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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에 나선 조선일보를 위한 캡처 이미지

이번 ‘홍석천씨 오보’는 조선일보 역시 <홍석천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이태원 가게 2곳 폐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홍석천 씨의 비판 이후 중앙·동아일보는 제목을 바꿨지만, 조선일보는 계속 애초 기사 제목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면 “해당 기사 링크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중앙일보 ‘홍석천 오보’ 개인사과로 끝낼 일인가]

최근에 가게 두 곳의 문을 닫은 홍석천 씨가 이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언급만 따옴표를 써서 오보를 냈던 조중동의 파렴치한 행동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는데, 인용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중앙은 슬쩍 제목만 바꿨고 조선은 기사를 없애버렸다고 한다.(그 와중에 동아는 복지부동) 증거를 인멸한 뻔뻔한 조선일보의 기억력을 회복시켜주는 차원에서 캡처 화면을 제공하도록 하겠다.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은 임금소득의 양극화가 소득양극화의 주범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혹시 그의 머릿속에는 부동산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 나는 장 실장이 부동산에 관해서 자기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쉬울 뿐이다.[노무현의 김수현과 문재인의 김수현]

윗글은 보유세 개혁에 관해 김수현 사회수석 등 경제관료들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글이 나도 대체로 동의하는 바이다. 참여정부에 이어 문재인정부에도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 수석이 참여정부 당시의 종부세에 대한 강력한 저항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 인용문에서 장하성 실장이 부동산에 대해 언급이 없다고 하셨는데 때마침 한마디 하셨다. 문제는 아주 속이 뒤집어질 멘트라는 점이다.

장하성 실장은 5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던 중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라고 했다. 이 대목에 이미 논란의 씨가 담겨 있는 터에 덧붙인 말이 분노 지수를 높였다. “나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거다.”[부적절한 장하성 실장의 ‘강남 발언’]

장하성 실장은 경제에 대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채롭게도 작년에 공직자 재산 공개 당시 청와대 참모진 중 재산이 1위일 만큼 엄청난 자산가로도 알려져 있다. 물론 부의 축적과정이 정당하다면 경제적 철학이 좌파라고 해서 욕먹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일반인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하고, 나아가 자산 불평등이 아닌 소득 불평등에만 올인하는 “좌파”라면 그런 강남좌파는 침묵을 지키는 강남우파만도 못하다.

첫 번째 인용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집값이 오르는 데에는 정책, 금융, 시장 등에 수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일방에게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무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평등주의적인 경제관을 표방하였고, 전반적인 경기가 하락세인 상황에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만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경제관료들은 언행을 보다 조심하고 신중하게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상황일 텐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망언이 이어지고 있으니 속 터질 노릇이다.

금통위원들에 관한 단상

우리나라의 금융통화위원회는 독립성을 의심받을 만한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은행연합회 회장 추천 인사처럼 은행이나 기업을 대변할 위원은 들어가 있지만,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의 이해를 대변할 위원은 없다.(부동산 투기 막으려면 최경환을 연구하라)

과열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 정확하게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 시장 –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금리를 포함한 금융정책 수단의 강구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 일부다. 금통위에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할 위원이 없다는 사실이 새로울 것도 없지만, 여태 우리가 그러한 사실을 당연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새삼 관성적 사고의 나태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금통위원 현황을 보면 전체 위원 7명 중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가 당연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다섯 명은 추천기관의 추천으로 임명됐다. 이 중 3명은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금융당국의 수장 추천으로 임명됐다. 나머지 2명은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추천으로 임명됐다. 임수강 씨의 주장대로 노동자의 몫은 없다.

한편 금융위원의 재산 현황을 보면 이들의 이해관계가 누구의 이해관계와 일맥상통하는지를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보도에 따르면 올 3월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금통위원의 평균 재산은 42억 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고위 공직자의 평균 재산이 13억 원인 것으로 감안하면 금통위원 면면이 상당한 재력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

재력가라는 이유로 금통위원이 부동산 자산가에 유리한 정책결정을 내릴 것인가의 인과관계는 분명치 않다. 2 다만,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으로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금통위원에게 부동산 가격이라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서도 그들의 추천기관의 이해나 재산에 상관없는 공평한 결정을 내릴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엑셀 오류가 낳은 비극적(?) 상황에 대하여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IFC를 인수한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가 매입 당시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삼정KPMG에 맡긴 실사 보고서의 오류가 뒤늦게 발견돼 투자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중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은 홍보대행사 마콜은 현대 IFC2빌딩 16층에서 1,329m2와 222m2로 두 개 공간을 나눠 사용하고 있는데 삼정KPMG는 마콜의 임차 면적을 실제 보다 약 20~30배 가까이 크게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금융 업계 관계자는 [중략] “컨설팅 업체에서 엑셀로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여의도 IFC 투자자들, 가치평가 오류에 패닉]

재밌는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여의도IFC는 3개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과 복합쇼핑몰 IFC몰, 5성급 호텔인 콘래드 서울로 이뤄져 있고, 지난 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라 할 수 있는 2조5천억 원 수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진 매머드급 자산이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AIG에게 99년 임차권이라는 특혜를 주며 AIG에게 개발을 독려하였고, 이후 한동안 공실률이 높아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착시현상을 부추기던 자산이라는 눈총도 받은 바 있는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 자산이기도 하다.

인용기사를 보면 에쿼티 투자자로 보이는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가 선·중순위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실사보고서에 하자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실사보고서라 함은 영어로 Due Diligence라 표현하며 투자자들에게 매입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자료라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기술, 법률, 수요, 세금 등 각종 사업위험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검토보고서라 할 수 있으며 통상 기사에 언급한 삼정KPMG와 같은 회계·컨설팅 업체가 보고서의 취합을 책임진다.

오류가 발견된 부분은 여러 타당성 중에서 수요에 관한 부분이다. 회계 혹은 재무모델 담당자는 예상매출과 예상비용이 입력된 예상재무제표를 만들어 현금흐름 분석모델을 만들어 예상영업수익과 예상수익률 등을 계산하여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수요의 예측은 모든 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장 꼼꼼하게 따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한 예측수요를 과대 추정하는 오류가 발견됐다면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주는 일인 셈이다.

과대 추정한 임차면적은 사실 연면적 50만5236㎡에 달하는 IFC의 전체 면적에 비해서는 그리 크지 않은 비중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엑셀 오류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일 정도로 극히 드문 일도 아니다. 다만 거래의 규모 등으로 인한 화제성을 비추어 볼 때 브룩필드나 삼정KPMG에게 무척 곤혹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렇게 기사화까지 됐다는 것은 분명 내외부에 시기하는 적이 있다는 정황도 있다. 사업 리스크 중에 거론되지는 않지만, 바로 “실무담당자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컨설팅 오류가 발생하면 엄청난 손실이 아니라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확실히 클레임을 걸어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브룩필드가 삼정KPMG 등에게 클레임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삼정은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것 뿐 아니라 금전적 손해를 입을 지도 모르겠다. 타당성 분석기법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엑셀이 한편으로는 편리한 만큼이나 치명적인 흉기로 둔갑할 수도 있다는 한 사례로 기록될 만 하다.

연금 받는 자산가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지금 일본에서는 특별회계까지 포함하면 사회보장비 중 1,000조 원이 고령자 복지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예금 총액 역시 매년 300조 원씩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중략] 어째서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연금을 받아도 쓰지 않는 고령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본에는 젊을 적부터 많은 보험료를 지불한 덕분에 노후에도 매년 40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고령자가 있습니다. [중략] 최근 도쿄 도심에 있는 아파트 값이 엄청나게 뛰면서 ‘포티 버블’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요? [중략] 일본인 부유층, 그것도 고령의 부유층이에요. 그 사람들이 상속세 대책으로 사고 있는 겁니다.[98%의 미래 중년파산, 아카기 도모히로/아마미야 가린/가야노 도시히토/이케가미 마사키/가토 요리코/아베 아야 공저, 류두진 옮김, 오찬호 해제, 위즈덤하우스, 2016년, pp112~113]

인용한 책에서 가야노 도시히토 씨가 한 발언이다. 가야노 씨는 싸다주쿠 대학의 철학과 교수로 국가, 폭력, 성장 등과 같은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저술한 바 있는 만큼 해당 주제의 권위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경제학이 주 전공이 아닌 분이다보니 인용한 부분에서 서술한 내용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단, 해당 발언을 인용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돈의 흐름에 대한 발언이 어느 정도는 관련 연구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지금 심각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은퇴자에게 지불해야 할 연금의 규모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에서야 만족스럽지 않은 금액일지 몰라도 확실히 이 사회는 고도 성장기에 설계된 연금계획에 따라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규모의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은퇴자들의 연금소득이 노동소득보다는 “여윳돈”일 가능성이 높고, 그 돈이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자본의 흐름에 다시 투입될 것이라는 가정 역시 그리 무리한 가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엉망이라는데도 집값이나 상가 월세가격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대별로 볼 때 고령층이 부동산 자산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들 자산가들이 연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입을 늘려갈 수 있다면 단순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자산을 매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1 더군다나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 후보군들은 계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요컨대 부동산 자산과 내수 시장의 괴리 사이에 자영업자 예비군, 그리고 노령 연금이 쿠션 작용을 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에 존재하는 여전한 위기

26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주택 재고는 이 나라의 주식시장의 총액보다 약간 더 많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 층이다. 11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의 미국 모기지 금융 시스템은 여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금융 리스크가 가장 크게 집중된 곳일 것이다. 이 시스템은 여전히 약 1조 달러의 모기지 부채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어 국제 금융 시스템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가혹한 경기침체기에 폭발한 이래 10여년이 지나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곳이다.[Comradely capitalism]

전 세계의 자본주의 경제의 부침이 미국 자본주의 경제의 부침 여부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면, 그 미국 자본주의 경제의 부침은 미국 주택시장의 부침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그리고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미국 주택시장의 자산 규모는 단일 시장으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따라서 이 시장에는 당연히 수많은 투자자들과 그들을 돕는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 풍경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까지의 풍경이었고, 그 이후의 상황은 잘 아는 바와 같다.

두 번째의 큰 변화는 2008년 12월의 시스템에 대한 정부의 긴급 구제조치가 정부의 더 커다란 역할로 귀결되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 전에는 민간이 운영했던(비록 암묵적으로 보증은 하고 있었지만) 모기지 회사들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의 대주주가 됐다. 이들은 이제 “후견체제(conservatorship)”, 종결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 일종의 명목상의 한시적인 국유화 체제 하에 있다. 다른 증권화 업자들은 퇴출했거나 파산하였다. 이는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이루어졌던 부채의 증권화가 이제 거의 완전히 국영화됐음을 의미한다.[같은 글]

이코노미스트의 저 기사 제목을 뭐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인용문의 맥락에서 보자면 저 제목은 “동지적 자본주의”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이코노미스트는 자본주의 형태를 띠고 있는 현 체제의 상류에 거슬러 올라가면, 즉 전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부침을 좌우하는 그 시장은 국유화됐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상황을 묘사한 기사의 제목을 저렇게 지은 것이다. 요컨대 2008년 이후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가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 체제는 사회주의라는 게 기사의 논지다.

한편 “동지적 자본주의” 성향은 채권자 현황을 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는데, 정부 모기지 채권의 27%에 해당하는 1조8천억 달러의 채권을 Fed가 매입했기 때문이다. 즉, 이는 국영 모기지 회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전체 채권 중 60% 이상의 – 심지어는 80% 이상까지 – 보증부 채권을 발행했고, 이를 다시 Fed가 매입하여 가동시킨 시장이 바로 미국의 주택 모기지 시장이란 의미다. 시장은 존재하는데 그 시장의 주요 공급자와 주요 수요자가 정부부문인 시장, 그렇다면 이 체제는 “시장 사회주의”인가?


미국의 모기지 신규 발행분 조달 재원(출처 : 이코노미스트)

사실 그동안 미국정부는 국영 모기지 회사들을 다시 민영화시키려했지만 번번이 무산되었다.1 Fed도 한시적으로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심산이었지만 상시적 조치가 되었다. “국유화”란 표현조차 “후견체제”라는 표현으로 세탁하였지만, 근시일 내에 이런 한시적 체제가 해소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 와중에 미국 주택시장이 다시 호조를 보인다는 뉴스는 큰 의미가 없다. 리스크가 노출돼 폭락한 시장을 정부보증의 리스크 제로로 둔갑시킨 것은 닷컴버블의 변이인 닷거브버블(dot gov bubble) 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의 대안은 어쨌든 이들 국영 모기지 회사를 증자 및 수수료 인상 등의 방법으로 건전화시켜 민영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것이고 또다시 주택시장을 깊은 악순환의 수렁에 빠트릴 수 있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미 프레디맥과 패니메는 “정부보증기업(government-sponsored enterprise : GSE)”이란 이름의 국유기업이나 다름없었기에, 그리고 그들의 보증부 채권이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였었기에 민영화라는 대안도 사실 허상인 것이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민영화시키기에는 너무 크다.

“Too Big To Privatize.”

뉴욕 한복판에서 서점을 운영 중인 세 자매 이야기

뉴욕 맨해튼의 한 빌딩을 통째로 쓰고 있는 서점에 관한 짧은 뉴스인데,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아 공유한다. 이 서점은 창업자의 세 딸이 각각의 영역을 맡아 운영 중이다. 어떻게 그 자리에서 그렇게 아직도 운영 중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딸 한 명이 “우리가 이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덕분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사업을 접었어야 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부동산을 팔라는 제의가 얼마나 자주 오느냐는 질문에는 “1년에 백 번”이라고 대답한다. 무엇을 지키고 싶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려움에 놓여 있는 책”이라고 대답한다. 책을 지키기에는 너무나 교환가치가 높은 곳에서 어렵게(?) 서점을 운영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다. 어떻게든 자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건물주여야 한다는 시사점과 그런데도 교환가치가 비즈니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장경제 하에서는 여유 있는 이들조차 자신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역설을 말해주는 웃픈 에피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