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계정 거래

고유계정 거래는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s)를 포함 주식, 채권 및 관련 상품들의 시장조성, 스페셜리스트로의 활동 및 매매, 파생상품거래의 구축 및 수행, 자사계정 매매와 차익거래 업무 등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자본투자는 금융기업이 보유한 고유자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M&A등에 직접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이다.

금융기업의 이러한 고유계정 거래가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은 구조화 금융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부분을 떠안음으로써 나머지 낮은 리스크를 떠안고자 하는 Senior/Mezzanine/Subordinate Debt 의 대주들이 금융조달에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원자재 시장이나 기타 시장이 조성되기 어려웠던 각종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증권화, 유동화가 8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금융이 세계화되면서 유동성의 원활함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지나치게 공급된 유동성은 수익성을 좆아 세계 곳곳을 헤매게 되었고, 이는 부적격자에 대한 지나친 대출기준 완화,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비정상적인 시장변동, 이를 통한 자산시장의 거품을 형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국내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고유계정 거래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그것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2006년 기준으로 볼 때 골드만삭스 순수익 중 자기거래 비중은 68%다. 모건스탠리의 경우에는 48%였다. 본래 의미로 컨설팅업에 가까운 금융기업이 직접 장사에 나선 것 치고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자기거래, 즉 고유계정 거래가 그만큼 수익성 좋은 분야이므로 더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이 그렇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저에는 머니게임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비교우위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 물음을 던질 수 있다. 바로 고유의 자문업무와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다. 골드만삭스에 관한 책을 보면 바로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한동안 고유계정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가 언급한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보면 옳은 방향이다. 특히나 세금을 통해 예금보호를 받는 은행이 포함된 금융지주회사나 은행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있는 증권사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대고객 업무와 관계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실무적으로 그런 거래를 어떻게 발라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국제적 공조의 여부도 큰 문제다. 사실 금융복합기업의 등장은 투자금융과 상업금융의 복합화와 과점화를 통한 시장독점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다. 오바마는 이제 그 길을 포기하겠다는 것이고 유럽이 그것을 넙죽 받아먹으려 할지 누가 알겠는가?

11 thoughts on “고유계정 거래

  1. BoBo

    유럽에서 넙죽 받아먹으려는 움직임은 이미 있어 보입니다. 미국에서 FX마진거래의 레버러지를 제한하자 세계적인 브로커 중 하나는 고객이 가입해있는 법인을 영국쪽으로 돌려서 계속 높은 레버러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바마의 발표이후 다시 레버러지가 낮아질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항의메일을 보내도록 유도하더군요. 그래도 오바마가 강행한다면 유럽으로 유럽이 안되면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만이겠지요. 미국으로서는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금융을 쉬 버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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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매우 흥미로운(?) 또는 당연한 결과로군요. 한 쪽 구멍이 막히면 다른 구멍으로 출입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미국이 금융패권의 지위를 과연 이런 조치로 내놓을 것인가 아닌가가 이번 볼커작전의 최대 관전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가이스너는 어디 간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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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ubis

    subordinate의 경우 equity로 불립니다. equity 부분이 risky부분으로 market maker로서 trading부서에서 거래되었습니다. 실제 warehouse에 AAA senior등급들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IB들이 secutitization과정에서 risk를 떠안으며 수익을 올렸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market maker로서의 trading수익(사실상 bid ask spread)과 상품화과정에서의 fee 수입을 얻었지요. 또한가지는 commdity market의 유동성 공급부분은 이해하지만 시장조성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상품시장은 과거부터 꾸준하게 거래되던 stock market과 주요 시장이었습니다. commidity 파생의 경우는 맞겠지만요. 글의 주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 몇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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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말씀의 취지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그 쪽 시장은 case by case겠죠. subordinate가 equity와 동일한 정도의 risk를 떠안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사전적 의미라면 – 또는 BIS가 인정한 의미라면 – 그 구체적 계약관계에서는 심지어 equity마저 사실상 equity가 아닌 senior에 준하는 계약도 있을 수 있겠죠.(예를 들면 대우건설 M&A에서의 재무적투자자들처럼) 리스크를 떠안으며 수익을 올렸다는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도 또 하나의 관점의 차이일 수 있는데 어쨌든 리딩컴퍼니 아니면 어레인저의 역할 정도는 수행했다는 정도로 이야기하죠.(아~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AAA등급 많이들 보유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게 더 큰 손해였던 경우도 있죠. 예를 들면 우리은행 CDO) “시장조성자”의 부분은 제가 말하려는 뉘앙스와 조금 다른데 시장을 조성했다기보다는 미성숙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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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than

    평소에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만, 골드만 삭스의 수익구조에 대해 제가 본 자료와 좀 다른 내용이 있어서 질문 드립니다. –

    Goldman Sachs, which generated at least 76 percent of 2009 revenue from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gets the “great majority” of transactions from customers, according to Chief Financial Officer David Viniar. About “10-ish percent” of the New York-based firm’s revenue comes from “walled-off proprietary business that has nothing to do with clients,”
    출처 -http://www.bloomberg.com/apps/news?pid=20670001&sid=aUK0teVnXies

    인용하신 자본 시장 연구원 자료에는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전체를 proprietary trading 으로 간주한 것으로 나오던 데, 골드만삭스의 annual report 를 읽어 보면,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에는 Equities commisions 등을 포함한 것으로 나오네요. principal investments + a를 prop trading 으로 보면 결국 bloomberg 자료에서 처럼 10% 정도 선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annual report 를 읽어보아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client trades 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영향이 결정될 거라는 점 그리고, 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생각이 들어서 몇자 적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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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느니삽

    골드만의 매출 비중에 대한 자본시장연구원 자료는 오류가 심한 것 같네요. 위에 Ethan님 말씀대로 Trading 쪽이 합쳐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09년을 예로 들면 prop trading이 매출의 10% 정도 (CFO가 구두로 밝힘), principal investments가 매출의 3~9% 정도 (투자수익률 10~30% 가정)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부문별로 자세한 숫자는 회사에서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골드만보다 이러한 투자 비중이 훨씬 낮습니다.

    그리고 이해의 상충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으신 것 같은데, 차이니스 월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저도 미국계 투자은행에서 자기자본투자 업무도 해봤고, 기업금융자문 업무도 해봤는데 고객 이해의 상충이 발생하는 상황은 컴플라이언스에서 원천봉쇄하도록 되어 있어서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월가에서 종종 내부자 거래 스캔들이 터지듯이 가끔 이해의 상충 스캔들도 발생할 수 있겠지만, 어쩌다가 한번 있는 금융사고이지 비일비재한 일은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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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네 앞서의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은 별도의 글로 http://foog.com/2593 올렸으니 참고하시고요. 이해상충 부분에 대해선 하느니삽님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전 미국계 투자은행의 경험은 없으니 경험자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옳으리라 여겨지네요. 여담이지만 그래서 ‘블랙스완’이 무서운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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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느니삽

      “전 미국계 투자은행의 경험은 없으니 경험자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옳으리라 여겨지네요.”

      -> 흑.. 웬지 비웃으시는 듯한.. ㅠㅠ

      그냥 저의 일천하고 제한된 경험(두 회사)으로 말씀드린 것이었고, 말씀대로 블랙스완처럼 한번 터지면 크게 터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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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oog

      헉 혹시라도 그렇게 여겨실까봐 지금 막 그 부분을 고치려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만 절대 “비웃음”의 의도는 없습니다. 뭐든 옆에서 겪어본 이의 생생한 경험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평소 지론입니다. 노여워 마시길… (다만 블랙스완 정도로 짚어두고 넘어가려 했던 것이옵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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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ticky Post author

    The Fed Will Take 174 Pages To Tell You What “Prop” Trading Is | 월가 은행들의 악행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고유계정거래’에 관한 정의의 어려움 http://bit.ly/q6XQ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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