죄악시하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

# 이런 정서가 극단화되면 마가렛 대처처럼 “사회는 없다”는 선언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심지어 “세금 먹는 하마”라 욕먹는 민자도로조차 외부성을 가지고 사회적 효용에 기여한다. 이를 부인하지 않고 타당한 평가지수를 도입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한 축이다.

# 공공성을 위해 요금을 못 올리는 코레일은 정부로부터 공공기여의무(Public Service Obligation) 보조금을 받는다. 객관적인 평가지표가 마련된 이런 보조금을 공기업이나 혹은 MRG 대신 민자사업에 도입해보는 것도 한 대안이 될 것이다.

공지영의 <의자놀이>를 읽고

현대사의 비극은, 우리가 그 비극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그 비극이 상상이상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서 느끼는 당혹감 때문에 더욱 그 슬픔이 증폭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서울시민이라면 광화문에만 나가도 허름한 천막 속에서 어떤 역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 것이다. OECD가입국에 세계 9위 규모의 무역대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야만의 역사가 말이다.

쌍용자동차의 비극은 대한민국 자본주의 역사에서도 전형적인, 한 기업의 굴곡을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과 이에 따른 부실, 부실화된 기업의 생존을 위한 신자유주의적 조치, 이에 따른 이해당사자들(특히 노동자)의 엄청난 고통 등등. 한 가지 보다 도드라진 특징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무려 22명이나 목숨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이다. 마치 늦가을의 낙엽처럼 힘없이.

인기 소설가 공지영 씨가 쓴 ‘의자놀이’는 이 전형적이면서도 한편으로 기이한 현대사의 비극을 조명한 “르포르타주”다. 책은 쌍용차 사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작가가 하나둘씩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작가의 느낌을 적고 있다. 쌍용차의 주인이 쌍용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무지한 작가는 발품과 주변의 도움을 통해 회사주인이 쌍용이 아닌 사실 이상의 엄청난 비밀과 비극이 숨어 있음을 깨닫고 분노한다.

이 책이 특히 많이 할애하고 있는 부분은 회사의 정리해고에 저항하여 조직된 77일 간의 파업투쟁 중, 그리고 그 이후 마치 ‘허물어지는 모래성’처럼 이어졌던 연이은 노동자의 죽음의 현황과 원인에 대한 묘사다. 노동환경연구소가 노조원 25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정상인 사람이 7%밖에 안 된다”(147쪽)는 기가 막힌 사실은 그 어느 사실보다 충격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정신병동을 세울 일이다.

하지만 그간 진행되어온 모습은 야만적으로 진압당한 피해자인 노동자들이 “불법파업 세력”이자 가해자로 자리매김 되었고 정신치료는커녕 체포와 구속으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지역사회는 그들을 “빨갱이”라 부르면서 외면했다. 책에서 재인용한 PD수첩에서의 한 노동자의 증언이 이 상황에서의 노동자의 박탈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사회가 우리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이 사회에서 나가달라고.”(149쪽)

22명이 목숨을 내려놓는 끔찍한 상황이 우리의 시선을 쌍용차에 더 머물게 하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고 그러한 이유로 공지영 씨 역시 서둘러 책을 내게 되었지만, 사실 비슷한 패턴의 “합리적인”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노동자의 투쟁은 지금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쌍용차처럼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간 르노삼성은 매각설이 나오고 있고, 현대자동차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고용을 건 싸움이 진행 중이다.

‘의자놀이’에서의 아쉬운 점은 이렇게 반복되는 경제상황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여 페이지의 짧은 르포르타주1란 점도 제약요인이거니와 경제현상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작가 역량의 한계도 엿보인다. 쌍용차 매각과정에서의 의심스러운 사실관계는 노조 측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참조하여 기술하였지만 이러한 개별사실에 대한 거시적인 통찰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컨소시엄이란 규모가 큰 사업이나 투자 따위를 할 때, 여러 업체 및 금융 기관이 연합하여 참여하는 것을 말하는데, 상하이차의 매각에 왜 컨소시엄이 필요한지 모르겠거니와 이때 난데없이 맥쿼리 증권의 이름이 보인다. 맥쿼리? 들어본 이름이지 않나? 최근 제멋대로 통행료를 올린 우면산 터널에도 맥쿼리란 이름이 보이고, 지하철 9호선에도 보이고, 인천공항을 파는 것이 소원인 이명박 대통령만큼 간절하게 인천공항을 사고 싶어 하는 명단에도 이 이름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큰 아들 이지형이 2007년 9월까지 맥쿼리 IMM의 자산운용사 대표로 있음을 참고로 알려드린다.(84쪽)

M&A는 자산실사, 증권발행 등 많은 제반절차를 수반하므로 당연히 컨소시엄이 필요하거니와, 맥쿼리 증권은 “우면산 터널”,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그 맥쿼리” 자산운용사2와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음모론적 시각은 자본주의 일반의 역학관계를 나꼼수 식 정치공학 놀음에 머물게 하는 시도일 뿐이다. 이런 시각은 작가의 소설 ‘도가니’ 식으로 묘사하자면 이럴 것이라는 다음의 묘사에서 희극으로 변신한다.

‘도가니’의 장경사 식으로 이야기하면 “아니, 아직까지 노무현 때 경찰 이미지 쇄신한다 뭐다 해서 게으른 게 이골이 난데다가, 요즘 노무현 자살하고 나서 나름 그 사람 흠모하던 말단들이 아무리 말해도 잘 안 움직인다고. 그러니 당신들이 요청해야지.(106쪽)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해고라는 직격탄을 날린 법적근거를 마련해준 정부가 김대중 정부였고, 쌍용차가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매각된 것이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는데,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자의 탄압에 “그 사람을 흠모하던 말단들이 잘 안 움직인다”는 설정은 그야말로 소설적인 상황일 뿐이다. 정리해고 사유가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엄격하게 제한되었었다는 사실관계 없는 서술(160쪽)은 사태의 본질에 대한 위험한 편견이다.

이 책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있어 “강력한 무기”다. 사회가 시선조차 돌리지 않던, 기껏 돌린 이도 빨갱이라 매도하던 노동자들이 실은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약자란 사실을 유명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땅의 노동탄압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좁은 시선을 제시했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 하종강 씨와의 갈등도 작가의 이런 한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기획과 더불어, 현장을 지키고 있는 다른 수많은 무명작가와 목격자들의 존재가 소중하다.

노동자가 파업 때 읽어야 할 책 12선

“CEO가 휴가 때 읽어야 할 책 10선” 고르시는 기자님들. 올여름엔 “노동자가 파업 때 읽어야 할 책 10선”도 함께 골라주세요. [출처]

뻘트윗 전문 트위터러 @so_picky 가 어제 아침, 생각도 없이 이렇게 트윗했다. 그러자 초진지 명랑만화가 @capcold 옹께서 다음과 같이 답하셨다.

진짜로 한번 골라봅시다. 첫타로, ‘정치의 발견'(박상훈) 추천. [출처]

이렇게 해서 어제 하루 트위터에서는 #10Books4Workers 라는 해쉬태그를 붙여가며 10권의 책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정종인 선생께서는 이러한 작업에 “로동자 10서”라는 애칭을 붙여주셨다.

“10 Books for Architecture”라고 이른바 “건축 10서”라는 로마시대 고전이 있다. (물론 난 표지를 열어보기만 했다) #10Books4Workers 라는 해시태그를 계속보니 “로동자 10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는 개드립이.. [출처]

어쨌든 책 열두 권이 선정되었다. “노동자가 파업 때 읽어야 할” 이라는 제목때문인지 주로 파업이나 투쟁, 그리고 체포시의 해결절차 등과 관련한 책들을 추천해주셨다. 어느 분은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고 농업으로 1억 원 버는 법”을 추천하셨는데, “파업하다 잘리면 먹고살아야 하니까”라는 아주 실용적인 추천사유를 적어주시기도 했다. 괄호는 추천인.

  1. 정치의 발견(capcold)
  2. 엥겔스 평전(so_picky)
  3. 무너지는 환상(babodool)
  4. 도시생활자의 정치 백서(dalwoo)
  5. 쫄지마 형사절차(anonymous_ol)
  6. 소금꽃나무(heenews)
  7.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hotgum_jo)
  8. 의자를 뒤로 빼지마(LoneStar_DHYi)
  9. 격정시대(likeseed)
  10. 자본주의역사 바로 알기(viciousfreak)
  11.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plabinu)
  12.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고 농업으로 1억 원 버는 법(Refugees2)

p.s. 이외에도 추천할만한 좋은 책을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로 추천을 부탁합니다. 🙂

3단 논법

1.
“지구상에서 이런 식으로 파업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에요. 지금 일자리가 없어서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데, 일자리가 보장된 사람들이 이 어려울 때, 경제가 어렵고 더욱이 연말에 말이지….” [이 대통령 “지구 상에 이런 식 파업 없어”]

2.
Canadian National and the union representing 1,700 striking locomotive engineers reached a tentative deal Wednesday.[CN Rail tentative deal reached]

3.
캐나다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펌]파업이 실패하면 당신에게 돌아오는 이익

철도노조의 파업을 보며 예전에 잠깐 정리해봤던 최근 몇 년간의 주요 파업에 대한 글을 올려본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2000년대 노동자들의 투쟁은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많았다. 게다가 승리는 작고 일시적이었으며, 패배는 크고 지속되었다. 그리고 노동운동의 패배와 더불어 노동조건의 악화도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선량한 시민’으로서 노조의 파업을 비난하지만, 그 행위는 곧 ‘노동자’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허물뜨리는 일이다. 10년간의 역사는 그 사실을 선명히 보여주었다.

전문보기

기아차, 깜짝 실적 비결의 미스터리

조선일보의 “[심층분석] 기아차, 세계최고 ‘깜짝 실적’ 비결은?”이라는 기사 중 일부를 적어본다.

기아차 김득주 이사는 “매출 원가가 낮아진 이유는 기아차가 다각적인 원가혁신 활동을 벌인 데다, 노조 협조로 생산성 개선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vs

기아차가 좋은 실적을 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노사갈등이다. 기아차 이재록 전무는 “하반기 가동률을 95%까지 끌어올릴 방침인데, 파업이 지속되면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인터뷰하고 인용한 전무와 이사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 기자는 어떤 주장을 하고 싶은 걸까?

업무방해

검찰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개별차주로 구성된 단체”라며 “이들의 집단 운송거부는 노동관계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출처]

형법 제34장 신용, 업무와 경매에 관한 죄
제313조 (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제314조 (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신설 1995.12.29>[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