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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에 나선 조선일보를 위한 캡처 이미지

이번 ‘홍석천씨 오보’는 조선일보 역시 <홍석천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이태원 가게 2곳 폐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홍석천 씨의 비판 이후 중앙·동아일보는 제목을 바꿨지만, 조선일보는 계속 애초 기사 제목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면 “해당 기사 링크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중앙일보 ‘홍석천 오보’ 개인사과로 끝낼 일인가]

최근에 가게 두 곳의 문을 닫은 홍석천 씨가 이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언급만 따옴표를 써서 오보를 냈던 조중동의 파렴치한 행동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는데, 인용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중앙은 슬쩍 제목만 바꿨고 조선은 기사를 없애버렸다고 한다.(그 와중에 동아는 복지부동) 증거를 인멸한 뻔뻔한 조선일보의 기억력을 회복시켜주는 차원에서 캡처 화면을 제공하도록 하겠다.

 

홍석천 씨의 선의는 어떻게 악의로 둔갑하는가?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수완 좋게 여러 접객업소를 운영 중이던 홍석천 씨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밝혔다. 수완 좋은 그 역시 높은 임대료와 상승하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운영 중이던 가게 두 곳을 닫는다는 소식이다. 인터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현재 문제는 기존의 높은 임대료라는 한계상황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그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가는 상황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임대료와 임금 이 둘은 자영업자의 목을 죄고 있는 가장 큰 두가지 변수임은 틀림없다.

홍석천은 “일부 건물주는 이미 임대료의 과도한 폭등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제 현실화해야한다는 데 다행히 동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제의 인상 역시 너무 가파른 게 현실이지만 결국 장사를 잘해야만 해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홍석천은 수제맥주의 본산지였던 경리단길의 특색을 살려 특정 요일에 차 없는 거리, 수제맥주의 축제, 원주민이었던 아티스트의 전시공간 확보 등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홍석천 “저도 가게 문닫아..사람 모이게 임대료 내려야 상권 살아요”(인터뷰)]

홍 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을 “장사를 잘해야” 한다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원칙적인 해법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가 보기에 그간 경리단길은 – 또는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많은 상업지역 – 상업지역으로 인기를 얻은 후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였고, 그 와중에 최저임금이 올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 상황이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경리단길을 찾았던 그 매력을 제시해주는 것이 현 위기의 타개책이라 보는 것이고 나도 그의 그런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바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홍 씨의 소식을 전한 일부 “언론” 들의 보도행태가 논란이다. 홍 씨가 직접 페이스북에 언급한 중앙일보는 홍 씨의 이데일리 인터뷰를 전하는 기사 타이틀에 마치 자사 기자가 직접 그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따옴표를 따서 홍석천 “이태원 가게 2곳 문 닫아 … 최저임금 여파”라고 적어놓았다.1 홍 씨는 페이스북 글에서 “욕은 제가 대신 먹겠습니다만 그래도 전화한통이라도 하시고 기사내시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는데 이는 기본도 안 된 “기레기”들을 향한 쌍욕을 점잖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동아 역시 임대료 언급은 쏙 뺀 채 최저임금만 걸고넘어진 악랄한 기사 타이틀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동아의 타이틀은 한발 더 나아가 ‘연매출 70억’ 홍석천 레스토랑 中 두 곳 폐업…“최저임금 인상 감당 못 해” 이라고 써서, 홍 씨처럼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자영업자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타이틀로 보도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같은 매체에서 다시 홍석천 씨의 중앙에 대한 항의 소식까지 전하며 홍 씨를 소재로 조회수 장난질을 두 번 우려먹었다는 사실이다. 정말 웬만한 뻔뻔함으로는 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린 이후 대다수 언론의 최저임금에 대한 맹공은 융단폭격에 가깝다. 상업중심지가 텅 비는 것도 최저임금 탓이요,2 청년들이 취직이 안 되는 것도 최저임금 탓이요, 며느리가 집을 나간 것도 최저임금 탓이다. 이러한 꾸준한 마타도어는 실제로 여론을 움직이기도 한다. 갤럽이 최근에 조사한 최저임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최저임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다. 그 직접적 수혜자라 할 청년층의 예비노동자군에서조차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고,3 이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그런 점에서 자기충족적 예언에 가깝다.

보수 “언론”이 노리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나아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보다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시키는 것이다. 그들이 이 정책이 폐기돼야 진정으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는 별개로 하고 현 정부의 경제 축을 이루고 있는 그 정책의 폐기가 궁극적으로 “진보”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고 그들이 꿈꾸던 우익국가로의 회귀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월급이 오르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 그렇다면 조선일보 기자는 왜 자기들 월급은 올려달라고 난리법석을 피우겠는가?4

동아일보가 언론이 아닌 이유

이유는 다른 것이 없다. 올라오는 기사를 보면 언론이라고 하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언론이라 하면 자기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같은 보수지여도 조선은 상대적으로 동아보다는 자기 목소리가 있다. 현 정부에 대해서도 – 물론 저간의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 조선은 일정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논조를 편다.(지들이 보수의 정수라는 자존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동아는 그러한 뚝심이 없다. 자존심도 없다. 그저 청와대 찌라시에 맛 들여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음의 두 기사다.

이 대통령 강한 불신표명에 공공기관장 ‘긴장'(조선일보)
李대통령 “조직혁신 자신없는 사람 떠나야”(동아일보)

34개 공공기관의 청와대 업무보고 소식을 전한 두 개의 기사를 비교해보자. “도덕적 약점없이 출범한 정권”의 수장이신 이 장로님께서 “조직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는 초법적인 협박성 발언으로 분위기를 급랭시켰다는데 같은 보수지가 같은 사안에 대해 전하는 내용이 사뭇 대조적이다.

적어도 조선은 장로님의 발언 이후 이어진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내용을 전달하여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동아의 기사를 보면 이건 기사가 아니다. 이렇게 따옴표가 난무하는 기사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 그냥 이 장로님의 발언전문을 인용하면서 사이사이에 추임새만 집어넣은 것이다. 이런 글이 기사면 내 글은 퓰리처상 감이다. 그래서 동아일보가 언론이 아닌 것이다.

이 달의 댓글

악플이 하나 올라와서 지워버릴까 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프레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여겨져 일부러 캡처해서 소개한다. 해당 글은 동아일보, 정확하게는 동아닷컴의 노골적이고 악의적인 광고영업 행위를 나무라는 글이었다. 그런데 댓글을 단 이는 느닷없이 “니가 좋아하는 한걸레 오나니 뉴스”를 운운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이 블로그를 아무리 뒤져봐도 내가 한겨레 오마이뉴스를 칭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 두 신문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거나 말거나 저 댓글을 단 이의 프레임에는 동아를 까면 “한걸레 팬”이 되어버린다. 이런 이에게 세상은 너무나 단순하다.

사과드립니다 기자님

지난번에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오바마의 아내 미셸과의 만남을 자기 딴에는 로맨틱하게 그리려 했는데 어이없는 표현이 눈에 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왜 하필 초콜릿일까? 백인 커플이면 키스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 날까? 기자란 사람이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우리나라는 역시 아직 인종에 대한 배려의 개념정립이 안 되어 있는 나라다.[원문보기]

그 글에 대해 mhsarang님이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오바마는 처음 회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미쉘에게 몇 번의 데이트 신청을 거듭 거절당했지만 회식 자리를 마친 어느날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부터 데이트가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미쉘의 아이스크림 먹는 모습에 반해 바로 키스를 한 오바마는 ‘첫 키스가 초콜릿 맛’이었다고 쑥스럽게 밝히며 수줍은 청년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 검색해보니 지난 4월 타이라쇼에 나와서 한 얘긴가봐요.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 부분은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네요 ㅋ 다만, 그 속에 무슨 뜻을 담았을지는 그 기자분만 알고있겠죠. 흥미로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원문보기]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사과드리는 바이다. 이 듣보잡 블로그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것에 신경도 안 쓰고 계시겠지만 말이다. 🙂

오늘 하루 동아는 한겨레다

“인종의 벽 허물고 ‘변화의 신대륙’ 문 열다”

내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헤드라인이었다. 역시 동아다. 오늘 하루 동아는 한겨레였다.(오바마 관련기사에 있어서만큼은) 자신들이 목놓아 떠들던 브래들리 효과도 기우에 그쳤다고 논평했다. 편리한 건망증.

여론조사에선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백인 유권자들이 정작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는 기우(杞憂)에 그쳤다.[투표함 열자마자 “오바마”… ‘개표 드라마’는 없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삑싸리’는 여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멘터(조언자) 역할을 맡았던 그녀는 나이는 세 살이나 어렸지만 오바마 당선인을 지도해 주던 ‘선배’였다. 곧 두 사람은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이 감정은 데이트로, 그리고 얼마 후 초콜릿 아이스크림 맛이 나는 첫 키스로 이어졌다.[‘동등한 파트너’ 미셸]

오바마의 아내 미셸과의 만남을 자기 딴에는 로맨틱하게 그리려 했는데 어이없는 표현이 눈에 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왜 하필 초콜릿일까? 백인 커플이면 키스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 날까? 기자란 사람이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우리나라는 역시 아직 인종에 대한 배려의 개념정립이 안 되어 있는 나라다.

그런데 그러한 인종배려 무개념의 하이라이트는 중앙일보의 김상택 만평이다. 그의 오바마에 대한, 그리고 흑인 인종에 대한 개념 없는 독설은 이때 드러났고, 선거 하루 전까지도 이 지롤을 떨다가,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되자 엉뚱한 만평으로 흰소리를 해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형식에 걸맞지 않는, 아니 형식을 모욕하는 내용으로 스스로를 모독하는 대표적인 만평가가 되어버렸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이라는 표현에 대한 느낌은?
( surve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