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생산 감소추세인가

전 세계 원유생산이 2008년 7월 7,482만 배럴/일로 정점에 이르렀고 이제 7,100만 배럴/일 로 감소하고 있다. 원유생산은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이 감소하는 와중에 OPEC의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2010년 12월까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OPEC 산유국의 생산이 비(非)OPEC 산유국의 누적생산 감소를 상쇄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감소율이 3.4%로 증가할 것이다. IEA의 WEO 2008의 예측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이제 전미에너지정보부(The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 EIA)와 국제에너지기구(the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IEA)는 원유보존과 대안의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감소하고 있는 세계 원유생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어야 한다.[World Oil Production Forecast – Update May 2009]

원유생산이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하락추세로 돌아서리라는 묵시록적 예언은 석유가 우리의 삶에 큰 변수로 자리 잡은 이래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 예언들은 희한하게도 적들의 공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즉, 언제부터인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이 주장을 하고 그것이 시장에 파급효과가 커지면, 유가가 상승하게 되고 산유국과 석유회사들은 이를 통해 이익을 증대시키는 프로세스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카나리아의 경고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화석연료라는 말 그대로 원유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고 유전의 고갈로 말미암아 그것의 생산과정이 점점 더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십 년 사이 대규모 유전은 발견되지 않았고 기존 유전에서마저 생산비용은 증가하고 있다한다. 석유모래와 같은 보완재도 각광받고 있지만 재생 불가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석유는 지구가 몇 십억 년에 걸쳐 만들어낸 자원이다. 인류는 그 유구한 역사에 점 하나에 불구한 20세기에 그 자원의 대부분을 소진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발판삼아 유례없는 부의 향연을 누렸다. 무거운 쇠로 된 마차를 기계동작으로 끌고 다니고,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실내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이라는 경이로운 재료를 만들어 소비재의 혁명을 일으켰다. 잘 쓰고 잘 먹었다. 하지만 이제 그 경이로운 자원이 가까운 시일 후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태양의 부존재보다는 몇 백만 배 가능성 높은 이야기다.

21 thoughts on “원유생산 감소추세인가

  1. 윤귀

    연료로서의 석유는 계속적으로 대체에너지가 개발되어서 일단 제쳐두더라고 확실히 플라스틱이라는 부산물이 사라지면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길거 같네요. 플라스틱의 대체제도 빨리 개발되어야 할텐데 말이죠..(인구가 줄지 않는 이상은 자원사용을 줄이려고 하여도 한계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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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오늘 날 원유를 통한 에너지보다 그 부산물이 어쩌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바가지… 그게 없다고 생각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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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drian Monk

    바닷물에 전기분해를 가해서 수소발전을 한다느니, 핵융합을 조속히 성공시켜야한다느니 등 대체에너지에 대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죠. 문제는 이렇게 대체에너지를 찾아서 현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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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사실 의외로 에너지 소비수준 자체는 피크때보다 많이 하락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즉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아진거죠. 이로 인해 원유생산증가추이만큼 소비가 증가하지 않은 덕에 어느 정도 여유도 있다는 그런 유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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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라임에이드

    저기 빨간 줄까지 잠깐 주저앉은거만 현실이고 뒤에 그래프는 그냥 그림 아닌가요? 경제위기 때문에 유가가 내려가서 생산이 잠깐 준거 아닐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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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마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말이죠. 하지만 저 그래프가 다시 올라간다고 해도 석유가 총량이 제한된 유한한 자원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언젠가 저 그래프는 내려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석유 소비 총량은 줄긴 커녕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문제죠.

      광물류는 경제성만 확보된다면 달 같은 행성이나 소행성등에서도 구할 수 있겠지만 석유는 지구의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자원이니 지구밖에서 구할 가능성이 (적어도 우리 태양계내에서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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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g

      라임에이드님처럼 보시는 시각도 있을 수 있죠. 저도 그렇게 볼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요. 어쨌든 오일드럼이라는 저 연구집단은 자기들만의 분석을 통해 이미 원유생산이 정점을 지났다고 예측하고 있고 적어도 빨간 선까지는 눈으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요컨대 현 시점은 천마님의 말씀처럼 화석연료의 유한성은 명확한 사실이고 우리는 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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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련

    연료유는 1차에너지 전환이 그나마 가망이 있으니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긴 머나먼 일인데, 플라스틱은 일단 이 나라엔 대책이 없다고 하는.. ㄲㄲ 요새는 아마 감에나 들어갈 카바이드가 좀 대체제로 쓸만하다고는 들었는데, 석유보다 훨씬 적다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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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혹시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문제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아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있으면 정보공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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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련

      어쩌다 알게 된 화학과 선생께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시일을 두고 생각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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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daremighty

    석유가 과연 유한자원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아직까지 석유가 유한하다라는 물리적인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시간이 지날 수록, 지구상에 매장된 석유의 추정량 (그건이 전체던 가채량이던)은 계속 늘어왔습니다. 무려 40년간 계속되어온 “이제 석유는 끝이다”라는 공포는 사실 아직까지는 증거가 없어요. 심지어 이에 대응해서 러시아 쪽에서는 “석유라는게 사실 “동물이 썩어서 생긴거다”라는 과거의 논리는 틀렸고, 지구상에서 계속 생성된다. 유전에서 석유를 빼쓰고 나도, 다시 채워진다라”는 가설까지 주장되고 있습니다. 진실은 아직 알수없지만, 무엇보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주장해 왔던 “석유자원의 끝이 가까와졌다”라는 것에 대한 증거는 없다는 겁니다. (무한하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저 그래프의 생산량에 대해서는 2008년의 엄청난 유가 하락을 감안할 때, 의도적인 감산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저걸 가지고서 드디어 석유 매장량의 끝이 보인다는 신호가 왔다고 해석하는 건 오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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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런 주장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웹주소라도 좀 알려주세요. 항상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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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daremighty

    석유는 화석연료라는 것도 아직 증명된 사실이 아니고, 재생불가능이라는 것도 증명된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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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포카라

    좋은 글입니다.

    저 역시 피크오일 이론을 신뢰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문명은 끝장날 것이며 태양광이라든지 풍력 혹은 다른 대체에너지원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한 대전환의 시기는 우리 당대에 오기는 힘들 것 같구 우리 손자의 손자들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과학이 비화석연료에 기반한 대체에너지원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래프는 담아가서 제 블로그에서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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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포카라

    좋은 글입니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문명은 시간의 길이 문제일 뿐이지 멸망은 필연입니다.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원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피크오일 이론을 상징하는 듯한 그래프가 인상적입니다.

    그래프를 가져가서 인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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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아시겠지만 그래프는 오일드럼이란 블로그의 그래프입니다. 혹여 출처를 표시하실 때에는 제 블로그가 아니라 그 쪽의 주소로 표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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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daremighty

    Foog님,

    1. Fossil fuel이라는 용어 자체의 적절성에 대해서 이론이 많이 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식물–>탄화–>석탄, 동물–>석유의 믿음이 있는데 (심지어 교과서에까지 있었죠) 일단의 러시아 학자들의 주장은 지표나 생물과는 전혀 상관없이, 땅속 깊이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특정한 지층구조에 마치 지하수가 고이는 것처럼 모이는 거라는 겁니다.

    2. 그 연장선 상에 석유의 고갈에 대한 이견이 있습니다.즉 석유는 캐낸다 해도 그 지층이 유지되는 한, 시간이 흐르면 지하수처럼 다시 채워질 거라는 겁니다. (너무 빨리 빼버리지만 않으면 말이죠) 이들은 따라서 생각보다 많은 석유가 지구상에 존재하거나 또는 앞으로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이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렸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Peak theory를 주장한 Hubbert의 논거는 사실 미국의 육상유전에서의 경험곡선에 의한 것인데, 이 또한 미국의 육상유전이 일정부분 향후를 위해서 남겨둔 상황에서 생산을 그만둔 것이라는 음모론과 함께 충분한 증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관련된 link 하나 걸어둡니다. http://www.nationalreview.com/nrof_bartlett/bartlett200406090816.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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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한 주장이어서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소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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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Pingback: EYE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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