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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언론이 아닌 이유

이유는 다른 것이 없다. 올라오는 기사를 보면 언론이라고 하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언론이라 하면 자기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같은 보수지여도 조선은 상대적으로 동아보다는 자기 목소리가 있다. 현 정부에 대해서도 – 물론 저간의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 조선은 일정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논조를 편다.(지들이 보수의 정수라는 자존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동아는 그러한 뚝심이 없다. 자존심도 없다. 그저 청와대 찌라시에 맛 들여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음의 두 기사다.

이 대통령 강한 불신표명에 공공기관장 ‘긴장'(조선일보)
李대통령 “조직혁신 자신없는 사람 떠나야”(동아일보)

34개 공공기관의 청와대 업무보고 소식을 전한 두 개의 기사를 비교해보자. “도덕적 약점없이 출범한 정권”의 수장이신 이 장로님께서 “조직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는 초법적인 협박성 발언으로 분위기를 급랭시켰다는데 같은 보수지가 같은 사안에 대해 전하는 내용이 사뭇 대조적이다.

적어도 조선은 장로님의 발언 이후 이어진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내용을 전달하여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동아의 기사를 보면 이건 기사가 아니다. 이렇게 따옴표가 난무하는 기사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 그냥 이 장로님의 발언전문을 인용하면서 사이사이에 추임새만 집어넣은 것이다. 이런 글이 기사면 내 글은 퓰리처상 감이다. 그래서 동아일보가 언론이 아닌 것이다.

이 달의 댓글

악플이 하나 올라와서 지워버릴까 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프레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여겨져 일부러 캡처해서 소개한다. 해당 글은 동아일보, 정확하게는 동아닷컴의 노골적이고 악의적인 광고영업 행위를 나무라는 글이었다. 그런데 댓글을 단 이는 느닷없이 “니가 좋아하는 한걸레 오나니 뉴스”를 운운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이 블로그를 아무리 뒤져봐도 내가 한겨레 오마이뉴스를 칭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 두 신문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거나 말거나 저 댓글을 단 이의 프레임에는 동아를 까면 “한걸레 팬”이 되어버린다. 이런 이에게 세상은 너무나 단순하다.

사과드립니다 기자님

지난번에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오바마의 아내 미셸과의 만남을 자기 딴에는 로맨틱하게 그리려 했는데 어이없는 표현이 눈에 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왜 하필 초콜릿일까? 백인 커플이면 키스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 날까? 기자란 사람이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우리나라는 역시 아직 인종에 대한 배려의 개념정립이 안 되어 있는 나라다.[원문보기]

그 글에 대해 mhsarang님이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오바마는 처음 회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미쉘에게 몇 번의 데이트 신청을 거듭 거절당했지만 회식 자리를 마친 어느날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부터 데이트가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미쉘의 아이스크림 먹는 모습에 반해 바로 키스를 한 오바마는 ‘첫 키스가 초콜릿 맛’이었다고 쑥스럽게 밝히며 수줍은 청년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 검색해보니 지난 4월 타이라쇼에 나와서 한 얘긴가봐요.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 부분은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네요 ㅋ 다만, 그 속에 무슨 뜻을 담았을지는 그 기자분만 알고있겠죠. 흥미로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원문보기]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사과드리는 바이다. 이 듣보잡 블로그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것에 신경도 안 쓰고 계시겠지만 말이다. 🙂

오늘 하루 동아는 한겨레다

“인종의 벽 허물고 ‘변화의 신대륙’ 문 열다”

내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헤드라인이었다. 역시 동아다. 오늘 하루 동아는 한겨레였다.(오바마 관련기사에 있어서만큼은) 자신들이 목놓아 떠들던 브래들리 효과도 기우에 그쳤다고 논평했다. 편리한 건망증.

여론조사에선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백인 유권자들이 정작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는 기우(杞憂)에 그쳤다.[투표함 열자마자 “오바마”… ‘개표 드라마’는 없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삑싸리’는 여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멘터(조언자) 역할을 맡았던 그녀는 나이는 세 살이나 어렸지만 오바마 당선인을 지도해 주던 ‘선배’였다. 곧 두 사람은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이 감정은 데이트로, 그리고 얼마 후 초콜릿 아이스크림 맛이 나는 첫 키스로 이어졌다.[‘동등한 파트너’ 미셸]

오바마의 아내 미셸과의 만남을 자기 딴에는 로맨틱하게 그리려 했는데 어이없는 표현이 눈에 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왜 하필 초콜릿일까? 백인 커플이면 키스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 날까? 기자란 사람이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우리나라는 역시 아직 인종에 대한 배려의 개념정립이 안 되어 있는 나라다.

그런데 그러한 인종배려 무개념의 하이라이트는 중앙일보의 김상택 만평이다. 그의 오바마에 대한, 그리고 흑인 인종에 대한 개념 없는 독설은 이때 드러났고, 선거 하루 전까지도 이 지롤을 떨다가,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되자 엉뚱한 만평으로 흰소리를 해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형식에 걸맞지 않는, 아니 형식을 모욕하는 내용으로 스스로를 모독하는 대표적인 만평가가 되어버렸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이라는 표현에 대한 느낌은?
( surveys)

동아의 마지막 보루는 ‘브래들리 효과’?

오바마의 승리가 점점 가시화되니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특히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동아일보의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종교화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수언론으로 지칭되는 조중동과 진보언론으로 지칭되는 한겨레/경향의 ‘브래들리 효과’에 대한 입장을 비교해보았다. 역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브래들리 효과’를 주문처럼 외우는 것은 역시 동아다. 상황을 분석하기보다 주문을 외우는 동아 파이팅!

브래들리라는 이름을 가진 – 스펠링은 전혀 다르지만 🙂 – 밴드도 있다. 이들 노래를 들으면서 신문기사를 감상하시길.

오바마 승리 낙관 아직 이르다(동아, 2008년 10월 20일)
결론적으로 막판 변수와 브래들리효과(백인 유권자의 흑인 후보에 대한 이중적 투표 행태) 등을 고려할 때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USA 선택 2008]또 오바마가 웃었다(동아, 2008년 10월 17일)
하지만 ‘컴백 키드'(come back kid)로 불리는 부도옹(不倒翁) 매케인 후보가 사력을 다한 추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역대 대선에는 없던 ‘브래들리 효과'(흑인 후보에 대한 백인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롯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승부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벼랑끝 몰린 매케인 ‘이유 있었네’ (조선, 2008년 10월 17일)
하지만 그의 당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투표일까지 아직 3주가량 남은 데다 백인 유권자들이 흑인 후보를 지지하다가도 막상 투표장에선 백인 후보 쪽으로 마음을 바꾼다는 ‘브래들리 효과’가 막판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유령’도 14%p 뒤집기는 힘들다(한겨레, 2008년 10월 16일)
여전히 변수다. 하지만 현 지지율 상황을 역전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다. 특히 젊은층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에서는 브래들리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실제로 오바마는 젊은층 사이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오바마 진영 “백인 노동자를 설득하라”(중앙, 2008년 10월 15일)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이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지지율 51%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44%)를 7%포인트차로 앞섰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를 지지한다’거나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해놓고 투표소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찍는 유권자들이 나올 가능성 (브래들리 효과)이 있어 오바마는 지지율 격차를 두 자리 숫자로 늘리기 전에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막판 ‘브래들리 효과’ 두 캠프 모두 촉각(동아, 2008년 10월 14일)
시카고대의 마이클 도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주지사, 상하원 의원 선거 등에서 브래들리 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선거는 차원이 다르다”며 “백인의 흑인후보 지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브래들리 효과’는 없다?…전문가들 “역효과도 있다”(경향, 2008년 10월 13일)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이클 트라곳 미시간대 교수는 “브래들리 효과는 시작부터 이름이 잘못 붙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당시 여론조사는 인종 변수를 포착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재자투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투표 결과 예측에 실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美대선 한달 앞으로]표밭전쟁 ‘4가지 지뢰’(동아, 2008년 10월 4일)
네 번째로 꼽았지만 ‘브래들리 효과’(여론조사에서 앞선 흑인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는 패배하는 현상) 재현 여부는 앞의 모든 변수를 모두 삼킬 만한 메가톤급 태풍의 눈.

미(美) 대선 D-35 … 막판 4가지 변수는?(조선, 2008년 9월 30일)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후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를 선택하는 ‘브래들리효과(Bradley Effect)’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2

두 후보는 예상대로 세 차례의 토론 가운데 가장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고 결정적 한방이나 실수도 없는,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다.

하지만 ‘컴백 키드'(come back kid)로 불리는 부도옹(不倒翁) 매케인 후보가 사력을 다한 추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역대 대선에는 없던 ‘브래들리 효과'(흑인 후보에 대한 백인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롯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승부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토론뒤 CNN의 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잘했는가”라는 질문에 오바마 후보가 58%를 기록, 31%를 기록한 매케인 후보를 앞섰다. CBS방송이 무소속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53%가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USA 선택 2008]또 오바마가 웃었다, 2008년 10월 17일, 동아일보]

누가 토론을 잘 했냐고 질문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20%이상을 앞섰는데 동아일보는 이런 상황을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럼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거의 무승부에 가까웠던 것이었나??!!

실은 이럴 것이다. 동아일보는 당초 오바마가 잘 했다고 대답하는 의견이 메케인이 잘 했다고 대답하는 의견보다 한 40%는 더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20% 안으로 좁혀졌으니 목표수치보다 낮아져서 “무승부”라고 한 것이다. 사실 그네들 눈에는 이 정도면 거의 표준오차 범위 이내가 아닐까 싶다.

20% 차이나는 게임이 무승부입니까?
( surve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