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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의 ‘전략’ 중 한 가지, 레버리지

금융역사가 니알 퍼거슨에 따르면 “1990년에는 610개의 헤지펀드가 39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2006년 말에는 9,462개의 펀드가 1.5조 달러의 돈을 관리하고 있었다고”(주1)한다. 수많은 돈이 규제받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러한 헤지펀드들은 그들의 자산을 가지고 상당한 돈을 빌릴 수 있거나, 레버리지를 올릴 수 있다. [중략] 나는 언제나 레버리지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싶었으나 좋은 소스가 없었다. 헤지펀드리서치라는 회사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권위 있다고 간주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알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회사 역시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버리지에 관한 유일한 정보는 특정 펀드의 전략에서 직접 흘러나온 것들뿐이었다. 헤지펀드리서치는 이 산업분야의 총체적인 레버리지 현황을 모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전문가들이 그들이 얼마만한 돈을 빌리고 어떤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전략” 중 일부이기도 하다.
According to finance historian Niall Ferguson, “there were just 610 hedge and equity funds with $39 billion in assets in 1990. By the end of 2006, there were 9,462 of such funds with $1.5 trillion in assets under management.” That’s a lot of money acting with no rules. Plus, those hedge funds can borrow, or leverage, substantially against their assets. [중략] I’ve always wanted to know exactly how much leverage is out there, but there’s no good source. The company Hedge Fund Research is considered the authority in the hedge fund field, so I though it might know. But it turns out that this firm doesn’t. The only leverage information it has is culled directly from a particular fund’s strategy. Hedge Fund Research doesn’t have the information to compile an overall leverage figure for the industry. In other words, the hedge fund managers don’t even let the experts know how much they borrow, using whatever assets they have as collateral. It’s part of their “strategy”. [It Takes A Pillage, Nomi Prins, Wiley, September 2009, p 13]

이글을 읽으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작년 말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6개월마다 돌아가며 수장을 맞는 EU의 의장국인 스웨덴 정부가 사모와 헤지펀드와 같은 대안투자에 관해 제안된 유럽연합 통일지침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세 가지 이슈 중 하나인 헤지펀드의 레버리지에 대한 일반적인 제한 조항을 제거할 것을 건의했다. [중략] 그 대신 권한이 있는 당국에게 권한을 부여하는데, 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온전함이 위협받을 수 있을 시” 레버리지를 규제할 수 있는 영국의 금융 서비스 당국과 같은 국내 금융 규제자를 의미한다. [중략] 지침 초안에는 레버리지 비율을 “최대” 2배로 제한했다. — 즉, 펀드가 가지고 있는 만큼만 빌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략] 고정자산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2006년에 7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중략] 그리고 금년과 같이 레버리지 레벨이 극도로 낮을 때조차 그들은 통상 2배가 넘는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The Swedish government, holder of the European Union’s six-month rotating presidency, has proposed removing a general limit on hedge funds’ leverage, one of the three most contentious issues that are drafted in a proposed EU directive on alternative investments such as private-equity and hedge funds. [중략] Instead, it would empower competent authorities, which generally means domestic financial regulators such as the U.K.’s Financial Services Authority, to impose limits on leverage “where the stability and integrity of the financial system may be threatened.” [중략] The draft directive referred to a leverage ratio of 2 to 1 — that is, borrowing as much again as the amount in the fund — as “high.” [중략] Fixed-income hedge-fund managers used leverage of as much as 7 to 1 in 2006 [중략] and even this year, when leverage levels are significantly lower, they typically use leverage of more than 2 to 1.[Swedish Plan Would Scrap Hedge-Fund Leverage Limits]

딴에는 레버리지가 2배에 불과하다면 장사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 이런 글도 있다.

2008년 사태 이후 레버리지의 사용은 당연하게도 논쟁거리가 되었다. 헤지펀드, 은행, 그리고 다른 금융기관들은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특히 은행의 레버리지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많은 경우 2008년 금융시장의 붕괴되기 전 그들 자본의 40배, 심지어 5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주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헤지펀드가 지나치게 높은 레버리지 수준으로 운영되었을 것이라고 비난한다. HFR – 앞서 노미 프린스가 언급한 Hedge Fund Research – 은 헤지펀드의 레버리지가 (자본에 대한 자산으로 정의되는) 1990년 이후 모든 투자전략에 걸쳐 자본의 평균 중간 정도인 2.5배라고 추정했다.
The use of leverage, subsequent to the events of 2008, has become understandably contentious. Hedge funds, banks and other financial institutions employ leverage. Bank leverage in particular has raised significant concern as it’s been revealed that the large investment banks were leveraged, in many cases, 40 times and even 50 times their equity capital prior to the financial market collapse in 2008. Some have pointed a finger at hedge funds accusing them of running such inordinately high levels of leverage. This has not been the case. HFR estimates that hedge fund leverage (defined as assets over equity) across all investment strategies has been averaging a moderate 2.5 times equity since 1990.[Hedge Fund Leverage and the EU Directive]

HFR이 노미 프린스한테는 추정치를 알려주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노미 프린스가 HFR의 “추정치”에 만족한 것인지 몰라도 여하튼 Hedge Tracker에는 그들의 “2.5배”라는 추정치가 인용되어 있다.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헤지펀드들은 BIS가 상업은행에 허용하고 있는 10배 정도의 레버리지 비율조차 훨씬 못 미치는 레버리지로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통하기도 하다.

이 수치는 내게는 마치 원유시장의 가격을 몰라 전 세계의 조각정보를 모아 유가정보를 제공하는 에너지 관련 리서치 회사의 추정치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1990년 이후의 평균치”라는 산정근거의 오차도 무시 못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수치에는 각 연도별의 증감추이, 구사전략의 상이함에 따른 편차, 잘나가는 펀드와 망해가는 펀드의 편차 등이 얼버무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 쓰레기 같은 추정이리라 여겨지지도 않는다. 인용문에 언급된 40~50배와 같은 레버리지는 ‘엄청 잘 나가는’ 초대형 투자은행의 레버리지 수치일 것이고 웬만한 헤지펀드 역시 그 수치를 초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그리고 레버리지가 선입견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비추어보자면 터무니없는 수치는 아니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진실은 달의 뒷면에 가리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유럽연합의 헤지펀드 레버리지 비율의 제한 규정은 Hedge Tracker의 글에서도 적고 있다시피 그들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내게는 마치 흡연자의 담배 피는 숫자를 규제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스웨덴 정보는 거기에다 흡연자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에만” 규제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덤앤더머’가 생각난다면 너무 심한 욕인가? 암튼 유명무실할 것 같은 조항이다.

미국의 데이트레이더가 돈을 잃자 이성을 잃어 총을 난사, 사람이 죽는 참극이 벌어지자 데이트레이드를 규제했다는 미국의 정책당국의 미봉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주1) International Financial Services London에 따르면 2007년 현재 펀드수는 11,000개 운용자산은 2조2,500억 달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