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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광고가 내게 말을 걸어 올 것 같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보면 미래사회의 재미있는 옥외광고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는 주인공이 거리를 배회하는데 한 옥외광고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가 좋아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장면이 나온다. 첨단기술에 의해 개인 정보가 기업에 의해서까지 습득되고 상업적 목적에 활용되는 미래를 그린 셈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컴퓨터에 쿠키를 설치해 웹브라우징 데이터도 수집한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하는지, 어떤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하는지 알 수 있다. [중략] 가령 볼링 관련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하지만 페이스북에서 볼링 관련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사용자도 이제 곧 볼링 광고를 보게 될 것이란 뜻이다.[페이스북 “사용자 웹브라우징 정보, 광고에 활용하겠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단순히 자사의 사이트에서의 활동이 아닌 웹브라우저의 활동 내역까지도 파악하여 타깃 마케팅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미 ‘좋아요’ 버튼 등을 통해 사용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특화된 광고를 제공해오던 페이스북인지라 타깃 마케팅 자체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웹브라우저 활동 추적은 좀 다른 이야기 같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의 “가두리 양식장”인 자사 사이트에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기 위해 액시콤과 데이터로직스 등 서드파티 데이터 업체를 통해 입수한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술에 문외한이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미 있는 정보의 수집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절차에 따라 관계당국에 보고도 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는 페이스북의 계획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느낌은 크게 두 가지다. 어쨌든 이런 경향이 가속화되면 언젠가는 거리의 광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어올 것 같다. 또 하나 NSA의 정보수집활동과 페이스북의 그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본의 미혼여성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일본의 미혼여성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일본 재무성의 재밌는 광고에 따르면 그들은 일본 국채를 산 남자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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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결혼 상대에 요구하는 것은?

결혼하는 남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역시 경제력! 불황이니까 너무 많은 수입은 요구하지 않지만, 반대로 성실하게 꾸준히 적은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이 이상일까. (나루 시마 모모카 씨 25 세)

결혼하면 많이 아이를 갖고 싶은 거야. 그렇게 되면, 역시 나름대로 돈이 필요. 미래의 남편 분은 돈에 성실한 사람이 좋다! 날라리는 NG입니다 (웃음) (고토 나미 씨 27 세)

연애는 즐거운 것이 좋지만, 결혼한다면 절대로 건전한 사람이 좋습니다! 제대로 미래를 내다보고 저축하고 있는 남자라면, “안심하고 따라 가자!”라고 생각합니다. ♡ (마노 쥰코 씨 26 세)

Q2 결혼상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자산 운용은?

어디 까지나 자산 운용이므로 “벌자”라는 발상은 별로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안정감과 안심이 되는 자산 운용이 가장 좋을까 ~ . (오노 타카노 씨 24 세)

자신의 남편이 자산 운용한다면, 안정감이 있는 것이 절대 조건! 주식 따위는 역시 전문 투자자가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생활을 생각하면 좀 무섭. (타카하시 토시 미 씨 26 세)

일본정부는 지난 6월 3일부터 개인에게 직접 3년 만기 채권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슈퍼볼은 끝났지만 하프타임 광고는 끝나지 않았다

슈퍼볼은 대다수의 미국인에게 있어 최대의 스포츠축제 중 하나일 것이다. 슈퍼볼이 중계되는 동안 맥주와 팝콘을 잔뜩 들고서 TV앞에 미국인 가족들이 모여앉아 슈퍼볼을 즐기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모르긴 몰라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축제를 기다리는 또 다른 존재가 있다면 바로 하프타임에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는 기업들이 아닐까 싶다. TV에 대한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최고조에 달할 즈음 내보내는 광고는 단연 그 광고효과가 뛰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광고를 이 순간을 위해 제작한다.

소개할 크라이슬러의 광고도 바로 슈퍼볼 하프타임만을 위해 특별 제작된 광고다. 내용을 보면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순간이 슈퍼볼 하프타임이라는 것을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후반전을 미국경제의 재기를 위한 승부처에 비유하고 있다. 실로 절묘한 비유라 할 수 있다.

이 광고에 대한 뉴스 보기

개인적으로는 이 광고가 마음에 드는데, 에미넴을 기용한 이전 광고에서도 쇠락해가는 도시 디트로이트의 맨살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광고는 아름답고 현실도피적인 것만을 보여줘야 한다는 도식적 관념에서 탈피했고 이번 광고 역시 그러하다는 점에 있다. 경제위기와 애국주의를 결합한 교묘한 프로파간다가 일품이다.

그런데 이 광고는 뜻밖의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대표적인 공화당 성향의 보수적인 이미지의 배우임에도 미국의 우익진영에서는 이 광고를 오바마의 재선을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하프타임과 후반전이 주는 비유를 우익진영은 그렇게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역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보수적인 정치성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고루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매력은 원칙주의에 충실하다는 강직한 이미지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이 광고를 찍기 전에 자동차업계의 구제금융을 반대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반대한 회사의 광고에 나온 것이다.

슈퍼볼, 자동차, 클린트 이스트우드, 디트로이트, 신용위기, 구제금융, 거대양당의 대립 등 온갖 미국적인 다양한 요소가 이 광고 하나에 녹아들어가 있는 셈이다. 요컨대 슈퍼볼 하프타임에 구제금융을 반대한 배우가 그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를 위해 후반전을 미국경제의 재기에 비유했지만, 보수는 이를 오바마 선거운동으로 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스포츠, 경제, 자본 그리고 이를 둘러싼 온갖 상징들이 하나하나 개별 인간들에게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복잡함을 말해주는 것일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 후반전을 뛰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동적인 읊조림은 이런 복잡한 지형에서 과연 편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어려운 이야기다.

광고 클릭 부탁합니다

ㅎㅎㅎ 드디어 돈독이 올랐습니다! ^^ 광고 클릭 부탁합니다. 오른쪽 옆의 “이주노동자 긴급 의료비 지원 모금 캠페인” 말이죠. 직접 후원하시지 않고 가서 댓글만 달아도 다음에서 100원씩 후원한다는군요. 대기업을 삥뜯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American Apparel의 도발적 광고, 장삿속인가 정치적 항거인가

가만 보면 의류광고는 다른 상품광고보다 좀 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일단 패션이라는 테마를 알리니 만큼 어떻게 해서든 튀는 행동으로 주위를 환기시킴으로써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또 한편으로 패션계에 기인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기도 한데 뭐… 패션하고는 조금 거리가 멀어서 그런가보다 하는거다.

여하튼 이런 튀는 광고의 대표 격은 잘 알다시피 베네통이다. 루시아노 베네통이 1969년 한 옷매장의 문을 열면서 시작된 베네통 브랜드는 ‘United Colors of Benett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후 유럽 최대의 의류업체로 성장한다. 그런데 정작 이 브랜드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광고의 상식을 뛰어넘는 도발적인 주제와 형식을 담은 광고 때문이었다. 강한 정치적 메시지, 충격적인 비주얼, 대담한 아이디어는 이후 베네통 광고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베네통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다.

베네통 광고 사진 맛보기

최근 베네통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선보이는 의류광고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미국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인 American Apparel의 광고다. 최근 이 회사의 광고의 광고모델로 등장한 이는 바로 이 회사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미 출신의 노동자들이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찍은 이는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 Dov Charney다.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어메리칸어패럴의 광고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에 지난달부터 게시된 이 광고의 의도는 분명하다. 이 사진은 이주정책의 개혁을 목적으로 하는 사진이다. 즉 현재 미국의 이주정책은 일종의 차별정책이며 불법화된 이주노동자들이 법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합법적인 경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이동의 자유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들은 그늘에서 살고 있다.”라고 Dov Charney는 이야기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광고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앞서 말한 베네통이나 나이키 등 일부 업체에서만 다소 도발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런 광고에 대해 시장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한 광고회사의 CEO는 “이 이슈는 선거에서 결정될 문제다.(주1) 그러나 그들은 어쨌든 매우 급진적인 회사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이 광고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American Apparel에 따르면 회사로 그들을 지지하는 편지들이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Charney 씨는 대부분의 대기업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비밀스러운 로비를 선호하지만 자신은 공개적인 방법을 선호한다면서 자신의 광고를 옹호하였다.

“우리의 옷을 만드는 이들에 대해 분명히 하자면 그것은 미국 태생의 노동자들과 미국 이외 지역 태생의 노동자들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나는 이민을 지지하는 것이 나의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책임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게끔 하는 면이 있다.”

어찌 보면 다분히 비즈니스적 마인드에 철저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American Apparel은 오랜 동안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주창자였으며 과거에도 꾸준히 이주정책에 관한 광고를 지역신문에 게재해왔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한편으로 일부 이주정책 전문가들은 이 광고에 대해 비판적이다. 코넬 대학의 Vernon M. Briggs Jr 교수는 불법이주에 대한 대응은 차별이 아니라 단순히 범법행위에 대한 단속이며 해당 광고는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저임금 노동을 영속화시키려는 자족적인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고 혹평하였다.

저임금 노동착취를 목적으로 하든,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든, 또는 정말 순수하게 Dov Charney의 정치적 목적이든 다 좋다. 어쨌든 일개 기업이 다분히 민감한 주제인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해 도발을 한 것이다. 그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편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Dov Charney와 같은 사회적 이벤트는 별로 기대도 하지 않지만 사태는 미국에 비해 나쁘면 나빴지 좋을 것 하나 없다.

인권을 존중한다면서 인권위원회까지 설치한 참여정부는 이 땅의 이주노동자들을 3D 업종을 메워주는 소중한 이웃이라고 여기기보다는 범법자라고 여기고 있다. 업주의 저임금 착취노동, 과잉단속, 불법추방으로 이어지는 탄압 속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재해로 죽기도 하고 심지어는 도망치는 과정에서 사고로 죽어갔다.

이천 냉장창고 사태는 그러한 한반도 이주노동자 현황의 결정판이었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통해 단속반이 공장이든, 길가든, 집이든 ‘불법체류자’라고 의심되면 언제라도 이주노동자를 심문하고 단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 하고 있다. 우리의 형과 아버지가 타국에서 그러한 수모를 당했다고 생각해보라. 실제로 몇 십 년 전만해도 선진국에 광부로 일하러 갔던 우리의 선배들의 모습이 그러했을 것이다.

[인권오름] ‘인간사냥’에 쫓기는 이주노동자

흔히 이 사회의 주류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유무역을 지지한다. 물론 그것은 좋은 것이다. 그런데 자유무역은 이동성이 뛰어난 자본에게 더욱 유리한 형태인 것이 사실이다. 오늘 날 거대자본은 임금의 많고 적음, 국가의 세금이나 우대정책 등에 따라 전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생산기지와 오피스를 옮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서류들이 바로 WTO의 각종 조약이나 FTA들이다.

한편 노동자들은 자본에 비해 훨씬 이동성이 떨어진다. 살고 있던 곳을 떠나기 쉽지 않고 바로 대부분 국가들이 그러하듯이 타국의 노동자들은 정부의 탄압을 받기 때문이다. 무역의 자유를 신봉하는 이들이 바로 노동의 자유는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도 있고 또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은 체제적 속성이기도 하다. 사실 자국 노동자마저 생산비용으로 환원하는 이들이니 살갗이 틀린 이들에게야 더 모진 것이 당연한 일일게다.

 

(주1) 현재 미국 내 불법노동자의 수는 1천5백만에서 2천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 때문에 사실상 이주노동자 문제는 2008년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되고 있다(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