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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함의 문화(culture of excellence)”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집트 나일강(江)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다는 이 표현은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Darrell Issa 는 악명 높은 John Paulson 이 취한 어떠한 행위에 대해 ‘악어의 눈물’로 간주한 모양이다. 아니 더 나아가 그보다 더 악질적일만큼 교묘한 투자행위로 간주한 모양이다.

Issa 의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제소한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 설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John Paulson이 지난 2007년 저소득층 대출과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 ‘책임감 있는 대출 센터(the Center for Responsible Lending)’에 1천5백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러한 행위는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쇼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Paulson은 CRL에 기부하여 이 단체가 “은행들로 하여금 자격 없는 대출자에게 더 많은 악성대출을 실행하는데” 일조하려는 의도를 가졌고, 이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몰락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것이 Issa 의원의 생각이다. 즉, 은행이 악성대출을 하면 할수록 CDO의 하락에 베팅한 Paulson의 몫이 커지는 것이다. 그는 현재 Paulson에게 편지를 보내 보다 자세한 기부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한다.

이에 대해 반론을 펴는 이들의 의견에 따르면, Paulson이 CRL에 기부한 시점인 2007년에 ABS에 투자한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들이 파산하는 등 이미 시장이 망가지는 상황이었으므로 그러한 행위가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집값도 이미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던 시점이기도 하였다. 또한 CRL의 대변인은 Paulson이 기부한 돈을 유실처분에 직면한 가족들을 돕는 법률비용으로 썼다고 밝혔다.

Issa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 별로 그런 생각은 안 들지만 – 매우 흥미로운 투자행위라는 생각이 우선 들고(예를 들자면 노조가 파업중인 어떤 회사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파업투쟁기금을 내면 비슷한 행위일까?), 이미 정치권의 “큰 손” 후원자로 알려진 John Paulson의 전방위적인 기부 스타일도 흥미롭다. 자신의 학교에도 거액의 발전기금을 냈다지만 CRL에로의 기부는 확실히 다른 기부와는 다른 느낌이다.

즉,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일조한 CDO의 설계에 관여하고, 그 시장의 붕괴에 돈을 걸고, 동시에 그 시장의 붕괴로 고통 받을 이들을 위해 자신의 돈을 기부한 것이니, 이는 어떻게 보자면 약간은 정신분열적(?)이고 전지전능한 창조주적 마인드가 아니고서는 쉽게 이해가 안가는 – 이기적이고 일면적인 나로서는 –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얼마 안 될지 몰라도 180억원에 달하는 씀씀이가 놀랍기도 하다.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등에 몸담았다가 이들을 비판하는 좌익 컬럼니스트로 전향한 Nomi Prins는 그의 저서 “It Takes A Pillage”에서 골드만에는 확실히 남들은 느낄 수 없는 “우월함의 문화(culture of excellence)”가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골드만과 함께 일했던 John Paulson도 일종의 선민의식에 가까운 이 우월감을 공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류의 순방향, 역방향, 그리고 그 치유에 기꺼이 돈을 쓸 수 있는 그 우월감.

그 우월감이 부러우면 진건가? 🙂

그림자금융 시스템 붕괴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와 그 시사점

다행스럽게도 은행 업무가 대개 비밀에 쌓여 있다 할지라도 내부고발자라는 영웅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들 중 하나가 도이치뱅크 AG의 고용인이자 주주이기도 한 티팍 푸자니(Deepak Moorjani)인데, 그는 이 위기가 도래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그는 정확히 2006년 그의 상사에게 경고했었다고 한다. 무자니는 사모자본 분야 출신이었고 몇몇 소규모 회사의 이사회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의 임무는 이들 회사가 효율적이고 정직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무자니가 도이치뱅크의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그는 임금 인센티브와 관리부서의 감독부재가 과도한 위험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나는 내가 교육받은 대로 행동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도이치뱅크와 같은 환경에 처하다보면 그리 칭찬받을 짓이 아니었습니다.” 전화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도이치뱅크는 AIG의 붕괴, 그리고 이어진 구제금융과 엮여있는 유명기업들 중 단지 하나에 불과했다. AIG와 같은 보험회사는 CDS를 통해 CDO를 보장했다. AIG는 누구나 끊임없이 치솟는 주택가격에 기반을 두고 계속해서 돈을 뿜어낼 것이라 여기고 있던 채권들에 대한 보험을 제공했다. 일단 CDO가 – 또는 그 안에 뭐가 있든지 간에 – 망가지기 시작하면 AIG는 이들 보험금 지급요구에 지불해야만 했다.
정부가 AIG에 대해 구제금융을 단행했을 때에, AIG는 정말 요구받은 대로 보험회사로서 행동했다. AIG는 납세자의 돈 중 900억 달러를 모기지 채권 – 그 중 일부는 서브프라임 – 이 기초자산인 CDO의 수퍼시니어(AAA보다 더 좋은 등급인) 트랜치에 대한 CDS에 대해 지불하기로 약속한 거래상대방 15곳에 건네줬다.
도치뱅크는 AIG가 납세자가 벌충해준 수십억 달러, 정확하게 18억 달러를 보상받은 회사다. 그 이후 SEC집행부서의 포지션에 도전하고 있는 무자니에 따르면 그 금액은 그 당시 도이치뱅크의 시가총액의 50%가 넘는 금액이다.
“만약 당신이 은행이라면 당신은 그런 계약들을(CDS : 역자 주) 온종일 써댈 수 있고 어떠한 투명성도 없습니다.” 그는 말했다. 그 계약들을 써대고 체결하는 직원들은 단기적으로는 보수를 받게 된다. 비록 장기적으로 그러한 계약들을 통해 손해를 보게 되어 세계 경제의 면상을 후려갈길지라도 말이다.[It Takes A Pillage, Nomi Prins, Wiley, September 2009, pp61~62]

규모는 많이 작지만 앞서의 <골드만삭스가 돈버는 법, 다른 버전>이라는 글에서 전한 골드만이 했던 행태와 비슷한 행태를 보였던 도이치뱅크의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특히 이 글은 그 사태에 대한 내부자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무자니라는 내부자가 바라본 부동산 금융시장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비이자수익 위주의 직원 임금체계
      • 관리부서의 감독부재
      •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과신
      • 그림자금융 시스템에서 과다하게 발행한 CDS 계약

투자은행 또는 일반은행의 IB 부문의 직원들은 많은 경우 계약수수료, 주선수수료 등 이른바 비이자수익을 통한 성과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보다는 초기 수수료가 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편이 그들의 보수에 유리하다.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대출상품이외에도 CDO, CDS와 같은 신상품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편 관리부서는 이러한 신상품의 특성에 익숙하지 못하였다. 복잡하게 구조화되어 있는 이 상품의 특성과 위험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하였던 관리부서가 의존한 곳은 외부 평가기관이다.(we rate every deal” 참고하실 것) 하지만 그들은 해당 상품에 최고등급을 매겼다. 엄격히 감독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기초자산인 부동산은 계속 상승하지 않는가.

특히나 CDS는 정말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거래당사자들끼리 찍어내면 된다. AIG로서는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를 받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피보험자는 리스크헤지라는 명분이 있었기에 스스로도 뿌듯했을 것이다. 이제 부동산의 등락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결국 AIG가 그 통에 망하긴 했지만 말이다.

위 특징 들은 우리나라 IB부문에도 CDS관련만 빼놓고는 – 우리나라는 시장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특징 들이다. 특히 매크로한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믿음은 오히려 선진국 시장보다 더 강한 편이다. 각국 부동산 시장이 망가진 현재까지도 우리의 시장은 붕괴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그것이 견실한 실물부문의 성장을 통해 견디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분양 주택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정책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의 해체다. 이를 통해 부동산 자산가격의 평가절하(devaluation)는 인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다. 이렇게 높은 자산가격이 유지되면 향후 부동산개발에 들어가야 할 원가 역시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시장은 합리적인 가격이 아닌 거품이 쌓인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고, 그런 상품을 파는 방법은 시장에 또 다른 환상을 불어넣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요컨대 적절히 평가 절하된 시장은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연장시키는 반면, 지금처럼 당장의 시장혼란을 두려워하는 정책은 많은 이들이 조롱하는 포퓰리즘적인 상황이다. 마이크로하게는 IB시장에서의 ‘게임의 법칙’(임금체계, 감독체계 등)을 이성적인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헤지펀드의 ‘전략’ 중 한 가지, 레버리지

금융역사가 니알 퍼거슨에 따르면 “1990년에는 610개의 헤지펀드가 39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2006년 말에는 9,462개의 펀드가 1.5조 달러의 돈을 관리하고 있었다고”(주1)한다. 수많은 돈이 규제받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러한 헤지펀드들은 그들의 자산을 가지고 상당한 돈을 빌릴 수 있거나, 레버리지를 올릴 수 있다. [중략] 나는 언제나 레버리지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싶었으나 좋은 소스가 없었다. 헤지펀드리서치라는 회사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권위 있다고 간주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알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회사 역시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버리지에 관한 유일한 정보는 특정 펀드의 전략에서 직접 흘러나온 것들뿐이었다. 헤지펀드리서치는 이 산업분야의 총체적인 레버리지 현황을 모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전문가들이 그들이 얼마만한 돈을 빌리고 어떤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전략” 중 일부이기도 하다.
According to finance historian Niall Ferguson, “there were just 610 hedge and equity funds with $39 billion in assets in 1990. By the end of 2006, there were 9,462 of such funds with $1.5 trillion in assets under management.” That’s a lot of money acting with no rules. Plus, those hedge funds can borrow, or leverage, substantially against their assets. [중략] I’ve always wanted to know exactly how much leverage is out there, but there’s no good source. The company Hedge Fund Research is considered the authority in the hedge fund field, so I though it might know. But it turns out that this firm doesn’t. The only leverage information it has is culled directly from a particular fund’s strategy. Hedge Fund Research doesn’t have the information to compile an overall leverage figure for the industry. In other words, the hedge fund managers don’t even let the experts know how much they borrow, using whatever assets they have as collateral. It’s part of their “strategy”. [It Takes A Pillage, Nomi Prins, Wiley, September 2009, p 13]

이글을 읽으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작년 말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6개월마다 돌아가며 수장을 맞는 EU의 의장국인 스웨덴 정부가 사모와 헤지펀드와 같은 대안투자에 관해 제안된 유럽연합 통일지침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세 가지 이슈 중 하나인 헤지펀드의 레버리지에 대한 일반적인 제한 조항을 제거할 것을 건의했다. [중략] 그 대신 권한이 있는 당국에게 권한을 부여하는데, 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온전함이 위협받을 수 있을 시” 레버리지를 규제할 수 있는 영국의 금융 서비스 당국과 같은 국내 금융 규제자를 의미한다. [중략] 지침 초안에는 레버리지 비율을 “최대” 2배로 제한했다. — 즉, 펀드가 가지고 있는 만큼만 빌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략] 고정자산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2006년에 7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중략] 그리고 금년과 같이 레버리지 레벨이 극도로 낮을 때조차 그들은 통상 2배가 넘는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The Swedish government, holder of the European Union’s six-month rotating presidency, has proposed removing a general limit on hedge funds’ leverage, one of the three most contentious issues that are drafted in a proposed EU directive on alternative investments such as private-equity and hedge funds. [중략] Instead, it would empower competent authorities, which generally means domestic financial regulators such as the U.K.’s Financial Services Authority, to impose limits on leverage “where the stability and integrity of the financial system may be threatened.” [중략] The draft directive referred to a leverage ratio of 2 to 1 — that is, borrowing as much again as the amount in the fund — as “high.” [중략] Fixed-income hedge-fund managers used leverage of as much as 7 to 1 in 2006 [중략] and even this year, when leverage levels are significantly lower, they typically use leverage of more than 2 to 1.[Swedish Plan Would Scrap Hedge-Fund Leverage Limits]

딴에는 레버리지가 2배에 불과하다면 장사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 이런 글도 있다.

2008년 사태 이후 레버리지의 사용은 당연하게도 논쟁거리가 되었다. 헤지펀드, 은행, 그리고 다른 금융기관들은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특히 은행의 레버리지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많은 경우 2008년 금융시장의 붕괴되기 전 그들 자본의 40배, 심지어 5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주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헤지펀드가 지나치게 높은 레버리지 수준으로 운영되었을 것이라고 비난한다. HFR – 앞서 노미 프린스가 언급한 Hedge Fund Research – 은 헤지펀드의 레버리지가 (자본에 대한 자산으로 정의되는) 1990년 이후 모든 투자전략에 걸쳐 자본의 평균 중간 정도인 2.5배라고 추정했다.
The use of leverage, subsequent to the events of 2008, has become understandably contentious. Hedge funds, banks and other financial institutions employ leverage. Bank leverage in particular has raised significant concern as it’s been revealed that the large investment banks were leveraged, in many cases, 40 times and even 50 times their equity capital prior to the financial market collapse in 2008. Some have pointed a finger at hedge funds accusing them of running such inordinately high levels of leverage. This has not been the case. HFR estimates that hedge fund leverage (defined as assets over equity) across all investment strategies has been averaging a moderate 2.5 times equity since 1990.[Hedge Fund Leverage and the EU Directive]

HFR이 노미 프린스한테는 추정치를 알려주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노미 프린스가 HFR의 “추정치”에 만족한 것인지 몰라도 여하튼 Hedge Tracker에는 그들의 “2.5배”라는 추정치가 인용되어 있다.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헤지펀드들은 BIS가 상업은행에 허용하고 있는 10배 정도의 레버리지 비율조차 훨씬 못 미치는 레버리지로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통하기도 하다.

이 수치는 내게는 마치 원유시장의 가격을 몰라 전 세계의 조각정보를 모아 유가정보를 제공하는 에너지 관련 리서치 회사의 추정치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1990년 이후의 평균치”라는 산정근거의 오차도 무시 못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수치에는 각 연도별의 증감추이, 구사전략의 상이함에 따른 편차, 잘나가는 펀드와 망해가는 펀드의 편차 등이 얼버무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 쓰레기 같은 추정이리라 여겨지지도 않는다. 인용문에 언급된 40~50배와 같은 레버리지는 ‘엄청 잘 나가는’ 초대형 투자은행의 레버리지 수치일 것이고 웬만한 헤지펀드 역시 그 수치를 초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그리고 레버리지가 선입견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비추어보자면 터무니없는 수치는 아니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진실은 달의 뒷면에 가리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유럽연합의 헤지펀드 레버리지 비율의 제한 규정은 Hedge Tracker의 글에서도 적고 있다시피 그들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내게는 마치 흡연자의 담배 피는 숫자를 규제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스웨덴 정보는 거기에다 흡연자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에만” 규제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덤앤더머’가 생각난다면 너무 심한 욕인가? 암튼 유명무실할 것 같은 조항이다.

미국의 데이트레이더가 돈을 잃자 이성을 잃어 총을 난사, 사람이 죽는 참극이 벌어지자 데이트레이드를 규제했다는 미국의 정책당국의 미봉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주1) International Financial Services London에 따르면 2007년 현재 펀드수는 11,000개 운용자산은 2조2,500억 달라다

구조화와 증권화, 자본주의에게 약일까 독일까?

베어스턴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에서 일하다가, 이제는 월스트리트의 악행을 고발하는 작가로 전업한 노미 프린스(Nomi Prins)의 신작 중 일부다.

이제는 없어진 투자은행 드렉셀번햄램버트에서 1987년 최초의 CDO를 만든 이는 바로 마이클 밀켄이다. 이 CDO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정크본드들로 구성된 증권의 일종이다. 1990년대 후반 같은 증권이 하이일드(정크본드의 멋진 이름)와 이머징마켓(남아메리카, 아시아, 동유럽)의 채권으로 채워 넣어졌다. 2003년에 채워 넣어진 것은 서브프라임 대출이었다. [중략] 나의 국제 투자은행으로의 업종변경은 1993년 런던의 베어스턴스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유럽의 분석그룹을 이끌었다. [중략] 1996년부터 유럽의 회사들에게 그 새로운 CDO들을 소개하는 것이 나의 업무의 일부였다.
It was Michael Milken who constructed the first CDO in 1987 at the now-extinct investment bank Drexel Burnham Lambert. This CDO was basically a security made up of a bunch of junk bonds. In the late 1990s, the same security was stuffed with high-yield(a nice name for junk bonds) and emerging-market(Latin American, Pan-Asian, and Eastern European) bonds. In 2003, the stuffing was subprime loans. [중략] My foray into international investment banking began with Bear Stearns in 1993 in London. I ran the European analytics group. [중략] From 1996 on, it was part of my job to introduce those new CDOs to European companies. [It Takes A Pillage, Nomi Prins, Wiley, September 2009, pp 11~12]

1980년대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서 가장 유명한 이들을 꼽으라면 살로먼브라더스(Salomon Brothers)에서 모기지 채권을 “증권화(securitization)”시킨 루이스 라니에리(Lewis S. Ranieri), 그리고 위에 언급된 정크본드의 황제 마이클 밀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월가의 머니게임의 뒷면을 다룬 라이어스포커(Liar’s Poker)에 따르면 밀켄은 “부하들을 돈에 빠져 죽을 지경으로 만들”고는 나지막이 행복하냐고 묻곤 했다고 한다. 책의 삽화에도 그려져 있지만 이는 마치 사람을 돈으로 홀리는 악마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라니에리와 밀켄은 독점적인 특허권도 없는 금융가에서 부하들을 돈에 빠져 죽게 만들 정도로 돈을 벌어들였을까? 대답은 무지 간단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 나중엔 이 위험마저 팔아넘기지만 –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었다. 모기지 채권과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은 모두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고위험 채권이었다. 모기지는 지나치게 장기고 정크본드는 말 그대로 쓰레기채권이었다.(주1) 이런 쓰레기들을 재포장하여 파는 재주를 가진 이들이 바로 라니에리와 밀켄이었던 것이다.

여러 채권들을 ‘합쳐서(pooling) 재포장’ 또는 인용문의 ‘채워 넣기(stuffing)’ 작업을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밀켄이 창조했다는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 부채담보부채권), 비슷한 형식이지만 기초자산으로 모기지 채권을 담은 CMO(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 ; 모기지담보부채권)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크본드가 되었든, 이머징마켓 채권이 되었든, 모기지 채권이 되었든 여러 상품성 없는 채권이 금테 두른 채권으로 둔갑하였던 것이다.

CMO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수억 달러 단위의 일반 모기지 채권을 끌어 모아 그것을 하나의 신탁펀드에 담아야 한다. 신탁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이자(금리)를 제공하는데, 이때 신탁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를 증명하는 증서를 받는다. 이 증서가 바로 CMO다. 그런데 CMO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3억 달러짜리 CMO가 있다고 하자. 이 CMO는 1억 달러씩 세 조각으로 나뉘는데, 각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일정한 이자를 받지만 그 조건이 다르다. 첫 번째 1억 달러 조각에 투자한 사람은 신탁펀드에 들어있는 3억 달러 전체 모기지 채권으로부터 원금이 중도에 상환되면 이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야 한다. 3억 달러 중, 우선 1억 달러 어치의 모기지 채권이 중도 상환될 때까지 나머지 두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약속된 이자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첫 번째 1억 달러 조각이 먼저 중도 상환이라는 매를 맞을 때 두 번째, 세 번째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이자를 받는 것이다. [중략] 이렇게 되면 첫 번째 조각의 모기지 채권은 만기가 상대적으로 단축되지만, 세 번째 조각의 모기지 채권은 일반 모기지 채권보다 만기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중략] 이제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모기지 채권의 만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 중도 상환이라는 돌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지 않고도 모기지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MO의 세 번째 조각 정도는 연기금에서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게 되자, 투자자들의 모기지 채권 수요가 극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략] 1983년, 첫 번째 CMO가 발행됐을 때 미국의 연기금 펀드들은 6천 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연기금은 모기지 시장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1986년 중반까지 연기금들은 CMO에 3백억 달러를 투자했고 투자 증가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라이어스포커, 마이클 루이스 지음, 정명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6년, pp232~234]

위 설명은 CMO의 구조화 작업을 잘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요컨대 일반 채권을 세 단계로 나누어 단기에서 장기 채권까지 각각의 채권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게 기초자산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설명되어 있다. 구조화 금융의 특성상 이러한 작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아래와 같이 일반회사의 자본 및 대출의 구조로 채권을 분류하여 리스크를 체계화하고 이에 따른 수익률을 차등화 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구조화 금융을 통해 순이에게 1년 동안 8%, 철이에게 3년 동안 10%에 빌려준 돈을 함께 묶어 무차별적으로 묶어 똘이에게 반년짜리 5% 채권, 영이에게 3년짜리 8%채권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 노미 프린스가 유럽에 가서 유럽의 회사들에게 – 아마도 미국에 기초자산이 있을 – 채권을 마치 양판점에서 공산품을 팔듯이 표준화되고 – 신용평가기관에 의해 – 공인인증 마크가 붙은 양산(量産)된 채권을 팔러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화, 구조화가 아니었다면 유럽의 회사들은 미국의 미시간 주에서 집사러 돈을 빌린 듣보잡 마이클의 채무를 떠안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노르웨이 나르빅(Narvik)市도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구조화와 증권화, 자본주의에게 약일까 독일까?

(주1) 1980년대 팝문화와 어우러진 로맨틱코미디 ‘웨딩싱어’에서는 여자 주인공 줄리아(드루 배리모어 분)가 남자 주인공 로비 하트(아담 샌들러 분)에게 자신의 약혼자를 소개하면서 ‘Junk bond trader’라고 소개하자 약혼자가 기분나빠하면서 ‘high-yield bond trader’라고 정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골드만삭스가 이익을 내는 방법

* 이 글은 본문에도 나와 있다시피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의 임원을 역임하다 이제는 작가가 되어 미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고발하고 있는 Nomi Prins 의 글이다.(그의 웹사이트 가기) 원문 “How You Finance Goldman Sachs’ Profits”은 Mother Jones에서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관리이사직을 포함하여 내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몇 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숫자는 거짓이라는 점이다. 평상시라면 나라에서 가장 큰 은행들이 작성한 숫자들이 믿기 어렵다는 점은 우리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은행의 기록적인 이익이 궁극적으로 막대한 연방의 자금투입을 통해 창출된 것이기에, 아마도 그 데이터들을 파고들어야 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사항이다. 7월 27일 공화당 알란 그래이슨(플로리다)이 주도한 10명의 의원들은 연방준비제도 의장 벤 버냉키에게 단지 골드만삭스의 월스트리트 탑으로의 빠른 복귀 과정에서의 Fed의 역할이 뭐였는지를 묻는 편지를 보내는 것에 그쳤다.

이런 특별 기부행사를 이해하기 위해 2008년 9월 21일로 되돌아가보자. 그날은 골드만삭스와 남아있는 유일한 주요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게는 흥분되는 밤이었다. 그들의 세 개의 주요 경쟁자들이 사라졌다.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게 2008년 3월 흡수되었다. 리만브러더스는 자본금 부족으로 파산을 선고했다. 그리고 뱅크오브어메리카는 충분한 자금이 없어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메릴린치를 합병하도록 강요받았다. 비슷한 운명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Fed에 긴급히 필요한 자본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갔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는 그것을 얻기 위해 은행지주회사가 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러한 변화를 위한 표준의 5일 간의 반독점 대기 기간도 거치지 않고(관련기사) Fed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은행지주회사(현재 가장 큰 금융기업이랄 수 있는)는 통화 감사관의 오피스인 Fed와 FDIC의 규제범위에 속한다. 그들이 비상시에 대비하여 유보해놓는 자본은(즉 그들의 북(book)에 큰 손실을 입힐 악성자산이나 회수할 수 없는 신용파생상품 거래와 같은) 투자은행들의 것보다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트레이드오프(trade-off)다. 당신이 연방의 도움을 받게 되면 당신은 더 많은 자본을 정산하고 더 적은 리스크를 떠안는다.

골드만은 마지막 부분을 좋아하지 않았다. 회사는 대부분의 돈을 투기나 거래를 통해 벌었다. 그래서 회사는 Fed에게 그들의 리스크를 계량할 때에 은행지주회사가 지켜야 하는 소위 시장 리스크 규칙(the Market Risk Rules)을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은행지주회사가 된 덕택에 골드만은 총 636억 달러의 연방보조를 받았다(이것이 우리가 아는 바고 만약 Fed가 7조6천억 달러의 상세한 차입내역을 밝혀야 한다면 더 많을 것이다). TARP를 통해 100억 달러가 유입되었다(상환되었다). 129억 달러는 AIG의 노략질에서 움켜쥔 것이다. 비록 골드만이 사전에 그 돈이 AIG의 추락에 의한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만약 그러한 경우라면 그것이 그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제켜두고라도 그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297억 달러가 있는데 그들이 쓸 수 있는 FDIC의 일시유동성담보프로그램(Temporary Liquidity Guarantee Program)의 350억 달러에서 현재까지 사용한 돈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Fed의 기업어음조달기관(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에서 쓸 수 있는 110억 달러가 있다.

전술적으로 이 보조금을 챙긴 뒤 골드만은 그들의 새로운 규제자인 Fed에게 만약 자본 충당금을 결정하는 예전 리스크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그들은 예전 투자은행의 규제자인 SEC가 좋다고 한 이른바 VaR(value at risk)를 쓰고 싶어 했다. VaR은 은행들이 자신만의 모수(母數)를 적용하고 이것에 기초하여 리스크가 얼마나 될지 측정하고 그에 대해 얼마만큼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매우 많은 재량을 허용한다. VaR은 베어스턴스나 리만브러더스와 같은 투자은행들이 사용하여 앞서 말한 결과를 초래한 매우 느슨한 SEC의 모델이다.

2009년 2월 5일 Fed는 골드만의 요청을 허락한다. 이는 골드만이 엄청난 연방보조를 받을 뿐 아니라 거금을 다른 은행들이 하는 만큼의 자본금을 쌓아놓지 않고도 배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VaR을 사용하면서 골드만은 긍정적 요소를 강조하는데 더 많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골드만은 우리의 돈으로 이전에 장난질 치던 시절보다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큰 회사이다.

최근 분기의 수익으로 돌아가 보자. 골드만은 137억6천만 달러의 매출에 34억 달러의 기록적인 이윤을 발표했다. 이들 매출의 78%가 운용하기 위해서 가장 많은 자본금을 요구하는 트레이딩과 원금투자(Principal Investments)와 같은 가장 위험한 부문에서 창출되었다. 이들 중에서 고정자산, 통화 및 상품(the Fixed Income, Currency and Commodities ; FICC) 영역은 그 부문 안에서 매출로 기록적인 68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부문이 내가 일하던 곳이고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골드만 서열구조로 올라가는 와중에 관리하던 곳이었다.(그 곳은 또한 왁스먼의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cap-and-trade)(관련글)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릴 부문이기도 하다)

골드만이 우리 돈으로 거액의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왜 거액의 보너스를 지불하지 않겠는가? 이것에 달린 어떠한 끈도(의무? 조건? : 역자 주) 없는 것 같다. 2009년 상반기 골드만은 2008년 상반기보다 34% 증가한 114억 달러를 보상액으로 책정하였다. 이로 인해 기록적인 보너스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은 여전히 보너스의 네 배를 초과하는 536억 달러의 연방부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자본이 여전히 핵심이다. 자본은 금융기관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피다. 당신은 그것 없이는 거래할 수 없다. 2009년 6월 26일 골드만의 총자본은 2천540억 달러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담보 장기 대출 1천910억 달러를 포함한 것이다(즉 그것에 어떠한 담보도 제공하지 않고 빌린 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11월 28일(2008년 4분기) 그들의 무담보 장기대출은 단지 1천680억 달러였다. 그런데 장기 무담보 대출이 14% 증가했다. 비록 골드만이 그 부채를 어디서 빌렸는지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230억 달러가 증가한 것을 보면 우리는 그 돈의 일부가 정부보조나 Fed의 비밀기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어떻게 조성되었는가와 더불어 골드만의 무담보 펀딩의 대부분은 모회사 그룹으로부터 나온 것이다(각각이 보조금이라 부르는 우산의 꼭대기를 생각해보라). 이 모회사는 돈을 골드만의 계열사에 뿌린다. 몇몇은 규제를 받지만 몇몇은 그렇지 않다. 이는 골드만이 Fed와 다른 기관들의 규제를 받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할지라도, 무담보 펀딩을 받는 규제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이전과 똑같지만 더 많은 돈들이 연루되어 있다.

JP모건체이스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의 270억 달러의 이익은 지난 해 같은 분기에 비해 3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그것의 많은 부분은 또한 투기적 행위가 이윤을 창출한 트레이딩 매출에서 창출되었다. 소비자 부문에서 회사는 신용과 관련한 손실로 거의 300억 달러를 별도로 떼어놓아야 했다. 소비자 비즈니스가 처참한 지경에 여전히 놓여있으면서 트레이딩에서 월계관을 쓰는 것은 JP모건체이스의 결과가 월스트리트에서 아무리 칭송을 받는다 하더라도 안정을 위한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배팅은 배팅이다.

복습을 위해 잠깐 쉬어가자. 은행 “스타들”은 지난 1년 반 사이 정부보증과 보조에서 거의 1천240억 달러의 돈을 받아 대부분 투기에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소비자 신용문제에 영향으로 신용상품에서는 계속 손해가 나고 있다. 둘 모두 최고의 보너스를 예고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CEO 재이미 디몬은 재능 있는 이에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 투자은행가들에게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하고 싶다는 말의 번역 – 결국 그들은 지난 해 너무 고통 받았고 그는 골드만에서의 그의 친구들과 함께 경쟁력 있는 위치에 남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건강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보다는 안 좋은 데쟈뷰이다.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는(그리고 다른 세상의 다른 많은 출판물은) “대부분 최악의 금융위기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이 위기는 월스트리트의 주요은행들이 정부보조로 투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끝난 것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결론이다. 이는 금융회사는 조적된 공공자금 보조 없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가 아니다. 그리고 확실히 소비자가 위기가 발발하기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들이 똑같은 자비로운 보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도 악취 때문에 코를 싸쥐어야 했다. 여러분처럼 나도 역겹다. 여러분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도 십분 이해한다.” 벤 버냉키(Bernanke)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 구제금융으로 대형 금융사들을 살려낸 데 대해 “금융시스템과 전체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 공영방송 PBS의 ‘뉴스아워’ 프로그램에 출연해 녹화하던 중 한 자영업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겐 푼돈이나 던져주면서 거대금융사에 세금을 퍼붓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출처] 

요즘 읽기 시작한 책

Nomi Prins 의 “Jacked : How “Conservatives” are picking your pocket whether you voted for them or not”(줄여서 Jacked)이라는 긴 제목의 책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점은 저자 Nomi Prins 의 독특한 이력이다. 현재 저널리스트이자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Demos에서 일하고 있는 그의 전직은 골드만삭스와 베어스턴스의 임원이었다. 그런 그가 잘나가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험난한 좌파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Doug Henwood 가 뉴욕의 지역방송에서 진행하는 시사프로그램 Behind The News에서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두어 번 패널로 참여하였는데 약간은 새침하지만 밉지 않은 코맹맹이 톤으로 야무지게 이야기하는 그의 발언이(참고로 그는 여자다) 인상적이었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자본주의의 심장 월스트리트 임원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를 자극했다.

그래서 결국 그의 저서를 구입하게 되었다. 여기서 또 하나 재밌는 점은 책을 구입한 경로다. 나는 팟캐스트로 저장된 Doug Henwood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그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고 이베이(ebay.com)을 뒤져 그의 저서를 찾아낸 후 페이팔(paypal.com)으로 결제하였다. 바야흐로 국제화와 네트웍화의 시대이기에 가능한 구매행위였다. 역시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좋은 것이다. 다만 공평한(fair) 조건 하에서 말이다.

책은 이제 막 십여 페이지를 나갔을 뿐이다. 책이 쓰여진 시점은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를 강타했던 시점이다. Nomi는 이런 뉴올리언즈를 비롯하여 미국 방방곡곡을 직접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느낀 점을 실증자료와 버무려 소개하고 있다. 책상머리에 앉아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그리고 자본의 범죄를 통계적으로만 고발하는 글과 그런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더 책을 읽어나가면 나올 것으로 여겨지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책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월스트리트에서의 그의 개인적 경험이다. 그가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고 어떻게 행동하였는지,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고백성사일 필요는 없다. 월스트리트에 있었다는 사실이 범죄나 도덕적 타락이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시스템의 핵심에서 목도한 사실이 궁금할 따름이다.

여담이지만 작가는 묘한 매력을 풍긴다. 사진을 보면(사진 및 작가소개 보기) 상당히 쉬크한 스타일의 여성이다. 살고 있는 곳도 한 스타일 한다는 트렌디 드라마 Sex And The City와 Ugly Betty, 그리고 Wall Street 의 공간적 배경인 뉴욕이다. 그런데 이제는 좌파 지식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쯤 되면 왠지 정치적으로 개과천선한 사라 제시카 파커라는 희한한 캐릭터가 머리에 그려진다. 아~ 나의 퇴폐적인 지적허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