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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슈퍼리치

웨버의 말에 따르면 몇 백만 스위스프랑, 달러, 또는 유로를 지닌 사람들이 “그들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리라는 높은 기대” 때문에 고통 받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덧붙이길 그들은 불신감이 강하고,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 있는 이유가 오로지 그들의 돈 때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종종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고 고립으로 이끌기도 한다”고 웨버는 얼굴에 동정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의 고객 중 몇몇은 심지어 “부자로 보이지 않도록 고의로 낡은 스웨터를 입고 낡은 차를 몰고 다니기도 한다.”
People worth hundreds of millions of Swiss francs, dollars or euros, says Weber, suffer from the “high expectations they are expected to fulfill.” Besides, he adds, they are mistrustful, believing that people are only interested in them for their money. This often causes “emotional problems and leads to isolation,” says Weber, with a sympathetic look on his face. Some of his clients even “deliberately wear old sweaters and drive old cars, so as not to appear rich.”[원문보기]

모든(?)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원한다. 돈은 사용가치를 가진 상품을 살 수 있는 특수한 상품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소유자의 인격까지 고양시켜주는, 그럼으로써 남들이 존경하도록 만드는 신통한 묘약이기 때문이다. 이런 통념(?)에 비추어보자면 스위스 은행의 프라이빗뱅커인 Heinrich Weber의 증언은 낯설기까지 하다. 이른바 초부자(超富者, Super-Rich)의 삶이 – 모두 그렇진 않겠지만 –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가끔 초부자들의 이런 – 왠지 초파리가 생각나네요 – 모습은 도덕주의적인, 또는 블랙유머 스타일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긴 하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 역시 불행했던 초부자 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자이긴 하지만 불행했던, 아니 부자이기 때문에 불행했던 그러한 인물은 예외적이어서 드라마化 될 수 있는 것이라 여겨졌지만 웨버의 증언에 따르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일반적인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릴 적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의 부(富)에 대한 기대치가 상한선이 있다면 지금보다 세상은 더 살기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베블런이 부자이든 빈자이든 간에 누구나 다 과시적 소비의 성향이 있다고는 주장했지만 그 과시적 소비가 한계가 있다면 적어도 주류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트리클다운(Trickle Down) 효과가 전혀 근거 없는 소리만은 아닐 것이고 인용문처럼 돈 많아서 우울한 이도 줄어들 테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재산을 300억 원 물려받고도 적게 받았다고 푸념하는 이가 있다는 어느 트위터人의 증언에 비추어보면 아직 상한선이 어디까지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