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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의 마지막 보루는 ‘브래들리 효과’?

오바마의 승리가 점점 가시화되니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특히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동아일보의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종교화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수언론으로 지칭되는 조중동과 진보언론으로 지칭되는 한겨레/경향의 ‘브래들리 효과’에 대한 입장을 비교해보았다. 역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브래들리 효과’를 주문처럼 외우는 것은 역시 동아다. 상황을 분석하기보다 주문을 외우는 동아 파이팅!

브래들리라는 이름을 가진 – 스펠링은 전혀 다르지만 🙂 – 밴드도 있다. 이들 노래를 들으면서 신문기사를 감상하시길.

오바마 승리 낙관 아직 이르다(동아, 2008년 10월 20일)
결론적으로 막판 변수와 브래들리효과(백인 유권자의 흑인 후보에 대한 이중적 투표 행태) 등을 고려할 때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USA 선택 2008]또 오바마가 웃었다(동아, 2008년 10월 17일)
하지만 ‘컴백 키드'(come back kid)로 불리는 부도옹(不倒翁) 매케인 후보가 사력을 다한 추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역대 대선에는 없던 ‘브래들리 효과'(흑인 후보에 대한 백인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롯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승부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벼랑끝 몰린 매케인 ‘이유 있었네’ (조선, 2008년 10월 17일)
하지만 그의 당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투표일까지 아직 3주가량 남은 데다 백인 유권자들이 흑인 후보를 지지하다가도 막상 투표장에선 백인 후보 쪽으로 마음을 바꾼다는 ‘브래들리 효과’가 막판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유령’도 14%p 뒤집기는 힘들다(한겨레, 2008년 10월 16일)
여전히 변수다. 하지만 현 지지율 상황을 역전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다. 특히 젊은층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에서는 브래들리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실제로 오바마는 젊은층 사이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오바마 진영 “백인 노동자를 설득하라”(중앙, 2008년 10월 15일)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이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지지율 51%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44%)를 7%포인트차로 앞섰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를 지지한다’거나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해놓고 투표소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찍는 유권자들이 나올 가능성 (브래들리 효과)이 있어 오바마는 지지율 격차를 두 자리 숫자로 늘리기 전에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막판 ‘브래들리 효과’ 두 캠프 모두 촉각(동아, 2008년 10월 14일)
시카고대의 마이클 도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주지사, 상하원 의원 선거 등에서 브래들리 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선거는 차원이 다르다”며 “백인의 흑인후보 지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브래들리 효과’는 없다?…전문가들 “역효과도 있다”(경향, 2008년 10월 13일)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이클 트라곳 미시간대 교수는 “브래들리 효과는 시작부터 이름이 잘못 붙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당시 여론조사는 인종 변수를 포착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재자투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투표 결과 예측에 실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美대선 한달 앞으로]표밭전쟁 ‘4가지 지뢰’(동아, 2008년 10월 4일)
네 번째로 꼽았지만 ‘브래들리 효과’(여론조사에서 앞선 흑인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는 패배하는 현상) 재현 여부는 앞의 모든 변수를 모두 삼킬 만한 메가톤급 태풍의 눈.

미(美) 대선 D-35 … 막판 4가지 변수는?(조선, 2008년 9월 30일)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후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를 선택하는 ‘브래들리효과(Bradley Effect)’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2

두 후보는 예상대로 세 차례의 토론 가운데 가장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고 결정적 한방이나 실수도 없는,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다.

하지만 ‘컴백 키드'(come back kid)로 불리는 부도옹(不倒翁) 매케인 후보가 사력을 다한 추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역대 대선에는 없던 ‘브래들리 효과'(흑인 후보에 대한 백인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롯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승부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토론뒤 CNN의 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잘했는가”라는 질문에 오바마 후보가 58%를 기록, 31%를 기록한 매케인 후보를 앞섰다. CBS방송이 무소속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53%가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USA 선택 2008]또 오바마가 웃었다, 2008년 10월 17일, 동아일보]

누가 토론을 잘 했냐고 질문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20%이상을 앞섰는데 동아일보는 이런 상황을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럼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던 것이었나??!!

실은 이럴 것이다. 동아일보는 당초 오바마가 잘 했다고 대답하는 의견이 메케인이 잘 했다고 대답하는 의견보다 한 40%는 더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20% 안으로 좁혀졌으니 목표수치보다 낮아져서 “무승부”라고 한 것이다. 사실 그네들 눈에는 이 정도면 거의 표준오차 범위 이내가 아닐까 싶다.

20% 차이나는 게임이 무승부입니까?
( surveys)

내 귀에 미디어제국

벌써 쓴지 10개월쯤 된 글 하나에서 일부분을 인용하도록 한다.

그동안 신문, 방송 겸영 사안은 한나라당이 이종매체간의 교차소유를 허용하는 신문법 개정 법안을 제출했는가 하면 조선일보가 신문법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보수세력과 신문사의 지속적이고 주요한 현안과제였다. 이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는 디딤판이 위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바로 ‘선진국’ 미국의 언론환경의 변화다. [중략]

우리나라에서 신문이 방송을 소유하거나 또는 방송이 신문을 소유하는 것이 조선일보가 말 한대로 “뉴스품질”이 높아지는 좋기만 한 일일까?  신문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시장은 소위 조중동 3개 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점하고 있고, 방송의 경우 지상파 방송이 전국 가시청 가구 점유율이 50%를 훨씬 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언론환경은 어느 나라 못지않은 독과점 시장이다. 이런 상태에서 신문과 방송의 교차소유를 허용한다면 엄청난 미디어제국이 탄생하는 것이다.[중략]

지상파의 중간광고에는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신랄한 비난을 해대는 한편으로, 신문사의 방송사 소유와 경영에 대해서는 뉴스의 품질을 높이는 시도로 칭송하는 모습이 현재 우리 언론의 상황이다.

그리고 아래는 오늘자 동아일보 기사의 일부분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한국은 방송시장의 엄격한 소유 겸영 규제로 신규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의한 성장이 제한돼 왔다”며 “선진국처럼 M&A를 통해 종합 미디어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미디어 간 교차 소유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중씨는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현재 하는 일과 딱 어울린다.

한나라당 기관지로 전락한 보수언론

여론조사 결과 이회창 씨의 지지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자 보수언론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이러다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꿈이 또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제 메이저 언론이라는 자존심도 내팽개치고 아예 한나라당 기관지를 자처한 듯한 보도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11월 3일자 동아일보는 보수언론의 이러한 초조감이 역력히 드러난 전형적인 사례로 삼을만 하다. 먼저 동아일보는 1면에 “‘2002 불법 대선자금’ 불씨 되살아나나”라는 제목의 기사와 “親朴 김무성 최고위원 “이회창 출마 반대””라는 기사를 싣고 있다.

앞의 기사는 정치권이 이회창 씨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2002년 한나라당 대선자금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흥미로운 것은 제목을 아예 “2002 불법 대선자금”이라고 했다는 사실이다. 실은 ‘2002 대선 자금 불법성 여부’가 맞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지난 번 국가경쟁력 순위 관련 기사에 “12계단 껑충… 한미FTA 효과?”라고 사실을 왜곡하여 ‘한미FTA’를 아예 제목에 박았던 그 대범함 그대로 2002년 한나라당 대선자금이 불법이었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까지 이회창 씨의 출마를 저지하고픈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두 번째 기사는 박근혜 씨의 대선 캠프였던 측근 김무성 최고위원의 말을 인용하며 이회창 씨의 출마가 경선불복과 유사한 ‘배신행위’임을 을러대고 있다.

2면의 4컷 만화 ‘나대로 선생’도 역시 이회창 씨의 출마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내용은 이회창 씨의 출마고려가 외부세력(?)의 부추김에서 비롯되었으며 그것은 바로 4수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내용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사실 여부를 제멋대로 왜곡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3면부터는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 작정하고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한 면을 통째로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위해 사용했는데 앞서 1면의 기사의 연장선상으로 “2002 불법 대선자금 논란 재연”이라고 타이틀까지 달아놓고

“이회창 캠프 847억 모금… 용처 검증 없이 “수사 끝””
“盧 대통령 공소 시효 정지 상태 ‘퇴임 이후 수사’ 법적 문제 없어”

라는 두 꼭지의 기사를 싣고 있다.

4,5면 역시 “이회창 출마설 파장”이라는 타이틀로 전면을 이회창 씨 출마 관련 기사로 도배를 했다. 기사의 제목을 들여다보자.

“최병령 올5월 “대선잔금 154억 이회창측으로 갔다””
“지지율 20% 昌, 출마반대 60% ‘방패’ 뚫을까”
“昌, 지인들과 전화로 출마 논의 지지자 방문에 “충정 이해한다””
““경선 승복한 박前대표, 昌출마 찬성 안할 것””
“이명박 “이前총재, 아직도 힘모아야 할 상대””
“정동영 “부패 핵심 昌, 출마땐 역사 코미디””

이상의 기사를 통해 동아일보는 이회창 씨에 대한 강한 비토층, 최병렬 씨가 알고 있는 대선잔금에 대한 사실관계, 박근혜 씨의 의견(사실은 박의 의견이 아닌 측근의 의견), 양당의 입장 등을 정리하였다. 한마디로 전 방위적인 출마저지 강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바람에 대선주자의 활동소식은 6면으로 밀려났다. 출연도 하지 않은 배우가 연극 팸플릿의 지면을 차지하고 출연배우 들은 한쪽 구석에 밀린 참 희한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기관지 노릇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진우 칼럼에서 전진우씨는 “이회창 씨의 11월”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좌파 정권의 종식을 바라는 우파보수 세력에 다시 11월의 악몽”을 재현시켜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설 역시 “이회창 씨가 되살린 5년 전 ‘차떼기’의 추억”이라는 자조적인 제목을 통해 이 씨의 출마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설은 “정동영 후보는 세월도 한참 경과한 사적(私的)인 영역에 대해 과도할 정도의 네거티브 공세를 받고”있다고 적의 안위까지 걱정해가며 그의 대선자금이 가벼운 사안이 아님을 을러대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역사의 후퇴를 국민이 용납할 것 같은가”라는 비장한 문장으로 사설을 끝맺고 있다.

요컨대 이와 같이 일개 정당 내 사안에 신문지면을 올인하는 것이 언론의 “민주주의”라면 나는 그런 민주주의는 원하지 않는다. 이명박 후보의 그 많은 비리의혹과 삼성의 초대형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 하지 않던 동아일보가 아직 출마결심도 굳히지 않은 한 노쇠한 정치인의 행보에 호들갑을 떠는 폼이 가관이다. 정말 똥줄이 타긴 타나보다.

각 보수언론의 웹사이트에서 바라본 모습도 동아일보의 종이신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언론들의 웹사이트를 보면 중앙일보는 “昌 출마하면 이.이 둘 다 떨어질 수도”, 조선일보는 “이명박,이회창 틀어진 건 청계천 때문?”을 헤드라인으로 올려놓고 여러 꼭지의 관련기사를 통해 이회창 씨의 출마저지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언론지면을 통한 사익(私益)추구라 할 수 있다.

결국 11월은 ‘김경준’과 ‘이회창’이라는 키워드가 정치권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자면 삼성의 비자금도 사안에 따라서는 앞서의 키워드만큼의, 혹은 더 강하게 정치권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추미애 씨가 삼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음을 털어놓았다. 만약 현재의 유력 대권 주자들이 특정 사안 또는 여하한의 이유로 삼성이나 기업체들로부터 떳떳치 않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그것은 또 하나의 강력한 이슈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이 과거 울며 겨자 먹기로 갖다 바치던 정치자금이 아닌 기업전략의 실현을 위한 적극적 정치자금이기에 그것이 갖는 의미도 각별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