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특징이 무엇이던가. 배급제다. 식량을 배급하고 소비재를 배급하는 시스템이었다. 이것 때문에 욕 무지 먹었다. 상품을 시장에 내다놓고 팔지 않고 국가가 생산하여 배급을 한다니 말이 되느냐 그렇게 해서 어떻게 정확히 수요를 측정할 수 있겠느냐 하는 등등이 대략의 비판내용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경제 시스템은 적잖은 부작용을 낳은 것이 사실이다. 인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관료적 생산체제를 통한 생산 시스템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태생적인 낮은 생산력과 더불어 상품수급의 기형적 구조를 온존화시켜 빈곤의 평등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자유주의 최후의 보루 미국이 드디어 이 비효율적인 배급제를 채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비재 배급이 아닌 화폐 배급이다. 소비재를 국가가 공급하는 시스템이 아니었던지라, 그리고 소비재는 지금 시장에 철철 쌓여있는지라 그 소비재를 구입할 수 있는 화폐를 인민에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주된 내용을 볼 것 같으면 24일 미국 의회의 민주, 공화 양당지도부와 행정부는 1천500억 달러를 납세자에게 환급(또는 배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 의장은 “이번 합의안을 미국인들의 큰 승리”라면서 미국식 사회주의의 도래를 자축하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번의 모기지 금리 동결이라는 계획경제(!)적인 조치에 이은 또 다른 사회주의적 정책의 반영으로 향후 “미국사회주의연방(United Socialist States of America)” 정책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까지는 농담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고 해서 다 사회주의적인 조치도 아니고 세금환급도 배급제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이 두 가지 조치들은 그 내용으로 볼 때 여태의 정부의 시장개입 조치와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의 시장개입 행위라는 점이다. 그것들은 또한 명백히 반(反)시장적인 조치들이었다. 시장의 자동 조절능력을 맹신하는 시장주의자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조치들이라고 선뜻 여겨지지 않는 것들이다.

여하튼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시장의 완전한 자유가 결코 절대선이 아니며 민주적 통제, 특히 올바른 금융통제가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근본적으로 생산력과 소비력의 비대칭에 의한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러한 비대칭 상태에서 무절제한 신용공급을 통해 초과수익을 얻으려 했던 금융권의 통제되지 않는 이윤추구 행위가 그 모순에 불을 지른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앞에서 언급하였던바 생산력과 소비력의 비대칭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부시 정부는 세금환급이라는 미봉책을 통해 현 위기를 돌파하려 하지만 그 효과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일시적인 효과를 얻는다 할지라도 자본주의 생산-유통 시스템의 궁극적인 모순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왜냐. 세계 소비를 지탱하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들은 지금 NAFTA등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가는 등 빈곤화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분배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2008년 부시 행정부의 종말을 예고하는 대선이 있는 해다. 현재로서는 클린턴이나 오바마 둘 중 하나가 대통령의 꿈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친(親)노동적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하더라도 현재의 분배시스템이 혁신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은 요원하다. 다만 더 늦지 않게 체제모순을 깨닫고 실질적인 선순환 경제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MB 너도.

13 thoughts on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

  1. 엔디

    상당히 친절하고도 재미있는 글이군요. 그런데, 이런 시장의 불완전성을 그 사람은 알아차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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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 사람이 하심은 2MB? 오바마? 오프라? 아니면 헤어진 애인? ^^;; 심오한 댓글을 남겨주셔서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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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독자

    아주 먼 미래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몇 세대 내엔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될 일은 없겠죠. 그런데 만약 지금부터 시작해 근시일내에 미국이 유럽식 사민주의 국가 정도로 다시 태어난다면 언제나 ‘미국’을 인용하고 벤치마크하는 이 나라 지배층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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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왜요 저는 한 세대쯤 후에면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될 것 같은데요? ^^;

      사회주의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더라도 전 세계, 그리고 미국의 헌법을 보면 대개 평등,자유 등 이른바 공화주의의 기본적인 정신은 다 적혀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헌법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대로만 실행하는 좋은 나라 되는거죠. 그 체제를 사회주의라 부르건 뭐라 부르건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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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친고양이

    2MB는 약간만 약화시켜줘도 감지덕지입니다. 지금 나오는 수준이라면 사상 최고로 악화시켜버릴 것 같아서….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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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런 불안감이 엄습해오긴 합니다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놓아버릴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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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Ikarus

    저도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리베이트를 포함한 패키지 법안들이 본질적인 변화를 낼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생산력과 소비력의 비대칭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지만 지금의 미국 현실은 근본적인 문제까지 손댈만큼 여유있어 보이지 않는군요. 차기 한국 정권에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좋겠지만…글쎄요…의문입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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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저는 거칠게 생각해볼 때 생산력과 소비력의 비대칭 상황에서 생산력을 끌어 내려야 하는가 아니면 소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가 하는 선택을 하여야 한다면 생산력도 어느 정도는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도 사실은 생산이라는 것이 우리가 오랫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지구라는 거대한 자연의 생명력을 축내고 있는 것이니까요. 어느 한 사람을 탓할 수만은 없지만 한 사람이 승용차에 몸을 싣고 어느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기름을 소비한다는 시스템은 분명 엄청난 자원낭비형 시스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적절하게 분배만 된다면 현재의 생산력이나 더 낮은 생산력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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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nazi1091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원칙적으로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개인주의를

    구성원리로 삼는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을 무한히 보장하면 빈부격차가 크게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또한 문화적욕구에 대한 자제력이 부족해져 지구환경

    의 파괴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전체주의 원리에

    입각하여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수정된 민주주의가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조화시키는 한 방법이다.

    [National Democratic Party Koreans]대한국가민주당

    http://cafe.daum.net/kna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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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대한국가민주당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위기가 닥친지금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등지고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모두는 그미래를 등지며 지금세상과 타협하며 살고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혼란스런 이시기에 일어설때가 필요합니다. 저는 당신의 협력을 바라고있습니다.

    대한국가민주당은 여러분의 시도에 항상 맞추어줄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변화할것입니다.

    대한국가민주당은 이전에도 존재했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히틀러찬양카페 파시스트찬양카페란 오명을 들어가면서 결국 해산을 하게되었습니다.

    지금의 대한국가민주당은 그렇지않습니다. 대한국가민주당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전 장난으로 대한국가민주당을 만든것이 아닙니다. 애초 장난이였다면 이런 일을 하지도 않았을겁니다.

    대한국가민주당은 국가민주주의를 이야기합니다. 국가민주주의는 절대로 독재를 찬양하지않습니다. 진정하고 순수한 민주주의에 가치를 지키기위한 방편 그것을 지향합니다.

    우린 공산주의를 부정합니다. 북한의 김정일 김일성정권 타도를 지향하고있습니다. 우린 범죄와 시위의 무분별한 발생도 제거할것입니다.

    우린 안정을 추구합니다. 여러분의 일 여러분의 삶을 더낫게만들기위한 방편을 만들어갑니다. 여러분 이제 더이상 주저하실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대한국가민주당은 지금상의 어떠한 한국의 정당보다도 현실적이며 또는 방법적인 세상을 만들어갈것입니다.

    여러분 하나하나의 말이 현실이 될것이며 여러분 하나하나의 생각이 현실이 될것입니다.

    저는 21살의 청년입니다. 여러분보다도 못배우고 또는 못깨달았을수도있습니다. 하지만 전 압니다. 변화란것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왜 이렇게만 사는지에 대한 이유에서.. 실업 그리고 사회문제 가난 이제 모든게 지겹습니다. 여러분도 저와같이 이모든 사회가 지켜울것입니다.

    저와 함께 이세상을 바꾸어나갑니다. 편견과 차별 그리고 헛된 이야기만 하는 이세상을 올바르게 바꾸어나갑니다. 여러분의 미래와 저의 미래는 다를지는 몰라도 이것만은 같습니다. 바로 변화입니다. 지금과다르게 또는 정의롭게 올바르게 이모든것을 바꾸어가는 과정입니다.

    대한국가민주당과함께 이러한 대열에 참여하십시요. 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다만 이선택에서 여러분이 따라주지않는다면 여러분은 이런 변화가없는 우울한 세상속에서 살아갈것입니다. 여러분들중에선 그런세상을 바라는 분이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http://cafe.naver.com/kndp.cafe

    대한국가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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