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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왜 몇몇 다국적 기업들은 그렇게 세금을 적게 낼까?

하바드비즈니스리뷰에 올라온 저널리스트 Justin Fox의 글(원문 보기)을 삼번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교묘한 탈세행각에 대한 글인데, 구글의 행태에 대해서는 예전에 내가 올린 ‘사악한 구글과 미련한 아일랜드’라는 글을 참고하면 좋다.

 

미국의 법인세에 관해 당신이 진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법정 세율이(연방 차원에서는 35%; 주(州)세율의 평균할 경우 39.2%)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법인세에 관해 당신이 진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평균적인 실효세율은 25%에 더 가깝고 대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그보다 덜 낸다는 점이다. 법인세수는 또한 정부의 전체 수입 중에서 수십 년간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한 시선은 우리가 레페(Laffer) 곡선의 잘못된 쪽에 있다는 점인데, 어떤 지점을 넘어서면 세율을 올림으로써 수입이 감소한다고 설명하는 곡선이다(그 개념은 논쟁거리가 아니다. “어떤 지점”의 위치가 논쟁거리다). 자본은 움직이며 대기업에는 세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레페 곡선에서 기업의 터닝 포인트는 개인의 그것보다 더 낮은 세율에 위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우리는 단지 세율을 낮춰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오게 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미국의 기업들이 세금을 얼마나 적게 내는지 들여다보면, 당신은 세율을 몇 퍼센티지 포인트를 내리는 것이 차이가 있는지 의아해할 것이 틀림없다. 법인세수를 감소시키는 것은 미국의 더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운영부문을 다른 곳에 놓는, 예를 들면 독일(30.2%)이나 캐나다(27.6%), 회사들이 아니다. 더 큰 이슈는 다국적 기업들이 나라와 나라 사이로 소득을 뒤섞어 거의 모든 세금납부를 피하는 복잡한, 증가하는 사업체들이다. USC의 법학 교수 에드워드 클레인바드(Edward Kleinbard)는 이러한 사업체들을 “세금 양조장”이라고 부르는데, 회사의 세금 임원이 해외 소득과 해외 세금공제들을 섞는데 착수하여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총세금고지서를 제조해내는 곳이다.

구글이 이 방면으로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외 소득에 대해 한 자릿수의 세율을 유지하기 위해 클레인바드와 다른 세금 변호사가 “더블 아이리쉬 더취 샌드위치(Double Irish Dutch Sandwich)”라고 부르는 방법을 구사한다. 불름버그 뉴스의 제시 드러커(Jesse Drucker)가 2010년의 행태를 자세히 묘사한바와 같이, 구글은 그들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해외에서의 권리들을 버뮤다에 위치한 법인인 구글 아일랜드 홀딩스(Google Ireland Holdings)에 넘겼다. 아일랜드에 위치한 계열사인 구글 아일랜드(Google Ireland Ltd)에 그 다음으로 한 해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들 지적재산권을 사용한다. 이 방법으로 (대부분 유럽에서의 광고판매로 벌어들인) 그 로열티는 거의 세금이 없게 만드는 아일랜드법과 EU의 세금조약의 이상한 특례를 활용하기 위해 구글 네델란드 홀딩스(Google Netherlands Holdings)로 넘겨진다. 클레인바드는 이를 “국적없는 소득”이라 칭하고 법인세에 관한 대부분의 논의를 양탄자 밑으로 쓸어 넣어버리게 하는 커다란 이슈라고 주장한다.

2009년 학계에 가기 전에 뉴욕에 있는 법률회사 클리어리 고틀리브 스틴 앤 해밀턴(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의 파트너였고 이후 세금관련 의회 합동위원회의 최고위자였던 클레인바드는 애플의 거대한 해외에서의 세금 비축의 세금관련 시사점에 대해 쓴 나의 글에서 그를 인용한 이후 나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애플은 그들의 해외에서의 수입을 미국으로 가져오면 미국 국세청이 높은 세율로 과세할 것이기에, 그 돈을 (그 시점에서 약 640억 달러에 달하는) 주주에게 넘겨주는 대신에 해외에 두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레인바드는 이러한 주장은 명백히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가장 빈번히 거론되고 있는 해결책이 – 해외 수입을 과세하기 위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미국의 법인세 시스템을 “지역적” 법인세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 – 국적 없는 수입의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클레인바드는 길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국적 없는 수입 현상에 관한 두 개의 저널 논문을 썼다(“국적 없는 수입”과 “국적 없는 수입의 교훈들”). 그가 보는 유일한 해결책은 구글과 같은 남용에 (난 구글의 행동이 불법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공정하고 효율적인 과세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반인의 관념에 대한 명백한 모욕일 뿐이기 때문이다.) 대응하기 위해 강화된 노력의 일환인 지역적 시스템이나 미국이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에 대해 전 세계에서의 수입에 과세할 수 있는(물론 해외에 기납부한 세금은 공제하고) 시스템 중 하나다. 그는 후자의 방법이 실행하기 더 간단하고, 더 낮은 세율과 해외 손실에 대한 공제를 통해 그 방법이 미국 기반의 다국적 기업들에게 차별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미국의 세율이 전 세계적으로 그 집단에 있는 한, 미국 기업들은 독일이나 프랑스, 기타 나라들의 경쟁자들이 내는 정도의 세율을 납부할 것입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오늘 피스칼 타임스가 보도했듯이 일군의 미국 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로(대부분 거대한 해외 영업부문이 없거나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지적재산권이 없어서) 더블 아이리쉬 더취 샌드위치를 써먹을 수 없고 클레인바드 식의 개선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그 세계에는 구글, 시스코, GE,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애플이 있고, 현재의 시스템에서 매우 잘 해왔고 국적 없는 소득의 문제가 진지하게 다뤄질 법인세 개혁 아래에서는 더 많은 세금을 낼 것이다. 그들의 비명소리를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마라. 그들은 더 내야 한다.

워런 버핏의 “더 많은 세금”은 올바른 해법인가?

“부자들이 항상 이야기하길, 알다시피, 우리에게 더 많은 돈을 주면 우린 나가서 돈을 더 많이 쓸 것이고, 그러면 그것들은 나머지 당신들에게 모두 흘러들어갈 거예요.” 버크셔해서웨이의 CEO 버핏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미국 대중이 알아차렸으면 합니다.”[Warren Buffett Tells ABC Rich People Should Pay Higher Taxes]

요즘 빌게이츠와 함께 ‘자비로운 자본주의’의 선동가가 되어버린 워런 버핏의 최근의 사자후다. 각각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대표하는 이들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오른 두 인물의 이러한 일련의 언행은 어쩌면 현재의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토로하는 고백성사일지도 모른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들 “착한” 부자의 용기 있는 언행에 호응하고 있다. 사실 버핏이 말한 톤의 내용은 이미 소위 “좌파” 경제학자들뿐 아니라 정직한 우파 경제학자들마저도 인정하는 일종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하지만, 바로 그 발언을 절대 할 것 같지 않은 이들로부터 들었다는 신선함 때문에 더 많은 호응을 얻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다면 버핏은 거짓선동에 불과한 ‘트리클다운 효과’에 대한 대안을 어떤 것을 제시하고 있는가? 그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을 주장하고 있다. 부시를 비롯한 보수정부의 정책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주장이거니와 진보진영의 주장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증세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다른 상황도 있다는 점이다.

세전 국내 비금융 기업이윤은 – 한데 뭉뚱그렸지만, 또한 미국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건전성에 대한 공정한 평가기준으로 보이는 – 국민소득(national income)의 비중에서 최고기록의 근처에도 못 가는 수준이다. 이들 이윤은 1940년대에는 국민소득의 15%를 초과했다. 그리고 1950년대와 1960년대 연속 12%를 넘었다. 금년 3분기 이들 이윤은 국내소득의 7,03%다.
[중략]
누가 더 잘하고 있나? 음. BEA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융업의 이윤과 “나머지 세계”의 이윤이 – 즉, 미국 국적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 – 1950년대와 1960년대 그러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국민소득에 대한 지분으로 기업이 내는 세금은 그 때보다 훨씬 적다.
그래서 기업이윤이 전 기간에 걸쳐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금융회사들(대부분 거대 금융회사)과 다국적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적은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흠…[The Real Story Behind Those “Record” Corporate Profits]

하바드비즈니스리뷰의 편집책임자 저스틴 폭스(Justin Fox)의 주장에 다르면 세금이 걷혀지지 않는 상황이 단순히 보수정부의 세금감면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업이윤의 비중이 점점 더 금융업과 다국적 기업에서 창출되고 있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고, 이것이 더 적은 세금징수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금융업은 제조업과 달리 다양한 금융상품과 구조화 금융 덕분에 여러 가지 세금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수입의 주요부분을 담당하는 부문을 조세피난처로 옮겨 세금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 역시 다양한 세금혜택을 좆아 미국 이외 지역에 적은 세금만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국민소득(national income)은 늘어도 국내소득(domestic income)은 줄어들게 된다. 자연히 기업이 낼 세금은 줄어든다. 또한 고용창출효과가 큰 제조업 부문이 줄어들게 되면서 근로소득도 줄어 자연히 세금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자본의 세계화가 제1세계 국가에게도 별로 이롭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자본의 세계화’는 제3세계에게는 혜택일까? 중국, 인도, 그리고 망하기 전의 아일랜드와 같은 몇몇 나라들은 대외 개방경제, 특히 해외직접투자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나라들은 – 위에 언급한 나라들조차 – 미국 노동자들보다 훨씬 적은 임금으로 동일한 노동을 해야 하는 혜택을 받았을 뿐이다.

한편 ‘경제저격수의 고백’의 저자로 유명한 존 퍼킨스가 CNN기사를 인용하여 주장한 바에 따르면 미국기업의 2/3와 해외기업의 68%가 2조5천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면서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 결과 전체 연방세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3년 40%에서 2003년 7%로 급감하였다 한다.

요컨대 미국의 자본이 금융자본화/세계화되면서, 그리고 국내정치가 금권주의화되면서 기업의 이윤은 계속 상승하여도, 그 이윤은 미국내 제조업을 통한 부의 창출보다는 다른 국가로부터의 노동착취, 더 적은 세금납부를 통해 달성하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인 상황은 문제가 부자들의 자애로운 납세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움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미국자본의 복잡한 사정을 촉진한 것은 “더 많은 세금을”을 외치고 있는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가속화시킨 상황이기도 하다. 그들 스스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대변하며 금융의 세계화와 자본주의 제조업의 국제적 수직계열화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들은 세금을 더 내자고 할게 아니라 자신들의 기업경영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설국열차’라는 만화가 있다. 얼어붙은 지구를 끝없이 달리는 열차에 앞 칸은 부자들이 뒤 칸은 빈자들이 타고 있다. 부자 들은 열차속도를 높이기 위해 뒤 칸을 떼어내려 한다. 그 만화를 보며 부자는 빈자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선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세계화로 파편화된 미국에선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미국 부자들은 다른 설국열차의 뒤 칸을 착취하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