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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철도법인 설립을 통한 “경쟁체제 구축” 주장에 대하여

세번째로 ‘모양만 경쟁체제’이며 경쟁체제가 ‘무의미’하게 되었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이번에 발표된 수서발 KTX 결정(안)은 ‘영업흑자 달성시 지분을 매년 10%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코레일이 ‘철도 경쟁력 제고’ 및 ‘경영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코레일은 영업흑자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노력을 펼칠 것이며, 동시에 서비스 질 제고를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발적 노력은 결국 국가재정 부담 완화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수서발 KTX 결정(안)은 경쟁체제로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확보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철도경쟁체제 도입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코레일은 말했다.

네번째로 수서발 KTX 개통시 수요전이로 코레일 영업흑자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따라서 지분 확대는 사실상 실현불가능한 목표라는 주장에 대하여 코레일은 현재 ‘2015년 부채비율 50% 절감 및 영업흑자 달성’ 목표로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2008년 이후 매년 1,000~1,500억원 영업적자를 줄여왔고, 특히 올해는 강력한 경영개선 노력으로 전년 대비 1,800억원의 적자를 줄이는 성과를 달성하여(△3,600억원 ⇒ △1,800억원) 이런 추세라면 당초 목표보다 1년 앞당긴 2014년에는 수지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코레일은 말했다. 또한 사업타당성 분석 용역이 완료되면 정확한 발표가 있겠지만, 수서발 KTX 개통에 따른 수요전이로 코레일 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이므로 공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수서발 KTX에 대하여]

코레일은 일단 ‘수서발 KTX 개통시 수요전이는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첫 번째 문단에서는 KTX가 영업흑자 달성시 지분을 – 아마도 새로 설립될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지분 – 매년 10% 확대할 수 있는데 동기부여에 대한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고 있다. 현재 41%로 예정되어 있는 수서고속철도에 대한 코레일의 지분을 10% 올리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 효과가 그토록 크다면 수서고속철도의 기대수익은 매우 높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한데 두 번째 문장에서는 ‘수요전이의 효과’에 대한 조금 뉘앙스가 달라진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수서발 KTX 개통에 따른 수요전이로 .. 공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혀 있다. 물론 공사는 거대조직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앞서 수서고속철도의 지분 10%를 더 확보하는 것의 효과가 매우 크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에 비해서는 톤이 매우 차분해졌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효과가 크다는 것인지 아니라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좀 복잡하긴 한데 정리를 해보자. 자타가 공인하듯이 영업 흑자가 예상되는 수서발 KTX 노선이 있다. 정부는 애초 이 노선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여 KTX와 경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여론의 반발 등에 직면하여 코레일과 기타 정부부문이 참여하는 별도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달성하면 이 법인의 코레일 지분을 늘려주는, 효과는 매우 크지만 공사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희한한 당근을 제시하여 영업효율을 달성하게 하는, 즉 80% 노선이 겹치는 사업장을 가진 계열사와 경쟁하는 “경쟁체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과문해서 그런지 이런 “경쟁체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경쟁이라 하면 소비자가 경쟁하는 두 공급자의 상품의 우월함을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일 텐데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정부가 통제할 가격에 의해 제공되는 상품을 – 그것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제공하는 – 가지고 “경쟁”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용산역에서 출발할지 수서역에서 출발할지가 가장 주된 차이일 뿐인 노선을 가지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국토부가 닭 모가지를 자르기 위해 뽑은 칼로 당근이나 자르자는 심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철도 민영화”에 관한 트윗 모음

# 사실 “철도 민영화”로 눙쳐지는 이 난국은 노태우 정권의 KTX 부채, 철도시설과 운영 단위의 분리, 이 과정에서의 정부의 부채 떠넘기기, 용산 사업 실패로 인한 코레일 부채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인데, 꼬여도 너무 꼬인 사안이다.

# 수서발 KTX노선은 민간이 제안했었고 – 두산으로 기억 – 국토부가 아마도 코레일 군기 잡기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번에 전면 민자사업이 아닌 별도법인으로 가는 것은 공항공사처럼 향후 지분매각 시나리오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여겨진다.

# ‘왜 굳이 수서발KTX를 별도법인으로 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그러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별도 법인화가 행정부의 공기업 길들이기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설관리공단과 코레일의 분리, 전력분야에서 발전과 배송의 분리는 특히 노동통제에도 유리하니까.

# 공무원의 관성도 있는 것 같다. 여태 경쟁시켜서 서비스의 질을 재고하겠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갑자기 없던 일로 해버리면 과거 주장이 틀린 꼴이 될 우려도 있으니만큼 민영화에 대한 나쁜 여론과 원점 회귀의 중간, 향후 지분매각까지 고려한 각본 채택?

# 수서발KTX 별도 법인을 만들면 분명 가격이 낮을 것이다. 흑자노선인데다 독립채산제고 코레일의 약점인 부채에서도 자유로울 테니 말이다. 통합채산제인 코레일의 평균요금에 비해서도 경쟁력 있을 것이고 이것이 국토부의 이데올로기 공세의 무기가 될 것이다.

미국의 교도소에 사람들이 넘쳐흐르고 있다

이번 주, 버락 오바마 정부의 법무부 장관인 에릭 홀더는 미국에 “쓸데없이 많은 사람이 교도소에 있다”고 선언하였다. 이는 상황을 부드럽게 설명한 것이다. 이 자유의 땅에는 전 세계 인구의 5%가 살고 있는데, 수감자는 25%다. 모두 합쳐 220만 명의 미국인들이 쇠창살 뒤에서 썩고 있다. : 성인 107명 당 1명 꼴. 경범은 엄하게 다뤄지고 있고, 중범은 가혹하게 다뤄지고 있다.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데 1년에 800억 달러, 수감자 당 3만5천불 꼴이다. [중략] 몇 십 년간 미국의 정치인들은 더 강화된 판결 법령을 통한 대량투옥이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90년대 이후의 극적인 범죄율 감소가 이러한 가정이 옳은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중략] 감옥을 통한 효용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가둬놓는 것이 이치에 닿던 지점을 지났다. 홀더 씨가 말하듯이 이 시스템은 “비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다”.[One nation, behind bars]

감옥은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대표적인 공공서비스 중 하나다. 감옥의 일차적인 목적은 범죄자들을 교정시키는 것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그래서 감옥은 교정시설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차적인 목적은 범죄자들을 격리시킴으로써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죄를 지은 이의 교화와 사회를 안전하게 하는 것, 이보다 더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서비스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문제는 지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수감자의 25%에 해당할 만큼 많은 이들이 감옥에서 그야말로 “썩고” 있다는 것은, 그들을 썩히는데 드는 비용, 그리고 그들이 밖에서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를 한꺼번에 잃는 셈인데, 이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정말 비효율적인 상황인 것이다. 물론 개인으로서도 매우 불행한 상황이고 말이다.

기사는 미국의 형법 시스템이 너무 가혹하다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수감자가 마약 등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그 비효율성의 원인으로 들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마약의 합법화가 – 물론 약한 종류의 마약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 상황의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까지 조언하고 있다. 최근 우루과이가 약한 중독성의 마약과 강한 중독성의 마약 관리를 분리하기 위해 대마초를 합법화하였듯이 말이다.

한편, 기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수감자가 이렇게 많아진 것의 또 다른 배경에는 감옥의 민영화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감옥의 건설과 운영을 민간의 손에 넘겼으며 미국교정회사와 웨클허트 교정회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들이 수용하고 있는 수감자는 미국 전체 수감자의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에게 있어 수감자는 인간이 아니라 상품이다.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 러브스토리”에 보면 교정회사와 결탁한 사법부가 어떻게 하찮은 사건들에 대해 엄격한 금고형을 내리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들 교정회사들은 다른 거대산업들이 그렇듯이 사법제도의 강화를 위해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했을 것이고, 때마침 정치권의 보수화 현상과 맞물려 이러한 추세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결국 더 많은 이들이 더 가혹한 기준 하에 감옥에 머물러야 했다.

요컨대, 홀더 장관의 선언은 단순히 미국정부의 과잉(?)공급되고 있는 특정 공공서비스에 대한 반성을 넘어 문명 그 자체의 한 축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선언으로 간주되었으면 한다. 격리를 통해 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체제에서 과연 어떤 행동을 범죄라 규정할 수 있으며 또 얼마만큼의 벌을 내려야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볼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기준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다.

국유화의 추억

농부들은 최저 가격을 보장받았다. 석탄, 전기, 가스, 수도가 국유화되었다. 운송 위원회가 설립되어 이미 국유화된 철도를 4,000개의 트럭사업체를 포함한 도로교통 서비스와 연계했다. 노동당 좌파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 논의가 전혀 없다는 데 분개했다. [중략] 이제 대규모 제조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몫이 되었다. [중략] 국유화 – 애틀리는 ‘사회주의화’라는 용어를 더 선호했다 – 는 비용도 많이 들고 까다로운 사업이었다. 전쟁 동안 소홀한 경영과 투자 부족으로 부실해진 기업을 매입하려면 주식 보유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했다. 철도와 함께 도시의 쓰레기 처리장, 사우스햄튼과 헐 지역의 대규모 항구들, 허물어질 듯한 기차역 주변의 호텔들과 그 옛날 제국주의 시대부터 있었던 토머스 쿡 같은 여행사들도 모두 국유화되었다. [중략] 개혁 프로그램의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세금 인상은 주로 부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상위 10만 명의 실질소득은 1938년과 1949년 사이에 65퍼센트 하락했고, 상위 50만 명의 실질소득도 3분의 1이상 하락했다. 부자들은 살아생전에 1파운드당 10펜스만을 남겨놓고 모두 빼앗아가는 높은 세율에 시달렸고, 죽어서는 그 후손들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부동산과 소장 예술품을 매각해야 했다. 중간계급 역시 타격을 입었다. 세금을 공제한 이들의 실질소득은 전후 초기 몇 년간 7퍼센트 감소했지만, 노동계급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9퍼센트 상승했다.[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2 : 영국의 세기, 브라이언 모이나한 지금, 김상수 옮김, 북폴리오, 2006년, pp212~213]

1979년 집권한 “鐵의 여인” 마가렛 대처가 “민영화(Privatizatio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민간에게 그 소유권을 넘기기 전까지 상당기간 지속되었던 영국의 주요산업 국유화가 처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라 옮겨 적어보았다. 주요하게는 사회기반시설을 위주로 하여 국유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대한 재원은 높은 비율의 누진세 등을 통해 충당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1945년, 영국에서 치러진 선거는 “전쟁영웅” 조지 윈스턴 처칠과 “콧수염과 매너 모두 깔끔한” 온건한 사회주의자 클레멘트 애틀리와의 싸움이었다. 처칠은 토지, 대형건물, 은행 등을 공유화해야 한다는 노동당의 결의를 보고 볼셰비즘을 떠올리며 영국에 게슈타포가 등장할 것이라 경고하는 등 노동당의 공포정치를 주장했지만, 그의 희망사항과 달리 선거결과는 애틀리의 노동당의 압승이었다.

이러한 선거결과는 처칠의 정세인식과 당시의 사회분위기가 달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쟁과 이로 인한 가난에 지친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의료 서비스와 교육 등 사회개혁을 요구하고 있었고, 젊은 보수당 의원들조차 이러한 분위기에 동조했다. 노동당의 선동가 어나이어린 베번이 관철한 국민의료보험(NHS)이 이후 영국인의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혁명을 선언한다면 기껏해야 “기차 시간표를 변경하는” 정도일 것이란 평가를 받던 애틀리가 이런 급진적인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또한 영국이 전쟁을 치르면서 입은 처참한 피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기간 동안 영국에서는 주택 400만 채가 손상을 입었고 50만 채가 파괴되었다. 전쟁수행비용은 280조 파운드였다. 전체 금 보유량의 3분의 2와 40조 파운드의 해외자산이 사라졌다.

1917년 볼셰비키가 겨울궁전을 접수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한 사건은, 후에 에이젠슈타인이 그의 영화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것처럼 묘사한 것과 달리 사상자도 그리 많지 않은 싱거운 접수였다고 한다. 당시 러시아의 상황은 이미 무정부상태에 가깝고 권력의 핵이었던 겨울궁전은 공백상태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애틀리 내각 역시 어쩌면 영국의 이런 공백상태를 접수한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세계 최강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진행되었던 이 사상초유의 실험이 이후 체제 발전에 미친 영향은 심대한 것이었다. 자본주의 시민들은 사상 처음 국유화를 통한 서비스의 공급을 경험하였고, 이 경험은 이후 경제정책 입안과 경제이론의 논쟁에 있어 중요한 시금석이 되었다. 대처가 민영화란 단어를 유행시키고 신자유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국유화의 추억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마가렛 대처의 죽음에 즈음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鐵의 여인” 마가렛 대처가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대의민주제를 채택한 서구열강의 나라 중에서는 20세기 들어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정치인의 집권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후의 영국, 그리고 전 세계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뒤흔든 것은 그의 성별이 아니라 그의 사상이었다.

대처와 그의 사상적 동지 키스 조셉은 그들이 집권한 1970년대 말 당시의 영국을 “영국병”에 걸린 환자로 규정하고, 대표적인 증상으로 “귀족화된 노조”와 “비효율적인 국유기업”을 꼽았다. 이들은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한 약을 꺼내들었는데 그것이 오늘날에는 일상화된 “민영화(privatization)”란 약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유권자들은 전쟁영웅 처칠 대신에 노동당의 애틀리를 선택하였다. 애틀리 정권은 이런저런 이유에서 기업, 그리고 광산 등 대규모 자산들을 국유화시켰다. 즉, 이는 이념적으로는 좌파적 성향의 정부의 등장, 실용적으로는 전후 자본시장의 침몰에 따른 고육지책 등의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1979년 등장한 대처는 이제 전후 정치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케인즈 주의적 사고방식을 깨부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유럽을 소비에트 모델에 대한 대항마로 만들기 위한 미국의 대규모 원조 등에 힘입어 성장했던 유럽 경제는 오일쇼크 사태 등을 거치며 한계를 드러냈고 대처는 개혁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어느 정권이나 그렇지만 대처 정권 역시 그들의 정치적 의지를 드러낼 매력적인 표현이 필요했다. 1 그래서 택한 단어가 민영화다. 이 단어는 사회학자 피터 드러커가 The Age of Discontinuity라는 저서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이 단어는 공격적인 뉘앙스를 제외하고는, 대처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단어였다.

대처는 이후 로드맵에 따라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able & Wireless),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 브리티시 가스(British Gas) 사와 같은 국유기업들을 민영화하였다. 항구와 공항들도 민영화되었다. 대처의 눈에 보기에 이들 기업들은 “관료적인 국가통제에 의해 혁신을 억압당하고” 있었다.

이후 대처의 세계관은 – 보다 정확히는 그가 추종한 사상가인 아인랜드나 하이예크의 시장근본주의적 세계관 – 로널드 레이건의 집권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신세계를 열었다. 그의 후계자 존 메이저는 기존의 국유기업 민영화뿐 아니라 신규 사회간접자본의 민영화의 길도 제시한다. 2

이후에 전개되는 자본주의 세계는 분명 여러 면에서 이전의 세계와 다른 풍경을 낳았다. 때마침 무섭게 성장하고 있던 자본/금융시장과 맞물리면서 국유기업, 사회간접자본 등은 “공공서비스”라는 개념보다는 거래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었는데 이는 정서적으로 많은 진보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견으로는 특별히 민영화가 주원인이라 보기 어렵다고는 생각되지만, 戰後 서구 자본주의에 어느 정도 보장되었던 고용안정성은, 이른바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하에 크게 훼손되기 시작한다. 국유기업은 민간자본에 매각되고, 금융상품으로 구조화되고, 노조는 분쇄되고, 공공재에도 높은 요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대처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 “굿바이, 매기”라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헤드라인을 뽑아가며 – 그를 “영국병을 고치고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인물로 칭송했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세계관을 통해 발전한 민간투자사업이 오늘날 시장 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혈세 먹는 하마”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보수언론의 이런 자아 분열은 그가 열어젖힌 세계에 – 사견으로는 자본주의의 발전전략의 한계와 그로 인한 보수화 과정에서 그가 촉매가 되어 열린 세계 – 대한 일반의 정서가 어느 정도 반영된 모습이랄 수도 있다. 관료를 비판하고 효율을 칭송하면서도 지나친 효율, 직접적으로 나에게 불편한 효율은 지양하는 모습.

대처를 통해 자본주의가 깨달은 점이 있다면 계급차별적인 자본주의는 온존한 채 어설픈 좌파적 전략을 쓰면 한계에 부닥친다는 점일 것이다. 분명 엄밀한 경제적/사회 효용적 타당성 분석이 배제된 국영화 전략은 관료주의로 부패할 개연성이 크다. 이는 물론 과거 소비에트 사회주의 블록에서도 존재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대처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그 소유형태를 해체해버리는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분명 소유형태의 변경이 아닌 다른 대안도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그러한 미온적 조치는 그의 세계관과 거리가 멀었고 그 길은 돌이키기 어려운 극단적 조치였다. 이로 인해 많은 영국인들이 고통 받았을 것이고 그 후유증은 꽤 심각했다.

대처 시절에 대한 리얼리즘적인 묘사로 호평을 받는 영화감독 켄 로치는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여 치르자면서 그게 그가 원하던 방식이 아니었냐며 조롱했다.3 이런 조롱은 물론 뼈있는 비판이지만 단순히 비판에 그쳐서만은 안 될 것이다. 그가 제시한 세상과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면 반대진영은 이제 그 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대안이 “재국유화”는 아니라 생각한다.

사회성과연계채권, 증세 없는 복지 확대의 진정한 대안인가?

복지를 위한 재원조달은 다시 납세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모든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여 복지를 확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중략] 공공복지 논쟁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방안으로서 최근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미국과 영국 정부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열린 정부”(Open Government) 구상이다.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 : SIB)은 열린 정부의 기본 철학을 자본시장을 통해 구현하는 방안이다. [중략] 사회성과연계채권이란 사업성과 목표달성을 조건으로 하는 정부의 지급보증 약정을 바탕으로 사회사업 주체가 원리금의 상환이 사회성과와 연계된 채권을 민간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의미한다. 사회성과연계채권 투자구조에 있어, 정부는 사회성과연계채권 발행기구인 SIBIO(Social Impact Bond-Issuring Organization)와 사회적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SIBIO는 민간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발행하여 해당 사회사업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며, 정부는 약정된 사회적 성과가 달성된 경우 예산절감 효과를 고려하여 SIBIO에게 성과보상을 지급하고, SIBIO는 성과보상을 다시 채권자에게 상환하는 내용의 계약관계를 가지게 된다.[사회성과연계채권(SIB)의 증세 없는 복지 확대의 원리, 자본시장 Weekly 2012-40호, 연구위원 김갑래]

사회성과연계채권은 보아 자본주의가 처한 두 가지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인 것처럼 보인다. 첫째, 재정투입 없는 공공서비스 제공이다. 정부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적기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고 있는 와중에 이는 매우 매력적인 요소다. 그리고 실제로는 민간투자사업 등을 포함한 민영화를 통해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신자유주의 반대론자 등에게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공익을 우선해야 할 공공서비스가 이윤 때문에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비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회성과연계채권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공익과 이윤을 매치시키는 것이 사회성과연계채권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대안이다.

즉, 인용문에서 보듯이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약정된 사회적 성과가 달성된 경우 예산절감 효과를 고려하여 성과보상을 지급”하기에 공공서비스가 애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용이하다는 뜻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내가 예전에 썼던 글 “민영화, 두 가지 접근법”에 보면 기존의 민영화와 사회성과연계채권이 가지는 차이를 알 수 있다.

민간의 자금으로 건설되고 운영되는 교도소는 통상 민간 사업자에게 침대 개수마다 일정금액을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나 민영화 반대론자 등 비판자들은 이들 민간 기업들이 정부에 로비를 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민간 사업자는 정부가 교도소의 운영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니 더 많은 교도소를 민간에 이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심지어 입법로비 등을 통해 인종차별적인 판결과 수감, 불필요한 수감기간 연장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중략] 이들은 소위 “사회영향채권(social-impact bonds)”을 발행하여 모인 자금으로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이윤을 투자자들과 나눈다는 계획이다. [중략] 즉 앞서의 미국 민간 기업들이 더 많은 수감자들로부터 이윤을 창출하였다면 사회영향채권의 투자자들과 사업시행자들은 수감자들이 출소한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재범률이 낮아질 경우에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수익률에 따라 성공보수를 받게 된다. 확실히 이윤동기가 이전 교도소와 달리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래 목적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면이 있다.[민영화, 두 가지 접근법]

인용문에서 보듯이 감옥이라는 공공서비스를 똑같이 민간의 손에 맡기는 방식이지만, 전자가 오히려 재소자의 양산(?)이라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있는 반면, 후자는 범죄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크다 할 수 있다. 후자의 방식은 예를 들면 투자자의 수익률을 재범률과 반비례하여 보장하는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다.

요컨대 여태의 민영화와는 다른 채권이라 할 수도 있다. 물론 문제도 있다. 그 채권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당시 누군가와 농담으로 출소자가 범죄를 저질러도 걸리지만 않으면 돈을 주겠다고 투자자가 회유할 수도 있겠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또 다시 꼼수가 등장할 수도 있는 기술적 어려움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기술적 어려움은 정밀한 설계나 시행착오 등을 통해 조절 가능할 것이고, 또 하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기존의 공공서비스 민영화가 정부재정의 부외금융(off-balance)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사회성과연계채권 역시 일종의 복지의 증권화 및 유동화를 통한 부외금융에 불과한 미봉책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결국 이 채권은 “고쳐 쓰는 자본주의”의 최신 버전인데, 고쳐 쓸 때는 고쳐 쓰더라도 과연 계속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재범률이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감옥의 수요가 적어지니 장기적으로 재정이 건전해지겠지만, 단기적으로 이들 나라가 처한 구조적인 재정적자를 메워줄 수는 없다.

기업들은 점점 더 초국적화되어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일국의 조세체제를 “합법적으로” 회피하고 있고, 소득세 역시 획기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포퓰리적적인 세금감면, 양극화로 인한 세금면제 계층의 확대 등은 재정적자의 골을 더 깊게 만드는 요소다. 사회성과연계채권은 그 깊은 상처를 감싸기에는 너무 작은 반창고다.


미국의 재정적자 전망 및 적자의 사유(출처)
Bonus : 밋롬니의 구체적인 세금감면 계획

재점화되고 있는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 : 급유시설 편

인천국제공항의 급유시설이 “민영화”된다는 소식에 올림픽을 틈타 묻어간다며 새삼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급유시설이 국가에 귀속되면 소유권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갖고, 운영권은 아웃소싱이나 민간 임대 등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 특혜 논란]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일단 인천공항의 급유시설은 이미 민영화되어 있는 시설이다. 급유시설은 민간투자법에 따라 사업자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주식회사’가 2001년 3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이 회사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GS칼텍스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민관합동법인이다.

위 인용기사에서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발언이나, 정치인의 발언, 그리고 노조의 성명서 등에서 한 가지 반복되고 있는 잘못된 사실관계가 있는데 바로 “기부채납”의 문제다. 기부채납이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무상으로 재산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말하는 “급유시설이 국가에 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이 시설은 이미 운영개시 시점에 시설을 기부채납한 민간투자법상 BTO(Build-Transfer-Oprate)사업이다. 즉, 시설은 이미 정부의 소유이고 사업시행자는 관리운영권만을 가지고 시설을 운영해오고 있는 중인 것이다. 따라서 오는 8월 13일은 급유시설이 기부채납되는 시점이 아니라 관리운영권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요컨대 정부는 시작부터 민영화되어 운영되어오던 사업의 관리운영권이 종료되는 시점에 그 운영권을 경쟁 입찰을 통해 다시 민간에게 넘기겠다는 것이 생각이고, 이는 시설소유권을 이제야 넘겨받거나 혹은 시설소유권을 민간에게 넘기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이 점이 인천공항공사의 지분을 민간에게 넘기겠다는 민영화 시나리오와의 차이다.

인천공항급유시설의 경우에는 ‘01년부터 운영해 오던 민간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이 ’12.8월 종료됨에 따라 「민간투자법령」에 의거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새로운 운영자를 선정하려는 것으로

공항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급유시설을 정부로부터 매입하여 민간에 넘기지 않고 계속 소유하면서, 운영만 일정기간 전문성 있는 민간에 위탁하여 임대수익을 통해 공항운영에 재투자하려는 것임

이는 그간 관계기관 협의결과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정책, 집행기능을 민간에 맡겨온 공사의 경영원칙, 타 공항 급유시설 운영사례 등을 감안한 것임
* 김포․제주․김해공항의 급유시설 역시 민간에서 운영 중임
*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면세점, 식당 등 대부분의 수익사업을 민간임대를 통해 시행하여 높은 임대수익 창출과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 오고 있음[「부실 에너지사 인수하고 알짜 넘기는 인천공항공사」 기사는 사실과 다름]

정책포탈인 공감코리아에 올라온 해명 글이다. 이 글에는 현 상황이 “민간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이 ’12.8월 종료”되는 것임을 정확히 적시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운영자를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 “「민간투자법령」에 의거”라고 되어 있는바, 신규시설이 아닌 기존시설의 사업자를 민간투자법령으로 선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즉, 민간투자법령은 사회기반시설을 새로 짓거나, 개보수하는 비용을 민간이 대고 그 대가로 관리운영권을 취득하는 방식만을 규정하고 있는 바, 민간투자법령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사업자 선정과정이 비교적 엄밀한 편인 민간투자법령보다 허술한 평가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암시한다.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최고가 공개입찰을 통한 임대 방식”으로 시설을 재임대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운영기간은 3년에서 5년 사이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이는 민간투자법령이 아닌 국유재산법 등 별도의 법령을 적용 또는 준용할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이고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가 유리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항공 부장 출신인 인천공항 급유시설(주) 박모 상무는 지난 20일 회사 직원을 모아 놓고 “현재 국토해양부와 인천공항이 형식적인 절차를 통해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론은 이미 나있고 대한항공이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문제가 돼 파면됐다.[사전내정설 진원지 인천공항 급유시설(주) 추가 사과 왜?]

이쯤에서 정리하자면 요점은 ‘현재의 급유시설 운영자 선정은 신규 민영화가 아닌 기존 민영화의 연장’이며 ‘민간투자법령에 의한 운영자 선정이 아니며 여러모로 기존 사업자가 유리한 위치’라는 정도이다. 이 상황에 대한 비판은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이며, 인천공항 전체 시설 민영화의 신호탄이므로 공항공사가 직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여부는 개연성이 있다. 물론 공항을 최초에 입안할 당시에는 성공 여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으므로 민간에게 리스크를 이전하는 차원에서 민영화를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그 후 급유서비스 독점의 대가는 무척 달콤한 것이었다. 특히 조양호 한진회장이 임원으로 등재돼 매년 거액의 연봉을 받는 등 도덕적 해이도 감지되고 있다.

2003년 이후 매년 수 십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2006년 71억원, 2008년 75억 원, 2009년 42억원, 2010년 56억 원 등이었다. 2003년 이후 누적 당기순이익이 450억 원이며, 2010년 감사원 감사 결과 163억 원의 초과 수익이 있었다는 사실도 적발됐다.[인천공항 항공기급유 독점 회사, 막대한 이익 대기업에 퍼줬다]

최초로 사업자로 선정되었을 때에는 이른바 건설위험이 존재한다. 이 부분의 위험이 매우 크기에 사업자는 일정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명분이 되며, 건설에 투입된 돈은 운영기간 동안 비용으로 인정되어 감가상각을 통해 세제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연장되는 사업기간은 건설위험도 없고 독점적 사업권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상태다.

그러한 취지에서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수행된 인천공항 급유시설의 관리운영권 등에 대한 ‘민자시설 처분 방안 연구용역’에서는 ‘급유시설 및 화물터미널 관리·운영권을 공항공사가 인수하거나 위탁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을 것이다. 공항공사 측도 당시엔 직영을 검토했을 것이나 이제는 재민간위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알짜배기” 기업의 “민영화” 강행은 MB정부의 본능일까? 인천공항공사의 아웃소싱 원칙의 연장선상일까? 민간의 효율과 창의를 도입하려는 관료들의 의지일까? 아니면 이것들 모두일까? 확실히 급유시설에 관해서는 한진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박 상무와 서투른 공사 측의 대응으로 또다시 시계가 제로가 되었다. 최대의 피해자는 물론 박 상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